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보살은 일체법에 대하여 한 모습이어서 둘 아님을 안다.
일체법은 분별할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하나라고 하니, 눈의 의식(眼識)으로 색을 알고, 나아가 뜻의 의식으로 법을 안다.
이는 분별할 수 있는 모습의 법이다. 때문에 하나라 한다. |
또한 일체법은 알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하나라 한다. 고법지(苦法智)ㆍ고비지(苦比智)는 고제를 알고, 집법지ㆍ집비지는 집제를 알고, 멸법지ㆍ멸비지는 멸제를 알고, 도법지ㆍ도비지는 도제를 알며 나아가 선한 세간지[世智] 역시 고집멸도와 허공과 지혜의 반연이 아닌 멸을 안다. 이것이 알 수 있는 모습의 법이다. 때문에 하나라고 말한다. |
또한 온갖 법은 반연할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하나라 한다.
눈의 의식과 눈의 의식에 상응하는 법은 색을 반연하고, 귀의 의식ㆍ코의 의식ㆍ혀의 의식ㆍ몸의 의식 역시 이와 같다.
뜻의 의식과 뜻의 의식에 상응하는 법은 또한 눈을 반연하고 색을 반연하고 눈의 의식을 반연하며 나아가 뜻을 반연하고 법을 반연하고 뜻의 의식을 반연한다.
곧 일체법은 반연할 수 있는 모습이기에 하나라 하는 것이다. |
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
“일체법은 각기 하나이다. 하나에 다시 하나가 있는 것을 둘이라 하고, 셋으로 된 하나를 셋이라 한다. 마찬가지로 천만에 이르기까지가 모두 하나이건만 거짓으로 천만이라 하는 것이다.” |
또한 일체법 가운데에는 모습이 있으므로 하나라 하고, 한 모습이기에 하나라 한다. 일체의 사물을 일컬어 법이라 하는데, 법의 모습이기 때문에 하나라 한다.
이와 같이 한량없는 하나의 법문[門]으로 차별된 모습을 깨뜨리고, 하나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을 법인이라 한다. |
또한 보살은 일체법을 관찰해 둘로 본다. 무엇이 둘인가? 둘이란 안팎의 모습을 말한다.
안팎의 모습이기 때문에 안은 밖의 모습이 아니요, 밖은 안의 모습이 아니다. |
또한 일체법은 유무의 모습이기 때문에 둘이 된다. 공함과 공하지 않음, 항상함과 항상하지 않음, 나와 나아님, 색과 색 아님, 볼 수 있음과 볼 수 없음, 대할 수 있음과 대할 수 없음, 유루(有辯)와 무루(無漏),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마음의 법과 마음 아닌 법, 마음에 속하는 법(心數法)과 마음에 속하지 않는 법, 마음에 응하는 법(心相應法)과 마음에 응하지 않는 법등 이렇듯 한량없는 둘의 법문으로 하나를 깨뜨리고 둘에도 집착되지 않는 것을 법인이라 한다. |
[586 / 2071] 쪽 |
또한 보살은 일체법을 관찰해 셋으로 본다. 어떤 것이 셋인가?
아래․중간․위와 선함ㆍ불선함ㆍ무기(無記)와 유․무․비유비무와 견제단(見諦斷)․사유단(思惟斷)․무단(無斷)과 유학․무학․비학비무학과 과보․과보 있음․과보도 아니고 과보가 있지도 않음 등 이렇듯 한량없는 셋의 법문으로 하나를 깨뜨리고 차별에도 집착되지 않는 것을 법인이라 한다. |
또한 보살은 비록 무루의 도를 얻지 못하고 결사를 다 끊지 못하였더라도 능히 무루의 성스러운 법과 세 가지 법인(法印)을 아나니,
첫째는 온갖 유위의 생법은 무상하다는 등의 법인이요, 둘째는 일체법은 무아(無我)라는 법인이요, 셋째는 열반은 진실한 법이라는 법인이다. |
득도한 성현들은 스스로 얻고 스스로 안다. 보살은 비록 도는 얻지 못하였더라도 능히 믿고 수긍하나니, 이를 법인이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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