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께서는 위신력으로써 이 깨달음의 자리를 떠나서 수미산(須彌山)의 정상(頂上)에 올라 도리천에 있는 제석천(帝釋天)으로 향하셨다.
그때 제석천은 저 멀리로부터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많은 보배를 뿌린 자리를 만들어 그 위에 또 보배로 된 자리를 몇 겹으로 폈다. 그리고 제석천은 부처님 앞에 합장예배하고 말했다.
"잘 오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아무쪼록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 궁전에 머물러 주시옵소서."
세존께서는 이 원을 받아들여 궁전으로 올라갔다. 그때 제석천의 궁전에서 흘러 나오는 무량한 음악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인하여 조용해졌다. 제석천은 과거세에 부처님을 모시고 진리를 지키는 구도자의 고행을 닦던 일을 생각해내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섭불(迦葉佛)은 대자비를 갖추어 복덕이 원만합니다. 그 부처님은 전에 여기에 오신 적이 있 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 땅은 보다 더 축복되었습니다.
구나함모니불(苟那含牟尼佛)의 지혜는 장애가 없고 복덕이 원만합니다. 그 부처님도 전에 이곳에 오셨습니다. 때문에 이 땅은 보다 더 축복되고 있습니다.
구류손불(拘留孫佛)의 몸은 흡사 황금의 산과 같고 복덕이 원만합니다. 그 부처님도 전에 이곳에 오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 땅은 보다 축복되고 있습니다.
비사부불(毘舍浮佛)은 탐욕과 분노와 우치의 삼독을 떠나서 복덕이 원만합니다. 그 부처님도 전 에 이곳에 오신 적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땅은 보다 더 축복되고 있습니다.
시기불(尸棄佛)은 항상 적연(寂然)하고 복덕이 원만합니다. 그 부처님도 전에 이곳에 오신 일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땅은 더 축복되고 있습니다.
비바시불(毘婆尸佛)은 흡사 보름달과 같으며 복덕이 원만합니다. 그 부처님도 전에 이곳에 오신 적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이 땅은 보다 더 축복되고 있습니다.
연등불(燃燈佛)은 세계를 밝게 비추며 복덕이 원만합니다. 그 부처님도 전에 이곳에 오신 적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땅은 보다 더 축복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제석천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아서 과거의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십만의 제석천도 또한 저마다 전에 수행하였던 곳에 있는 과거세의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사자좌에 올라 결가부좌하였다. 그러자 궁전은 곧 순식간에 넓혀지고 도리천도 같은 넓이가 되었다. 십만의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넓혀졌다.
道窓/연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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