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 날 봉축법문>

수선님 2026. 5. 24. 12:53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 날 봉축법문>

 

○天上天下唯我獨尊

천상천하유아독존

하늘 위와 하늘 아래 내가 홀로 존귀하다.

 

우리 인류 역사상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일만큼 위대한 일은 없습니다. 부처님은 유한 상대적인 꿈속의 삶에서 무한 절대적 실다운 삶을 밝혀 주셨고, 시들어 변하는 지엽적 삶에서 영겁토록 변함없는 자기 뿌리의 근본적 삶을 밝혀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지 않았다면 우리 중생들은 생사生死, 고락苦樂, 유무有無, 단상斷常, 선악善惡, 시비是非, 명암明暗, 죄복罪福, 주객主客, 피아彼我, 남여男女, 빈부貧富, 귀천貴賤, 현우賢愚, 범성凡聖, 애증愛憎, 등의 모든 상대적 양변과 찰나 찰나 변하는 허망한 꿈속 일들을 따라서 울고 웃느라 변함없는 참자기는 까맣게 상실한 채 살 것입니다.

 

즉, 인생백년의 큰 꿈속에서 취하여 살다가 꿈속에서 죽고 마는 취생몽사醉生夢死의 부질없는 삶을 결코 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밝혀주신 영원토록 변함없이 청정한 자기 본래마음을 홀연히 깨닫고 보면 저 모든 상대적인 꿈속 일들은 마치 청정한 거울에 비친 검고 붉은 그림자와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림자 그대로가 하나의 청정한 거울 소식뿐 다른 것이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 생각이 미혹하면 천차만별의 상대적 차별세계이지만 한 생각 거울의 지혜로 깨닫고 보면 오직 하나의 청정한 절대자기의 세계뿐입니다.

 

이러한 경지가 바로 3천 년 전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최초로 우리 인류 개개의 자기가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홀로 존귀한 절대 자기임을 선언하신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법문의 참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 깨달은 사람의 분상에서는 이러한 말도 고운 살을 긁어 상처를 내는 격이며, 멀쩡한 눈에 모래를 뿌리는 격입니다.

그러면 꿈을 깬 한 마디는 무엇인가?

다음 격외법문(格外法門)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1-

 

○世尊初生 세존초생

세존께서 처음 탄생하심

 

世尊 初生下時 세존 초생하시

세존께서 처음 탄생하실 때

 

周行七步 주행칠보

두루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目顧四方 목고사방

눈으로 사방을 돌아보시고

 

一手指天 일수지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시고

 

一手指地云 일수지지운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시며 이르시기를

 

天上天下 천상천하

唯我獨尊 유아독존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 하시다

:『禪門拈頌』第 2則 선문염송 제 2칙

 

이상과 같이 부처님께서 탄생 하시며 고고일성呱呱一聲으로 설파하신 본칙 법문에 산승은 다음과 같이 말하겠습니다.

 

※山僧云 산승운

산승이 말하다.

 

白骨連山 백골연산 흰 뼈가 산을 이었고

流血成川 유혈성천 흐르는 피가 내를 이루었도다.

 

부처님께서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시어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시고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시며 이르시기를,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고 선언하셨는데 산승은 어째서 "죽은 사람의 흰 뼈가 산처럼 이었으며, 또한 사람이 죽어 흐르는 피가 내를 이룬다." 하였는가?

 

참으로 모순된 소리 같지만 산승의 이 말 뜻을 참으로 알면 부처님께서 선언하신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참 뜻인 인류 역사상 인간의 가장 위대한 존엄성의 실제 소식을 알 수 있습니다.

-2-

 

이상과 같은 산승의 격외법문은 부처님께서 선언하신 천상천하유아독존의 절대 자기소식을, 배고픈 사람에게 떡 이야기만 하는 분별심식의 죽은 이론이 아닌, 살아 있는 실제 소식을 암호로 밝힌 것입니다.

 

이는 배고픈 사람이 직접 떡을 먹은 소식인 암호밀령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사냥개처럼 말만 따라서 옳고 그름을 헤아리면 나귀해가 오도록 참구해도 그 참뜻은 모르게 됩니다. 그러면 마치 장님이 단청구경하는 꼴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나귀해: 12간지 중 나귀는 없음. 즉 나귀해는 영원히 오지 않으니, 영겁토록 참선해도 깨닫지 못한다는 말)

 

위 본칙 법문의 부처님 탄생시 고고일성에 대하여 중국 당나라의 운문문언雲門文偃 선사는 다음과 같이 법문하였습니다.

 

※雲門偃拈 운문언염

운문문언 선사가 법문하였다.

 

我當時若見 아당시약견

내가 당시에 만약 보았더라면

一棒打殺 일방타살

한 방망이로 처 죽여서

與狗子喫却 여구자끽각

개에게 주어서 먹게 하여

媿圖天下大平 괴도천하대평

부끄럽게 천하태평이나 도모했을 것이다.

 

:『禪門拈頌』第 1則 선문염송 제1칙

 

부처님께서 "하늘 위와 하늘 아래 내가 홀로 높다." 고 선언하신 데 대하여 운문 선사는 어째서 "한 방망이로 처 죽여서 개밥으로 주었을 것이다." 라고 말하였을까요?

 

운문 선사의 이 말씀 또한 암호밀령으로써 여기에는 말 밖의 아주 깊은 다른 뜻이 있으니 그 실지 소식을 산승이 한 마디 붙이겠습니다.

-3-

 

※山僧云 산승운

산승이 말하다.

 

錦上添花 금상첨화

고운 비단에 꽃을 더하도다.

 

세간에서 경사에 경사가 겹치는 것을 비유하여 금상첨화라는 말을 쓰는데 산승은 어째서 운문선사가 "한 방망이로 부처님을 처 죽여서 개밥으로 주었을 것이다." 라고 한 말에 대하여 금상첨화라 했을까요?

 

자기 본래마음눈이 분명히 열린 사람이라면 산승의 이 말 뜻을 바로 알 수 있으며, 이 말뜻을 분명히 알면 다음 낭야혜각 선사의 법문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운문문언 선사 법문에 낭야혜각瑯瑘慧覺 선사는 다음과 같이 법문하였습니다.

 

※瑯瑘覺拈 낭야각염

낭야혜각 선사가 법문하였다.

 

雲門可謂 운문가위

將此深心奉塵刹 장차심심봉진찰

운문이야말로 깊은 마음으로 티끌 수의 국토에 계신 모든 부처님을 받든 것이니,

是卽名爲報佛恩 시즉명위보불은

이는 부처님 은혜를 참으로 갚았다고 하리라.

 

이상 낭야혜각 선사 법문에 산승이 말하였습니다.

※山僧云 산승운

산승이 말하다.

 

雪上可霜 설상가상

눈 위에 서리를 더하도다.

 

낭야혜각 선사는 운문선사가 "심히 깊은 마음으로 티끌 수의 국토에 계신 모든 부처님을 받들었으니 참으로 부처님 은혜를 갚았다고 할 것이다." 라고 칭찬했는데, 어째서 산승은 정반대로 설상가상 즉 눈 위에 서리를 더한다고 했을까요? 여기에 말 밖의 깊은 뜻이 있습니다.

-4-

 

또 위 운문문언 선사 법문에 허당지우虛堂智愚(1185~1269. 남송대 임제종 양기파 운암보암의 법을 이음) 선사는 다음과 같이 법문하였습니다.

 

※虛堂愚 又拈 허당우 우염

雲門拈 운문염

허당지우 선사가 운문문언 선사 법문에 말하였다.

 

獻佛不可香多 헌불불가향다

부처님께 공양함에 많은 향이 필요치 않느니라.

 

이상 허당지우 선사 법문에 산승이 말하였습니다.

※山僧云 산승운

산승이 말하다.

 

用砒霜能活命 용비상능활명

비상을 써서 능히 목숨을 살리도다.

 

일반적으로 비상은 사람을 죽이는 극독약인데 이 비상 독약으로 사람 목숨을 살리는 경우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 말뜻을 알아야 허당지우 선사 법문의 깊은 낙처를 바로 알게 됩니다.

5

 

이상 전체의 법문에 산승이 송하였습니다.

 

※山僧頌云 산승송운

산승이 송하여 말하다.

 

毘藍降誕呱呱聲 비람강탄고고성

룸비니의 꽃동산에 강탄하사 첫 소리로

天上人間稱獨尊 천상인간칭독존

하늘 위와 인간 세상 홀로 높다 말하시니

大地春風無限意 대지춘풍무한의

대지 가득 불어오는 봄바람의 한없는 뜻

桃紅李白密傳言 도홍이백밀전언

도화 붉고 이화 희다 은밀하게 말 전하네.

(도화: 복숭아 꽃, 이화: 배꽃)

 

喝! 억!

 

불기 2570년 부처님 오신날

백화산 임제선원 조실

현봉 법현 분향근설 합장

-6-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 날 봉축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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