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고.무아

증일아함경 - 무상함을 닦으라

수선님 2018. 4. 15. 12:47

증일아함경 - 무상함을 닦으라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라. 이미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폈다면 욕계(欲界)의 애욕을 끊고 색계(色界)의 애욕을 끊으며 무색계(無色界)의 애욕을 끊을 것이다. 무명을 다 끊어 없애고 교만을 다 끊어 없애게 될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초목(草木)에 불을 놓아 태우면 모두 다 없어지고 마는 것처럼, 이 또한 그와 같아서 만일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으면 일체 번뇌를 다 끊어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리라.

 

먼 옛날 구원겁에 어떤 천자가 5백 옥녀(玉女)를 데리고 앞뒤로 둘러싸인 채 난단반나 공원의 유희장(遊戱場)에 나가 놀다가, 다시 가니(迦尼)라는 나무 밑으로 가서 다섯 가지 욕망을 스스로 즐겼었다. 그 때 그 천자는 나무에 올라가 놀고 있었다. 그는 나무 위에서 마음이 어수선해졌었는데, 또 거기에서 꽃을 꺾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목숨을 마쳤다. 그리하여 그는 이 사위성 안의 큰 장자 집에 태어났다.

 

그 때 5백 옥녀들은 가슴을 치고 울부짖으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나는 그 때 천안으로 천자가 목숨을 마치고 사위성 안에 살고 있는 큰 장자의 집에 태어난 것을 보았다. 8·9개월이 지나 곧 그는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단정하기 짝이 없었고 도화(桃華) 빛처럼 아름다웠다.

 

그 때 장자의 아들이 점점 자라 어른이 되자, 그 부모는 그의 아내를 구해 장가를 드렸다. 그러나 아내를 맞이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그는 곧 죽었고 큰 바다의 용(龍)으로 태어났다. 이 때 그 장자는 문에 서서 아들을 생각하며 울부짖고 통곡하면서 마음 아파하였다.

 

그 때 그 용은 다시 금시조(金翅鳥)에게 잡아 먹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졌다. 그 때 모든 용녀(龍女)들이 추모(追慕)한 간절한 정(情)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그 하늘 신 꽃을 꺾을 때

  마음이 어지러워 편하지 못했네.

  마치 큰물이 마을을 쓸어버릴 때

  모두 빠져 구할 수 없는 것 같았네.


  그 때 아름다운 여인들

  그를 둘러싸고 통곡하였네.

  얼굴 모습은 너무도 단정했건만


  그는 꽃을 사랑하다가 목숨 마쳤네.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그 부모 통곡했으니

  내 속으로 난 아들 잃어 버렸다 했네.

  아이를 갖자마자 목숨을 마쳤으니

  그것은 다 무상함으로 무너진 것이라.


  용녀가 용의 뒤를 따를 때

  모든 용들 다 모여들었네.

  머리 일곱 달린 용 용맹했지만

  이내 금시조에게 잡아먹혔네.


  모든 하늘도 근심하고 걱정하고

  세상 사람들도 또한 그러하였으며

  용녀도 근심하고 걱정하였으나

  그는 지옥에서 고통 받았네.


  네 가지 진리의 묘한 법문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면

  태어남도 있고 또한 죽음도 있어

  긴 흐름의 바다를 벗어나지 못하네.


  그런 까닭에 마땅히 생각을 내어

  청정한 모든 법을 닦아 행하면

  반드시 괴로움과 번민을 여의고

  다시는 근심되는 몸 받지 않으리.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아 행하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면, 곧 색계의 욕애를 끊고 무색계의 욕애를 끊으며, 또 교만을 끊고 무명을 영원히 끊어 남음이 없게 될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