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멸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날 거룩한 스승께서는 사밧티의 제타 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모습이 아름다운 한 신이 한밤중이 지나 제타 숲을 두루 비추며 스승께 가까이 다가 왔다. 그리고 예의를 갖춰 절한 뒤, 한쪽에 서서 시로써 물었다.
91. “파멸하는 사람에 대해서 고타마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파멸에 이르는 문은 어떤 것입니까? 스승께 그것을 묻고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92. 스승은 대답하셨다.
“잘되는 사람도 알아보기 쉽고, 파멸하는 사람도 알아보기 쉽다.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잘되고, 진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파멸한다.”
9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둘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4. “나쁜 사람들을 가까이하고 착한 사람들을 멀리하며, 나쁜 사람이 하는 일을 좋아하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둘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셋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6. “아무 때나 잠자는 버릇이 있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버릇이 있고, 분발하여 정진하지 않고 게으르며, 걸핏하면 화를 내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셋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넷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8. “자기는 풍족하게 살고 있으면서 늙고 병든 부모는 돌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파멸의 문이다.”
9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넷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다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0. “바라문이나 사문 또는 다른 걸식하는 이를 거짓말로 속인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1)
10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다섯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여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2. “엄청나게 많은 재물과 먹을 것이 풍족한 사람이 그것을 혼자서만 독차지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섯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일곱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4. “혈통을 뽐내고 재산과 가문을 자랑하면서 자기 친척을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일곱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여덟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6. “여자에게 미치고 술과 도박에 빠져, 버는 대로 다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덟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아홉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8. “자기 아내로 만족하지 않고, 매춘부와 놀아나고 남의 아내와 어울린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아홉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열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0. “한창때가 지난 남자가 틴발 열매처럼 불룩한 젖가슴을 가진 젊은 여인을 유혹하고 그녀에 대해 질투하는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열한 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2. “술과 고기 맛에 빠져 재물을 헤프게 쓰는 여자나 남자에게 집안일을 맡긴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한 번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열두 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4. “크샤트리야 집안에 태어난 사람이 권세는 작은데 욕망만 커서, 이 세상에서 왕위를 얻고자 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5. 세상에는 이와 같은 파멸의 문이 있다는 것을 잘 살펴, 현자와 성자들은 진리를 보고 행복한 세계에 이른다.”
'숫타니파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제 1장 자비 (0) | 2017.12.10 |
---|---|
[스크랩] 제 1장 천한 사람 (0) | 2017.12.10 |
[스크랩] 제 1장 대장장이 춘다 (0) | 2017.12.10 |
[스크랩] 제1장 밭가는 사람 (0) | 2017.12.10 |
[스크랩] 제 1장 무소의 뿔처럼 (0) | 2017.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