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최상의 덕이다. (지부지상知不知上) 성인은 왜 알면서도 잘 모르는 것과 같은 태도를 보이는가? 아는 사람이 잘 모르겠다고 할 때의 부지不知는 단순히 모른 척 한다거나 무지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의 기능을 하는 지적체계 안에다 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아는 내용을 굳건한 체계적 형태로 만들어 이데올로기화하지 않는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런데 진정한 앎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내용을 체계화하거나 이념화해서 결국 다른 체계와 분명한 선을 그으려 하게 되는데, 노자는 이것을 아주 잘못된 것 즉 병이라고 한다. 성인은 그와 같은 지적 활동이 아주 잘못된 것임을 알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道德經 第71章] 知不知 上(지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