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256. 무명경(無明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과 존자 마하 구치라(摩訶拘絺羅)는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있었다.
이 때 존자 구치라가 해질 무렵에 선정(禪定)에서 일어나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가서 서로 문안인사를 하고 여러 가지로 서로 즐거워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이 때 존자 마하 구치라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물을 일이 있는데 혹 틈이 있으시면 저를 위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당신의 물음을 따라 아는 대로 대답하겠습니다."
마하 구치라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무명(無明)이라고 말들 하는데 어떤 것이 무명이며, 누구에게 그 무명이 있습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무명이란 알지 못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니, 알지 못하는 것이 곧 무명입니다."
"무엇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까?"
"말하자면 색(色)은 무상(無常)한 것인데 색의 무상함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색은 사라지고 마는 법인데 색은 사라지고 마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며,
색은 나고 멸하는 법인데 색은 나고 멸하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수·상·행·식에 있어서,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식도 무상한 것임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식은 사라지고 마는 법인데 식이 사라지고 마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며, 식은 나고 멸하는 법인데 식이 나고 멸하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하 구치라여, 이 5수음(受陰)에 대해서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며, 빈틈없이 한결같음[無間等]이 없고, 어리석고 어두워 밝지 못하면 그것을 무명이라 하며, 이것을 성취한 사람에게 '무명이 있다'고 합니다."
또 물었다.
"사리불이여, 밝음[明]이라고 말들 하는데, 어떤 것을 밝음이라 하며, 어떤 이에게 그 밝음이 있습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마하 구치라여, 이른바 밝음이란 곧 아는 것이니, 잘 아는 것을 밝음이라 고 말합니다."
"무엇을 아는 것입니까?"
"이른바 색이 무상함을 아는 것이니, 색의 무상함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입니다.
색은 닳아서 없어지는 법이니 색이 닳아서 없어지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알고, 색은 나고 멸하는 법이니 색이 나고 멸하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입니다.
수·상·행·식에 있어서, 수·상·행도 마찬가지며 식의 무상함을 사실 그대로 알고, 식은 닳아서 없어지는 법이니 식은 닳아서 없어지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알며, 식은 나고 멸하는 법이니 식은 나고 멸하는 법임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입니다.
구치라여, 이 5수음에 대해서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며, 밝게 깨닫고 지혜로우며 빈틈없이 한결같으면 이것을 밝음이라고 하며, 이 법을 성취한 사람에게 '밝음이 있다'고 합니다."
이 두 정사(正士)는 각각 말한 바를 듣고, 서로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제각기 본 처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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