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

[스크랩] 가는 데에 맡기니 저절로 흘러간다.

수선님 2018. 5. 27. 12:56

가는 데에 맡기니 저절로 흘러간다.


천당과 지옥에 마음대로 소요하고

호랑이 굴과 마의 궁전에 종횡으로 걸림이 없다.

저절로 흘러가니 가는 데에 맡기고

가는 데에 맡기니 저절로 흘러간다.


天堂地獄  任意逍遙  虎穴魔宮

 천당지옥   임의소요   호혈마궁

縱橫無?  勝勝任運  任運勝勝

 종횡무애   승승임운   임운승승


- 선요, 고봉 원묘 화상

 



전통적인 간화선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깨달음을 이루고 난 뒤의 삶을 이렇게 노래한 것이다. 일체의 사량 분별과 망상집착들을 다 쓸어버리고 번뇌의 근본 뿌리까지 뽑은 상황에서의 삶이란 대단히 자유롭다.


   어디든 또 무엇이든 그의 앞에는 이제 거칠 것이 없다. 천당이라 해도 즐거워하지 않는다. 지옥이라 해도 역시 두려울 것이 없다. 호랑이 굴 속이라 하든, 마의 궁전이라 하든, 자신의 집 안방이나 다를 바 없이 편안하기만 하다. 세상사 어떤 어려움과 호화로움에도 걸리지 않고 자유자재한 삶이 된다. 생사여탈의 경지란 이와 같이 거칠 것이 없고 자유로운 것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출처 : 염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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