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해설(老子와 똥막대기) 98

노자 도덕경 해설 71~81

아는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최상의 덕이다. (지부지상知不知上) 성인은 왜 알면서도 잘 모르는 것과 같은 태도를 보이는가? 아는 사람이 잘 모르겠다고 할 때의 부지不知는 단순히 모른 척 한다거나 무지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의 기능을 하는 지적체계 안에다 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아는 내용을 굳건한 체계적 형태로 만들어 이데올로기화하지 않는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런데 진정한 앎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내용을 체계화하거나 이념화해서 결국 다른 체계와 분명한 선을 그으려 하게 되는데, 노자는 이것을 아주 잘못된 것 즉 병이라고 한다. 성인은 그와 같은 지적 활동이 아주 잘못된 것임을 알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道德經 第71章] 知不知 上(지부지 ..

노자 도덕경 해설 61~70

암컷[牝]은 자신을 낮추고 넓은 포용력을 가진 특성 때문에 물[水]과 함께 『도덕경』의 핵심 상징어이다. 따라서 앞부분에서 물[下流]과 암컷을 직접 비유하여 큰 주제로 삼은 다음에, 세상사에서 암컷이 고요함[靜]이라는 구체적 특징으로 수컷[牡]을 이겨낼 뿐 아니라, 그 따뜻한 모성의 품으로 새끼들이 모여드는 것과 같은 실제적 효과를 거두는 것을 말하고 있다. 처음에는 큰 나라가 자신을 낮추어 겸손한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천하의 영도적인 위치에서 작은 나라들을 취하고 인도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고 말하지만, 논의는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즉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태도를 취하게 되면 작은 나라는 그 작은 나라에 맞는 효과로써 큰 나라로부터 많은 것을 얻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주제는 자신을 ..

노자 도덕경 해설 51~60

도는 우주 만물의 존재 형식에 관한 범주이고, 덕은 그런 도가 구체적인 만물이나 세상사에서 작용을 하는 모습이다. 다시 말하면, 만물의 존재 형식이나 운행 원리가 만물에 구체화되고 내재된 성질이다. 그러므로 도는 낳는다 하고 덕은 기른다고 하는 것이다. 만물이나 기물은 도와 덕이 작용한 한 결과로서 구체적인 형체를 갖추어 드러나고 또 완성된다. 모든 만물은 도와 덕의 이런 작용을 매개로 비로소 구체적인 모양새를 갖추고 완성되기 때문에,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그것들에게 빚지지 않은 것이 없다. 그래서 모든 만물은 도와 덕을 존귀하게 받드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사람들이 삶의 양식으로 응용해야 할 도와 덕의 특성이 드러난다. 즉 이련 존귀한 작용을 하면서도 그것들은 절대로 만물 위에 자신들의 의지를 개입..

노자 도덕경 해설 41~50

도는 언어적으로 체계화하는 일과 친숙하지 않다. 도가 초월적이거나 초과적이거나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언어로 담을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세계가 관계와 변화 속에 있음을 드러내 주는 범주인 도에는 언어적 재단이 들어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정면으로 기술하는 언어 행위에 익숙한 일반인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지식을 신념화하여 그 속에 함몰해 있는 수준 낮은 지식인들이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중간 단계의 지식인은 긴가민가하고, 자신의 깊은 지식으로 자신의 성숙까지 이루어 내어 넓은 포용성을 갖게 된 수준 높은 지식인은 그 진리의 빛을 바로 알아차리고 삶에서 운용하거나 그것을 성실하게 실천한다. 제39장에서는 하늘이나 땅이 도라는 원칙을 근거로 해서만..

노자 도덕경 해설 31~40

남면南面 ,즉 남쪽을 향해 앉는 통치자의 입장에서 보면 왼쪽은 동쪽이고 오른쪽은 서쪽이 된다. 동쪽은 태양이 뜨는 방향이고, 서쪽은 태양이 지는 자리이다. 그래서 동쪽은 양의 방향이 되고, 서쪽은 음의 방향이 된다. 이런 이유로 생기발랄하고 무엇을 살리는 것을 주로 하는 평상시에는 왼쪽[陽,東]을 위주로 하고 죽음과 관련이 있는 일을 할 때는 오른쪽[陰,西]을 위주로 한다. 평상시에 군주는 왼쪽을 숭상 하다가 전쟁을 할 때는 오른쪽을 숭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쟁은 죽음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위가 높은 장군을 오른쪽에 배치하고 낮은 장군을 왼쪽에 배치하는 것도 흉사로 인식되는 전쟁은 상례에 따라 오른쪽이 주된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쟁에 승리하였더라도, 전쟁 자체는 부득이 하여 ..

노자 도덕경 해설 21-30

이 장에서는 덕德, 즉 인도人道의 근거와 도道의 존재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큰 덕의 모습이란 오직 도를 따르는 것이다(孔德之容 惟道是從). 인간의 이상적인 행위 방식이나 통치 원칙(덕德)은 자연의 존재 형식과 운행 방식(도道)을 모델로 해야 한다는 노자의 생각이 들어 있다. 홀황 하거나 황홀한 도의 운행 과정 속에서 그것이 상象으로 드러나고, 또 그런 운행 과정 속에서 구체적인 사물들이 존재한다. 유명幽冥한 상태로 있는 도의 운행은 허구나 관념이 아니라 실지의 정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실지의 정황이 얼마나 참되던지 전혀 어그러짐이 없이 아주 미덥게 원칙을 가지고 운행한다. 이것은 성인에 의해 확립되고 전승되는 전통을 기준으로 하는 공자와는 다른 방식이다. [道德經 第21章] 孔德之容 惟道是從 ..

노자 도덕경 해설 11-20

노자가 세계를 보는 기본적인 두 개의 범주인 무無와 유有의 역할을 설명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무의 역할을 강조하여 설명하고 있는 장이다. 즉 무는 자신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존재하는 다른 것들을 그것이 지향하는 어떤 방향으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노자가 보기에 세계는 이런 유와 무라는 두 축의 꼬임으로 되어 있는데, 사람들은 주로 유의 범위만을 대상으로 思考한다. 노자가 당시의 여러 철학자들과 다른 점은 바로 이 무라는 영역을 포착했다는 점이다. ‘有’ 즉 구체적으로 있는 어떤 것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무’는 바로 그런 편리함이 발휘되도록 작용한다는 것이다. 2300년 뒤에 서양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그의 저서 순수이성비판에서 공간은 선험적 표상으로서 순수..

노자 도덕경 해설 1-10

노자(老子)는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로 전해지고 있다. 성은 이 (李), 이름은 이(耳), 시호는 담(聃)이다. 출생과 사망년도는 확실하지 않고 여러 설이 있으나, 기원전 604년경(공자보다 50여 년 전) 출생하고 기원전 6세기 말경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자는 중국에서 우주 만물에 대하여 생각한 최초의 사람으로, 우주의 진리를 '도'(道)라고 이름 지었다. 그 도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을 '도교'라고 하며, 그는 우주 만물이 이루어지는 근본적인 이치가 곧 '도'라고 설명 하였다. 노자는 후세에 '도교의 시조'로 불리고, 사상은 '노장 사상' 또는 '도가 사상'으 로 발전하여 유교와 함께 중국 정신 사상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되었다. 노자의 사상은 도는 성질이나 모양을 가지지 않으며, 변하거나..

도덕경/또다른해석3/신이 죽지 않는 계곡

谷神不死 是謂玄牝 곡신불사 시위현빈 앞에서 말했지만 노자는 《도덕경》5천 글자를 통틀어 다른 사람들이 쓴 적이 있거나 널리 쓰이는 의미태의 고유명사를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는다. 《도덕경》에 나오는 모든 의미태의 고유명사는 백 프로 노자의 오리지널 창작어들이다. 노자가 지어낸 단어들이어서 이런 고유명사가 뭔지를 사람들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 해석이 구구하고 중구난방 지멋대로다. 이런 조어(造語)의 능력이 뛰어나기로는 지나인보다는 오히려 고대 인도인이다. 불경을 읽어보면 말을 만들어내는 어휘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문학적 가치만으로도 인류의 보고라 할 만하다. 특히 이름을 지어내는 데는 도가 텄다. 부처님한테 놀라는 게 바로 작명력이다. 온갖 대상 온갖 사물에 수천 수만 가지 이름을 만들어 붙이는..

노자 도덕경의 명언

노자 도덕경의 명언 1. 道可道 非常道 도를 도라고 말하면(변하는 도를 생각의 틀 속에 집어넣는다면), 그것은 늘 그러한 道가 아니다.. -노자 1장 2. 名可名 非常名 이름을 이름지어서 부를 수 있으면 그러한 이름은 만고 불변의 이름이 아니다. (선입관처럼 고착화되어버린 이름이 아닐 때만 진정한 이름 구실을 하는 것) -노자 1장 3. 飄風不終朝(표풍부종조) 驟雨不終日(취우부종일) 회오리바람이 한 나절을 부는 일이 없고, 소나기가 온종일 쏟아지는 법이 없다. -노자 23장 4. 獨立而不改 周行而不殆 現象을 초월하여 변화가 없으며, 두루 運行하여 쉬지 않는다.… 道란 萬物을 초월하여 永遠하지만, 또한 그 法則이 되어서 運行에 差別과 停息이 없다는 말이다. -노자 25장 5. 無 名天地之始 有 名萬物之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