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해설 88. 고통을 일으키는 적은 바깥이 아니라, 내면에 있다.
집착이 생길 때 가만히 살펴보십시오.
집착이라는 것은 마치 가까운 사람이 베푸는 호의처럼 느낍니다. 심지어 친구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탐. 진이 우리를 속이는 방식이 이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해가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는 것 같고, 친구 같은 모습을 하고는 우리를 속입니다.
잘 살펴보면 우리 마음을 불행하게 하고, 마음의 평화를 잃게 하는 주범은 우리 마음 안에 있습니다.
수행자의 적은 바깥에 있지 않습니다. 적은 자신 안에 있습니다.
분노의 해악을 알고, 분노를 원하지 않는 마음이 생길 때 인욕수행이 가능하다고 하신 것입니다.
“주의하여 화를 내지 않는다면 이생에도 다음생에도 행복할 것이네.” 라고 하신 것입니다.
[입중론]에서는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는 이에게 보복하는 것으로 이전에 내가 입은 해를 어찌 없앨 수 있는가?” 하셨습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해코지를 할 때, 해코지를 당하는 것이 분해 다시 화를 냅니다.
이전에 내가 입은 해코지는 이미 당한 것이기에 없앨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화를 냅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이전에 해코지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화를 낸다고 해서 이전에 입은 해코지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해코지를 당했습니다. 해코지를 당해, 고통에 휩싸여 있는 상태에서 화까지 낸다면 마음의 불행은 더해질 것입니다.
마음이 불행한 상태에서 보복까지 한다면, 상대의 해악까지 다시 되풀이될 것입니다.
더 나쁜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이미 입은 해에 분노하지 않고, 사랑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마음이 불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욕수행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질 뿐만 아니라 점차 마음이 변해,
어쩌면 전에 해코지를 했던 사람이 가까운 관계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희망도 있습니다.
나에게 해코지한 것에 화를 내면서 보복한다면 계속 적으로 남아있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희망 같은 것은 절대로 없습니다.
[입중론]의 이 구절은 시사하는 점이 많습니다.
“해코지를 하는 이에게 보복하는 것으로 이전에 내가 입은 해를 어찌 없앨 수 있는가?”
이생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고, 다음 생에도 화로 인해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입중론]에서 “추한 모습으로 성인이 아님을 보이고, 이치와 이치에 맞지 않음을 아는 이성을 잃었으니
참지 않음은 악도에 떨어지게 하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화를 내면 ‘추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예쁘고 잘생긴 얼굴이라 해도 화난 얼굴은 추합니다.
눈을 부릅뜨고, 거칠고 표독스런 표정을 지으면 아무리 인물이 좋아도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래서 “추한 모습으로 성인이 아님을 보이고”라 하신 것 같습니다.
분노가 일어나면 인상을 쓰고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 나옵니다. 심하면 싸움도 합니다.
“추한 모습으로 성인이 아님을 보이고, 이치에 맞고 맞지 않는 것을 아는 이성을 잃으니” 진짜 그렇습니다.
화가 나면 이치와 이치에 맞지 않는 것 즉 타당한 것과 타당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분노에 휩싸이면 어떤 것이 이치에 맞는지, 어떤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치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아는 이성을 잃게 되니”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합니다.
분노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살인을 하고 싸움을 합니다.
분노 때문에 18가지 악한 행위를 저지릅니다. 그 결과, 악도에 떨어집니다.
그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참으로 뜻하는 바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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