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기귀내법전 4

남해기귀내법전 제4권

31. 관목존의(灌沐尊儀) 三十一灌沐尊儀 ​ 수행하고 공경하는 근본으로 삼존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 계상(契想)의 원인이 어찌 사제(四諦)를 넘어서겠는가? 그런데도 진리는 그윽하고 깊으며 일은 거친 마음과는 거리가 있다. 성의(聖儀)에 물부어 씻겨 주는 것은 실로 모든 것을 제도하는 일이다. 큰 스승님은 비록 멸도하셨지만 그 형상은 아직 남아있어 마음을 지극히 하면 살아계시는 것과 같으니, 이치로 보아 마땅히 따르고 공경하여야 한다. 혹 향화를 늘 마련하여 청정한 마음이 생길 수 있게 하여도 되고, 또 항상 불상을 씻겨서 혼침한 업을 쓸어버려도 된다. 이렇게 마음을 두드린다면 드러나지 않은 이익을 스스로 거두어들이게 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권장한다면 유작(有作)의 공덕으로 아울러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니..

남해기귀내법전 제3권

19. 수계궤칙(受戒軌則) 十九受戒軌則 서쪽 나라에서 출가의 법도는 모두가 성인의 제도를 갖추고 있는데 상세한 것은 백일갈마(百一羯磨)에서 밝힌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다만 간략하게 그 단면만을 지적하겠다. 西國出家軌儀,咸悉具有聖制,廣如百一羯磨,此但略指方隅。 ​ 발심한 바를 따라 출가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마음으로 즐거워하는데 한 스승 옆에 이르러 그의 본뜻을 말하면 그 스승은 곧 방편으로 그에게 어려운 일을 물어 본다. 즉 부모를 살해하지 않았는가라는 등의 질문을 한다. 전에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 경우 허락하여 거두어 드리겠다고 말한다. 諸有發心欲出家者,隨情所樂到一師邊陳其本意,師乃方便問其難事,謂非害父母等。難事旣無許言攝受。 ​ 이 거두어 드림을 받고 나서 혹 열흘에서 한 달까지 그로 하여..

남해기귀내법전 제2권

남해기귀내법전 제2권 南海寄歸內法傳卷第二 ​ 10. 의식소수(衣食所須) 무릇 의지함이 필요한 누추한 몸은 옷과 음식의 도움을 빌려야 비로소 생명을 건져갈 수 있고, 다시 태어나지 않는 묘한 지혜는 적멸(寂滅)의 진리에 의거해야만 비로소 흥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그가 옷을 입고 음식을 먹는 것이 율의에 어긋난다면 곧 걸음걸음마다 죄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투명하게 맑은 마음이 궤도(軌道)를 잃게 되면 생각생각마다 미혹됨을 이루게 될 것이다. 原夫有待累形,假衣食而始濟;無生妙智,託滅理而方興。若其受用乖儀,便招步步之罪;澄心失軌,遂致念念之迷。 이런 이유 때문에 의식(衣食)을 수용하는 가운데 해탈을 구하는 사람은 성인의 말씀에 순응해서 수용하여야 하며, 투명하게 맑은 마음이 있는 곳에 자리 잡아 진리를 실현하는 사..

남해기귀내법전(南海寄歸內法傳) 1권

번역(翻經) 삼장(三藏) 사문(沙門) 의정(義淨) 찬(撰) 의정 지음 이창섭 번역 翻經三藏沙門義淨撰 ​ ​ 무릇 삼천세계[三千]가 처음 세워지자 이에 만물을 융성하게 할 기틀이 갖춰졌고, 백억 세계[百億]도 이미 형성되었으나 아직 사람과 만물의 질서는 생성되지 않았다. 세계(世界)는 텅 비어있었고, 해와 달도 아직 운행하지 않았으며, 음양의 순환[慘舒]1)도 실로 고요히 머물러 있어 음양(陰陽)을 분별할 수도 없었다. 이에 정천(淨天)2)이 세상에 내려오게 되자 신광(身光)3)이 저절로 좇아 이 세상을 비추게 되어, 땅[飡地]이 비옥하게 되었고 중생[生貪]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임등(林藤)4)과 향도(香稻)5)가 잇달아 생겨나 이것을 먹게 되었다. 原夫三千肇建,爰彰興立之端;百億已成,尚無人物之序。旣空洞於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