임제록

[스크랩] 무비스님, 임제록 강설-시중(示衆) 14-37. 14-38. 14-39

수선님 2018. 2. 4. 13:51

무비스님, 임제록 강설-시중(示衆) 14-37. 14-38. 14-39

 

 

14-37 대통지승불(大通智勝佛)

(), 大通智勝佛(대통지승불)이 十劫坐道場(십겁좌도량)호되 佛法不現前(불법불현전)이라 不得成佛道(부득성불도)라하니 未審此意如何(미심차의여하)오 乞師指示(걸사지시)하소서 師云(사운), 大通者(대통자)는 是自己於處處(시자기어처처)에 達其萬法無性無相(달기만법무성무상)을 名爲大通(명위대통)이요 智勝者(지승자)는 於一切處不疑(어일체처불의)하야 不得一法(부득일법)을 名爲智勝(명위지승)이요 佛者(불자)는 心淸淨光明(심청정광명)이 透徹法界(투철법계)를 得名爲佛(득명위불)이요 十劫坐道場者(깁겁자도량자)는 十波羅蜜是(십바라밀)요 佛法不現前者(시불법불현전자)는 佛本不生(불본불생)이며 法本不滅(법본불멸)이라 云何更有現前(운하갱유현전)이리요 不得成佛道者(부득성불도자)는 佛不應更作佛(불불응갱작불)이니 古人云(고인운), 佛常在世間(불상재세간)호대 而不染世間法(이불염세간법)이라하니라

 

대통지승 부처님께서 십 겁 동안 도량에 앉아 계셨지만

불법이 나타나지 않아서 불도를 이루지 못하였다고 하는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

스님께서 지시하여 주십시오.”

대통이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 어디에서나 만법은 성품과 모양이 없음을 통달하는 것을 대통이라 한다.

지승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의혹이 없어서 한 가지 법도 얻을 것이 없음을 지승이라 한다.

불이란 마음의 청정한 광명이 온 법계를 꿰뚫어 비추는 것을 불이라 한다.

십 겁 동안 도량에 앉았다고 하는 것은 십바라밀을 닦는 것이다.

불법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는 것은 부처란 본래 생기는 것이 아니고

법은 본래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 무엇이 다시 나타나겠는가?

불도를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부처가 다시 부처를 지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옛사람이부처님은 항상 세간에 계시면서도 세간의 법에 물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강의)

법화경의 이야기다.

경전의 이야기지만 선문답(禪問答)이며 화두다.

실은 아무리 고준한 선어(禪語)라도 모두가 경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부처님의 말이나 조사의 말이나 말은 어디까지나 말일뿐이다.

이해하지 못하면 모두가 화두가 된다.

시중잡배들이 떠드는 말도 역시 말이다.

그들의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그러면 화두가 된다.


선문답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그들의 말 속에도 의리선(義理禪)도 많지만 격외의 말도 많다.

도리의 진실을 나타내는 말도 많다.

향상일구도 많고 최초일구도 많다.

기도하는 보살님들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하고 외치는 염불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이다.

그러나 모든 인연을 다 놓아버리고 다만 관세음만 외우면 이것이 여래선이고 또한 조사선이다.

모르고 들으면 모르는 말이고 알고 들으면 아는 말이다.

선어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오던 법화경의 이야기를 임제스님은 교묘하게 잘 해석하였다.

 

 

14-38 마음 따라 모든 법이 생기고 소멸한다

道流(도류) ?欲得作佛(이욕득작불)인댄 莫隨萬物(막수만물)하라 心生種種法生(심생종종법생)하고 心滅種種法滅(심멸종종법멸)이라 一心不生(일심불생)하면 萬法無咎(만법무구)니라 世與出世(세여출새)에 無佛無法(무불무법)하야 亦不現前(역불현전)하며 亦不曾失(역불증실)이니라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이 부처가 되고자 한다면 일체 만물을 따라가지 말아라.

마음이 생겨나면 갖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갖가지 법이 없어진다.

한 마음이 생겨나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이 없다.

세간이건 출세간이건 부처도 없고 법도 없다. 나타난 적도 없고 일찍이 잃어버린 일도 없다.”

 

(강의)

그대들이 부처가 되고자 한다면 일체 만물을 따라가지 말고 자기 자신을 지키라.

어떤 상황에서도 종이 되지 말고 주인이 되라.

주인 노릇만 제대로 하면 그것이 곧 부처다.

상황에 끄달리지 말고 당당하게 나 자신으로 있으라.

이 세상의 주인은 바로 나다.

나 외에 또 다른 내가 있을 수 있겠는가?

내 마음 하나에 온갖 세상이 다 살아나고 내 마음 하나에 온갖 세상이 다 없어진다.

세상을 내 마음대로 만들고 부순다. 이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있겠는가?

이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자가 있겠는가?

울고 웃는 것도 내가 하는 일이다.

누가 나를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왜 이끌려 다니는가?

수처작주(隨處作主)하라. 나 외에 아무 것도 없다.

부처도 없고 법도 없다.

 


設有者(설유자)라도 皆是名言章句(개시명언장구)라 接引小兒(접인소아)하는 施設藥病(시설약병)이요 表顯名句(표현명구)니 且名句不自名句(차명구불자명구)라 還是?目前昭昭靈靈(환시이목전소소영영)하야 鑑覺聞知照燭底(감각문지조촉저)가 安一切名句(안일체명구)니라

 

설혹 부처와 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가 명칭과 말과 문장일 뿐이다.

어린아이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다. 병에 따라 쓰이는 약이다.

표현하는 이름과 문구일 뿐이다. 그런데 이름과 문구도 스스로 이름과 문구라고 하지 않는다.

또한 그대들 눈앞에서 아주 밝고 분명하게 느끼고 듣고 알며 비춰보는 그 사람이 모든 이름과 문구를 만들어 두었다.”

 

(강의)

경전어구란 우는 아이를 달래는 방편이다.

어린아이가 울 때 어머니는 밖에 호랑이가 왔다고 거짓말을 하여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한다.

경전상에 나타난 무수한 부처님과 보살들 역시 울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달래는 방편의 말이다.

병에 따라 약을 베푸는 일이다.

그래서 임제스님은설혹 부처와 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가 명칭과 말과 문장일 뿐이다.”라고 한 것이다.

부처님과 보살들을 표현하는 명구는 다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지금 목전에서 소소영영하게 지각하고 듣고 알고하는 그 사람이 일체 명구들을 만들었다.

 

 

14-39 오무간업(五無間業)

大德(대덕)아 造五無間業(조오무간업)하야사 方得解脫(방득해탈)이니라

(淨名經第子品(정명경제자품)에 云(), 以五逆相而得解脫(이오역상이득해탈)이라)

(), 如何是五無間業(여하시오무간업)고 師云(사운), 殺父害母(살부해모)하며 出佛身血(출불신혈)하며 破和合僧(파화합승)하며 焚燒經像等(분소경상등)이 此是五無間業(차시오무간업)이니라 云(), 如何是父(여하시부)오 師云(사운), 無明是父(무명시부) ?一念心(이일념심)이 求起滅處不得(구기멸처부득)하야 如響應空(여향응공)하야 隨處無事(수처무사)를 名爲殺父(명위살부)니라 云(), 如何是母(여하시모)오 師云(사운), 貪愛爲母(탐애위모) ?一念心(이일념심)이 入欲界中(입욕계중)하야 求其貪愛(구기탐애)하나 唯見諸法空相(유견제법공상)하야 處處無著(처처무착)을 名爲害母(명위해모)니라 云(), 如何是出佛身血(여하시출불신혈)고 師云(사운), ?向淸淨法界中(이향청정법계중)하야 無一念心生解(무일염심생해)하고 便處處黑暗(편처처흑암)이 是出佛身血(시출불신혈)이니라 云(), 如何是破和合僧(여하시파화합승)고 師云(사운), ?一念心(이일념심)이 正達煩惱結使(정달번뇌결사)하야 如空無所依(여공무소의)가 是破和合僧(시파화합승)이니라 云(), 如何是焚燒經像(여하시분소경상)고 師云(사운), 見因緣空心空法空(견인연공심공법공)하야 一念決定斷(일념결정단)하야 逈然無事(형연무사)가 便是焚燒經像(편시분소경상)이니라

 

큰스님들이여! 무간지옥에 떨어질 다섯 가지 업을 지어야 바야흐로 해탈하게 되느니라.”

무엇이 오무간업입니까?”

아버지를 죽이는 것과 어머니를 해치는 것과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과

화합 승단을 깨뜨리는 것과 경전과 불상을 불사르고 깨트리는 것이 오무간업이다.”

무엇이 아버지입니까?”

무명이 아버지다.

그대들이 한 생각 마음이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는 곳을 찾을 수 없어

마치 허공에 메아리가 울리는 것 같고 어디를 가나 일이 없는 것이 아버지를 죽인 것이니라

무엇이 어머니입니까?”

탐내고 애착하는 것이 어머니이다.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욕계에 들어가 그 탐내고 애착하는 것을 찾아보아도

오직 모든 법은 공한 모양임을 볼 뿐이고 어디에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 어머니를 해친 것이니라.”

무엇이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입니까?”

그대들이 청정한 법계에서 한 생각 마음에 알음알이를 내지 않고

어디에서는 캄캄한 것[절대평등]이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이니라.”

무엇이 화합승단을 깨뜨리는 것입니까?”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번뇌의 속박을 바르게 통달하여

마치 허공이 의지하는 바가 없는 것 같은 것이 화합승단을 깨뜨린 것이니라.”

무엇이 경전과 불상을 불사르는 것입니까?”

인연이 비고 마음이 비고 법이 비었음을 보아서 한 생각에 결정코 끊어서

초연히 일이 없는 것이 경전과 불상을 불사르는 것이니라.”

 

(강의)

다섯 가지 무간지옥에 들어갈 죄업을 매우 독특한 견해로 풀이하였다.

불교도라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할 것이

아버지, 어머니, 부처님, 승단, 경전과 불상들이다.

이것들을 헤치는 것을 일반 불교에서는 큰 죄악으로 생각해서

무간지옥에 들어갈 조건이 된다고 하였다.

임제스님은 헤친다는 것을 특별한 뜻으로 해석하여

이 다섯 가지 업을 지어야 비로소 해탈한다고 하였다.


선문에서 가끔 보이는 좀 장난기 있는 엉뚱한 해석이다.

어떤 조항이든 일관성 있게 말씀하신 것은 텅 비어 없음이다.

인연이 비고 마음이 비고 법이 비고, 번뇌의 속박이 없고 알음아리가 없고,

탐욕과 애착이 공하고 무명으로 생멸하는 것은 허공의 메아리 같아야 한다고 하였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모두 텅 비어 없어야 한다.

세상사는 좋은 것이 있으면 당연히 나쁜 것도 있기 마련이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듯이. 올라가면 내려가야 하듯이. 흥망성쇠는 세상의 순리다.


춘하추동 사계절은 쉬지 않고 순환한다.

생자필멸 회자정리의 법칙 그대로다. 그래서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이러한 이치를 알면 불어난다고 기뻐할 것도 아니고 줄어든다고 슬퍼할 것도 아니다.

만났다고 기뻐할 것도 헤어진다고 슬퍼할 것도 아니다.

결국 모두가 텅 비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체가 텅 비어 없는 줄 알아야 모든 것으로부터 해탈이다.


출처 : 제이제이
글쓴이 : 제이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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