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처경

[스크랩] 염처경(念處經) ⑨ 졸리면 걷고 들뜰 때는 토론하라

수선님 2018. 2. 18. 12:41

염처경(念處經) ⑨ 졸리면 걷고 들뜰 때는 토론하라



 

“비구들이여, 비구는 졸음이나 들뜸이 있을 때, ‘내게 졸음과 들뜸이 있다’고 분명하게 안다. 다시 졸음과 들뜸이 사라지면 ‘내게 졸음과 들뜸이 없다’고 분명하게 안다.

 

또한 비구는 전에 느끼지 못한 졸음과 들뜸이 어떻게 일어나는 것을 알고, 생겨난 졸음과 들뜸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알며, 사라진 졸음과 들뜸이 어떻게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안다.”


졸음은 다섯 가지의 덮개, 정신의 장애 가운데 세 번째에 속한다. 탐욕이 즐거운 느낌에, 미워함은 불쾌한 느낌에 근거한다면, 혼침과 졸음은 즐겁지도 불쾌하지도 않는 느낌에 기반을 둔다.

 

대개는 혼침과 졸음은 무기력과 나른한 감각으로 인하여 발생된다. 혼침과 졸음에 반대되는 경험은 마음의 산란과 같은 들뜸이다. 들뜸은 우리의 공부를 방해하는 네 번째의 마음으로,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움직이는 원숭이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음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안절부절 요동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잠시만 앉아서 명상을 해보면 이들을 금방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대부분 앉아서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망상을 피우거나 그렇지 않으면 졸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것을 잘 알고 대처하지 않으면, 공부에 진전을 이룰 수가 없다.

 

이들은『염처경』에서는 마음에 속하는 심염처(心念處)에 분류하지 않고, 현상으로서의 법염처(法念處)에 소속시킨다. 마찬가지로 유식불교에서도 마음의 현상 곧 마음작용(心所法)으로 분류하지만, 고통을 만들어내는 근본번뇌를 뒤따라 발생하는 수번뇌(隨煩惱)에 소속시킨다. 졸음과 들뜸은 모두 자아에 대한 근원적인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마음현상이다.


졸음-들뜸은 근본 번뇌


혼침과 졸음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아 어두움에 갇혀서 마침내 정신을 잃게 만든다. 대부분 고요한 마음을 개발하는 가운데 깨어있는 마음의 결여로 발생된다. 다시 말하면 마음에 적적만 있고, 성성함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기 쉽다. 마음의 고요함은 존재하지만, 대상에 대한 분명한 자각으로서 지혜가 없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매우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어 있다. 북전 대승경전에 기초한 간화선에서는 화두를 명백하게 결택하여 참구하기를 요구하고, 무엇보다도 정진에 대한 분심을 일으키라고 권장한다. 초기경전에 근거한 남방불교에서는 지속적인 정진과 함께 광명상(光明想)을 명상할 것을 제시한다. 어둠은 밝은 광명을 눈앞에 현전시킴으로써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전이 동시에 강조한 점은 음식을 조절하고, 졸음이 오면 걷는 수행을 깰 때까지 계속하며, 혹은 선지식과 법에 관한 문답을 함으로써, 지혜를 개발하는 것이다.


마음의 들뜸은 졸음의 반대 현상이다. 들뜸이 있으면 그곳에는 졸음이 없다. 한역에서는 마음의 산만을 도거(掉擧)라고 했다. 도거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탐욕이나 성남과 같은 마음의 감정에서 비롯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기억이나 환상과 같은 사유방식에서 비롯된 경우이다. 심할 경우 양자는 모두 불면증을 발생시킨다. 전자의 불면증은 마음에 불안과 초조로 가득 채우고, 후자는 여러 가지 잡다한 생각이나 특정한 생각에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법에 대한 토론 큰 효과


이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전을 읽고 함께 법에 대해서 토론하는 방법이다. 단순하게 경전을 주입식으로 배워서는 안 된다. 경전의 주된 내용을 함께 토론하는 방식인데, 앉아서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서 행동으로 대론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확실하게 효과가 있는 전통적인 양식이다. 이 방식은 티베트에서 가장 잘 전승되고 있으며, 동북아의 선종에서도 선문답이란 방식으로 잘 활용된 부분이다.


마음의 산만과 들뜸을 가장 잘 대치하는 방법은 수행의 대상을 명료하게 경험하는, 마음의 집중을 개발하거나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좌선에서 일어나서 들뜬 마음을 선지식과의 상담이나 문답을 통해서 그것이 발생하는 심층적인 종자를 찾아서 뽑아 내는 방법이다. 수행은 혼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함께 해야 힘이 생겨난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도반과 선지식을 찾는 것이다.


인경 스님 <명상(선)상담연구원>

출처 : nirvana
글쓴이 : 무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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