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4)
-입으로만 진리 말하고 사견에 빠지면-
-자신도 그르치고 남도 잘못되게 한다-
스님이 말했다.
‘어떻게 보림(保任)해야 합니까.
’화상이 말했다. ‘하나의 티끌이 눈에 들어가면 허공의 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느니라.’ 그 스님은 이 말에 곧 깨달음이 있었다.
위에서 말한 옛성현이 도에 들어간 이야기가 명백하고 간단하여, 수고로움을 덜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공안을 의지해서 믿음과 이해가 있게 되면 바로 옛 성현들과 손을 잡고 함께 갈 것이다. ‘스님은 성품을 보았다고 하시는데 만일 참으로 성품을 보았다면 바로 성인이시라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보통 사람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요즈음 마음 닦는 사람들은 한 사람도 신통변화를 나타내는 사람이 없습니까. ‘그대는 함부로 미친소리를 하지 말라. 사(邪)와 정(正)을 분별하지 못하면, 이는 미혹에 빠진 사람이다. 요즘은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입으로는 진리를 말하지만 마음은 포기상태여서 도리어 분수에 없다는 잘못 (無分之失) 에 떨어진 자들은 다 그대가 의심하는 것과 같다. 도를 배우되 선후를 알지 못하고, 진리를 말하되 본말(本末)을 분간하지 못하면 이를 일컬어 사견(邪見)이라 하지 수행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이는 자신만 그르칠 뿐만 아니라
겸하여 남도 잘못되게 만드는 것이니 삼가지 않아서 되겠는가. 대개 도에 들어가는 문은 많지만 요약해서 말하면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의 두 가지 문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돈오와 점수는 최상의 근기(根機)를 가진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과거를 미루어보면 이미 여러 생애에 걸쳐 깨달음에 의지해 닦고 차츰 익혀왔으므로 금생에 이르러 진리를 들으면 즉시 깨닫게 되어
일시에 모든 것을 끝낸다. 하지만 사실 이것 역시 먼저 깨달고 뒤에 닦은 근기이다. -------------------------------------------------------------------------------------------- 보림 (保任:깨달은 경지를 잘 보호하며 닦아가는 것) 허공의 꽃 (空花:눈병이 생기면 때로는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 꽃무늬 같은 헛것이 보인다) 공안 (公案:즉 공부의
규범이 되는 것) 무분지실 (無分之失: 중생으로서는 성인의
경지에 들 수 없다는 착각)
물었다.
대답하다.
수심결(修心訣)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의 저서
출처: Buddhapia, 김원각<시인·역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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