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 186

불립문자

불립문자는 진리는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다 라는 의미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근데 불립문자 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표현할 수 없다고 하면서 나름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진리 또는 도 등으로 칭하는 그것은 그렇게 명칭을 붙일 수 있을 뿐 그것에 대해 표현할 수 없다 라는 표현엔 진리 또는 도라 칭하여지는 그 어떤 것은 있다 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표현할 수 없다 뿐이지 없는 것은 아니다 라는 의미를 깔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다고 했을 경우 그럼 이 불립문자 라는 표현은 적절한 표현인가? 하는 물음을 물을 수도 있게 됩니다. 불립문자 라는 것이 대화에 있어 하나의 표현으로 통용되기 위해선 진리 또는 도 라는 것이 있긴 있다 라는 전제를 받..

선의 세계 2022.09.11

견성은 불이법(不二法)이다

① 불법은 불이법(不二法)이다 모든 모습은 마음에서 만들어지므로, 모든 모습은 허망하다. 모든 모습을 모습이 아니게 보면 본래 모습 없는 마음을 보는 것이니 곧 여래를 보는 것이다. 모습을 모습이 아니게 본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모습으로 보면 모습으로 분별하는 것이고, 모습을 모습 아니게 보면 모습을 분별하는 것이 아니다. 분별하면 둘로 나누는 것이고, 분별하지 않으면 둘로 나누지 않는 것이다. 마음을 모습으로 보면 이법(二法)이고, 모습으로 보지 않으면 불이법(不二法)이다. 모습으로 보면 어떤 모습이 있고, 모습으로 보지 않으면 모습 있음이 곧 모습 없음이다. 마음을 모습으로 보면 마음이 있고, 마음을 모습으로 보지 않으면 마음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마음을 모습으로 보면 망상이고, ..

선의 세계 2022.09.11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 임제(臨濟)선사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임제(臨濟)선사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깨달음)의 세계이니라." 이 말은 '임제록'에 나오는 구절로 師示衆云 道流 佛法無用功處 是平常無事 아屎送尿 著衣喫飯 困來卽臥 사시중운 도류 불법무용공덕 시평상무사 아시송뇨 착의끽반 곤래즉와 愚人笑我 智乃知焉 우인소아 지내지언 古人云 向外作工夫 總是癡頑漢 爾且隨處作主 立處皆眞 고인운 향외작공부 총시치완한 이차수처작주 입처개진 境來回換不得 경래회환부득 임제 스님께서 다음과 같이 대중에게 설법을 하셨다. 납자들이여, 불법은 애써 힘쓸 필요가 없다. 다만 평소에 아무 탈없이 똥 싸고 오줌 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 피곤하면 잠자면 그뿐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나를 비웃는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선의 세계 2022.08.28

불교성전 -제5편 조사어록- 8-3. 수행자에게 보내는 글

3. 수행자에게 보내는 글 [元曉·發心修行章] 부처님이 열반의 세계에 계시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욕심을 끊고 고행하신 결과요, 중생들이 불타는 집에 윤회하는 것은 끝없는 세상에 탐욕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누가 막지 않는 천당이지만 가는 사람이 적은 것은 삼독(三毒)의 번뇌를 자기의 재물인 양 여기기 때문이며, 유혹이 없는데도 나쁜 세계에 들어가는 이가 많은 것은 *네 마리 독사와 다섯 가지 욕락을 그릇되게 마음의 보배로 삼기 때문이다. 그 누군들 산중에 들어가 도 닦을 생각이 없으랴마는, 저마다 그렇지 못함은 애욕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산에 들어가 마음을 닦지는 못할지라도 자기의 능력에 따라 착한 일을 버리지 말라. 세상의 욕락을 버리면 성현처럼 공경 받을 것이요, 어려운 일을 참고 이기면 부..

선의 세계 2022.08.28

[고우 스님의 돈황본 육조단경 대강좌] 자기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하게 된다

“지위가 높은 국왕이나 대신이라 하더라도 국민을 괴롭히는 그 사람이 천한 사람이니라. 너는 국민을 괴롭히는 국왕이나 대신보다 훨씬 더 귀한 사람이다.” 우리는 ‘똥은 더럽다’고 ‘금은 귀하다’고 합니다. 상당히 대립되는 물건인데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다)로 그 자리를 깨달으면 금이나 똥이나 조금도 차이가 없는 아주 깨끗한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혼용하지는 않습니다. 금덩어리를 밖에 두지 않고, 또 똥 덩어리를 귀하다고 해서 옷장 안에 넣어 두지는 않습니다. 각기 용도에 맞게 적절하게 쓰면서도 어느 것이 더럽고, 깨끗하고, 귀하고, 천하다 이러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를 알면 사실 빈부의 차이도 없습니다. 모든 차이를 초월하면 인위적으로 분배 안 해도 물이 높은 ..

선의 세계 2022.08.28

견성성불(見性成佛)

‘견성성불(見性成佛)’은 자기본성을 보면, 즉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참나]을 깨쳐서 알면 부처가 된다는 말이다. 이는 중국 선종(禪宗) 개조 달마(菩提達摩, ~528) 대사의 가르침으로,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불성(佛性)을 깨달아 자기 자신이 본래 부처였음을 깨치게 되면 그대로 부처가 된다는 것이다. 이 ‘견성성불’은 자기 마음을 바르게 가져, 자기 자신이 곧 부처임을 깨쳐야 한다는 선종(禪宗)의 이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이다. ‘견(見)’이란 눈으로 본다 돌이켜 본다 터득한다 생각 변별 견해라고 하는 뜻이 담겨있다. 즉, 보는 것과 깨쳐 아는 것이라는 뜻이 함께 함축된 글자이다. 그리고 견성(見性)의 ‘성(性)’은 본심(本心), 본성(本性)을 말한다. 마음의 본질, 마음의 주체, 마음의 실체..

선의 세계 2022.08.14

一衣又一鉢-일의일발

일의일발(一衣一鉢) 一衣又一鉢 出入趙州門 踏盡千山雪 歸來臥白雲 일의우일발 출입조주문 답진천산설 귀래와백운 한 벌의 옷과 한 벌의 발우로 조주의 문을 드나들었네. 산에 산에 쌓인 눈을 다 밟은 뒤에 이제는 돌아와 흰 구름 위에 누워있다네. 해설 ; 이 글의 주인공인 벽송 지엄(碧松智嚴;1464-1534)스님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속성은 송씨다. 법명은 지엄이며 당호는 벽송이다. 어느 날 어머니 꿈에 한 인도스님이 예를 올리고 자고 간 뒤에 잉태하여 낳았다고 한다. 계룡산 상초암(上草庵)으로 들어가 조징(祖澄)대사 밑에서 출가하고 직지사에서 벽계정심(碧溪淨心)선사의 법을 이었다. 조선 중기의 스님들의 생활 일면과 전형적인 세속을 등지고 오로지 화두 하나에만 매달리며 살아 온 수행자의 삶을 엿보는 글이기도 하..

선의 세계 2022.08.14

心爲法本-심

심(心) 心爲法本 心尊心使 中心念惡 卽言卽行 罪苦自追 車轢于轍 심위법본 심존심사 중심염악 즉언즉행 죄고자추 거력우철 마음은 모든 것의 근본이 되며 마음이 주인이 되어 마음이 시키나니 마음으로 악한 일을 생각하면 그 말과 그 행동이 곧 악하게 되어 허물과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마치 수레의 자국이 수레바퀴 뒤에 남듯이. 해설 ; 이 글은 법구경의 첫 구절이다. 법구경은 남방의 팔리어 본으로는 서력기원전 4세기 내지 3세기에 편집된 상좌부 계통의 경전이다. 5니까야의 하나인 소부(小部)경전 중에 속한다. 그리고 북방의 한역 법구경은 서기 1세기 내지 2세기경에 법구(法救)스님이 편집한 것인데 서기 224년 축장염(竺將焰)에 의해 한역되었다. 대승경전이 대체적으로 불멸 5~6백년 경에 많이 편찬된데 대해 이 ..

선의 세계 2022.07.31

만해 한용운의 좋은 시 모음

한용운의 좋은 시 모음 고적한 밤 하늘에는 달이 없고 땅에는 바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리가 없고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우주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잠인가요 한 가닥은 눈썹에 걸치고 한 가닥은 작은 별에 걸쳤던 님 생각의 금실은 살살살 걷힙니다 한 손에는 황금의 탈을 들고 한 손으로 천국의 꽃을 꺾던 환상의 여왕도 그림자를 감추었습니다 아아 님 생각의 금실과 환상의 여왕이 두 손을 마주잡고 눈물의 속에서 정사(情死)한 줄이야 누가 알아요 우주는 죽임인가요 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면 죽음은 사랑인가요 꽃싸움 당신은 두견화를 심으실 때에 “꽃이 피거든 꽃싸움하자”고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꽃은 피어서 시들어 가는데 당신은 옛 맹세를 잊으시고 아니 오십니까 나는 한 손에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한 손에는 흰 ..

선의 세계 2022.07.31

중국불교선종 역대조사들의 전의부법송(傳衣付法頌)

선종의 印可證明 연구(2) - 傳法偈의 성립과 발전을 중심으로 - 정 성 본/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 선학과 교수 차 례 Ⅰ. 序 言 - 문제의 제기 Ⅱ. 돈황본?육조단경?의 傳衣付法頌 Ⅲ. 「보림전」의 전법게 Ⅳ. 傳法偈의 인용 Ⅴ. 「祖堂集」의 과거 七佛 전법게 Ⅵ. 맺는 말 I. 序 言 - 문제의 제기 필자는 일찍이 「선종의 印可證明 연구」에서 하택신회(荷澤神會 : 84~758)의 남종선에서 주장한 傳衣說의 성립과 발전에 대하여 발표한 바가 있다. 본 논문에서는 돈황본 「육조단경」에서 새롭게 주장하고 있는 傳衣付法頌과 더불어 주장하게 된 선종의 傳法偈와 「보림전」에서 서천 28조와 동토 6대조사에까지 확대 발전하고 있는 문제점 등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傳法偈는 선불교에서 주장하는 以心傳心 敎外..

선의 세계 202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