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철학

인도불교 교단의 성립과 발전 그리고 쇠퇴I_(6)

수선님 2021. 1. 3. 12:24

2) 출가자의 수행생활

 

① 출가의 의의

불교가 일어나기 이전인 기원전 7세기 경, 인도에서는 갠지스 강의 상류지역(북인도)을 중심으로 한 아리얀(Āryan)들(인도문화를 형성한 인종)이 목축과 더불어 농경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많은 작은 마을을 이룩하여 농촌사회를 확립하고 司祭者인 바라문(Brāhmaṇa)을 중심으로 하는 사성계급을 확립하여 바라문교 문화를 환성했다.

기원전 6세기경부터 아리얀들은 갠지스강의 중류(중인도)로 이동하여 철기문화를 수입함으로써 농경지를 개간하여 농작물을 풍부하게 만들어 생활을 윤택하게 하였다. 물자가 풍부해짐에 따라 상공업과 수공업이 번창하여 각지에 많은 소도시가 건축되었다. 상인과 수공업자들은 대상이나 조합을 조적하고 상인의 우두머리로서 長者(Sreṣhṭin)계급이 나타났다.

또 아리얀들이 북인도에서 중인도로 이동하는 과정 중에 군소 부족이 통합되어 왕국으로 변모해 갔다. 부처님 당시에는 ‘16개국’이 있었다고 하지만,29) 실제로는 꼬살라, 마가다, 아반띠, 그리고 바차의 4국이 대국으로 알려졌다. 그리하여 이 시대에 접어들면서 엄밀한 의미에서의 왕(rājan)이 출현하고 왕의 권위가 강화되었다. 이처럼 당시는 정치적, 경제적 관계들이 변화하고 낡은 계급제도가 붕괴되어 가고 있었다.

더욱이 아리얀족이 중인도로 이동해옴에 따라 원주민과의 인종적 혼혈이 생기게 되어 전통적 바라문교의 약화는 가속화되었다. 종래의 사성제도가 질적으로 변화됨과 함께 물질적 생활의 풍성함은 도덕적 퇴폐를 조장하고 자유향락의 풍조를 가져왔다. 이러한 시대적 풍조 속에서 바라문의 사회적 특권이나 베다의 종교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자유사상가들이 나타났으니 그들이 沙門이라 불렸음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사문이란 ‘영적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초기 우빠니샤드시대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종교인들의 무리였다. 사문은 인도정통파의 수행자인 바라문에 대해 ‘비정통적 모든 종교의 수행자(nāstika darśana)’를 포괄적으로 지칭한 말이다. 사문은 기원전 6-5세기경부터 바라문 문화의 중심지를 둘러싼 지방(특히 동인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출가 수행자 집단의 총칭이다.

당시 바라문 사회에는 각 개인 인생의 四期에서 개인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 삶의 형태를 제시한 생활단계(āśrama)가 형성되어 있었다. 인도에서는 리그-베다 이래로 인간의 수명은 100세를 이상으로 삼고,30)  4기를 각각 25년 동안 생활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바라문 남성의 일생을 종교적 관점에서 네 시기로 나누었다. 그것이 (1)學生期(brāmacārin, (2)家住期(vānaprastha), (4) 遊行期(saṃnyāsin)인데,31)  생의 사주기에 대한 이론은 현세에서 사회적 질서를 준수하여 사는 재가자의 삶과 해탈을 추구하는 출가자들의 이상을 시기적으로 배열함으로써 양자를 회통하는 입장에서 만든 제도이다.

 인도의 철인들은 인생을 오직 해탈을 위한 수행과정으로만 보았고, 그것이 인생을 사주기로 나누게 만들었던 것이다. 생의 제1기는 학생기(1-25세)로서 7-8세 무렵부터 약 12년간에 걸친 수행시기인데, 이 시기에는 梵行者의 생활로서 아동기를 마친다는 표식으로 입문식(upanāyana)을 한 다음 집을 떠나서 스승(guru)의 집에 머물면서 베다를 중심으로 한 모든 학문과 기술을 배우며 금욕적인 생활을 한다. 제2기는 가주기(25-50세)로서 20세 전후 학습 기간이 끝난 다음 집으로 돌아와 在家者로서 결혼하고 가장으로 가업에 힘쓰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세 가지 은혜에 보답하는 것 - (1)결혼하여 자식을 낳음으로써 조상에게 보답하고, (2)신들과 조상들에게 제사를 봉행함으로써 신들에게 봉사하며, (3)스스로 배운 것을 전승함으로써 스승에게 보답하는 것 – 이 本務(svadharma)였다. 바라문 전통에 의하면 ‘본능적 욕망(kāma)’과 富(artha)를 추구하는 생활을 하는 이 시기를 바라문적 사회질서의 핵심으로서 가장 중요시하여 왔다. 제3기 임서기(50-75세)에는 큰아들이 결혼해서 가계를 이루는 50세 무렵 집을 나와 숲 속에 들어가 은거하면서 단식이나 고행을 실천하고, 瞑想(=禪定)에 들어 梵我一如의 경지에 도달하는 데 정진하는 시기이다. 마지막 제4기는 유행기(75-100세)로서 숲 속에서 수행을 완성한 후, 解脫의 세계를 위하여 마을이나 도시에서 托鉢遊行하는 시기이다. 이 유행기에 있는 사람은 가주기에 있는 자들로부터 衣食을 布施받는 것이 일반적 관례였다.

이러한 전통적 풍습과 달리 사문들은 학생기에 이미 집을 버리고 걸식생활을 하며 직접 유행기의 생활로 들어간 것이다. 그들은 청년기부터 금욕생활을 하고 숲 속으로 들어가 명상(Yoga) 수행을 하거나 엄격한 고행을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인생의 진리를 체득하여 不死(amṛta)를 얻고자 했다.32) 이러한 출가의 풍습이 부처님시대에 일반화되어 부처님도 그러한 영향을 받아 출가를 하게 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33) 일반적으로 출가 수행자들은 재가에 머물면서 道를 구하는 완전한 수행을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행하려고 출가하였다.

초기불교에 있어서 출가한다고 하는 것은 세속의 생활을 떠나 종교적 실천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생활로 들어가는 동시에, 또한 실제로도 집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을 의미했다. 인간 생활에 결부되는 여러 가지 속박을 떠나 홀로 조용한 장소에서 좌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수행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초기불교에서는 홀로 한적한 곳에서 선정, 수행하는 것이 하나의 理想이었다.

-각주-

29) 즉 (1) 앙가(Anga), (2)마가다(Magadha), (3)까시(Kasi), (4)꼬살라(Kosala), (5)밧지(Vajji), (6)말라(Malla), (7)체디(Chedi), (8)바차(Vatsa), (9)꾸루(Kuru), (10)빤찰라(Panchala), (11)마챠(Matsya), (12)수라세나(Surasena), (13)아스마까(Asmaka), (14)아반띠(Avanti), (15)간다라(Gandhara), (16)깜보자(Kamboja)를 말한다. -- C.Collin Davies, An Historical Atlas of the Indian Peninsula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49). p.6.

​30) Ŗg-Veda, V, 10. 33. 9.

31) Bṛhadāraṇyaka Upaniṣad, IV. 4. 22.

32)앞의 책, III, 7. 15.

33) Thus, the Vedic philosophy or Brāhmanic philosophy believes in a gradual march toward the detached life. This scheme of life was no doubt attractive and comprehensive. But the thinkers of that time, particularly supporters of Jainism, realized that there were two main obstacles to the execution of this plan. The first obstacle was that when once a person accustoms himself to worldly life, it becomes very difficult for him to renounce and relinquish carnal desire and the desire for sensual objects. Desire is insatiable and can never be completely fulfilled. Secondly, this gradual march toward the life of detachment presupposes living one hundred years. Life is most uncertain ; it may be snapped off like a thread at any moment, and having once missed the opportunity of working for one’s spiritual uplift, one may have to wait for ages to be reborn as a man. This is the reason Mahāvīra says. The realization of the uncertainty of life and the fact that death is a necessary end has often led thinkers and philosophers to advocate detachment from active worldly life ; I.C. Shrama, Ethical Philosophies of India, pp. 122-123.

 

 

 

 

 

 

 

[출처] 인도불교 교단의 성립과 발전 그리고 쇠퇴I_(6)|작성자 만남 창조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