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 186

我有一卷經(아유일권경)

我有一卷經(아유일권경)하니 不因紙墨成(불인지묵성)이라 展開無一字(전개무일자)하나 常放大光明(상방대광명)이라 경전이 법장입니다. 법이 담겨있는 창고죠, 또 우리 마음이 법장이기도 합니다. 마음속에 온갖 경이 다 담겨 있잖습니까. 그래서 그런 말이 있죠. 我有一卷經(아유일권경)하니 不因紙墨成(불인지묵성)이라 展開無一字(전개무일자)하나 常放大光明(상방대광명)이라. 나에게 한 권의 경이 있는데 그것은 종이나 먹으로 된 게 아니다. 종이나 먹으로 된 게 아니므로 펼쳐보아야 글자 하나 없지만 항상 광명을 놓고 있더라, 참 근사하죠. 깨달으신 분 아니면 이런 표현 못 합니다. 기쁜 일 있으면 기뻐하고, 슬픈 일 있으면 슬퍼하고, 화낼 일 있으면 화내고, 화 낼 줄 아는 능력이 보통 능력입니까. 참 신기한 존재죠, 정..

선의 세계 2023.01.22

선시(禪詩) 80수 감상

선시(禪詩) 80수 감상 1.- ● 過古寺 -- 淸虛休靜 (옛 절을 지나면서 --청허휴정) 花落僧長閉 (호락승장폐) 꽃 지는 옛 절문 오래 닫혔고 春尋客不歸 (춘심객불귀) 봄 따라온 나그네 돌아갈 줄 모른다. 風搖巢鶴影 (풍요소학영) 바람은 둥우리의 학그림자 흔들고 雲濕坐禪依 (운습좌선의) 구름은 앉은 중의 옷깃 적신다. 2.- ● 蘭(난)법사에게 주다 -- 四溟惟政 (사명유정) 萬疑都就一疑團 (만의도취일의단) 만가지 의심을 한가지 의심에 뭉쳐서 疑去疑來疑自看 (의거의래의자간)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면 스스로 보리라. 須是拏龍打鳳手 (수시나룡타봉수) 용을 잡고 봉황을 치는 솜씨로 一拳拳倒鐵城關 (일권권도철성관) 한 주먹으로 철성관[話頭]을 넘어뜨려라. 3. - ● 懶翁慧勤 (나옹혜근) 阿彌陀佛在何方 (아..

선의 세계 2023.01.22

만선동귀집 중도송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 영명연수선사(永明延壽禪師) 총송(總頌) 菩提無發而發 佛道無求故求 (보리무발이발 불도무구고구) 보리심은 발함 없이 [자취 없이] 발하며 불도는 구함 없이 구하고 妙用無行而行 眞智無作而作 (묘용무행이행 진지무작이작) 묘용(妙用)은 행함 없이 행하며 참된 지혜는 지음 없이 짓는 것 興悲悟其同體 行慈深入無緣 (흥비오기동체 행자심입무연) 대비심을 일으켜 일체가 한 몸임을 깨닫고 대자심을 행하여 깊이 무연(無緣)에 까지 들어가나니 無所捨而行檀 無所持而具戒 (무소사이행단 무소지이구계) 줄 것 없으되 보시를 행하고 가질 것 없으되 계를 지니며 修進了無所起 習忍達無所傷 (수진료무소기 습인달무소상) 수행 정진하되 일으킬 바 없음을 요달하고 인욕을 익히되 상(傷)할 바 없음에 이르도다. 般若悟境無生 ..

선의 세계 2023.01.15

<방하착(放下着)>

‘방하착(放下着)’은 본래의 공(空)한 이치를 알지 못하고 온갖 것들에 걸려 집착하고 있는 것을 놓아버려라 하는 뜻이다. ---집착하는 마음을 놓아버리라. ---집착하지 말라. ---마음을 비워라. ---아집을 놓아버려라. 대체로 이런 뜻이며, 일반적인 선어(禪語)인 동시에 화두(話頭)이다. 중국 당(唐)나라 중기에 ‘무자화두(無字話頭)’와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 등 많은 화두를 창출한 조주 종심(趙州從諗, 778~897) 선사의 가르침으로 에 실려 있다. 그 무렵 중국에 엄양(嚴陽) 스님이란 분이 있었다. 인품이 매우 어질어서 ‘엄양 존자’라 불렸다. 그 엄양이 어느 날 조수 선사를 찾아가서 말했다. “선사, 한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합니까(一物不將來時如何).” 참선에서는 한 ..

선의 세계 2022.12.18

<사조(四祖) 도신(道信, 580~651) 대사 이야기>

---간심법문(看心法問)과 수일불이(守一不移)--- 중국 선종 제4조 도신(道信) 대사의 속성은 사마(司馬)씨이고, 태어난 곳은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심양현(沁陽縣)이다. 스님은 7살에 출가했다. 그러나 스승의 계행(戒行)이 단정하지 못해, 섬기기는 하나 미진함을 느끼던 중, 14세에 사미의 몸으로 당시 환공산(晥公山-지금의 天柱山)에 은거하고 있던 3조 승찬(僧璨, ?~606) 대사를 찾아가, 절하면서 말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그대는 지금 무슨 마음인가?” “무심(無心)입니다.” “그대가 무심이라면 부처님께서는 무슨 마음이었겠느냐? “화상이시여, 자비를 베풀어 해탈하는 법문을 일러주소서.” “누가 그대를 속박했다는 말인가?” “아무도 속박한 이가 없습니다.” “아무도 속박한 이가 없다면 그대..

선의 세계 2022.12.18

고인들에게 바치는 글(弔辭)

영가(靈駕)여! 하도 어처구니 없는 사고(事故)에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마디 위로(慰勞)도 할 수 없습니다. 그 참담(慘憺)한 현실 앞에서 어떤 말이 위로(慰勞)가 되겠습니까? 그저 망연자실(茫然自失) 할 뿐입니다. 그 일은 당신의 책임(責任)이 아닙니다. 여기 남아 있는 못난 어른들 때문입니다. 죄인(罪人)은 타성(惰性)에 젖어 위험(危險)에 잠들어 있던 어른들입니다. 그래서 더욱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신(精神)을 차려보니,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난 바 없습니다. 아니 오신 바도 없는데, 어찌 떠날 수가 있겠습니까? 본래 당신은 오고가는 존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영가(靈駕)여! 당신은 본래(本來) 몸도 마음도 아닙니다. 그저 고금(古今)을 통한 소소영영(昭昭靈靈)한 존재입니다..

선의 세계 2022.12.18

물결을 잊고 물을 경험하라

물결을 잊고 물을 경험하라 불법은 애써 공부할 것이 없다. 다만 평상(平常)하고 일 없으면 될 뿐이다. 똥누고 오줌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 피곤하면 누워 쉰다. 어리석은 사람은 나를 비웃겠지만 지혜로운 자라면 알 것이다. ​ 옛 사람이 말하기를, "밖을 향하여 공부하는 자들은 모두가 어리석고 미련한 놈들이다"라고 하였다. ​ 그대가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 있는 그 자리가 모두 참이라면, 어떠한 경계가 다가와도 흔들리지 않으니, 비록 익혀온 습기(習氣)가 오무간업(五無間業)을 이루더라도 저절로 해탈의 큰바다가 된다. ​ 똥누는 것은 무엇이며, 옷 입는 것은 무엇이며, 밥 먹는 것은 무엇이며, 누워서 쉬는 것은 무엇인가? 음식물이 소화되어 대장을 통과하여 항문을 통하여 나오는 것이 똥누는 것이며,..

선의 세계 2022.12.11

본성 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과정 (통과해야 할 핵심 과정)

본성 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과정 (통과해야 할 핵심 과정) 본성 찾는 수행의 결점을 여태까지 설명했지만, 그것은 본성수행의 함정을 잘 모를까 봐 구차하게 설명했을 뿐, 만약 정확히 본성수행을 한다면, 이 수행은 최고의 수행법이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본성을 발견하고 난 후, 그 본성 속에서 내가 죽어 텅비어 지는가를 보고, 그와 동시에, 텅빔 속에서 지혜가 솟아나 - 1. 앞뒤가 없고 너와 내가 없다는 사실을 지혜의 눈으로 확인되는가! 2. 너와 내가 하나가 되고 사물과 하나 되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가! 3. 연민과 사랑이 생겨나는가! 만약 이것이 되면 그것은 올바른 깨달음이다. 왜냐하면 번뇌가 다 해체되어 허상임을 확인했기 때문이고, 동시에, 본성과 번뇌 두 가지 모두에 묶이지 않는 완전한 해탈..

선의 세계 2022.12.04

*활구참선법*

*활구 참선법* 활 구 참 선 법 * 참 선 파수오경간월출 芭峀午更看月出 두견성리목장려 杜鵑聲裡牧將驪 원앙수출종교간 鴛鴦繡出從敎看 불파금침도여인 不把金針渡與人 뾰족한 산봉우리에 달뜨는 것을 보고, 두견새 소리 속에 나귀를 먹인다. 원앙새 수 놓은 것 보여주어도, 수놓은 금침은 주지 못하네. '파수오경'의 오경은 낮 '오'(午)자 오경입니다. 달은 밤에 뜨는 것인데 어떻게 해서 낮 오경에 달뜨는 것을 보느냐? 이 '파 수오경 간월출'은 볼래야 볼수 없고, 들을래야 들을수 없고, 만져볼래야 만져볼 수 없는 한 물건을 깨닫는 도리를 표현한 것이고 , 두견새 소리 속에 나귀를 먹인다 하는 것은 내가 나를 깨닫고 그 도리에 입각해서 깨달은 뒤에 수행해 나가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원앙새' 수놓은 것 보여주어..

선의 세계 2022.10.23

선시 지공(誌公) 화상(和尙) 불이송(不二頌) - 무상송

진리는 둘이 아니다 1. 菩提煩惱不二(보리번뇌불이) 보리와 번뇌가 둘이 아니다. 衆生不解修道(중생불해수도) 중생은 도를 닦을 줄 모르니, 便欲斷除煩惱(변욕단제번뇌) 곧 번뇌를 끊어 없애고자 한다. 煩惱本來空寂(번뇌본래공적) 번뇌는 본래 텅 비고 고요하니, 將道更欲覓道(장도갱욕멱도) 도를 가지고 다시 도를 찾으려 한다. 一念之心卽是(일념지심즉시) 한 생각 그 마음이 바로 이것인데, 何須別處尋討(하수별처심토) 무엇 때문에 딴 곳에서 찾아야 하는가? 大道曉在目前(대도효재목전) 큰 도는 눈 앞에 밝게 드러나 있지만, 迷倒愚人不了(미도우인불료) 뒤집혀 헤매는 중생은 알지를 못하는 구나. 佛性天眞自然(불성천진자연) 불성은 천진하고 자연스러우니, 亦無因緣修造(역무인연수조) 닦아서 만들 인연이 없다. 不識三毒虛假(불식..

선의 세계 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