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능은 일자무식이다. 평생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어느 날 5조 홍인이 1천 명이 넘는 오조사(당시 동산사) 학인들에게 게송을 하나씩 지어보라 했다. 그걸 보고 ‘가사’(袈裟, 승려가 어깨에 걸친 법의)를 전해주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자 제자 중 가장 뛰어났던 신수상좌(606~706)가 게송을 지어 회랑 벽에 써 놓았다. “몸은 보리수요 / 마음은 밝은 거울 같으니 /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 티끌 먼지 안 묻게 하리”(『단경』 32p) 그런데 이틀 뒤, 혜능이 그 게송을 보았다. 그러나 혜능은 글자를 몰랐기 때문에 게송을 직접 읽을 수가 없어 옆에 있던 사람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옆에서 읽어 주는 게송을 듣고 혜능은 곧바로 뜻을 알아챘다. 그리고는 즉시 자신의 게송을 한 수 읊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