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공간

탄허스님 가르침 7가지

수선님 2019. 5. 5. 12:13
*탄허 스님의 지혜를 담은 책 <탄허록> 


현재 불교계의 대표적 학승인 각성·무비·통광·혜거 스님이 그의 제자며, 10여년 연상이던 함석헌(1901~89) 선생과 자칭 인간국보 양주동 박사가 배움을 청할 정도였다. 그를 아는 이들은 불교와 동양경전에 두루 통달해 예지력까지 갖춘 탄허 같은 인물이 다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어떻게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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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 스님의 문도들이 23일 월정사에서 스승을 회고하고 있다. 원행·정념·삼보·각수·인보 스님(왼쪽부터).

다례재에 참여한 초기 제자인 인보, 각수(오대산 영감사 주지), 삼수(동국대 이사), 혜거(금강선원장), 정렴(월정사 주지) 스님 등의 문도들의 회고를 통해, 그 탁월함의 비결을 7가지로 간추렸다.


1. 학문과 인격 외는 신기루다
=탄허 스님은 “명예와 돈과 권력은 한순간에 물 건너가는 신기루다. 그러나 학문과 인격은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고 했다. 나날이 향상해가는 ‘향상일로’(向上一路)가 그의 신조였다. 삼보 스님은 "스님이 머문 상원사엔 교수와 대학생들이 대거 갑자기 찾아와 밥상을 새로 차려야할 경우가 많아 한번은 급하기 내간 밥상이 엎어져 새로 밥을 지어 한두시간이나 늦어졌는데, 스님은 어떤 경우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공부에서 게으름을 보이면 용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수는 용서하지만 학문을 게을리한 것은 좌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 법당을 짓지 말고 인재를 길러라
= “법당 100채를 짓는 것보다 스님들 공부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혜거 스님은 “스님께서는 ‘큰 인재가 많이 나와야 좋은 나라 좋은 세상이 된다. 한 나라와도 바꿀 수 없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총력을 쏟아라’고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3. 누구든 공부하게 도와라
= 탄허 스님은 절에서 승려들만 공부하게 한 것이 아니라 부엌에서 일하는 공양주보살들과 허드렛일꾼인 부목들도 함께 와서 공부하게 했다. 공양주보살들이 식사준비 때문에 강의에 참가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아침에 점심 밥까지 하도록 해 3년 동안 점심을 찬밥으로 떼우기도 했다고 한다.

4. 배우기 전에 먼저 외워라
= 탄허 스님은 원문을 미리 외워오지 않으면 가르쳐주지 않았다. 인보 스님은 “책 한 번 보지 않고 칠판에 쏟아내는 지식을 정리하기도 쉽지 않았고, 숙제도 많이 내줬다”고 말했다.

 

5. 늘 초심자처럼 배워라
= 탄허 스님은 ‘학해무변’(學海無邊, 학문의 세계는 끝이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삼보 스님은 “월정사에서 대학교 수련대회가 많이 열렸는데, 그때 대학교수들이 신학문을 강의하면 학생들, 제자들과 함께 앉아 늘 강의를 놓치지 않고 들었다. 배우는 데 나이의 고하를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6. 첫 잠에서 깨면 다시 눕지 마라
= 탄허 스님은 밤 9시면 무조건 잠에 들었다. 밤 12시건 1시건 첫잠을 깨면 다시 눕지 않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혜거 스님은 “첫 잠을 깰 때가 가장 기운이 맑을 때니 이를 내버리지 않고 잘 활용하려면 다시 잠자리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었다”고 회고했다.

 

7. 미래를 한발 앞서 내다보고 실현하라
= 탄허 스님은 6·25전쟁, 삼척무장간첩침투, 미국의 월남전 패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급서, 일본 재앙 등을 예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예언조차도 미래를 잘 대비하라는 가르침이었다고 제자들은 입을 모은다. 정렴 스님은 “러시아·중국 등과 북방외교를 시작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퇴임 뒤 월정사를 찾아와 ‘강원도 군부대에 근무할 때 스님을 찾아뵐 때마다 북방과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해 집권 뒤 이를 실현하려고 했다’는 말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평창(강원도) 오대산/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룸비니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bini0967/8561133 에서 복사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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