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220

사회적 약자 보호는 불교의 책무 / 이상호

한국불교 미래 100년의 비전 : 사회적 역할1. 종교에서 사회 구원의 중요성​종교에서 사회 구원은 개인 구원만큼이나 중요한 목표이다. 아니 거의 모든 종교는 개인 구원만을 중시하는 기복신앙에 대해 끊임없이 경계한다는 점에서, 사회 구원은 종교와 기복신앙을 나누는, 그래서 종교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에 가깝다. 그러므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그 해법의 모색은 종교의 존재 이유 혹은 그 정당성을 입증하는 요인일 수 있다.사회문제나 여기서 비롯된 사회 구원의 문제는 매우 다양하겠지만,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이 갈등은 사회질서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의 치유는 사회질서를 안정시켜 사회 구원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종교단..

불교관련 2025.04.27

광명진언(光明眞言)의 의미

광명진언(光明眞言)의 의미(意味)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원효대사(元曉大師)는 유심안락도(唯心安樂道)에서 광명진언(光明眞言)의 공덕(功德)을 크게 강조(强調)하고, 이 진언(眞言)을 외우면 부처님의 광명(光明)을 얻어 모든 업보(業報)와 죄보(罪報)가 소멸(消滅)된다고 하였습니다. 광명진언(光明眞言)은 ① 과거(過去)의 잘못을 참회(懺悔)하고,② 과거의 지나간 업장(業障)들을 조복(調伏) 받거나,③ 수행(修行) 중에 장애(障碍)가 생길 때나,④ 죽은 망자(亡者)를 서방정토(西方淨土)의 극락세계(極樂世界)로 인도할 때,이 광명진언(光明眞言)을 외우면, 매우 효험(效驗)이 좋다고 하는 수승(殊勝)한 진언(眞言)입니다. 광명진언(光明眞言)은 살아있는 사람이나 죽은 ..

불교 2025.04.13

현대사회에 대응한 불교적 삶의 양식 / 조현봉

1. 시작하는 말​현대사회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과 급속한 정보 지식화에 따라 사회 전반에 걸쳐 ‘패러다임(paradigm)’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회에 공유하고 있는 공통적 가치와 믿음, 문제해결에 필요한 해법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변화에 부응해 개인 삶의 양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고 이기주의가 팽배하는 현상은 삶의 기본 가치관을 무너뜨려 이른바 ‘도덕적 공황 상태’가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과 정의에 의한 정치적 접근이나 합리와 상식 규범에 의한 사회적 접근은 더 이상 문제해결의 수단이 되지 못한다.​현대인은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요구받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에 대한 질..

불교관련 2025.03.30

[나와 붓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가, 붓다 / 이광수교수

이광수 교수이광수 교수(부산외대 인도학부, 58)는 역사학자다. 인도 델리대학교 대학원에서 인도 고대사를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논문을 쉽게 풀어쓰고, 한국 사회 문제를 함께 이야기해서 쓴 책이 2013년에 나온 『슬픈 붓다』다. 그에 따르면 별로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불교 신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타 종교인은 더욱 아니다. 종교인도 아니고, 철학자도 아닌, 역사학자의 눈으로 붓다를 본다. 때문에 그가 붓다를 바라보는 눈은 마치 사진을 찍듯 ‘고타마 붓다’를 ‘있는 그대로’ 본다. 그를 인터뷰하려는 이유다. 불교인의 시선이 아닌, 종교인의 눈이 아닌, 역사를 다루는 사람은 실존 인물로서의 붓다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2천 7백 년 전 불교를 세상에 보여준 인간, 역사인 붓다의 모..

불교관련 2025.03.02

준 것은 남고 가진 것은 없어지더라 / 김연호

나의 삶 나의 불교​내 불심의 고향, 사천 다솔사김연호내가 나고 자란 고향은 경남 하동군 진교면 산골이다. 30여 호가 모여 살던 산골 동네인데, 부모님은 평생 다랑논과 밭을 일구며 사셨다. 먹고사는 것이 바쁜 터라 부모님은 절에 다닐 여유조차 없었다. 그 밑에서 자란 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불교를 처음 만난 것은 10대 후반이다. 1970년, 나는 심한 위장병으로 수술을 받았다. 요양을 위하여 고향에서 이십여 리 떨어진 다솔사로 들어갔다. 그 무렵 나는 얼굴은 유채꽃처럼 노랗고 몸매는 풀 대궁처럼 가냘픈 병약한 청춘이었다. 그렇지만 청춘의 맥박은 삶에 대한 열정으로 고동치고 있었다. ​다솔사는 새벽 3시면 어김없이 도량석 목탁과 은은한 범종 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는 수월도량이었다. 그 종소리,..

불교관련 2025.03.02

오늘도 상행삼매의 길을 걸으며 / 김희옥

나의 삶 나의 불교불교의 체화(體化)​​나는 1948년 7월 17일 경상북도 청도에서 태어났다. 그날은 대한민국 헌법이 처음 제정 · 공포된 제헌절이다. 우리나라 헌법과 같은 날에 태어나서, 나이도 우리 헌법과 꼭 같은 것이다. 76년을 살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수행하고 몸에 스며들도록 체화하는 과정에, 불법을 가르치신 스님들께서 주신 법명이 셋이다. 불이(不二), 태허(太虛), 당래(當來)의 셋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아직 그 가르침의 언저리를 걷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돌아보고 또 수행하려고 애쓰는 오늘이다. ​고향 청도는 옛 신라의 서라벌에서 가까운 불교의 흥성지이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운문사 · 대비사 · 용천사 등 경내에 들어서기만 하면 저절로 신심이 솟아나는 부처님의 터전에 부모님 손잡고..

불교관련 2025.02.16

몽테뉴 《수상록》, 발고여락(拔苦與樂)을 탐구한 인생주석서 / 맹난자

불교로 읽는 고전1. 몽테뉴의 생애와 사상몽테뉴(Michel de Montaigne, 1533~1592)는 르네상스 당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인이며 문필가이다. 그는 남프랑스 페리고르 지방의 몽테뉴 성(城)에서 출생하였다. 보르도에서 포도주 장사로 부자가 된 그의 증조부가 성을 매입했다. 몽테뉴의 부친은 이탈리아 전쟁에서 참전하고 돌아와서 이 성을 확장하고 가꾸어 귀족행세를 하며 살았다. 진보주의자였던 그의 부친은 아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치기 위해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는 독일인 학자를 가정교사로 초빙했다. 그는 이미 여섯 살에 학자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라틴어를 유창하게 쓸 수 있었다. 보르도 시의 명문 기엔느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그는 철학과 고전에 열중하며 툴루즈 대학에서 법률학을 공부하였다.​1554..

불교관련 2025.02.16

불교에서 가르치는 효도의 길 / 장춘석

흔히 불교는 효도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오해되곤 한다. 집을 떠나서 세속과 멀리하기 때문에 불효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부처님은 성인이며 자비를 가르치는데, 어찌 부모에 대한 사랑을 소홀히 하겠는가. 다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교적 효와 방법을 달리할 뿐이다. 그리하여 불교 경전에는 많은 효도 관련 자료들이 보이는데, 이것들은 또한 고대 인도의 효와 연관되어 있다.이 자료들을 살펴보면 불교가 얼마나 효를 강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1. 불교의 효도 방법​1) 자식 된 도리와 의무​그레고리 쇼팽(Gregory Schopen)이란 학자는 기원전 2세기에서 4 ‧ 5 ‧ 6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인도의 아잔따(Ajantâ), 산치(Sâncî), 마투라(Mathurâ), 카로스티(Kharosthî) 등지와 스..

불교관련 2024.12.29

연꽃의 특징과 불교적 의미

연꽃의 특징과 불교적 의미​첫째,연꽃은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는 말로 표현한다.연꽃은 깨끗한 물에서는 피지 않는다.더럽고 오염된 물에서만 피어나지만,그 더러운 환경에 조금도 물들지 않고 슬기롭고 소담하게 환경을 극복하고 아름답게 피는 꽃이다.​이는 곧 부처님이 궁극적 진리를 설하신 내용과 같다.즉 탐진치 삼독과 팔만사천의 번뇌 망상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대로가 고귀한 부처님이라는 사실과 같다.흙투성이의 못생긴 연근이 천하에 둘도 없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는 사실로서 그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둘째,연꽃은 화과동시(花果同時)이다.연꽃은 꽃이 핌과 동시에 열매가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이것을 “연밥蓮實”이라 하는데,꽃은 열매를 맺는 수단이며 열매의 원인인 것이다.이 꽃과 열매의 관계를 원인[因]과 ..

불교 2024.12.15

불교와 천문학 / 강승환

특집 | 불교로 읽는 과학, 과학으로 읽는 불교 1. 사겁(四劫)《화엄경》의 4겁《화엄경》은 성주괴공(成住壞空)을 이야기한다. 우리 인간이 생로병사(生老病死)로 나고 죽음을 반복하듯이 우주도 성주괴공으로 나고 죽음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우주가 처음 생겨나서는(成) 머물다가(住) 무너져서는(壞) 결국 비게 된다는(空) 것이다. 머문다는 것은 현 상태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곧 성주괴공은 우주의 생성과 유지와 소멸을 설명하는 이론이다.이 성주괴공의 온전한 말은 성겁(成劫) 주겁(住劫) 괴겁(壞劫) 공겁(空劫)이다. 성주괴공에 겁을 합친 말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겁(劫)을 계산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그냥 오랜 기간이라고만 한다.어쨌든 이 성주괴공 넷을 합쳐 4겁이라 한다. 그러나 순서를 바르게 하자면 공을 앞세..

불교관련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