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霧山) 조오현 스님의 시 몇 편무산 조오현 스님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뜨는 해도 다 보고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죽을 때가 지났는데도나는 살아 있지만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천년을 산다고 해도성자는아득한 하루살이 떼 파도 밤늦도록 불경(佛經)을 보다가밤하늘을 바라보다가먼 바다 울음소리를홀로 듣노라면천경(千經) 그 만론(萬論)이 모두바람에 이는 파도란다 허수아비 새떼가 날아가도 손 흔들어주고사람이 지나가도 손 흔들어주고남의 논 일을 하면서 웃고 섰는 허수아비 풍년이 드는 해나 흉년이 드는 해나―논두렁 밟고 서면―내 것이거나 남의 것이거나 ―가을 들 바라보면―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도 웃는 허수아비사람들은 날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