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모든 법의 실상은 무위(無爲)이고 무작(無作)이며, 정진은 유위(有爲)이고 유작(有作)의 모습이거늘 어찌 실상으로 으뜸을 삼는가? |
[답] 비록 모든 법의 실상이 무위이고 무작임을 알기는 하나, 본원(本願)의 대비로써 중생을 제도하려는 까닭에 작위 없는 가운데서 정진의 힘으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려는 것이다.
또한 모든 법의 실상이 무위이며 무작이어서 열반의 모습과 같이 하나도 둘도 아니라면 그대는 어찌하여 실상이 정진과 다르다고 말하는가? 그대는 모든 법의 모습을 바르게 알지 못할 뿐이로다. |
또한 그때에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
“삼계와 6도의 중생들이 각각 즐길 바를 잃었으니, 무색계 하늘의 즐거움을 결정된 마음으로 집착하여 깨닫지 못하다가 목숨이 다한 뒤엔 욕계에 떨어져서 새나 짐승의 몸을 받는다.
색계의 모든 하늘들도 그와 같아서 청정한 곳에서 떨어져서는 도리어 부정한 것 가운데서 음욕을 받으며, 욕계의 여섯 하늘들은 5욕에 즐겨 집착하다가 도리어 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통을 받는다.
인간의 길을 보건대, 열 가지 착한 복의 갚음으로 사람의 몸을 받았으나 사람의 몸은 괴로움이 많고 즐거움은 적으며, 수명이 다한 뒤에는 악취(惡趣)2) 가운데 떨어진다. |
축생들을 보니, 온갖 고통을 받는데 채찍에 맞아 시달리고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며, 목덜미가 패이고 뜨거운 무쇠로 지져진다. 이들은 사람으로서 전생에 인연을 지을 때에 중생들을 결박하고 채찍과 매로 중생들을 괴롭혔으니, 이러한 갖가지 인연으로 코끼리․말․소ㆍ염소․사슴 등 짐승의 몸을 받는다. |
음욕의 욕정이 무겁고 무명이 유달리 많았던 이는 거위․오리․공작․원앙․비둘기․닭․갈매기․앵무새․백설조(百舌烏)의 무리가 된다.
새들은 종류가 백천 가지이나 음행의 죄 때문에 몸에는 깃털이 나서 보드랍고 매끄러운 촉감을 모르고, 부리는 딱딱하고 거칠어서 맛의 촉감을 분별치 못한다. |
2) 범어로는 durgati. |
[611 / 2071] 쪽 |
성냄이 치우쳐 많았던 이는 독사․살모사․나무 굼벵이ㆍ벌․지네 등 독기를 품은 벌레가 되고, 어리석음이 많은 까닭에 지렁이․나방․쇠똥구리․개미․땅강아지․수리부엉이․갈매기․올빼미 등 벌레나 새가 되고, 교만과 성냄이 치우쳐 많기 때문에 사자․호랑이 이리 등 사나운 짐승이 되고, 삿된 교만을 부린 인연으로 나귀․돼지․낙타 등의 무리에 나고, 인색함․탐냄․질투․경솔함․조급함 때문에 원숭이․곰 등의 몸을 받는다. |
삿되게 탐내고 미워하고 질투한 인연으로 삵ㆍ범 등 짐승의 몸을 받는다.
부끄러움도 창피함도 없이 음식을 탐낸 인연 때문에 까치․새매․까마귀․독수리 등 새의 몸을 받으며, 착한 사람을 업신여긴 까닭에 닭․개․여우 등의 몸을 받는다. |
보시를 많이 했으되 성내고 굽은 마음으로 하면 이 인연으로 여러 용의 몸을 받고, 보시를 많이 닦되 마음이 도도하여 중생을 괴롭히면 금시조(金翅鳥)3)의 몸을 받는다. |
이와 같이 갖가지 결사와 업의 인연 때문에 축생과 날짐승의 고통을 받는다. |
보살은 천안(天眼)을 얻어 중생들이 다섯 길 가운데 윤회하는 것을 본다.
곧 하늘에서 죽어 인간에 태어나고, 인간에서 죽어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지옥에 태어나고, 지옥에서 죽어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아귀에 태어나고, 아귀에서 죽어 다시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축생에 태어나고, 축생에서 죽어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다시 하늘에 태어나니, 지옥․아귀 축생 역시 그와 같다. |
대지도론 174. 온갖 짐승/용/금시조로 윤회하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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