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스님 100

서역불교, 실크로드의 영화 모래에 묻다 / 마성

특집 | 불교사의 흥망성쇠에서 배운다 1. 머리말 서역(西域)이란 중국의 서쪽에 있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흔히 실크로드(Silk Road)라고 하는 동서 문화를 잇는 교통로를 따라 서 펼쳐지는 지역을 ‘서역’이라고 부른다. ‘실크로드’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Richthofen,1892~1918)이다. 그 이후 독일의 고고학자이자 지질학자 알베르트 헤르만(Albert Herrmann, 1886~1945), 스웨덴의 탐험가 스벤 헤딘(Sven Anders Hedin, 1865~1952), 영국의 탐험가 아우엘 스 타인(Marc Aurel Stein, 1862~1943) 등이 ‘실크로드’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일반화되었다. 실크로드는 중국의 장안(長安, 지금의 西安)과 ..

마성스님 2024.01.14

38. 짐과 짐꾼의 비유

무아와 윤회는 결코 모순적이지 않다 독자부, 보특가라설 주장 “뿌드갈라, 윤회의 주체 역할” 보특가라설 인정하면 바라문교 아뜨만과 다를 바 없어 불교 윤회설, “주체 없더라도 업·과보·윤회 없지 않아” 이번 주 ‘법담법화’에서는 좀 무거운 주제에 해당되는 윤회의 주체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교에서는 윤회의 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회를 논함에 있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짐과 짐꾼에 대한 비유 설명이다. 여기서 짐꾼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무아론과 유아론으로 갈라진다. 윤회의 주체를 인정하지 않는 불교의 내부에서 뿍갈라(puggala)가 윤회의 주체 역할을 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부파불교 시대의 독자부(犢子部)에서 뿌드갈라(pudgala)가 ..

37. 교학자와 수행자 간의 갈등

분쟁 없는 화합이 모두 위한 승가의 길 마하쭌다 존자, 승가 내부 갈등 해소 위한 대안 제시해 상호 비난 멈추고 인정·존경하면 교·선 갈등 풀 수 있어 스님 간 칭찬·격려, 사부대중에 이익·행복 가져다 줄 것 ‘쭌다경(Cunda-sutta)’(AN6:46)은 제목 그대로 마하쭌다(Mahācunda)라는 존자가 동료 비구들에게 설한 법문이다. 이처럼 초기경전에는 붓다의 설법이 아닌 제자들의 설법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필자가 이 경에 주목하는 까닭은 마하쭌다 존자가 붓다의 뛰어난 제자도 아니면서 승가 내부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하쭌다 존자는 쭌다 혹은 쭌다까 존자로 불렸으며, 쭌다 사미로도 불렸다. 그는 사리뿟따 존자의 동생이었으며 구족계를 받은 후에도 사미라는 애칭으..

[마성 스님] 위빠사나 명상의 이론과 실제

위빠사나 명상의 이론과 실제 마성(摩聖) 스님 ** 마성(이수창)/ 스리랑카팔리불교대학교 불교사회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강사, 팔리문헌연구소 소장, 논문으로 “Man in Buddhist Perspective”, 「포살과 팔재계에 관한 고찰」, 「자등명 법등명의 번역에 대한 고찰」 등 다수가 있다. ▒ 목 차 ▒ Ⅰ. 들어가는 말 Ⅱ. 명상의 개념과 불교의 수행 1. 명상의 개념 2. 두 가지 형태의 불교수행 Ⅲ. 위빠사나 수행의 이론과 실제 1. 사념처(四念處)의 개요 2. 몸에 대한 염처(身念處) 3. 위빠사나 수행의 핵심 Ⅳ. 나가는 말 1. 들어가는 말 한국의 불교도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무속적이며 미신적인 기복신앙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마성스님 2023.07.09

36.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

죽는 순간까지 가치 있는 삶 위해 최선 다해야 철학·신념 버리지 말고 곧은 지조·자존심 지키며 살아야 낮추지도 높이지도 않는 중도적 삶이야말로 최상의 삶 자기 자신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고귀한 삶 영위할 것 ‘깜마 숫따(Kāma-sutta, 欲愛經)’는 두 게송으로 이루어진 아주 짧은 경이다. 천신과 붓다가 주고받은 두 게송이 전부다. 먼저 천신이 붓다께 묻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런 형식의 경은 신화적 수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붓다의 ‘자문자답(自問自答)’이라고 필자는 이해하고 있다. “이익을 위해 무엇을 주지 말아야 하며, 무엇을 버려서는 안 됩니까? 어떤 착함을 베풀어야 하며, 어떤 악함을 베풀어서는 안 됩니까? 인간은 이익을 위해 자기를 주어서는 안 되며, 자기를 버려서는 안 된다. 유익한 말..

35. 네 가지 왜곡된 견해

과거와 미래 집착말고 오직 현재 삶에 충실하라 불자라면 옳고 그름 꿰뚫어 아는 올바른 견해를 갖추어야 올바른 견해를 갖추면 비로소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 깨달음이라는 신기루 같은 환상 벗어나는 게 곧 깨달음 모름지기 불교도라면 무엇보다도 먼저 올바른 견해(sammā-diṭṭhi, 正見)를 갖추어야 한다. 올바른 견해에서 올바른 사유, 올바른 언어, 올바른 행위 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릇된 견해(micchā-diṭṭhi, 邪見)에서는 그릇된 사유, 그릇된 언어, 그릇된 행위 등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붓다는 성도 직후, 그릇된 견해를 조건으로 생기는 느낌과 올바른 견해를 조건으로 생기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올바른 견해가 먼저라고 말했다. “어떻게 올바른 견해가 먼저인가? ..

34. 만인을 위한 행복의 길

출가자 수행 전념이 한국불교 발전의 토대 소승불교 비난하는 것,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난 편견에 불과해 수행을 통해 공덕 쌓는 것은 한량없는 복의 자취를 행하는 것 출가자는 명예·이익을 버리고 ‘만인의 행복’ 위해 수행 전념해야 불교의 승려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혼자 숲속이나 동굴 혹은 나무 밑에서 수행에만 전념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인가? 대승불교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위한 수행을 소승이라고 폄하해왔다. 특히 세계불교에 대한 정보나 이해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남방불교는 소승불교’라고 공공연히 비난해왔다. 지금도 간혹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시각은 붓다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편견에 불과하다. 붓다시대의 바라문들도 불교의 승려는 ‘개인의 이익’에만 전념하는 이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33. 명상에 대한 오해

명상, 웃음거리 전락한 요가 전철 밟을 수 있어 정신질환‧상처받은 마음 치유 목적으로 명상 인기 끌어 불교 수행법 기반이지만 최근엔 누구나 실천 가능 강조 수행 앞서 계행 청정해야 명상 본래 목적 이룰 수 있어 요즘 명상에 관한 서적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정체불명의 명상들이 범람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명상의 종류만도 다 헤아리기 어렵다. 이를테면 힐링 명상, 마음 명상, 마음챙김 명상, 호흡 명상, 자비 명상, 휴심 명상, 죽음 명상, 평화 명상, 다도 명상, 놀이 명상, 춤 명상, 달리기 명상, 잠자는 명상, 이완 명상, 바디스캔 명상 등이다. 그러면 이처럼 많은 명상들이 유행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가? 명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

32. 인류는 운명 공동체

홀로 존재하는 것·영원한 것·절대적인 것 없다 연기의 법칙으로 연결된 이 세상 장점·단점 공존하는 이유 세계화 시대엔 모든 사람 협력 없인 경제생활 지탱 어려워 전체 속 일부라는 시각 벗어나면 행복조차 영위할 수 없어 한때 지구촌 시대 혹은 세계화 시대가 앞당겨졌다고 좋아한 적이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network)로 연결되었을 때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구촌 소식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경제도 점차 세계화 추세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는 역설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같은 세계적 대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오히려 세계화가 전염병 확산의 주범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국경 봉쇄를 통한 방역은 곧 경제적 몰락의..

32. 인류는 운명 공동체

홀로 존재하는 것·영원한 것·절대적인 것 없다 연기의 법칙으로 연결된 이 세상 장점·단점 공존하는 이유 세계화 시대엔 모든 사람 협력 없인 경제생활 지탱 어려워 전체 속 일부라는 시각 벗어나면 행복조차 영위할 수 없어 한때 지구촌 시대 혹은 세계화 시대가 앞당겨졌다고 좋아한 적이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network)로 연결되었을 때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구촌 소식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경제도 점차 세계화 추세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는 역설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같은 세계적 대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오히려 세계화가 전염병 확산의 주범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국경 봉쇄를 통한 방역은 곧 경제적 몰락의..

마성스님 202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