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왔지만 함께 사라지지는 않는다! 더위가 이끌어낸 바람의 사색 참으로 기막힌 여름이었다. 기억하기 귀찮아하고 글쓰기 싫어하는 사람도 훗날 를 쓰라 하면 틀림없이 그 유명했던 1994년의 여름과 이번 2016년의 지긋지긋한 더위를 더듬어 회고할 게 분명하다. 그런 혹심한 더위 속에서 절박해진 게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바람, 바람이었을 것이다. 산바람 골바람 가림 없이, 맞바람 뒷바람 마다않고, 선풍기바람 에어컨바람 거침없이 그저 기나긴 동면을 앞둔 곰 마냥 닥치는 대로 틈나는 대로 미풍, 약풍, 강풍 할 것 없이 모조리 포식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기껏 하룻밤의 휴면도 챙기지 못하면서 말이다. 말 그대로 바람 잘날 없이 우리는 그렇게 바람을 안고, 이고, 업고 여름을 나고야 말았다. 우리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