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밀교경전의 분류
밀교경전의 분류는, 한 가지 시안(試案)이긴 하지만 다음과 같이 구분하면 좀더 이해하기 쉬우리라 봅니다.
⑴ 태장법부(胎藏法部)
태장법부는 엄밀히 말하면 금강계.태장법이라고 할 때의 태장법의 부문이고, 그 대표적인 것은 {대일경}입니다. 그리고 그밖에 {광대의궤(廣大儀軌)} 등이 있는데 역시 {대일경} 계통의 경전을 의미합니다.
⑵ 금강정부(金剛頂部)
{금강정경} 계통의 경전입니다. 여기에는 {금강정대교왕경(金剛頂大敎王經)}, {약출염송경(略出念誦經)}, {반야이취경(般若理趣經)}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전을 금강정부라고 하는데, {금강정경} 계통의 경전으로는 작은 경전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매우 많습니다.
⑶ 제경부(諸經部)
세번째는 제경부 입니다. 하나하나 따로 부를 정하면 매우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한데 묶어서 제경부라고 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경전은 {소실지경(蘇悉地經)}, {소바호동자경(蘇婆呼童子經)}, {공작명왕경(孔雀明王經)}, {대운청우경 (大雲請雨經)}, {인왕반야경(仁王般若經)}, {수호국계주다라니경 (守護國界主陀羅尼經)}, {대승이취육바라밀경(大乘理趣六波羅蜜經)}, {대승밀엄경(大乘密嚴經)} 등이 있습니다. 제경부에는 이런 종류의 경전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이상 세 가지가 전체적인 커다란 구분인데 다음은 밀교의 부처님 속에는 보살이나 명왕(明王), 천(天) 등의 신앙이 많기 때문에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나누어 보면 보살부, 명왕부, 천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⑷ 보살부(菩薩部)
보살부 가운데 먼저 관세음보살은 종류가 다양하여 성관음(聖觀音=正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천수천안관음(千手千眼觀音), 불공견삭관음(不空 ? 索觀音),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 마두관음(馬頭觀音) 등이 있습니다. 이른바 변화관음이라고도 부르고 관음계통의 부처님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관음부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일여래의 다음 자리에 있다고 하는 금강살타 (金剛薩 ?)를 중심으로 한 것, 또는 대승불교에서 이미 설해져 있는 문수보살, 보현보살, 미륵보살, 허공장보살, 지장보살, 8대보살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보살을 중심으로 각각의 보살에게 기원하는 데에 필요한 경전류가 있습니다.
⑸ 명왕부(明王部)
명왕은 산스크리트어 비드야 라쟈(vidya-raja)의 번역인데, 명(明)은 우암(愚暗)을 깨뜨리는 지혜의 광명을 의미하고 진언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명왕은 명을 지닌 명의 주(主)로서,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분노(忿怒)의 상을 나타낸 존(尊)이므로 지명왕(持明王), 분노존(忿怒尊). 위노왕(威怒王)이라고 하고 삼종륜신(三種輪身) 가운데 대일여래의 대지(大智)로부터 현신(顯身)한 교령륜신(敎令輪身)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명왕부에는 부동명왕(不動明王), 항삼세명왕(降三世明王), 군다리명왕(軍茶利明王), 대위덕명왕(大威德明王), 금강야차명왕(金剛夜叉明王) 등 오대명왕이 대표적이고, 그밖에 명왕부의 제존을 공양하는 방법이 쓰여져 있는 경전들이 여기 명왕부에 해당됩니다.
⑹ 천부(天部)
천부에는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비사문천(毘沙門天), 대길상천(大吉祥天), 환희천(歡喜天), 마리지천(摩利支天), 기타 많은 천(天)들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밀교는 다채로운 제불 제보살 제명왕 제천에의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밀교에서는 단지 신앙하는 것만이 아니고 각각의 신앙의 대상과 일체화(合一)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신앙의 대상에 어떻게 예배하고 신앙하고 기원하여 성불에 이를 것인가를 밝혀 놓은 경전이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 밀교경전의 특색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