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보시(布施)
마음이 법에 머물러 보시를 행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데 들어가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마음이 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행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눈도 있고 햇빛도 밝게 비쳐서
가지가지 사물들을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心住於法 而行布施 如人入暗 卽無所見
심주어법 이행보시 여인입암 즉무소견
心不住法 而行布施 如人有目 日光明照 見種種色
심부주법 이행보시 여인유목 일광명조 견종종색
- 금강경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주 느끼는 일 중의 하나가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므로 당연히 바른 판단이 서지 않는다. 아무리 제 삼자의 입장이 되어 객관적으로 보려고 해도 안 된다.
금강경에서는 사람들이 그 일이나 사물에 매달리고 집착하기 때문에 매사 바르게 보지 못한다고 한다. 보시를 하는 일이나 그 외에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다. 그 나름의 기준이나 틀이나 판단의 근거가 있게 되면 벌써 판단이 흐려진다. 마치 그림을 눈앞에 바짝 붙여두고 보는 것과 같다. 다른 말로 하면 공덕을 바라고 베푸는 일을 하면 그 베푸는 일의 결과가 온전치 못하다.
만약 반대로 우리들의 마음이 어떤 기준이나 법도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행하면 앞뒤 전후의 상황이 눈에 환하게 들어온다. 그와 같이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선입이나 자기 기준을 두지 말고 진정으로 객관적인 눈을 가지고 보면 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일도, 어떤 사물도 마음에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되는 상(相)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예컨대 다이아몬드가 많이 쌓여 있는 동굴에 들어가서, 힘껏 가지고 나온 것이 돌덩이뿐이었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매사에 집착하는 상이 있으면 마음의 눈이 어두워 인생을 잘못 살게 될 것이다. 만약 동굴 속에 불빛도 있고 눈도 밝아서 다이아몬드만 한 짐을 가지고 나왔다면 그 이익이 얼마나 크겠는가. 세상을 사는 일도 어떤 고정관념에 사로 잡히지 않고 산다면 그 이익이 그와 같으리라.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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