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 없이 먼 시간이 한 생각이요
시간도 하나의 법(法)이며
법은 공성(空性)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시간이면서 오히려
시간 밖에 존재하는 모든 순간의 시간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무한한 시간이 '공성의 한 순간의 시간'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데서
'현재의 한 순간'이 됩니다.
시간을 넘어 한 법계(法界)로
앞의 네 게송은 인과관계의 정적인 측면이 강조된 공간의 연기관계를 다루었다면 이 게송부터 네 게송은 인과관계의 종적인 측면이 강조된 시간의 연기를 다루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인 연기법은 모든 법들이 그 자체로서 불변(不變)의 자성(自性)을 갖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처가 되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도 그 자체로서 독립된 요소가 아니라 시간은 공간 등에 의지하고, 공간도 시간 등에 의존하여 존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등(等)'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모든 존재들이 연기관계로서 하나의 장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많은 부분에서 시공간(時空間)이라고 불렀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앞의 네 게송과 앞으로의 네 게송이 비록 따로따로 공간의 연기관계, 시간의 연기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독립된 개별의 요소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흔히 절대공간, 절대시간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공간에서 시간이 배제되고 시간에서 공간이 배제된 시간과 공간의 독립된 실체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은 현대 과학의 연구성과에 힘입어 시공간으로 통합되어 인식되기에 이르렀으며, 그것도 각 개인들의 위치와 변화에 따라 같은 시간인 것 같지만 사실은 각자 다른 시간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 같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과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의 시간이 다르고, 정지해 있는 사람과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모든 중생은 각자의 시간에 따라 살고 잇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의 결정은 우주의 모든 존재들간의 관계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 중생의 시간이 결정되기 위해서는 우주의 모든 존재들의 시간이 원인이 돼야 합니다. 곧 서로 다른 시간의 요소가 한 사람에게 그 사람의 시간이 되게 합니다.
이런 관게에서 보면 한 삶의 시간 속에는 우주의 모든 다른 시간이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량 없는 존재들의 한량없는 시간이 한 사람의 시간을 위해 존재하고 이 한 사람의 시간도 한량 없는 사람들의 시간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시간은 움직움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움직임이 우주내 모든 사물과 중생들의 움직임의 원인이 되고 거꾸로 우주내 모든 중생과 사물들의 움직임이 한 사람의 움직임을 위한 원인이 됩니다. 아울러 과거와 미래의 무한한 시간은 한 순간, 곧 마음이 일어나는 순간[一念]을 위한 원인으로 존재합니다. 한 없는 시간이 한 순간의 변화일 뿐입니다. 그것은 시간도 하나의 법(法)이며, 법은 공성(空性)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시간이면서 오히려 시간 밖에 존재하여 모든 순간의 시간이 공성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는 데서 현재의 한 손간이 됩니다.
시간의 속성이 이와 같기 때문에 삼매(三昧)로 사는 사람, 곧 시공의 제한을 넘어선 사람은 현재의 한 순간을 철저히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삼세(三世)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살고 있으며, 아울러서 한 공간을 점유하고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온 우주를 넘나들며 살고 있습니다.
수행으로 부동심(不動心)이 될 때 공의 자성(自性)을 밝게 알아 제한된 시공을 넘어 한법계의 세게에서 살 때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고 삼계(三界)를 넘나드는 것입니다.
正和
-마음 하나에 펼쳐진 우주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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