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공간 252

삼장 법사 현장

삼장 법사 현장  현장법사(玄奘: 602년 ~ 664년)는 수나라 시대 강릉 현령 진혜의 넷째 아들로 불교를 신봉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종교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는 둘째 형 진소를 따라 열한 살 때 출가했다. 그가 공부에 매진할 당시 당나라에는 제대로 번역된 불경이 많지 않아서 교리 해석에 많은 논쟁이 따랐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구법승들이 목숨을 건 험난한 여정에도 서역행을 고집했다. 현장 또한 당시의 구법승들처럼 불교의 발원지인 천축국으로 가서 불경을 구하고자 했으나, 나이가 너무 어려 무산되었다가 스물아홉 살이 되어서야 서역으로 떠날 수 있었다. 현장은 불경 번역가로 흔히 현장삼장(玄奘三藏)이라 한다. 10세 때 형을 따라 낙양의 정토사에서 불경을 공부하다가 13세에 승적에 이름을 올려 현장..

지혜의 공간 2024.05.05

유명 한시모음

山氣鐵寒風滿壑 (산기철한풍만학)산기운 쇠같이 차가운데바람 봉우리마다 가득하구나​● 冶父道川 (야부도천)得樹攀枝未足奇 (득수반지미족기) 나뭇가지 잡음은 족히 기이한 일이 아니니懸崖撒手丈夫兒 (현애철수장부아)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水寒夜冷魚難覓 (수한야냉어난멱) 물은 차고 밤도 싸늘하여 고기 찾기 어려우니留得空船載月歸 (유득공선재월귀) 빈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 오도다.​● 豫章宗鏡 (예장종경)雲卷秋空月印潭 (운권추공월인담) 구름 걷힌 가을하늘의 달이 못에 비치니寒光無際與誰談 (한광무제여수담) 찬 빛의 끝없음을 누구와 더불어 얘기할거나.豁開透地通天眼 (활개투지통천안) 천지를 꿰뚫는 안목을 활짝 여니大道分明不用參 (대도분명부용참) 대도가 분명하여 참고할 게 없도다.​● 摩訶衍 韻 -- 碧松..

지혜의 공간 2024.05.05

함월해원(涵月海源) 대사

"몸은 흰 구름과 더불어 미혹의 세계에 왔는데 마음은 밝은 달을 따라 어느 곳으로 향하는가, 살아오고 죽어 감이 구름과 달과 같은데 구름은 스스로 흩어지고 달은 스스로 밝네." 열반에 들기 전 임종게를 쓴 함월해원(涵月海源, 1691~1770) 대사는 평생을 부처의 몸과 마음으로 살다 간 분이다. 스님은 병자를 보면 옷을 벗어 덮어 주고, 누가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항상 간곡히 극락왕생을 빌고, 아무리 비싼 물건도 누가 좋다고 하면 그에게 주고, 주린 이를 보면 자기가 먹을 것까지 몽땅 주는 성품 때문에 모두들 부처의 마음을 지닌 스님이라고 불렀다. ​ 법명은 해원(海源), 자는 천경(天鏡), 호는 함월(涵月)인 스님은 환성지안의 법을 이은 제자이다. 전주 이씨로서 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어머니가 바다에..

지혜의 공간 2024.04.07

방거사(龐居士)의 선시(禪詩)

방거사(龐居士)의 선시(禪詩) 지 안 (志安) 日用事無別 일상(日常)의 일 별거 없고 일용사무별 唯吾自偶諧 오직 내 스스로 짝하여 함께할 뿐이네 유오자우해 頭頭非取捨 이것저것 취하고 버리지 않는다면 두두비취사 處處勿張乖 어디서나 어긋나지 않으리 처처물장괴 朱紫誰爲號 붉다 푸르다 누가 이름 붙였는가 주자수위호 丘山絶點埃 언덕과 산에 티끌 한 점 없도다 구산절점애 神通幷妙用 신통과 묘용이여 신통병묘용 運水及般柴 물 긷고 땔감 나르는 것이라네 운수급반시 방거사는 중국 선불교에서 거사로서 최고봉을 차지했던 인물이다. 그는 많은 선화(禪話)를 남겨 가히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본래 이름은 방온(龐蘊: ?~808)으로 유학자의 집에 태어난 부호였다고 한다. 그가 불교에 귀의한 계기는 석두희천(石頭希遷:700~79..

지혜의 공간 2024.04.07

소동파의 선시(禪詩)

소동파의 선시(禪詩) 지 안 동파(東坡 : 본명 蘇軾소식 1036~1101) 거사가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형남(荊南)에 있을 때 옥천사(玉泉寺)의 승호(承皓: 1011~1091) 선사를 만나면서부터다. 천하에 문장가요 시인이자 서예가, 화가였던 그는 학식과 재주로써는 남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송대(宋代)의 인물 가운데 소동파를 최고 천재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 조선조의 최고 천재를 김시습으로 치듯이 동파는 중국 역사에서 천재로 평가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 그가 도인이라 칭송받으며 세속의 학문을 내려보는 불교의 선사(禪師)들에 대하여 못마땅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선사들을 만나 한 번 떠볼 양으로 소문 듣고 형남에 있던 옥천사 승호 선사를 방문하게 된 것..

지혜의 공간 2024.03.10

冶父道川 禪師 ㅡ宋代 禪詩 특징

○ 야부도천(冶父道川) 선시(禪詩) ​ ​ 게송(偈頌)이며, 禪佛敎의 선시(禪詩)로 유명한 송나라 야부도천(冶父道川, 야보도천) 선사의 名作이다. ​ ※ "야보도천"으로 읽는 견해도 있지만 관용발음을 존중하여 "야부도천"으로 기록한다. ​ 冶父道川 (야부도천, yě fù dào chuān) 야부(冶父)선사 또는 야보선사로 혼용 하여 쓰고 있기도 한다. ​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 (월륜천소수무흔) 智慧存於明者心 (지혜존어명자심) 如淸水在於深井 (여청수재어심정) 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 百季貪物一朝塵 (백계탐물일조진) ​ 대나무 그림자가 계단을 쓸어도 먼지는 그대로이고,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 흔적이 남지 않구나! 지혜는 밝은 사람 마음에 있는 것, 맑은 물이 깊은 샘에 있..

지혜의 공간 2024.02.25

승조대사의 조론(肇論) -감산덕청 주해 略

승조대사의 조론(肇論) -감산덕청 주해 略- ​ 1. 宗本義 ​ 本無, 實相, 法性, 性空, 緣會. 一義耳. 본무와 실상과 법성, 성공과 연회는 하나의 뜻이다. 何則. 一切諸法. 緣會而生. 무엇 때문인가. 일체제법이 인연으로 회합한 연회로써 발생하기 때문이다. 緣會而生. 則未生無有. 緣離則滅. 인연으로 회합하여 발생하였다면 모든 법이 인연으로 회합해서 발생하기 이전에는 없었으리니, 인연으로 회합한 것은 인연을 여읜 즉 멸한다. 如其眞有. 有則無滅. 만약 만법이 진실로 실제해 있다면, 있은 즉 인연의 분리를 따라서 멸할 수 없다. 以此而推. 故知雖今現有. 有而性常自空. 性常自空. 故謂之性空. 이로써 유추하건대, 연생의 모든 법은 지금 현재 존재해 있기는 하나, 존재해 있어도 성품은 항상 스스로 공하고, 성..

지혜의 공간 2023.12.17

<만공(滿空, 1871~1946) 선사>

만공 선사 한말~일제강점기에 활약한 승려, 경허(鏡虛) 선사의 제자로서 경허 선사의 법을 이어, 일제의 불교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며, 우리나라 선불교를 중흥에 기여했다. 전북 태인 출신으로 1883년 13세 되던 해 김제 금산사에서 불상을 처음보고 크게 감동한 것이 계기가 돼 공주 동학사로 출가한 후 경허 선사의 제자가 됐다. 법명은 월면(月面)이다. 만공이 23세 되던 해(1893) 우연히 서산 천장사(天藏寺)에서 하룻밤을 동숙하게 된 어떤 소년이 질문을 했다. “모든 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들이 이것만 알면 생사에 해탈하고 만사에 막히는 것이 없다 하는데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이런 질문을 받고, 만공은 아무..

지혜의 공간 2023.12.03

동산 양개(洞山良价: 807∼869)선사 어록

오가어록(五家語錄) 동산록 동산 양개 선사 1. 행록 스님의 휘(諱)는 양개(良价)이며, 회계(會稽) 유씨(兪氏) 자손이다. 어린 나이에 스승을 따라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외우다가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라는 대목에서 홀연히 얼굴을 만지며 스승에게 물었다. "저에게는 눈.귀.코.혀 등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반야심경」에선 '없다'고 하였습니까?" 그 스승은 깜짝 놀라 기이하게 여기며, "나는 그대의 스승이 아니다"라고 하더니 즉시 오설산(五洩山)으로 가서 묵선사에게 머리를 깎으라고 가르쳐 주었다. 21세에 숭산(嵩山)에 가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사방으로 유람하면서 먼저 남전(南泉: 748∼834)스님을 배알하였다. 마침 마조(馬祖: 709∼788)스님의 제삿날이어서 재(齋)를 준비..

지혜의 공간 2023.10.22

선불교(禪佛敎) 법맥(法脈)으로 살펴보는 선차(禪茶) 계보(系譜)

[선(禪)과 차(茶)] 책 리뷰를 쓰려고 하다보니 차 계보를 정리해서 보는 편이 수월할 것 같아서 역대 차 계보를 정리해 보았다. 차는 선불교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어서 이다. 동양의 선불교가 없었다면 선차(禪茶)역시 없었을 것이다. 선차문화가 발전해오고 계승되어온 것을 기본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오늘날 차문화가 좀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래에 선불교 법맥과 함께 차계보를 정리한 이유는 역사적 맥락에서 한눈에 차문화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하여 법맥이나 차맥을 따지고자 함이 아니라 시기별로 시대별로 차문화의 이어짐을 보고자 함이지 파벌을 짓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이다. 다만 선차문화의 특성은 지역 혹은 하나의 일가를 이루어 발전해 왔..

지혜의 공간 202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