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과 가섭
아난 존자는 교학을 유통하였고
가섭 존자에게는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하였다.
阿難流通敎海 迦葉三處傳心
아난유통교해 가섭삼처전심
- 서장 대혜 종고 선사
부처님의 많은 제자들 가운데 아난 존자는 부처님의 말씀인 교학을 유통시켰고, 상수제자 가섭 존자는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하였다는 내용이다. 불교의 경전은 그 경전이 언제 결집이 되었든 모두가 아난 존자의 구술에 의하여 결집된 것으로 간주한다.
경전 발달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초기경전도 불멸 300년경에 비로소 문자로 편찬되었으며, 대승경전들은 불멸 5,6백년 경에 가장 활발하게 편찬된 것으로 되어 있다. 멀게는 1천년이 지난 뒤에 편찬된 것도 있다고 역사학자들은 연구하고 있다. 또한 편찬된 장소도 인도로부터 서역을 거쳐 중국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경전들은 전부 세존이 설하고 아난 존자가 구술하여 결집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불교에서 경전을 보는 특징이다. 설사 이 시대에 경전을 편찬하더라도 그것은 역시 같은 입장이다. 즉 아난 존자가 “이와 같은 말씀을 나는 부처님으로부터 들었습니다.”로 시작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이 경전을 편찬하는 절대적인 원칙이기 때문이다.
선가에서 말하는 선법(禪法)은 상수제자인 가섭 존자에게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한 것으로서 그 시작을 삼는다.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이고 가섭은 미소를 지은 것과, 다자탑 앞에서 늦게 도착한 가섭에게 부처님이 자리를 반으로 나눠서 같이 앉은 일과, 세존이 열반에 든 뒤에 가섭 존자가 늦게 도착하자 관(棺) 밖으로 두 발을 내어 보이신 이야기가 그것이다. 소위 삼처전심(三處傳心)이다. 선법의 연원은 이렇게 간단명료하다. 일체 말이 없다. 그러면서 뜻이 깊고 유현하다. 그리고 무어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높고 높은 선기(禪機)가 있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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