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28. 전도몽상을 떠나라.
10. 이전도품(離顚倒品)
저 공덕주(功德住)1)의 깨달음 높으니
학술(學術)이 정거천에 의거하였듯이
지혜의 물 흐름이 좋은 보배와 같으신
거룩한 대산왕(大山王)께 머리 조아리기 원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갈래[趣]를 알아 미혹되지 않으시고
태(胎)에 의지하지 않고 탄생하신 부처님
들지도[入] 않고 또 나가지도[出] 않으셨네.
또 모든 괴로움 겪지도 않으시고
집착하지도 않고 뒤바뀌지도 않으시며
덕이 두텁고 집착한 바 없으신 분
그 분께 귀의해 생사를 건너려네.
도를 수행하는 이가 혹은 게으름을 품고 "법은 너무도 미묘하여 밝게 깨닫기도 어렵고[難曉難了] 분별할 수도 없다"고 말하지만, 마땅히 괴로움의 근본을 식별하고 모든 습기(習氣)를 끊어버려 멸진(滅盡)을 증득하고 도술(道術)을 닦고 기억해야 한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머리털 한 개를 100가닥으로 나누어놓고 묻기를 "다시 전처럼 그 머리카락을 뒤바뀜이 없이 이어놓으라고 한다면 그 일은 매우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한다면, "매우 어렵고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환술(幻術)로 조화를 부려 온갖 약을 쓰거나 신주(神呪)를 써야 이 머리털을 전처럼 이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리니, 이와 마찬가지로 니원(泥洹 : 涅槃)의 도도 그렇게 쉽사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1) 1차적으로는 부처님을 말하고, 2차적으로는 불(佛)·법(法)·승(僧) 3보에 공양하는 시주 단월(檀越)을 말한다.
그러니 비록 도증(道證)을 이루지 못한다 할지라도, 마땅히 방편을 자꾸 써나가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늘 굳건히 정진하여 해탈문(解脫門)으로 향하는
그것을 깨닫는 일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지만
힘써 노력하고 권하기 좋아하여 물러남이 없으면
마치 땅을 깊이 파서 샘물을 얻는 것과 같으리.
마땅히 이런 관법(觀法)을 일으켜야 한다.
빨리 이룩해야 할 것은 니원(泥洹)만한 것이 없나니 다른 곳으로부터 구할 것이 아니요 자신의 마음으로 인하여 이루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고자 한다면 그것은 곧 어렵겠지만 자기의 근면한 노력으로 얻고자 한다면 무엇이 어렵겠는가? 마땅히 이와 같이 헤아려 오직 진리로써 관찰하여 그 마음을 유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저 어린아이를 유인해서 그를 불러 앞에 오기만 하면, 그 손에 든 물건을 빼앗아 먹으려고 하는데, 마침 어린아이가 와 샅샅이 뒤져보아도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소견이 뒤바뀌어 무상한 것을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괴로운 것을 즐거운 것이라고 말하며, 몸 아닌 것[非身]을 몸이 있다고 말하고 공(空)한 것을 실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네 가지 뒤바뀜을 버리고 본래 무(無)를 관하여야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사람들이 본래 무(無)임을 깨닫지 못하여
늘 즐거운 것이라 생각하고 깨끗하다 말하나니
비유하면 마치 어린아이를 유인하여
샅샅이 뒤져보는 것과 같다.
따라서 사람마다 뒤바뀌어
나라는 생각을 가지기에
부처님께서 광명을 나타내어
어둠 속에서 등불 켜듯 하셨네.
내가 소유한 머리카락도 늘 오래갈 수 없는 것이며, 또한 깨끗하지 못한 것이고 편안하지 못한 것이며 나[我]라는 것도 없는 것이다. 이로써 일체가 다 그러한 것이라고 관하고, 그 마음에 권발(勸發)하기를 '마치 밝은 안목을 가진 이가 횃불을 들고 빈 집에 들어가 살펴보면, 사람도 없고 또한 보이는 것도 없는 것처럼, 참다운 진리를 살펴 깨달은 이도 또한 그와 같이 물질의 근본을 살피되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며, 나라는 것도 없고 몸이라는 것도 없다고 본다.
그러나 허망하게 보는 이는 도리어 제 자신이 결박되겠지만, 공(空)의 관법을 아는 이는 무엇이 어렵겠는가? 이에 보고 들어 도적(道跡 : 須陀洹)을 얻은 이는 한 번 가면 다시 되돌아가지 않고 집착이 없어서 평등한 깨달음을 얻나니, 이들도 곧 사람이요 나도 또한 사람인데 이들이 이룬 도를 무슨 까닭에 나만 유독 얻지 못하겠는가?'라고 하라.
도를 수행하는 이는 이와 같이 그 마음을 권발하여 네 가지 뒤바뀜을 버리고 수행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털·머리카락·손톱·발톱·뼈·살과
모든 모양과 빛이 있는 형상들이
몰려들어 마음을 현혹시키나니
모두 5음(陰)이 어지럽히는 것이다.
무상하고 괴롭고 편안하지 못한 것이고
나라는 것도 없고 깨끗하지도 못한 것이며
몸은 빈터에 있는 집과 같다고
밝은 사람은 이와 같이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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