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 188

안심입명(安心立命)

◈ 안심입명(安心立命) 마음속의 모든 번뇌(煩惱), 망상(妄想)을 잠재우며 편안하게 하고, 천명(天命)에 맡기는 것으로 유일·절대의 최고신을 내세우지 않는 불교나 유교, 또는 그리스·로마의 사상가들이 궁극의 경지를 추구한 결과, 아무것에 의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완전히 평정(平定)한 편안함에 달한 마음의 상태이다. 안심입명은 안신입명(安身立命)이라고도 한다. 안심은 선종에서는 깨달음을 터득하는 중요한 수행법으로서 벽관(壁觀)을, 천태종에서는 지관법(止觀法)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입명은 맹자(孟子) 진심장에 나오는 유가의 말을 차용한 것이다. 그리스어로는 아파테이아(apatheia)라 하고, 불교에서는 니르바나涅槃라고 한다. 선종에서 안심은 분별과 집착의 모든 번뇌가 소멸되고 깨달음을 터득한 경지이고, 입..

선의 세계 2022.02.27

풍번문답(風幡問答)

풍번문답(風幡問答) 육조 혜능(慧能) 선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육조 혜능(慧能)이 오조 홍인(弘忍) 선사로부터 법맥을 이어받았으나 시기하는 무리들이 있어 이들을 피해 다니느라 15년을 숨어서 고생을 하다가 마침내 행자 신분으로 광주(廣州) 법성사(法性寺)에 나타났다. 그때 바람이 불어 깃발이 나부끼자 두 승려가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한 승려는 “깃발이 펄럭이는군요.”하니, 다른 승려는 “바람이 부는 거지요.”라고 했다. 그러니 “당신 눈에는 펄럭이는 깃발이 보이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이에 다른 승려는 “깃발에 발이 달렸습니까, 손이 달렸습니까! 깃발이 움직이는 주체라면 바람 없이도 움직일 수 있어야지요. 바람 없이 움직이지 못한다면 깃발이 주체가 아니라 바람이 주체지요.”라고 했다. 그러니 다시 ..

선의 세계 2022.01.23

신심명(信心銘)-승찬대사

신심명(信心銘)-승찬대사 1.至道無難(지도무난) 도에 이르는 길은 어렵지 않으니 唯嫌揀擇(유혐간택) 오직 간택(구별)하는 마음을 내지 마라. 2 但莫憎愛(단막증애) 미워하네 사랑하네 구별심을 내지 않으면 洞然明白(통연명백) 모든 것이 막힘없이 뚫려 훤 하게 된다. 3 毫釐有差(호리유차)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天地懸隔(천지현격) 하늘과 땅 사이로 벌어지나니 4 欲得現前(욕득현전) 도가 앞에 나타나길 바라거든 莫存順逆(막존순여) 따름과 거슬림을 두지 말라. 5 違順相爭(위순상쟁) 어긋남과 따름이 서로 다툼은 是爲心病(시위심병) 이는 마음의 병이 됨이니 6 不識玄旨(불식현지) 현묘한 뜻은 알지 못하고 徒勞念靜(도로염정) 공연히 생각만 고요히 하려 하도다. 7 圓同太虛(원동태허) 둥글기가 큰 허공과 같아..

선의 세계 2022.01.09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을 많이들 인용하지만 무슨 뜻인지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옛부터 깨달음을 얻은 많은 선사들이 이 말을 해 왔는데 고려 때 백운화상의 해석에 가장 가슴에 와 닿아 옮긴 해석을 복사하여 소개합니다. 우선 불교는 헤겔의 정반합 변증법과는 달리 긍정 부정 긍정의 세 단계를 거치는 것이 많습니다. 위 선문답도 세단계로 나누어 봅니다. 1. 긍정-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2. 부정-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3. 긍정-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여기에서 1번은 참선에 들기전 즉 참선이 무엇인지 모르는 평범한 속인의 견해로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고 사과는 단지 사과 일 뿐 입니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산 물 강 사과 돼지 지구 별 등 눈에 보이는 온갖..

선의 세계 2022.01.09

돈오입도요문 교재

1.獻辭 稽首和南十方諸佛 諸大菩薩衆 弟子今作此論 恐不會聖心 願賜懺悔 若會聖理 盡將廻施一切有情 願於來世 盡得成佛 2.頓悟 問 欲修何法 卽得解脫 答 唯有頓悟一門 卽得解脫 云何爲頓悟 答 頓者 頓除妄念 悟者 悟無所得 問 從何而修 答 從根本修 云何從根本修 答 心爲根本 云何知心爲根本 答 楞伽經云 心生卽種種法生 心滅卽種種法滅 維摩經云 欲得淨土 當淨其心 隨其心淨 卽佛土淨 遺敎經云 但制心一處 無事不辨 經云 聖人 求心不求佛 愚人 求佛不求心 智人 調心不調身 愚人 調身不調心 佛名經云 罪從心生 還從心滅 故知善 惡一切 皆由自心 所以 心爲根本也 若求解脫者 先須識根本 若不達此理 虛費功勞 於外相 求 無有是處 禪門經云 於外相求 雖經劫數 終不能成 於內覺觀 如一念頃 卽證菩提 3.禪定 問 夫修根本 以何法修 答 惟坐禪禪定 卽得 禪門經云 求佛聖..

선의 세계 2021.12.12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돈오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 2. 단박에 깨침(頓悟) ◆돈(頓):屯+頁 *屯: 1. 진(陣)을 치다, 수비하다(守備--) 2. 진(陣), 병영(兵營) 3. 언덕, 구릉 a. 어렵다 (준) b. 많다, 무리를 이루다 (준) c. 견고하다(堅固--), 험난하다(險難--) (준) d. 태초(太初) (준) e. 괘(卦)의 이름 (준) *頁:1. 머리 2. 목 3. 목덜미 a. 책 면(페이지) (엽) ◆53계위 십신十信(발심보살發心菩薩), 십주(十住)(발취보살發取菩薩), 십행十行(장양보살長養菩薩), 십회향十廻向(금강보살金剛菩薩), 십지十地(성위보살聖位菩薩), 등각等覺(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 묘각(妙覺), 佛 십바라밀 십지 1.보시바라밀- 환희지(歡喜地)혹을 끊고 이치를 얻어 환희하는 단계 2.지계바라밀- 이..

선의 세계 2021.11.28

정과스님 담선법회

無聲無臭又無明 到處相從不可明 欲識空王眞面目 雁扡秋色過江域 공왕의 진면목을 알고자 하는가? 기러기 추색을 끌고 강역을 지나가네 暑王寒來春復秋 夕陽西去水東流 茫茫宇宙人無數 那箇親曾至地頭 더위가 가면 추위 오고 봄 뒤엔 다시 가을이라 저녁 해는 서쪽으로 가고 물은 동으로 흘러 망망한 우주의 수없이 많은 사람 중에 저 경지 도달할 이 몇이나 될까 空王 – 여래 10호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쓰이는 부처님의 다른 존칭. 미생전 소식 解悟 – 解脫悟得의 준말. 진리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증득하여 아는 증오보다는 낮은 경지로 본다. 義理禪 – 자신의 성품을 깨닫지 못하고 선의 이치만을 분별함. 원오극근 북송 휘종은 불과선사 라는 호를 남송 고종은 진각선사 라는 호를 내려 내려 지극히 존경했다. 제 ..

선의 세계 2021.11.14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중국 당나라시대의 임제(臨濟義玄, ?~867) 선사의 언행을 담은 에 나오는 말이다.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깨달음)의 세계이니 자기가 처한 곳에서 주체성을 갖고 전심전력을 다하면 어디서나 참된 것이지 헛된 것은 없다는 말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란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뜻이다. 수처(隨處)란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이고 삶터이며, 작주(作主)란 인생의 주인공이 돼 주체적으로 살라는 뜻이다. 처하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말씀처럼, 모든 사람들 각자가 제 자리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잘 해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입처개진(立處皆眞)이란 지금 네가 서 있는 그 곳이 모두 진..

선의 세계 2021.11.14

육조 혜능스님

중국 선종의 제6대 조사(祖師)인 혜능은 원래 글도 배우지 못한 나무꾼이었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그는 땔나무 장수를 하며 홀어머니를 봉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금강경을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마음의 문이 열렸다. 그는 한 달 길을 걸어 홍인대사가 있는 절을 찾아갔다. 홍인대사가 행색이 남루한 혜능을 보고 한마디 질러봤다. “너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구하고자 하느냐?” “저는 영남 사람으로 오로지 부처가 되고자 합니다.” “영남이면 오랑캐 땅인데, 오랑캐가 어찌 부처가 될 수 있겠느냐?” “사람에게 남북이 있는 것이지, 부처에게 남북이 있겠습니까?”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아본 홍인대사는 혜능을 받아들여 방아를 찧고 장작을 패게 했다. 얼마 뒤, 홍인대사는 달마대사의 의발(衣鉢)을 전해줄 후계자를 뽑..

선의 세계 2021.10.31

'육조단경'이 선 수행의 지침서가 된 까닭은? 출ㆍ재가 수행자에게 듣는 단경의 의미와 공부법

'육조단경'이 선 수행의 지침서가 된 까닭은? ​ 출ㆍ재가 수행자에게 듣는 단경의 의미와 공부법 ​ ​ ​ “일체만법이 모두 다 자기의 몸과 마음 가운데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찌 자기 마음을 좇아 단박에 진여의 본성을 나타내지 못하는가? 내 본래의 근원인 자성은 청정하다. 마음을 알아 본성을 보면 스스로 불도를 이루게 된다.” ​ ‘깨달음’ 선언. 의 핵심인 ‘불성의 자각사상’을 담은 한 구절이다. 이는 ‘내가 바로 부처’라는 육조 혜능 선사의 강렬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또 달마 대사로부터 육조에 이르기까지 한결 같이 흐르는 ‘자성귀의(自性歸依)’ 사상의 집약이다. ​ 의 실천법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일체선악에 따른 ‘죄의 성품(罪性)’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본래 자성이 청정함을 통찰하는 ..

선의 세계 2021.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