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19

성철(性徹, 1912~1993) 큰스님 이야기

1) 출가성철 스님은 1912년 경남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에서 아버지 이상언(李尙彦)과 어머니 강상봉(姜相鳳) 사이에 장남으로 태어났다. 속명은 이영주(李英柱)이며 산청 단성초등학교와 진주고보를 졸업했다. 그는 어릴 적에 넉넉한 집안 살림에 남부럽지 않게 자랐으며, 한학을 두루 익히며 영민했다. 삶과 세계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품어가면서 홀로 동서고금의 철학, 종교, 사상서를 독파해 나갔다. 20세를 전후해서 불교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다가 선불교 수행서인 를 읽고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24세 때는 지리산 대원사에 40여 일 동안 화두를 들고 공부할 정도로 공부가 익자 효당(嚆堂, 최범술) 스님의 권유로 해인사로 들어갔다. 당시 25세의 청년이던 이영주(李英柱)는 가야산의 높은 산자락 백련암을 향해 가랑..

성철스님 2024.10.06

불생불멸과 중도

불생불멸과 중도 (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하신 대중법어/1981년 1월 6일) ​ 一切法不生 일체만법이 나지도 않고 一切法不滅 일체만법이 없어지지도 않나니 若能如是解 만약 이렇게 알 것 같으면 諸佛常現前 모든 부처님이 항상 나타나는도다. ​ 이것은 화엄경에 있는 말씀인데 불교의 골수입니다. 결국 팔만대장경이 그렇게 많고 많지만 한마디로 축소하면 '불생불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불생불멸이 불교의 근본원리이고, 부처님은 뭘 깨쳤느냐 하면 불생불멸을 깨친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팔만대장경이 다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세상 만물 전체가 생자필멸(生者必滅)입니다. 난 자는 반드시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생자는 필멸인데 어째서 모든 것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

성철스님 2023.10.15

성철스님 법문 (12편)

✻ 성철스님 법문 : ​ 1. 참선하는 법 2. 내가 부처가 된 때 3. 구도자의 질문 4. 광수공양 5. 무심이 부처다 6. 영혼의 세계 7. 해탈의 길 8. 신심이 성지다 9. 불샐불멸과 중도 10. 일승법과 방편 11. 불,법,승 12. 부처님같이 존경하라 ​ ───────────── 엔투 : 성철스님 법문 / 2009. 8. 26 https://ntwo.tistory.com/m/category/%EC%84%A0%20%EC%88%98%ED%96%89/%EC%84%B1%EC%B2%A0%EC%8A%A4%EB%8B%98%20%EB%B2%95%EB%AC%B8 ───────────── ​ ​ ​ 참선하는 법 ​ 1.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이다'〔一切唯心〕라고 말합니다. 마음 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말..

성철스님 2023.09.17

[성철스님의 백일법문] 목차와 소개

성철스님의 [백일법문(百日法門)] 책소개 백일법문 : 성철스님 법어집 성철 지음 | 장경각 성철스님의 법어집. 중도사상(中道思想) 을 핵심으로 인도의 원시불교에서 중국 선종 및 우리나라 선종사상까지를 언급하고 있다. 성철 큰스님께서 67년에 해인총림의 방장으로 추대되면서 백일 동안에 한 법문을 정리하여 두 권의 책으로 묶었다. 불교 전반에 걸쳐 두루 밝히고 있는 이 설법은 일찍부터 백일법문이라 불리며 오랫동안 많은 수행자와 불자들의 귀중한 지침이 되어 왔다. 상권에서는 근본불교, 곧 아함경과 남전대장경에 나타난 원시불교의 온갖 이론을 대승의 입장에서 풀이하고, 또 대승의 제반사상인 중관과 유식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 하권에서는 천태와 화엄 등에 이르는 다양한 사상의 요점과 선사상의 핵심인 선종의 근본..

성철스님 2023.09.03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71. 백련암 찾은 서정주 “성철 스님 뒤에 어린 분홍꽃빛 후광을 봤다” ~ 75. 열반 <끝>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71. 백련암 찾은 서정주 “성철 스님 뒤에 어린 분홍꽃빛 후광을 봤다” 『“저는 육십이 멀지 않은 나이인데도 이쁘게 보이는 여자를 만나면 연연한 마음이 생기는 걸 아직도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떠신지요?” 서정주의 능글맞은 고백이었다. 성철은 소리 내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서정주씨는 큰 시인이라고 듣고 있었는데, 그것도 아직 모르시오? 아 그러니까 중들은 날이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부처님께 예불도 하고, 불경도 배워 읽고, 참선도 하고, 마음을 바로 닦으며 지내는 것 아니요.”』 백련암은 가야산의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백련암(白蓮庵)은 이름처럼 흰 연꽃으로 피어 있었다. 성철의 법문과 오도(悟道) 후 불사가 향기롭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 향기를 좇아 ..

성철스님 2023.08.27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66.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 70. 가야산의 퇴옹, 눈 푸른 납자를 기다리다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66.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 물은 물[山是山 水是水]’은 진공묘유(眞空妙有)를 일컬음이었고, 그 안에는 중도사상의 진수가 들어있었다. ‘산과 산, 물과 물이 각각 뚜렷하다는 것은, 깨끗한 거울 가운데 붉은 것이 있으면 붉은 것이 그대로 비치고 푸른 것이 있으면 푸른 것이 그대로 비치고, 산을 비추면 산이 그대로 비치고 물을 비추면 물이 그대로 비치어서 조금도 착오 없이 바로 비치는 것을 말합니다.’ ”』 성철의 글이 생애 처음으로 신문(‘불교신문’ 12월 21일자 창간호, 12월 28일자 제2호)에 실렸다. ‘한국불교의 전통과 전망’이란 제목의 ‘불교중흥을 위한 제언’이었다.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고 조계종 기획위원들이 백련암을 찾아가 면담한 내용을 정..

성철스님 2023.08.13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61. 한국불교를 깨운 맑은 바람 ‘돈점논쟁’ ~ 65. 종정이란 고깔모자를 쓰다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61. 한국불교를 깨운 맑은 바람 ‘돈점논쟁’ 『“성철의 돈오돈수(頓悟頓修) 이론은 외적인 모순과 억압 속에 와해되어가는 승단의 재건을 위한 이념적 토대의 필요성이라는 한국불교의 시대적 요청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유컨대 세 종류의 자비의 그물을 가지고 과거·현재·미래의 나고 죽음의 바다에 펴서 작은 그물로는 새우와 조개를 건지고(人天小乘敎와 같음), 중간 그물로는 방어와 송어를 건지고(緣覺中乘敎와 같음), 큰 그물로는 고래와 큰 자라를 건져서(大乘圓頓敎와 같음) 함께 열반의 언덕에 두는 것과 같으니, 이는 가르침의 순서이다. 그 가운데 한 물건이 있어서, 갈기는 시뻘건 불과 같고, 발톱은 무쇠 창날과 같으며, 눈은 햇빛을 쏘고 입으로는 바람과 우레를 내뿜는다...

성철스님 2023.08.06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56. 중도(中道) ~ 60. 돈오돈수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56. 중도(中道) 『“흔히 ‘중도’라 하면 ‘중도는 중간이다’ 하는데 그것은 불교를 꿈에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중도는 중간이 아닙니다. 중도라 하는 것은, 모순 대립된 양변인 생멸을 초월하여 생멸이 서로 융화하여 생이 즉 멸이고, 멸이 즉 생이 되어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참다운 평화의 세계를 이루려면,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면 양변을 버려야만 합니다. 모순상극의 차별세계를 버려야 합니다. 양변을 버리면 두 세계를 다 비추게 되는 것입니다. "』 부처님이 도를 이루고 비구들에게 최초로 설법했다. 율장 초전법륜편에서 이렇게 전하고 있다. “세존이 다섯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출가자는 이변(二邊)에 친근치 말지니 고(苦)와 낙(樂)이니라. 여래도 이 이변을 버린 중도를 정등각이라..

성철스님 2023.07.30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51. 30년 만에 가야산으로 돌아가다 ~ 55. ‘가야산 호랑이의 사자후’ 백일동안 이어지다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51. 30년 만에 가야산으로 돌아가다 『“성철은 일찍이 이를 간파하고 패싸움의 폐해를 지적했다. 정화란 모름지기 안으로부터 내실을 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성철은 정화운동 초기에 15명으로 구성된 정화대책위원에 선임되었지만 이를 박차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후 종단은 ‘세 불리기’에 엄청난 후유증을 앓게 되었다.” 』 성철은 해인사 백련암에 들었다. 1966년 가을이었다. 해인사 주지 자운 스님의 간곡한 청을 받아들였다. 자운이 제자들에게 말했다. “김룡사에서 어렵게 지내신다 들었네. 백련암을 비워놓았으니 이제 그만 해인사로 오시라고 말씀드리게. 해인사는 성철 스님이 출가한 곳이니 법 고향이 아니겠는가.” 성철은 처음 삭발한 곳으로 돌아왔다. 돌아보면 30년 동안 제방..

성철스님 2023.07.23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46. “자물쇠가 안쪽에 있으니, 우리가 세상을 가둔 것이야” ~ 50.“내 법어는 여러분 기도에 비하면 사족에 불과하다”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 46. “자물쇠가 안쪽에 있으니, 우리가 세상을 가둔 것이야” 『“성철은 10년 동안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세상을 향한 철조망을 쳤지만 그 작은 공간이 한 세상이었다. 성철이 제자 천제와 나눈 대화가 하나의 상징이다. ‘철조망으로 둘러쳤으니 이제는 완전히 갇힌 것입니다.’ ‘아니지, 자물쇠가 안쪽에 있으니 갇힌 곳은 반대쪽이야. 우리가 세상을 가둔 것이야.”』 “대구 파계사 성전암에 있을 때는 어떻게나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산으로 피해 달아나기도 했지요. 그러면 산에까지 따라옵니다. 한 말씀이라도 해 달라 하거든요. ‘그럼 내 말 잘 들어, 중한테 속지 말어. 나 같은 스님네한테 속지 말란 말이야.’ 이 한마디밖에 나는 할 말이 없어요.” (성철 인터뷰) 사람들..

성철스님 2023.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