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이 <숫타니파타>는 수많은 불교 경전 중에서도 가장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이다. 역사적인 인물로서 불타 석가모니와 초기 불교를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자료이다.
불교 경전은 원래 눈으로 읽는 문자로 쓰여 지지 않고 부처의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이 그 내용을 함께 암송해오다가 후기에 문자로 정착된 것이다. 따라서 소리를 내어 외기 편하도록 운문(시)의 형식으로 전해지고, 후렴처럼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책에 일련번호가 붙은 짧은 글은 원래 운문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고, 번호가 붙어 있지 않은 긴 문장은 산문으로 된 것이다.
부처에게는 자기 자신이 어떤 종교의 창시자라는 의식이 전혀 없었다. 단지 눈 뜬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그에 대한 호칭도 이 경전에서는 ‘눈 뜬 사람’ ‘수행자’ ‘널리 보시는 분’ ‘고타마’ 등으로 불리고 있다. 그 시절의 수행자들은 나무 그늘이나 바위에 앉아, 때로는 외진 동굴 속에서 명상하고 간소한 생활을 했으므로 요즘처럼 조직화된 규모의 사원도 없었다. 지닌 것이라고는 남들이 버린 천 조각을 주워 그것을 꿰매어 걸친 누더기 옷에, 바리때 하나를 들고 구름처럼 물처럼 여기저기 걸식 행각을 하면서 자신을 일깨우고 이웃을 깨우쳐 주었다.
그들의 삶이 이처럼 단순하고 소박했기 때문에 그들의 가르침 또한 단순하고 소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숫타니파타>를 보면 2천 5백 년 전 불교가 처음 싹트기 시작할 때 주변의 상황들, 특히 다른 수행자들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부처가 말한 그 가르침의 원형이 어떤 것인가를 자세히 알 수 있다.
다음의 글귀는 숫타니파다경의 일부내용이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숫타니파타>는 현재에도 동남아시아 불교권에서는 일상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가 있다. 그 한 예로, 스리랑카에서는 결혼식 전날 스님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축복의 의식을 올리는데, 이때 스님들은 이 <숫타니파타>의 ‘자비’와 ‘더없는 행복’ 중에서 몇 구절을 다 같이 낭송하고 나서 설법을 한다. 새롭게 인생의 여행에 들어서는 젊은 두 사람이 의지할 교훈으로써 축복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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