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철학

글로벌시대의 음식과 문화 - 인도

수선님 2022. 10. 23. 12:10

‘더할 나위 없이 가난한 나라’로 알고 있는 인도를 소개하는 각종 인쇄물이나 사진을 보면 많은 거지들이 등장하고, 길거리에서 뒹구는 집 없는 사람들도 어지간히 많이 보게 된다. 사실 인도는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사지가 멀쩡한 젊은이들이 일거리가 없어 하루 종일 빈둥거리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고, 기차역이나 버스 스탠드의(인도에서는 터미널을 스탠드라 함) 대합실, 혹은 철길 둘레의 후미진 곳들은 집 없는 인도 거지들과 가난한 도시 생활자들이 점령하다시피 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결코 ‘못사는 나라’가 아니다. 어떤 잘사는 나라에 가도 거지와 가난한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 인도는 단지 거지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좀 많을 뿐이다. 게다가 ‘가진 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지 않고 ‘움켜쥐고’ 있는 까닭에 부가 한곳에 모여 있을 뿐 나라 자체는 그렇게 못 살지는 않는다. 또한 각 주의 정치, 경제가 독립성이 강해 잘사는 주와 못 사는 주가 분명히 드러나기도 한다.

인도 경제는 우리가 보기에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게 분명하나 중요한 것은 철저한 자립경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 제법 산다고 큰소리치는 나라들의 경제가 주변 경제대국에 종속되어 있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몇몇 나라를 빼고나면 동남아시아 전부가(네팔, 파키스탄도 물론) 일본의 자동차 시장이 된 것은 한번 바깥에 나가 본 사람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인도는 여전히 털털거리는 ‘TATA’ 자동차 공장의 괴물 같은 자동차들이 ‘10년 밖에 안 된 신차’임을 강조하며 전 인도 대륙을 누비고 있는 실정이다(요즘에는 일본차들이 자꾸 늘고 있다). 나일론 팬티에서부터 자동차, 핵,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국산화하고 있는 나라가 인도라고 새삼스럽게 떠버릴 필요는 없으나 단지 거지와 가난뱅이들이 많고, 우리나라에서 두세 달 일해서 번 돈으로 1년을 여행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무조건 가난하고 형편없는 나라라고 생각한다면 약간은 생각을 고쳐야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1) 다민족, 다종교 국가

종교적인 측면은 전체인구의 83%를 차지하는 힌두(Hindu)교도가 있기에 힌두교의 나라라고 하지만 문화나 건축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이슬람적인 것이 많은 것에 놀라게 된다. 이외에 기독교, 시크교, 불교, 자이나교, 배화교 등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어서 다종교(多宗敎)국가라 할 수 있다. 힌두교는 창시자나 교리 · 교단도 갖지 않은 희귀한 종교이나 그들의 배다경에서 시작되는 철학은 토속신앙과 공존하고 있다.

‘종교의 나라’로 불리우는 인도는 힌두교와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의 발상지이며, 수세기에 걸친 이슬람교도 및 영국의 지배에서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전파되어 각종 종교가 공존해 왔다. 인도정부는 이들 제종교의 평화적 공존을 보장하여 사회적 통합을 기하고 있는바, 종교세속주의 원칙(Secularism)은 인도 헌법의 주요 요소이며 국시라 할 수 있다. 힌두교 이외에도 이슬람교, 기독교, 시크교, 불교, 자이나교가 소수종교로서 인도인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인구대비 분포비율은 힌두교 81.5%, 이슬람교 11.2%, 시크교 2.4%, 기독교 2.7%, 불교 0.7%, 자이나교 1%로서, 힌두교가 압도적이며 이중 이슬람교와 기독교는 외래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인도에서 기원한 불교와 자이나교, 힌두교, 시크교의 4종교 가운데 불교는 기독교와 같이 세계 종교로서 발전하였다. 힌두교는 오늘날 인도 인구 가운데 80% 이상의 추종자를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종교로서 기원전 1500년경 인도 대륙에 침입하기 시작한 아리안들의 종교인 브라만교가 민간신앙을 흡수, 대중화한 것이다.

10세기경 이슬람군이 인도 델리 지방을 점거하면서 전파되기 시작한 이슬람교는 현재 인도 북부지역(잠무&카시미르 지역)을 중심으로 교인들이 집단분포하고 있는데, 이들 교인들은 대부분 카스트 제도 하에서 하층계급에 속하는 바이샤 및 수드라 계층이었다. 1947년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에도 불구하고 인도에는 아직 약 11%가 넘는 이슬람교도들이 있다.

이슬람교도가 절대다수인 카시미르 지역의 귀속을 둘러싸고 파키스탄과 두 차례 전쟁을 치렀고, 이슬람교도 밀집지역인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1992년 힌두교도들에 의한 바브리 마스지드 이슬람교사원 파괴 직후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 간의 유혈충돌로 300여 명이 사망).

15세기경 이슬람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힌두교 개혁종파로 창시된 시크교는 펀잡주에 교도가 밀집되어 있으며, 1980년대 초 과격파 시크 분리주의자들이 소요를 야기한 바 있으나 현재는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1985년 인도 정부군의 시크 사원 진입에 반발, 시크교도에 의한 인디라 간디 수상 암살). 기독교는 인도 남부지역에 약간의 기반이 있고 동북부 지역에서는 중심종교이나(주민의 80% 이상) 정치적 세력을 형성하지는 않는다.

불교는 인도에서 수백 년간 융성하다 1세기경 힌두교에 흡수되어 현재는 신앙으로보다는 유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형편이다. 1950년경 인도 하층계급의 지도자 Dr. Ambedeka가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를 벗어나는 방편으로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의 20여만 명의 하층민들을 데리고 불교로 개종한 일이 있으나 종교, 정치적 세력으로는 미미하다. 자이나교는 불교와 동시대에 힌두교의 일파로 창시되었으며, 교리 및 관행 등 여러 면에서 힌두교 및 불교와 유사하다. 교도들은 주로 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인도 서북부지역의 상업계에 어느 정도 세력을 가지고 있다.

힌두교도는 식사할 때 낮은 걸상을 사용하는데, 식사시 좌석배치는 오른쪽에 주인이 앉고, 그 곳에서부터 왼쪽으로 가면서 연령순으로 앉으며, 노인과 소년, 소녀는 조금 떨어져 앉는다. 성인이 되면 여자는 남자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없고, 다만 남자의 시중을 들게 된다. 힌두교도는 접시로 사용하는 나뭇잎의 왼쪽에 음료 그릇을 놓고 왼손으로 마신다.

상류계급은 음식을 하루에 두 번 먹는데, 그 중 한 번은 정오 때 먹고, 취침 조금 전에 저녁식사를 한다. 신앙심이 두터운 정통 힌두교도는 정오 식사 때까지 어떠한 종류의 음식도, 음료도 결코 입에 대지 않지만 최근에는 점차 커피나 케이크로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힌두교인은 카스트 제도로 인해, 자기나 토기로 된 부엌용구 및 그릇은 한 번 더럽혀지면 완전히 정격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깨어 버려야 하고, 포크와 스푼도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 사용을 꺼려한다. 따라서 음식은 보통 손가락으로 집어먹지만,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운 경우에는 나무 스푼을 사용하기도 한다.

우선 식사 전에 부인이 가져온 물로 양손을 씻는다. 다만, 왼손은 신체의 가장 개인적인 기능, 즉 배설 작용의 뒤처리에 사용하기 때문에 식사 때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커다란 바나나의 잎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먹으며, 식사 후 물로 양치한 후 물을 뱉어 버린다. 힌두교에서는 식사 중에 이야기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여기며, 식사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조차도 버릇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용히 식사가 끝나면 손을 씻고 양치한 후 이야기를 시작한다.

힌두교인은 침을 싫어하기 때문에 물을 마실 때에도 컵에 입을 대고 마시지 않고 물을 컵으로 입안에 부어 넣는다. 또한, 자기의 음식이 한 조각이라도 옆 사람의 바나나 잎에 떨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그리고 남은 음식은 천민을 조리한 사람보다 낮은 카스트에게는 주지 않으며, 보통 개나 새에게 던져주고 치워 버린다.

2) 인도의 사회와 문화의 특성

저울과 영수증 문화

인도에서 물건을 사다보면 별 희한한 것까지 무게를 달아서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장에서 파는 밀감에서 바라나시 화장터의 화장용 장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무게를 달아서 판다. 심지어 살아있는 닭도 저울에 올려서 값을 매기고, 철공소에서 양철 궤짝을 하나 맞춰도 결국 값은 무게로 결정한다. 값을 매기는 저울 또한 기막히다. 우리나라처럼 눈금저울은 하나도 없고 100% 양팔저울이다.

땅콩 1루피 치를 다는 손바닥만한 양팔저울에서 화장터의 나무를 다는 엄청나게 큰 저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크기만 다를 뿐 똑같은 저울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양팔저울만큼 정확한게 어디 있습니까?” 이런 판국이니 채소전에서 감자나 양파 나부랭이라도 살라치면 종류별로 달고 재고하는 바람에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같으면 숨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 다음으로 웃기는 게 영수증 문화다. 세상에 인도만큼 철저하게 영수증을 발행하는 나라가 어디 있을까?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차역의 구내식당에 가면 3루피짜리 차를 한 잔 마셔도 영수증이 따라온다. 비단 정부 운영의 식당뿐 아니라 호텔이건 개인 식당이건 간에 어디 앉아서 돈을 내면 어김없이 따라오는 것이 영수증이다.

그리고 그 영수증이라는 것도 일일이 손으로 쓰고, 먹지가 보통 뒤에 두 장 정도 붙어 있으면서 원본은 손님에게 주고 하나는 자기가 보관하고, 하나는 상부에 올리고(혹은 주인에게 주고) 하는 식이다. 이러다 보니 원래 일보다 영수증 쓰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일도 있다. 영수증으로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웃기는 인도 관리들이(혹은 그에 상응하는 중간 사람들) 모두 떼어 먹는다.

눈에 보이는 계급부터 보이지 않는 계급까지 모두 있는 나라

사람들 사이에 어떤 형태로든지 계급이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인도라는 나라가 ‘후진국’이라는 딱지를 줄곧 못 떼는 까닭이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도의 계급문화라는 것은 정말 만성적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천한 사람들이 시시콜콜하게 삶의 현장에서 당하는 계급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대학의 입학원서조차 계급 표시난이 있을 정도다.

일찍이 붓다를 비롯해 수많은 종교지도자들이 계급차별의 모순을 지적하며 고쳐나갈 것을 강조했건만 오늘날까지 여전히 기세를 떨치며 인도사회를 위압하고 있는 것이 이 계급문화다. 인도 사람들이 상대방의 계급을 알아보는 방법은 얼굴 피부색, 옷차림(대개 이 두 가지에서 70% 맞춘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의 이름, 아버지 이름이다. 따라서 이름만 들어보면 어떤 계층의 카스트인지 금방 알게 되고 그 뒤에는 그에 걸맞는 행동과 말이 따르게 된다.

영어만 가지고 여행할 수 있는가?

여러 민족이 섞여 살다보니 말도 여러 가지다. 각 주를 구분해 놓은 기준은 우선 말이다. 따라서 주 경계선을 넘어가면 일단 쓰는 말은 다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도 정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말 문제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헌법에는 영어와 힌두어를 공용어로 채택해놓고 있으나, 영어는 힌두어가 인도 대륙에서 모두 통용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쓰는 말이다.

인도 정부는 힌두어 보급정책에 남다른 열성을 보이는데, 요즘은 초등학교부터 힌두어 교육을 의무로 하고 있다. 또 수많은 힌두어 영화가 만들어지는 까닭도 바로 이 힌두어 보급 차원에서다. 힌디말 뿐 아니라 영어도 학교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우리네 식으로 중학교 정도만 졸업해도 영어를 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간단한 영어회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인도 어디를 다녀도 특별한 불편은 없다. 그러나 학교교육을 전혀 못 받은 사람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힌두어 몇 마디 알아두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인도 사람들은 손으로 밥을 먹는다

인도 사람들이 손으로 먹는 것들은 ‘숟가락보다 손으로 먹는 것이 더 편한 것’이다. 그것은 인도 사람들이라 해서 모든 것을 손으로 먹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요즘 숟가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으나, 그래도 탈리(인도 정식)나 짜파티는 손으로만 먹는다. 인도에서 ‘왜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가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은 인도라는 땅을 가보면 풀리게 된다.

손으로 밥을 먹는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탈리(인도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것이다)는 숟가락으로 비벼서는 좀처럼 맛있게 만들 수가 없다. 서너 가지의 반찬을 골고루 잘 섞어야만 제대로 맛이 나는 데다, 인도 밥이라는 게 불면 날아갈 정도로 끈기가 없다. 따라서 숟가락으로 비비다가는 제대로 맛이 나는 탈리를 만들지도 못하고 밥은 죄다 접시 밖으로 퉁겨 나가버리는 경우가 너무 허다하다. 또 다른 이유는 위생상의 이유에서다. 인도인들은 매우 지저분하게 보이고, 위생 관념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위생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이 인도 사람들이라고 한다.

인도 사람들은 남이 한 번 썼던 것은 아주 더럽게 생각한다. 따라서 웬만하면 다른 사람이 썼던 것을 꺼려하는게 인도인들이다. 인도 사람들에 따르면 숟가락은 아무리 깨끗하게 씻는다 해도 결국은 남의 입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손은 언제나 자기 입에만 들어갔다 나오므로 그보다 더 위생적인게 어디 있느냐 하는게 이들의 말이다.

그렇다면 또 이렇게 되물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도 사람들은 볼일을 보고 뒤를 닦을 때도 손을 쓰지 않느냐?’고, 물론이다. 하지만 볼일 보는 손과 밥 먹는 손은 아주 엄격히 구분된다. 뒤를 처리할 때는 언제나 왼손을 쓰고 밥을 먹을 때는 오른손만 쓴다. 식당에서 인도인들이 밥 먹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왼손은 아예 식탁 위에 올라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는 전염병이나 기타 다른 질병들을 많이 겪어온 인도 사람들이 그들 나름대로 개발해낸 위생법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자주 쓰는 숟가락이나 밥그릇 따위들을 통해서 질병들이 전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숟가락뿐 아니라 접시도 더럽다고 해서 바나나 잎에 탈리를 주는 곳이 대부분이다.

인도인들은 쓰레기를 마구 버린다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좀처럼 휴지통을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찾기가 힘들 정도가 아니라 봄베이나 뉴데리 중심부 몇 곳을 빼고 나면 아예 휴지통이 없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는데, 휴지통이 있는 곳에서도 좀처럼 휴지통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인도인들이라고 한다.

얼마나 휴지통 사용을 게을리하는지 봄베이 시내 중심부에 휴지통을 갖다 놓고 ‘봄베이에서 제일 깨끗한 곳은 휴지통 안이다’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라고 한다.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과일 껍데기나 비닐봉지 따위를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창 밖으로 던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창 밖으로 던지는 사람들은 양호한 편이고, 그냥 바닥에 버리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기차 안은 거의 쓰레기통처럼 되기가 일쑤고, 외국 여행자가 창 밖이나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익숙지 않아 과일껍질 같은 것을 손에 들고 있으면, ‘무엇을 망설이느냐?’ 하는 듯한 눈초리로 낼름 뺏어서 창 밖으로 던져버리는 사람들이 바로 인도인들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온천지가 쓰레기 투성이고 쓰레기 더미 위에는 소, 개, 돼지들이 먹을 것을 뒤지기도 하고, 작은 고양이만한 쥐들도 왔다갔다 하고 심지어는 가난한 인도인들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쓸만한 것들을 골라내고 있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다.

인도인들이 쓰레기를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리는 습관은 아주 오래된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옛날부터 인도인들은 가축들을 가두거나 묶어서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온갖 가축들이 길거리를 활보하게 됐고,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는 이들의 좋은 먹이였다. 당시로서는 쓰레기래야 과일껍질이나 음식물 찌꺼기 외에 다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인들이 옛날에 쓰레기를 길에 버렸던 이유는 ‘단지 귀찮아서’가 아니라 ‘짐승을 먹이기 위해서’라는 아주 좋은 뜻에서였다고 한다.

더구나 길에 많이 다니는 짐승은 힌두인들이 귀하게 대접해 주는 ‘소’가 아닌가? 수천 년 동안 짐승을 먹이기 위한 ‘쓰레기 버리기’, 그 쓰레기가 짐승이 먹을 수 없는 화학제품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는 없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나 정부 홍보물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 것을 자주 강조하지만 새삼스럽게 잘 고쳐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문제이다.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즐겨 길바닥에 침을 뱉는다. 또한 ‘빤(일종의 씹는 담배)’을 씹고 난 뒤 아무데나 뱉기 때문에 어떤 곳에 가면 마치 전날 밤에 심한 유혈 난투극이 있었던 것처럼 길바닥이 벌건 곳도 있다고 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창 밖으로 함부로 침을 뱉기 때문에 잠깐 딴 생각하는 사이에 앞사람의 침 세례를 받을 수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보통의 주택에는 화장실이 없다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철로가나 들판에서 실례를 하는 인도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이 들판에서 혹은 철길 가에서 볼일을 보는 것은 들판에 거름을 주기 위한 것도 아니고, 바깥이 시원하기 때문도 아니다. 그 까닭은 집안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새로 지은 집안에는 모두 화장실이 있지만 보통의 살림집에는 전혀 없다. 시골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들판이나 후미진 길에서 볼일을 보는 것은 아주 일반화된 현상이다.

이른 아침이 되면 뒤처리를 위한 물 깡통을 하나씩 들고 줄줄이 들판으로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자들은 전혀 부끄럼 없이(오히려 보는 사람이 민망해진다) 드러내 놓고 일을 보며, 여자들은 조금 으슥한 곳에서 가리고 볼일을 본다. 이러다 보니 들판이나 강가의 모래사장은 그야말로 오물밭이다. 시골뿐 아니라 대도시의 빈민촌 사람들도 대개 집안에 화장실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깥에서 일을 처리하는데, 대도시 사람들이 즐겨 이용하는 장소는 바로 철길이다.

봄베이의 빅토리아 터미너스역으로 들어가는 기차를 타고가면 철로 변의 가난한 사람들이 줄줄이 엉덩이를 내놓고 볼일 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레일 위에 걸터앉아 볼일을 보다 기차가 오면 엉덩이를 내놓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는데 보기만 해도 정말 웃긴다.

단순히 화장실이 아닌 바깥에서 볼일을 본다는 차원을 넘어, 소변이나 대변 따위를 아무데서나 아무렇게 처리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도인들의 화장실 문화는 정신이 없다. 길을 걸어가던 아저씨가 갑자기 웅크리고 앉아 볼일을 보기도 하고 삼류극장 안에 들어서면 퀘퀘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주원인은 컴컴한 분위기를 이용해 구석에 실례해 놓은 인도인들의 오물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인도인들이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고 바깥에서 처리하게 되었을까 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 하지만 인도를 가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인도의 화장실 문화도 결국은 날씨와 위생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기와 건기가 뚜렷이 나뉘어져 있어, 인도 대륙이 우기에 접어들면 굉장히 습해진다. 더운 날씨에 습도까지 높아버리게 되면 온갖 병균들이 생기게 되고, 집안에 화장실이 있다면 그 화장실이 온갖 병균들의 발생처가 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런 까닭에 인도인들은 집에서 떨어진 들판에서 볼일을 본 후에 물로 씻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는 인도 사람들이 손으로 닦는 줄 알고 있는데, 큰일날 소리다. 변을 손으로 닦는 것이 아니라 물로 씻을 뿐이다. 물로 씻는다고 해도 결국 손이 닿게 마련이고, 얼마나 비위생적인가한다면 인도 사람들도 할 말이 없겠지만, 이것도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전염병과 질병들을 경험했던 인도 사람들이 나름대로 개발해낸 위생적인 처리방식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휴지로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물로 씻어내는 것보다는 덜 깨끗할 것이고, 전문가들에 따르면 휴지를 사용할 때 최소한 열 겹 이상이 되어야 병균으로부터 손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물로 씻는 방식은 휴지로 처리하는 것보다는 더 위생적인 것이 분명하다. 날이 갈수록 인도식으로 처리하는 배낭족들이 늘어나고, 많은 이들이 ‘상쾌하더라’라는 소리를 많이 한다. 인도를 다니다 보면 휴지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할 수 없이 인도식으로 처리해야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것이다.

요즈음 우리나라도 화장실문화가 바뀌어가고 있다. 옛날 방식의 푸세식에서 수세식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변기에서 볼 일을 볼 때에도 휴지 대신 물을 사용하고 따뜻한 바람을 이용해 건조까지 손을 이용하지 않고 ‘비데’라는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이것으로 보아 인도 사람들은 위생에 꽤나 지대한 신경을 쓰고 생각하며 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것이 더러움이 아닌 위생적인 것으로 옛 인도인들의 경험에 의해서 현대사회의 변화와 일치함으로써 이제야 빛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축제의 나라

인도에는 수많은 축제들이 있는데, 이들 축제들은 대개 그들이 부르는 신의 이름을 딴 것들이 많은데, 농경문화권인 까닭에 농사와 관련된 축제들이 많고 축제 시기도 씨 뿌리는 철, 열매가 여무는 철, 거두는 철 가까이에 몰려 있다. 이러한 힌두 축제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지극히 종교적인 것들이지만 내면 깊숙이 따지고 들어가 보면 인도인들이 즐기는 하나의 ‘놀이문화’란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한 오락거리도 없고,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어버릴 마땅한 놀이문화도 발달하지 못한 인도에서 축제는 힘들게 살아가던 보통의 인도 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놀이임에 틀림없다. 축제기간이 되면(하루 동안 하는 축제도 있고 10일 이상 오래하는 축제들도 있다) 신분의 차이가 없어지고 누구나 평등하게 축제를 즐긴다.

평소에는 서로 마주 대하지도 않던 낮은 계급의 사람과 높은 계급의 사람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하고 서로 물감을 던지기도 한다. 물감을 던지는 축제 때 외국인에게도 즐겨 던지는데, 그들이 물감을 던지는 것은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니만큼 이쪽에서 화를 내면 상대방이 무안해할 것이 틀림없다. 물감은 물에 씻기기 때문에 아무 걱정할 필요없고 힌두인들과 함께 어울려 물감을 뒤집어 쓰고 같이 춤을 추면 더 재미난 여행이 될 것이 틀림없다.

어떤 권위 있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만약에 인도에 여러 축제가 없었다면 계급제도라는 구조적 모순이 가져다주는 정신적 고통과, 배고픔이라는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절대 다수의 가난하고 낮은 카스트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폭동과 반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홀리 : 홀리는 인도의 가장 유명한 세 개의 축제 가운데 하나로서 홀리 이외의 디왈리와 두세 라가 여기에 속한다. 이 세 개의 축제는 인도 전국에서 기념되는 것으로 이 축제의 기간 동안은 인도의 전역이 떠들썩하다. 홀리는 종교와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세속적인 축제이기도 하다.
이 축제는 팔군(Phalgun)의 달(2월에서 3 월), 보름달이 뜨는 날에 거행되는 축제이다. 홀리는 가장 오래된 축제이면서 선사시대 이후로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아리안들이나 비아리안 종족들 역시 이 축제를 기념해 왔으며 실제로 이 축제는 수확과 새해를 상징하며 지나간 것에 대한 작별과 새로운 모든 것들에 대한 기원을 담고 있다.

인도엔 거지가 많다

인도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거지’라는 말이다. 사실 인도에는 거지들이 많다. 시골보다는 대도시에서 더 많은 거지들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델리나 켈커타에 많다. 도시 안에서 제일 거지들이 많은 곳이 기차역인데, 플랫폼에 앉아서 기차를 기다리다 보면 줄을 서서 구걸하는 거지들이 많아서 여행자들에게 달려든다. 더구나 거지들은 외국인에게 구걸하기를 좋아하는데, 끈질기게 따라붙는 경우도 많다.

인도인들도 거지들에게 동냥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대개의 경우 10파이샤나 20파이샤 정도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보통 적선을 하게 되면 1루피나 적어도 50파이샤는 거지들이 외국인들을 보면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것도 이해는 할 만하다. 처음 인도에 들어온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불쌍해 보이는 거지들을 외면해 버릴 수가 없어서 간혹 적선을 하기만 해도 끝이 없는 거지들의 물결(?)에 지쳐버리는 수가 많다.

인도에서 적선을 해보면 고맙다는 소리를 듣기가 힘든데, 이것은 ‘적선’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거지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방이 자기에게 적선을 해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라, 자비를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에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니 적선을 하고도 고맙다는 말은 듣기 어렵다.

이런 까닭으로 몇 번 적선을 하다 보면 하기 싫은 때가 오는데, 얼마를 줬던 간에 약간의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간다면 주는 사람도 기쁠 것이다. 하지만 한 푼을 구걸할 때는 손을 한 번은 이마에 한 번은 입에 갖다대면서 오만 가지 서글픈 표정을 짓다가도 일단 동전이라도 하나 받고나면 순식간에 얼굴표정이 바뀌고, 손바닥에 놓인 동전이 얼마짜리인가 확인하는 모습은 참으로 사람을 서글프게 한다.

인도의 거지들이 다른 나라의 거지들과 또 다른 점은 당당한 태도에 있다. 이런 거지들은 느닷없이 달려와서 마치 맡겨놓은 돈을 달라는 듯이 손을 내민다. 이들의 생각은 ‘당신은 돈이 많고, 나는 돈이 없으니 당신은 나에게 돈을 줄 엄청난 의무가 있다.’는 식이다. 이런 종류의 거지들은 보통 다른 거지들처럼 구차하게 인상을 찡그린다든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행동은 연출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전이라도 한 푼 건네받으면, 아주 명랑한 목소리로 “땡큐”하면서 사라진다.

또 인도에는 거지를 아예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주로 신전 앞이나 역, 버스 스탠드 따위의 길목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는 아침마다 출근해서는 업무에 시달리다가 저녁이 되면 깔게를 둘둘 말아서 퇴근한다. 재미있는 것은 신전 앞에 앉아있는 거지들이다. 신전(힌두교, 이슬람, 불교, 그리스도교 모두) 들어가는 입구에는 보통 양쪽으로 길게 거지들이 앉아 있다.

우리 눈에는 아무렇게나 막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 안에는 자기들 나름대로의 규칙과 질서가 있다. 대개 고참격인 거지가 신전 문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앉아 있고, 멀어질수록 힘이 없는 거지다. 게다가 새로 거지가 오게 되면 한동안 정식 구걸 대열에 끼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다가 한참 지난 뒤에야 제일 꼬랑지에 한 자리 얻는 경우도 있다. 길거리에서 막 구걸하는 거지들은 적선을 많이 받는 날도 있지만 공치는 날도 많다. 하지만 길목이 좋은 신전 앞에 앉아 있으면, 약간의 고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신전 앞 진출은 거지들의 유일한 희망이다.

신전 앞에 있다보면, 참배를 하고 나오는 인도인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거지들에게 적선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한 거지에게라도 더 적선해 주기 위해서 1루피 동전을 10파이샤나 20파이샤로 바꾸어서 골고루 적선한다. 적선하는 모습도 재미있는데, 1루피나 2루피를 맨 앞에 앉아 있는 거지에게 가서 작은 동전으로 바꾼다. 이때 그 거지도 얼마의 이윤을 남기고 작은 동전으로 바꾸어 준다.

한 움큼의 동전을 쥔 사람은 처음부터 차례로 동전 하나씩을 적선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맨 끝에 앉아 있는 거지는 허탕칠 때가 많은데 그 거지의 눈에 적선 사정거리 안에 앉아 있는 다른 거지들이 얼마나 부럽겠는가? 이러다 보니 일찍이 신전 앞으로 진출해서는 한 칸 한 칸 당겨나가는 희망에 살아가는 거지들도 있다. 인도인들은 자기들도 가난하면서 거지들에게 적선하는 것도 일반화되어 있다. 물론 많은 돈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불구자나 노인들이 구걸을 해오면 약간의 돈을 즐겨주는 편이다.

인도 사람들이 거지에게 적선을 하는 것도 우리의 생각과는 약간 다르다. 단순히 거지가 불쌍해서라기보다는 자기가 신에게서 받은 은총을 거지를 통해 감사의 표시를 한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거지에게 적선을 하고 나면, 현세든 아니면 죽고 난 뒤든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인도에 있는 거지들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부의 고른 분배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착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뜻깊은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열심히 자기들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해도 끝이 없는 적선이지만 기차간이나 혹은 신전 앞에서 인도인들이 생각하는 적선에 대한 개념으로 작은 동전이라도 적선해 본다면 인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인도엔 소도 많다

인도에서 소가 대접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길 가운데를 막고 서 있는 소가 있어도 차가 비켜서 갈 뿐이고, 시장에서 채소 나부랭이를 장사꾼 몰래 훔쳐 먹는 소들도 있다. 대도시의 시내 중심부에서는 소를 보기 힘들지만 중소도시나 시골에는 참으로 소가 많다. 하지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치 인도 사람들이 신과 같이 소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시바신이 난디(등에 혹이 달린 소)를 타고 왔다 해서 소가 다른 동물보다 대접을 더 잘 받는 것은 사실이나 결국 소가 대접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사람이 살기 위해서’이다.

가. 소에 대한 인도사회의 태도는 종교적이기보다 사회적이다

힌두인들이 쇠고기를 먹지 않고, 소를 귀하게 생각하는 것은 종교상의 이유에서지만, 뿌리를 더듬어 보면 사회적인 이유에서이다. 어떤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소는 굉장히 유용한 동물이다. 소가 사람 사회에서 담당하는 일은 상당하다. 무거운 짐을 나르기도 하고 논밭을 갈기도 한다. 또 젖을 제공해 주고 소똥은 좋은 연료가 된다. 인도라는 땅에서 오래 전부터 소가 담당해온 일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물론 지금도 여전하다).

사람은 무리를 지어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소의 유용함을 알았고, 그런 까닭에 어느 나라에서나 소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원래부터 인도에는 소가 많았고 그런 까닭에 소가 유용한 동물이라는 것은 알면서도 귀중하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소의 숫자가 얼마 안 된다면 소의 유용성 때문에 보호하지 말라고 해도 보호할 것이고, 먹으라고 갖다줘도 먹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천에 널린 소들은 보호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처리해야 될 골칫거리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드넓은 농토와 많은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소의 멸망은 곧 사회의 멸망과 다름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를 보호하기 위한 구실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가장 적합한 방편이 종교적 이유를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사회적인 이유에서 소를 보호해야 되는 이유를 아무리 논리를 갖추어 설명한다 해도 당장 굶어 죽을 판인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다. 하지만 종교는 다르다. 더구나 인도 사람들의 종교적인 열정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 강하고, 종교적인 구실이 붙어 있는 소에 대한 그들의 이해는 정말 철저하다.

이런 까닭에 지금 곧 굶어 죽어가는 거지조차 쇠고기는 안 먹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만약에 인도 사람들이 쇠고기를 먹기 시작했다면 몇 년 동안은(소를 모두 잡아먹을 때까지) 배부르게 잘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인도는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나. 길에 다니는 소들은 대개가 쓸모없는 소들이다

소가 그렇게 유용한 동물인데도 길거리에 놀고 다니는 소는 어떤 소들일까 하는 궁금증도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반드시 생기게 된다. 길거리나 시장, 혹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소들은 대개 두 부류의 소들인데, 늙거나 병들어서 일을 할 수 없는 소와 돈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 소를 사서는 풀어준(일종의 방생 행위) 소들이다. 이런 소들은 대개 주인도 없이 기차역 대합실에서 거지들과 같이 자기도 하고, 시내 한복판에서 교통순경과 실랑이를 벌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환경미화 공무원들에 의해서 어디론가 끌려가기도 하고, 죽으면 도시 한가운데서 독수리나 까마귀밥이 되기도 한다.

다. 소값이 비싸다

길거리에 소가 그렇게 많은데 소가 비싸다고 하면 웃을지 모르지만, 소 중에는 비싼 소도 꽤 있다. 일반적으로 수레를 끌거나 논밭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길들여진 소는 그렇게 비싸지 않지만, 젖을 짤 수 있는 소는 상당히 비싸다. 소값은 젖이 나오는 양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하루에 최소한 10리터에서 20리터 이상 나오는 소들이 주거래 대상이 된다(젖꼭지가 말라붙은 보통 암소들은 하루에 1리터나 2리터 정도 밖에 안 나온다고 한다). 20리터 이상 젖을 내는 소들은 상당히 비싼데, 소가 비교적 많은 인도 대륙에서는 2,000루피에서 4,000루피 수준이고, 소가 귀한 북부 산간지방으로 올라가면 6,000루피에서 8,000루피까지 비싸진다.

라. 쇠고기를 먹는 힌두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가 계속 산업화되는 까닭에 옛날에 소가 했던 일들을 지금은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들판에서는 소보다 트랙터가 더 많이 보이고, 운반수단도 계속 자동차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옛날처럼 목숨을 걸고 소를 보호해야 될 까닭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자연히 소를 식용으로 도살하기도 하고, 쇠고기를 맛있게 요리하는 식당들도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 앞으로 인도의 산업화가 계속된다면 쇠고기 요리는 일반화될 것이 틀림없다. 지금도 남인도나 대도시의 으슥한 곳에 가면 쇠고기를 요리하는 식당이 있다(남인도의 케랄라 주에서는 어디서든지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 덕분에 배낭족들도 싼값에 쇠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아직은 인도에서 쇠고기를 먹는다는 게 어쩐지 어색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인도에서 여자의 지위

인도는 여자의 지위가 상당히 낮은데 그들의 사회진출은 여러 제약으로 묶여 있고, 심지어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기도 힘든 나라가 인도다. 이처럼 인도 사회 전반에서 여자의 위치가 낮다보니 거꾸로 여자에게 주어진 특권이라는 것도 있다. 그 특권이라는 것은 보잘 것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인도 사회가 여자를 보호해주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인도에서 누리는 여자의 특권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기차에 간혹 여성전용 칸이 달려 있어 다른 칸보다 편하게 갈 수 있기도 하고, 길게 늘어선 줄을 무시하고 새치기를 해도 된다(외국인에게도 모두 해당된다). 또 시내버스 같은 곳에 여성전용 좌석이 있어(보통 운전사 근처다) 여자가 언제든지 앉을 수 있는 정도다. 이런 것을 빼고 나면 남자들에 비해 더 나은 대접을 받는 것은 별로 없다. 이런 현상은 남인도보다 북인도가 더 심한데, 지금은 더러 시장에서 과일이나 채소 따위를 파는 여자들이 있으나, 10년 전만 해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여자들은 한 명도 없었을 정도다.

은행이나 우체국 창구는 대개 예쁜 여자들이 앉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인도는 예쁜 여자가 아니라 늙은 할아버지가 앉아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요즘에 들어와서는 정부차원에서 여성의 고용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추세에 있다보니 관공서나 큰 호텔 프론트에 여자들이 앉아 있기도 하고, 기차역의 안내소 같은 곳에도 여자가 일하는 곳이 가끔 있다.

1회용 문화의 시작은 인도였다

1회용하면 플라스틱이나 종이 제품이 먼저 떠오르고, 곧이어 산업화된 사회가 생각나는데, 사실 1회용 문화가 판을 치는 곳은 인도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인도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인도의 1회용 물건들이라는 게 재미있다. 다른 나라의 1회용 물건들이 공해와 직결되는 것에 비해 인도의 1회용품은 순간적인 쓰레기는 될지언정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산업 쓰레기들은 아니다.

인도 사람들이 한 번 쓰고 버리는 것들은 초벌구이가 된 토기잔, 생 바나나 잎으로 만든 쟁반, 마른 나뭇잎을 엮어 만든 다양한 크기의 접시들, 나뭇가지 칫솔(나뭇가지를 젓가락만하게 잘라서 이를 닦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따위들이다. 물론 요즘에는 플라스틱이나 종이로 만든 컵도 쓰이고, 식당에서 플라스틱 포크나 숟가락을 볼 수도 있으나 이런 것들은 아주 극소수이고, 아직까지는 자연적인 것들로 만든 1회용품들이 압도적으로 쓰이고 있다.

나뭇잎 따위로 만든 1회용 물건들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데, 차이 한 잔 먹고 깨서 버리는 토기잔은 우리 상식으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기차를 타고 가면 줄줄이 차이장사들이 기차 칸에 올라오는데, 한 손에는 주전자를 들고 한 손에는 작은 토기 잔들이 가득 든 통을 들고 다닌다. 토기 잔의 크기에 따라서 차이 한 잔에 1루피에서 1.5루피 정도하는데, 한 번 먹고 버리기에는 토기 잔이 너무 예쁘다. 흙은 무한정 있고, 일거리가 없어 노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토기 잔으로 차이를 마실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공들여 만든 토기 잔에 파는 차이보다, 종이컵에 파는 차이가 2루피로 더 비싸다는 것이다. 우리 상식으로는 공들여 만든 토기잔에 마시는 것이 더 비싸야 하는데, 풍부한 노동력이 있는 나라다 보니 사람 손이 많이 거치는 것은 싸고 기계로 만든 것들은 비싼 아주 웃기는 나라가 인도라고 한다. 간단한 예로, 식당에서 정성스럽게 차려주는 탈리가 대개 10루피 주위에서 맴도는 데 비해 컵라면(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작다) 하나당 13루피나 한다.

우리 상식과는 너무나 다른 나라가 인도다 보니 별 이상한 것도 한 번 쓰고 버리고, 저쯤 되면 버릴 만도 한데 끈질기게 사용하고 있는 나라가 인도다. 1회용으로 정해진 것들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경우가 너무 철저한데 이런 것들은 대개 먹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결국 이런 1회용 문화도 날씨와 풍토에 따른 전염병 발생률이 높은 인도 대륙에서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아보자는 뜻에서 생겨난 일종의 자구책이라 할 것이다.

카스트제도

수천 년간 인도인의 생활을 규율해온 카스트 제도는 법적으로 폐지되었고 근대화 및 교육의 영향으로 점차 붕괴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인도인의 생활저변에 깔려 있는 독특한 신분제도다. 그 근원은 역사적으로는 아리안 족이 인도를 침입 정복한 후 피지배 원주민과의 차등을 강조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설명되는 바, 피부색, 직업에 따라 승려계급인 브라만, 전사 · 통치계급인 크샤트리아, 상인계급인 바이샤, 노예계급인 수드라로 크게 나뉜다. 또한 각각의 카스트 안에는 다시 수많은 하부 카스트계급이 있으며, 카스트에 속하지 않는 최하층계급으로 불가촉천민(Untouchable)이 있다.

3) 인도의 독특한 음식문화

인도는 히말라야 산지에 이어진 하나의 작은 대륙이라 불릴 정도로 국토가 넓고, 겉눈이 쌓인 히말라야로부터 열대의 코모린 고지까지라는 말과 같이 기후가 다양한 나라이다. 인도는 다인종 국가일 뿐만 아니라 중동 및 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음식도 지역과 종교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음식은 색과 맛, 질감이 조화를 이룬다. 극소수의 최하층 천민과 기독교도 등은 쇠고기를 먹지만 대부분의 힌두교도들과 이슬람교도들은 서로의 종교적인 정서를 존중하여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기피한다. 힌두교도는 대부분 채식주의자이고, 이슬람교도, 시트교도, 기독교도들은 비 채식주의자이다.

종교적 또는 경제적인 이유로 많은 인도인들은 곡물과 콩으로부터 단백질을 섭취하는데, 우유로 만든 다히(dahi)와 버터를 요리에 많이 이용하므로 영양적으로 별 문제는 없다.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은 종교적이라기보다는 경제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의 여유 있는 계층에게는 육식도 널리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인도 전통을 지키는 채식주의자들은 예전과 같이 엄격하게 채식을 하며 생활한다.

채식주의자 중에는 비 채식주의자와의 동석을 거부하는 문화가 있다. 따라서 식당 중에는 방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거나 내부가 나누어져 있기도 하고 다른 메뉴를 취급하는 곳도 많다. 인도인들은 주로 단백질을 콩류와 우유, 버터,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으로 섭취하며, 육류로는 닭고기와 양고기를 좋아한다.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육 · 어류를 절대로 먹지 않으며, 심지어는 달걀까지 먹지 않는다.

(1) 인도 음식문화의 특징

• 모든 음식이 한꺼번에 개별로 제공된다.

• 주식에서 간식에 이르기까지 인도의 모든 음식에는 향신료를 사용한다.

• 가열해서 만든 음식이 많다.

• 장시간 은근하게 쪄서 향신료가 잘 스며들어 깊은 맛이 있다.

• 국민의 약 30%가 엄격한 채식주의자이다.

가. 지역별 음식문화의 특성

▶ 북부인도

• 빵이 주식이고, 채식주의자가 많다.

• 금속제 그릇을 사용한다.

• 이슬람교도들이 많아 돼지고기를 이용하지 않고, 약하게 조미한 음식이 많다.

• 진흙 화덕에서 구운 닭 요리가 유명하다.

• 요구르트와 기이(ghee : 액체 버터)를 많이 사용한다.

▶ 남부인도

• 쌀이 주식이다.

• 코코넛 기름을 많이 사용하고, 튀긴 음식이 많다.

• 바나나 잎을 식기로 사용하고 일반적으로 방바닥에 앉아 먹는다.

• 힌두교도들이 많기 때문에 쇠고기를 잘 이용하지 않고, 칠리(chili : 고추의 일종)를 많이 사용하여 음식이 맵다.

• 코코넛밀크와 크림을 많이 사용한다.

나. 인도의 음식

주식

크게 나누어 보면 북인도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인도 빵(차파티나 난 등)을, 남인도나 뱅골에서는 쌀밥을 주식으로 한다. 주로 서북 인도에서 밀을 생산하고 인도나 뱅골 지역에서 쌀을 생산하는 영향도 있지만 북쪽 지방의 밀가루 음식은 중동이나 유럽에 걸쳐서 보편화된 빵 중심의 식생활에 기인하는 것 같다.

▶ 밥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곳은 동인도 일대에서 뱅골 해안과 아라비아 해안 주변의 고온다습 지대가 중심이다. 조리법도 우리의 조리법과 다른데 쌀이 어느 정도 익으면 밥물을 버린다.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익을 때쯤 밥물을 버리고 뜸을 들이지만, 아삼 일부에서는 설익은 상태의 밥이 선호되고 있다.

▶ 쌀밥의 종류

① 쌀(차왈)밥 : rice 또는 plain rice라고 한다.

② 풀라우(pulau 또는 pulao) : 향신료를 알맞게 섞어서 지은 밥으로 우리의 볶음밥과 비슷하다.

③ 비리야니(biriyani) : 풀라우보다 조금 값이 비싸지만 향신료나 너츠도 사용한 고급요리이다. 야채만을 갖춘 것도 있지만 머튼(mutton) 비리야니나 치킨(chicken) 비리야니가 일반적이다. 비교적 고급 레스토랑에 가야 먹을 수 있다.

④ 레몬 라이스(lemon rice) : 레몬으로 맛을 낸 산뜻한 맛의 밥이다.

▶ 빵

인도에서는 쌀보다 밀을 주식으로 하는 지역의 분포 범위가 한층 넓다. 그 분포는 파키스탄 전체와 캔지스 평원의 서반, 또 데칸고원의 북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북인도에서는 인도식 빵인 로티(roti : 차파티 등의 인도식 빵의 총칭)가 주식이다.

㉮ 발효시킨 것

① 난(nan) : 정제한 하얀 밀가루(마이다)로 구운 빵인데, 발효시켜 만든 것이어서 조금 부풀어 있다. 차파티보다 고급으로 값싼 레스토랑에서 구하기 어렵다.

㉯ 발효시키지 않은 것

① 차파티(chapatti) : 밀기울이 든 밀가루(아타)를 물로 개어 얇게 만들어 잘 구운 것이다. 갓 구운 것이 맛있고 담백해서 물리지도 않는다. 이것과 달(콩 수프)만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식사가 된다.

② 푸리(puri) : 차파티같이 철판 위에다 굽지 않고 기름으로 튀겨서 부풀린 것이다. 인도식 스낵으로서 역이나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다. 카레

인도요리라면 우선 카레라이스를 연상하겠지만, 인도에는 우리식 카레라이스가 없다. 카레라이스는 인도 요리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그것이 영국화한 다음 한국에 수입되어 다시 한국화한 것이므로 인도 고유의 카레라이스와는 다르다.

고기를 이용한 카레

한국에서 카레를 만들 때에는 고기와 여러 종류의 야채를 이용하지만 인도에서는 고기와 야채 중에 한 가지만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료와 맛이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요리 이름이 아주 많다. 고기 요리의 주재료는 양고기와 닭고기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소는 힌두신이 타는 것으로 성스러운 동물로 모셔지기 때문에 쇠고기는 먹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로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힌두교도가 아닌 사람은 먹기도 하며, 도시의 서양식 레스토랑에서는 비프 스테이크를 파는 곳도 있다.

㉮ 머튼 카레, 치킨 카레(chicken curry) : 고기(양고기, 닭고기)를 향신료로 삶은 정통적인 카레라고 한다. 그 밖의 이름은 향신료의 사용법이나 요리법에 따른 차이만 있을 뿐 기본적으로는 카레의 범주에 들어간다.

㉯ 머튼 코르마(mutton korma) : 요구르트에 담근 고기를 향신료나 채소와 함께 푹 끓인 고급 요리이다.

㉰ 도피자(Do pizza) : 양파를 많이 사용한 요리이다.

㉱ 머튼 마살라(mutton masala) : 마살라(향신료)가 많이 들어갔다는 의미가 아니라, 크림 따위를 사용해서 감칠맛을 낸 카레를 뜻한다.

㉲ 키마(keema) : 기계로 저민 고기를 사용한 카레이다.

㉳ 탄두리 치킨(tandoori chicken) : 카레의 종류는 아니고 요구르트에 절인 치킨을 여러 가지 향신료를 넣어 인도식 오븐인 탄두리(흙솥)에 넣고 잘 구운 것이다. 불이 잘 통하게 해서 향신료를 속에까지 배게 하였으므로 아주 향기롭다.

㉴ 카바브(kabab) : 이슬람식 구운 고기이다.

㉵ 시크 카바브(sheek kabab) : 저민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서 그 상태로 구운 요리를 가리킨다.

㉶ 브레인 카레(brain curry) : 양의 골로 만든 카레이다.

야채를 이용한 카레

채식 요리에는 여러 가지 계절 야채가 사용된다. 것사브지(sabzi)는 것야채 것이라는 의미이지만 야채 카레처럼 반찬으로 만들어진 것도 이렇게 부르고 있다. 사브지는 고기 요리보다 싸고 위장에도 부담이 없다. 야채는 여러 종류를 섞지 않고 한 가지나 두 가지를 섞어서 만든다. 대표적인 사브지는 알루(감자), 무테르(완두콩), 고비(꽃양배추), 반다고비(양배추), 바이간(가지), 타마타르(토마토), 파라크(시금치) 등이다.

기타 카레

㉮ 파니르(panir 또는 paneer) : 야채는 아니지만 채식 요리의 독특한 특징을 지닌 요리이다. 하얗고 부드러운 치즈를 넣고 조리한 것으로 재료가 야채만 들어갔을 때 보다는 비싸지만 고기보다는 싸며 단백질원으로 이용된다. 뮤터 파니르(mutter panir)는 완두콩을 섞은 것이다.

㉯ 달(dhal) : 부드럽게 삶은 콩에 마살라를 가미한 수프이다. 달(콩)에는 큰 것과 작은 것, 황색이나 검은 빛이 도는 것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콩의 종류에 따라 맛과 모양이 다르다. 밥이나 차파티에 이 달을 섞어서 먹는 것이 식사의 기본이다. 우리나라의 된장국에 버금가는 대중음식이기도 하다. 콩에 약간 독특한 맛이 있어서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익숙해지면 비교적 괜찮은 음식이다. 이것에 맛들이면 떼기 어렵고, 주식과 달만으로도 충분히 영양보충이 된다.

㉰ 코프타(kofta) : 크로켓 식의 경단 카레이며 크림을 바른 것은 말라이 코프타(malai kohta)라 부른다.

라. 인도의 과일

인도는 과일의 천국이어서 계절과 지방에 따라 제철 과일을 길거리에 조금씩 잘라 팔기고 하고, 과일 샐러드나 주스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 망고(아므) : 잘 익은 망고는 가운데에 뜨거운 액체가 가득찬 것 같은 감촉이 있다.

㉯ 잭프루트(카타할) : 황록색의 큰 열매로 속에 노란 송이가 꽉 들어차 있고, 향기가 강하다.

㉰ 구아바(암루드) : 레몬 정도 크기인 엷은 녹색의 단단한 과일이다. 익어갈수록 노란색이 되고, 향기가 강한데 열매사가 작아서 껍질째 먹을 수 있다.

㉱ 치쿠 : 감자와 비슷하게 생긴 둥근 과일이다. 익은 것은 손으로 잘라질 정도로 연하며 맛이 감과 비슷하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달다.

마. 향신료와 술

우리나라의 간장, 된장에 버금가는 인도의 음식은 것마살라것이다. 마살라는 주로 식물의 열매, 씨앗, 잎, 뿌리 등으로 만들어진 향신료로 그 종류도 아주 많다. 인도 요리에는 재료에 열을 가하고 난 후 여러 가지 마살라를 섞어 만든 종합 향신료를 넣어 향기와 맛을 낸다. 반찬에서 스낵까지 인도 음식의 대부분은 이 마살라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인도는 독특한 것마살라것 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인도 요리는 전체가 마살라 문화인 통일성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개의 지방성과 종교 등에 따라 다른 다양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점 또한 인도만의 특성으로 인도를 표현할 때 자주 쓰는 것으로 다양성 속의 통일된 것이 적용된 것이다.

이슬람교는 술을 금지하며 힌두교도 그다지 술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술은 마음을 탁하게 해서 인간 속에 있는 신을 잠재워버린다는 것이다. 현대 금주법이 실시되고 있는 주는 구자라트주 뿐이다. 그러나 이 주에서도 일부 호텔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다. 그런 경우에도 리커 퍼미트(liquor permit : 일종의 음주 허가증)를 보이지 않고는 술을 마실 수 없다. 델리를 포함한 꽤 많은 지역이 금요일 것(Dry day)이라 하며 술을 마시지 않는 날로 지정하고 있다.

인도의 술 종류

㉮ 맥주 : 국산 맥주가 몇 종류 나오고 있다. 블랙라벨(black label)은 상당히 먹을 만하며, 지방에 따라서 골든 이글(golden eagle), 킹피셔(kingfisher), 선 라거(sun lager)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인도의 다른 물가에 비교하면 비싼 편이다.

㉯ 위스키, 럼 :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알코올 도수는 높다.

㉰ 토속주 : 야자나무의 줄기에서 뽑아낸 즙을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색다른 맛이 난다. 고아에는 야자나 너츠로 만든 토속주 페니가 있다.

㉱ 밀주 : 잘 알 수 없는 술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실제로 밀주를 마시고 수백 명이 중독되어 사망한 예가 있다.

㉲ 찬 : 찬은 곡물로 만든 탁주로서 티베트 고유의 술이다. 손으로 빚은 술이라서 거친 것도 있지만, 입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상쾌해서 취하는 기분도 좋다. 병에 든 양주에 비해서 값도 아주 싸며 인도뿐만 아니라 네팔에서도 티베트계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주로 애용된다.

4) 인도의 마실거리

인도에서 가장 맛있는 마실거리 중의 하나로 랏시라는 것이 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걸쭉하게 마시는 요구르트인데, 요구르트 맛 이후에 나타나는 고소한 뒷맛이 사람을 자꾸 끌어당긴다. 랏시는 외국인을 상대하는 식당들보다는 시장 통의 랏시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 정말 제 맛을 낸다. 짜이마저도 입에 안 맞는 사람들도 랏시만큼은 잘 먹는 걸로 봐서 아마 거의 유일하게 모든 여행객의 입에 맞는 인도음식 중 하나이지 싶다.

짜이라는 것은 인도인들이 즐겨마시는 홍차의 한 종류이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말이다. 짜이는 분명 홍차를 기반으로 하지만, 다 만든 짜이의 맛에서 홍차의 흔적을 느끼기란 아무리 미각이 민감해도 어려울 것이다. 인도인들은 짜이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예전의 짜이는 대부분 흙으로 만든 토기에 담아주었고, 짜이를 먹은 후에 사람들은 그것을 아낌없이 깨버렸었다. 그러나 지금의 인도에서 토기로 만든 짜이 그릇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이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바뀐 것, 예전에 토기에 먹을 때처럼 사람들은 그것을 길에다 버리는데, 하얀색의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특히 짜이 인구가 많은 역에는 플랫폼이나 철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버려져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인도 (글로벌시대의 음식과 문화, 2006. 7. 30., 우문호, 엄원대, 김경환, 권상일, 우기호, 변태수)

 

인도

‘더할 나위 없이 가난한 나라’로 알고 있는 인도를 소개하는 각종 인쇄물이나 사진을 보면 많은 거지들이 등장하고, 길거리에서 뒹구는 집 없는 사람들도 어지간히 많이 보게 된다. 사실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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