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해설 63. 심왕 & 심소
의식을 분류해 보면 심왕과 심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식’ 혹은 ‘마음’이라 하는 대상을 인지하는 것은 심왕이라 하고, 개별적인 마음 작용을 심소라고 합니다.
마이트레야께서는 [중변분별론]에서 “거기에 실체를 인식하니 의식이고, 그것의 차이, 마음에서 생겼네.”
라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거기에 실체나 본질을 인지하는 것이 마음이며, 그 대상의 차별을 아는 것이 마음작용(심소心所)입니다.
‘그것’이라는 지시대명사가 마음을 가리킨다면 그 의식의 차별, 대상을 분별하는 것이 마음작용인 것입니다.
아상가께서 지으신 [대승아비달마집론]에서는 의식을 8식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6식으로 설명하는 분도 있습니다.
보편적으로는 우리 의식을 6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색. 성. 향. 미. 촉의 다섯 대상을 파악하는 5식과 의식인 6식, 이를 둘러싼 심소는 51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느낌(수受), 지각(상想), 의도(행行), 선한 것과 불선의 번뇌인 다양한 마음작용을 51가지로 나누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개별적 대상에 대한 의식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의식이란 무엇인가?
부파불교 가운데 설일체유부에서는 의식이 외부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로 통째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한편, 경량부에서는 의식에 형상이 함께 있어 의식에 대상의 상(像)이 비춰진 것을 인식한다고 주장합니다.
외부의 대상을 바로 인식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대상의 형상이 의식에 비춰진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像)이 있는 식(識)이라고 합니다.
설일체유부만이 상이 없는 식을 인정하고 나머지 학파는 영상(影像)을 가지고 있는 식(유상식有像識)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가지고 있는 (유상有像) 의식을 ‘명료한 의식’이라 한다면 감이 잘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명료한 의식을 체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식이 맑을 때 거친 분별들을 없앱니다.
지나간 일에 대한 분별도 없앱니다.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일들이 많이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모두 없애야 합니다.
‘앞으로 이렇게 해야겠다.’ 하는 계획이나 결심 등 미래에 관한 분별 역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과거와 미래로 향하는 생각을 끊습니다.
즉 생각이 분산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다 보면 평소의 생각-외부의 대상의 모양(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접촉(觸)에 대한 분별이 끊어집니다. 현재는 물론 과거로, 미래로 넘나드는 생각과 내면에서 치닫던 감정과 안팎의 인식이 외부로 향하던 감각을 막으면 뭔가 비어있는 느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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