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상(彌勒思想)이란?
1) 미륵사상의 종류
2) 오시는 시기와 장소
3) 미륵부처님이란?
4) 주요 경전
5) 미륵사상의 발전
1) 미륵사상의 종류
① 도솔천 왕생사상.
미륵보살(부처)님께서 현재 사바세계에 강림하시기 전 천상의 70여 하늘 중, 욕계의 천상 6천중 4천 도솔천에 계시는 바, 지상에 내려오는 부처님들은 모두 이 곳에 계시면서 미리 지상에서 인연맺을 제자등의 인연자를 살피고 근기를 높인 후 내려오기 위해 설법제도중생하고 계시는 곳이다.
항상 미륵부처님을 끊임없이 염불공양하며, 자리이타 육바라밀 수행을 하면 미륵보살(부처)님의 인도로 도솔천에 왕생하여 무상복락을 누리게 된다는 신행관이다. 학계에서는 300~500년 경에 발생하여, 기원 후 2~3세기 경에 유행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② 당래불(當來佛) 지상정토 용화세계를 개창하시기 위해 하생하신다는 사상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다음으로 오시는 부처님으로 신앙된다. 오시는 곳은 미륵하생경에 계두성(鷄頭城)으로 밝혀져 있으며, 미륵부처님을 잘 믿는 사람은 용화 3회 설법시 참여하여 수기를 받게 된다는 신앙관이다.
③ 자비제일(慈悲第一) 공덕제일(功德第一)의 부처님이라는 신앙관이다. 미륵부처님은 수행시절 무상의 공덕을 쌓음과 수행정진을 성취하신 분으로 수많은 보살님 중 석가모니 부처님의 다음 처님으로 수기된 만큼, 미륵부처님의 명호를 정근하거나 신행하면 서원하는 바가 영험하게 속히 성취된다는 신앙이다.
④ 대승신앙관이다.
미륵신앙은 대승불교를 실천한다.
⑤ 자비제일의 미륵부처님의 화신이 된다는 수행관이다.
일체 부처님 가운데 자비제일 공덕제일의 부처님인 미륵보살(부처)님을 닮아 현현키 위한 수행·정진 사상이다.
⑥ 10선을 수행과제로 하는 실천적인 신행관이다.
어려운 수행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행하여야 할 윤리요 덕목인 10선 운동을 통하여 이상향 미륵정토를 추구하는 실천적이고 적극적인 수행을 추구하는 신앙관이다.
10선은 곧 십선계(十善戒)로 다음의 열 가지다.
- 첫째 생명을 존귀히 하라(不殺生).
- 둘째 훔치지 말라(不偸盜).
- 셋째 사음하지 말라(不邪淫)
- 넷째 허망한 말을 하지 라(不妄語).
- 다섯째 이간질 하지 라(不兩舌).
- 여섯째 악한말 하지 말라(不惡口)
- 일곱째 꾸밈말 하지 말라(不綺語).
- 열덟째 탐하는 말 하지 말라(不口貪)
- 아홉째 만사에 감사하라(不嗔恨)
- 열째 사견을 일으키지 말라(不邪見).
⑦ 부처님 다음의 중생은 미륵부처님을 의지하여야 구제될 수 있다는 신앙관이다. 불멸이후로 오탁악세(五濁惡世)이기에 말법 중생들이 미륵부처님을 의지처로 삼아 수행해야 수기를 받는 등의 구제를 입을 수 있다는 신앙관이다.
※ 오탁악세란 오탁의 악한 일이 많이 야기되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이는 인간의 수명이 최고 팔만 사천 세인데 여기서 점점 감하여 이만 세가 되면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겁탁(劫濁), 견탁(見濁), 번뇌탁(煩惱濁), 중생탁(衆生濁), 명탁(命濁)이다.
겁탁 : 세월이 흘러갈수록 사람의 수명이 점차로 감해지는 시대를 말한다.
견탁 : 중생의 근기가 낮아져서 지혜가 흐려지고 편견과 사견이 난무하는 세상을 말한다.
번뇌탁 : 혹탁(惑濁)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증장되는 탐,진,치(貪嗔痴) 등으로 인하여 일체 번뇌들이 중생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중생탁 : 중생이 끊임없는 견탁과 번뇌탁의 결과로 인해 마음과 지혜가 흐려지고, 신체도 쇠약해지며, 복은 적어지고 고통이 많아지는 세상을 말한다.
명탁 : 중생탁과 번뇌탁의 결과로 사람의 수명이 점차 감소되고 결국 인간의 수명이 10세까지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2) 미륵부처님께서 오시는 시기
(1) 오시는 시기
① 경전상의 기록
미륵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오신다는 시기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한 경전에서 제일 빠른 순으로 찾아보면, 첫째, 증일아함경과 화엄경에 설해져 있는 3000년설을 들 수 있다. 서기 2000년은 우리 나라가 1961년까지 사용하였던 북방불기에 따르면 3026년이다. 하나 현재는 남방불기를 따르고 있는데 이는, 1956년 네팔의 수도 카트만드에서 개최된 세계불교도 대회에서 불교각국의 통일적 불기사용을 위하여 남방불기를 근거로 하여 사용키로 의결한 것에 기인한다. 남방불기에 따르면 서기 2000년은 불기 2544년이고 단기로는 4333년이다.
둘째, 보살처태경과 현우경에 설해져 있는 5억76만년설을 들 수 있다.
셋째, 미륵하생경이나 일체지광명선인경에 설해져 있는 5십6억만년설을 들 수 있다.
넷째, 잡심론에 설해져 있는 5십6억7천만년설을 들 수 있다.
다섯째, 정의경에 설해져 있는 5십7억6백만년설을 들 수 있다.
여섯째, 증일아함경과 현겁경, 현우경에 설해져 있는 인간수명 8만세설을 들 수 있다.
일곱째, 장아함경, 전륜성왕수행경, 증아함전륜경, 구사론에 설해져 있는 인간수명 8만4천세설을 들 수 있다.
② 학계의 견해
미륵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는 시기에 대한 7곱 가지의 설 중 학계에서는 여타의 정황을 살펴 5십6억7천만년설이 주된 설이라하여 취용하고 있다.
③ 어느 설이 진실한 견해인가?
어느 설이건 구전으로 내려온 바를 모아 확인하는 결집의 과정이 있었으나, 문자로 정립된 것은 불멸 후 200년 후의 일이다. 각 유파의 스승으로부터 전승되어 내려오는 과정상의 이유와 계산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하여 각 경전마다 표현의 차이점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 경전의 표기가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제불보살님의 위신력에 의해 각 설의 해당시기마다 미륵불이 출현하여 중생을 제도할 것이며, 해당시기가 아닌 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화신으로 오시어 무상대도를 나투어 중생을 구제하실 것이라 본다. 모두 부처님의 한 마음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방불기에 의한 계산에 의하면 불멸로부터 3,000년이 넘었다고 하니 어디엔가 미륵부처님이 강림하여 계시는지도 모를 일이다.
④ 미륵부처님을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는가?
미륵부처님을 마음 밖에서 어떤 대상으로 찾으면 영겁을 두고도 찾지 못한다. 자신의 마음 안에서 찾아야 홀리지 않고 자신이 곧 그 미륵임을 깨닫게 된다.
3) 미륵(보살)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① 미륵부처님의 존명인 미륵(彌勒)은 잘 알려져 있듯이 인도 범어 마이트레야(Maitreya)의 한자 음역이다. 마이트레야(Maitreya)의 어원은 미트라(Mitr)이다. 미트라(Mitr)는 고대 인도나 이란, 페르시아 로마 등지에서 고대에 절대적인 신으로 섬긴 광명신, 태양신의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교(西敎)에서 구세주의 뜻으로 쓰이는 메시아(Messiah)의 어원에 있어서 서양학자들사이에서는 헤브라이어 마샤(mashiah)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미륵과 동일한 어원인 미트라(Mitr)로 보기도 한다. 구세주에 대한 어원이 같음은 각기 기다리는 구세주가 하나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미륵이라는 이름은 후기에 정립된 경전인 대승경전에도 등장하지만 최초의 초기경전인 증일아함경에 걸쳐 공히 등장되고 있어 초기부터 발전된 신앙임이 문헌적으로도 분명하다 하겠다. 종교의 근원이 어떠하건 모든 종교의 바램은 하나이다. 그것은 이상적인 온전한 삶에 대한 희구이다.
그것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깨달아 설하시었던 우주제법의 실상을 밝힌, 진리를 직통한 일아철학에 의해서 가능하다.
② 미륵부처님은 석가모니불의 뒤를 이어 56억 7천년 후에 세상에 출현하여 석가모니불이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구제하는 분이시다. 초기 경전인 증일아함경에 미륵부처님에 대한 기록이 시작되어 이후의 경에도 공히 기록되고 있다. 이로 미루어 초기불교 때부터 신앙되었음은 분명하다.
③ 미륵상생경과 하생경에 따르면 이름은 아일다(Ajita) 이셨고, 보살과를 증득하여 12년후에 입멸하여 도솔천에 올라 도솔천의 천인들을 교화하다, 56억만년 후에 부처로 하생하게 되는 데 그때 "미륵"불의 이름으로 하생하게 된다고 수기 받으셨던 분이시고, 또 하생하여서는 용화삼회 설법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지상낙원 용화세계(龍華世界)를 건설한다고 설해지신 분이다.
④ 불교에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관세음보살 등등 무수한 보살님이 많은데 그 중 가장 먼저 신앙되었던 분이시다. 미륵보살(부처)님에 대한 신앙은 다른 보살님들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기 이전에 가장 먼저 신앙되었음을 경전상 살펴볼 수 있다.
보살(菩薩)이란 이미 부처를 이루기직전의 지위에 이르렀으나 일체중생을 모두 성불시킨 후에 혹 성불을 하지 못한 중생이 있는지 살펴서 하나도 빠짐없이 일체가 성불한 것을 확인하고 난 후, 마지막으로 자신이 성불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불법을 펴기 위해 보살도 행을 나투는 분들이시다.
⑤ 자비제일 공덕제일의 부처님이시다.
⑥ 보살도를 나투시는 보살님은 수 없이 많다. 부처님께서는 그 많은 보살님 중 하필이면 미륵보살을 칭하여 당신 다음의 부처, 미륵부처님으로 오시어 말법중생을 구제한다고 하신데는 이유가 있다.
말법중생들은 복력을 나누어 주면서 진리를 전해야 따르게 될 정도로 근기가 얕고 지혜가 흐려져 있어, 이러한 말법시대엔 원력이 장엄하고 수복무량의 원력을 다 닦아 이룬 자비제일 공덕제일의 미륵보살님 즉, 미륵부처님이 중생을 인도해야 일체중생이 구제될 수 있음을 내다보시고 수기를 내신 것이다.
⑦ 미륵보살(부처)님을 석가모니 부처님의 보처보살(補處菩薩)이라 하여왔는데, 보처보살이란, 무량겁 전에 대발심을 일으켜 온전한 수행을 쌓아, 일체공덕을 원만히 성취하고 곧바로 부처를 이루는 최후의 지위에 다다른 보살을 말한다.
4) 주요 경전
(1) 미륵삼부경(彌勒三部經)과 미륵육부경(彌勒六部經)
미륵부처님에 대해 전적으로 논한 경으로 미륵삼부경(彌勒三部經)과 미륵육부경(彌勒六部經)이 있다.
미륵삼부경은 불설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佛說觀彌勒菩薩上生兜率天經), 불설미륵하생경(佛說彌勒下生經), 불설미륵대성불경(佛說彌勒大成佛經)의 셋이요 미륵육부경은 구마라집이 번역한 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 미륵래시경(彌勒來時經), 미륵하생성불경(彌勒下生成佛經)과 의정의 번역인 미륵대성불경(彌勒大成佛經), 미륵상생경(彌勒上生經), 미륵하생성불경(彌勒下生成佛經)의 여섯이다.
미륵삼부경이 번역됨에 있어 같은 경을 번역자가 달라 경명(經名)이 다르게 각각 번역되었는 바 이들 여섯을 미륵육부경이라 한다.
(2) 미륵부처님에 대한 주요경전의 내용
① 불설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佛說觀彌勒菩薩上生兜率天經) : 이 경명을 줄여서 미륵상생경(彌勒上生經)이라고 하기도 한다.
내용에 당시의 미륵보살님의 이름은 아일다로 수기받는 것과 12년후에 도솔천에 상생할 것이라는 것과 미륵보살이 주석하는 도솔천의 장엄이 수승한 모양을 묘사하고, 이러한 것을 관하는 이는 도솔천에 왕생하게 된다는 것과, 미륵보살님 도솔천에 나게 되는 인연이 설해져 있고, 또 미륵보살님이 구족하신 공덕이 설해져 있다.
② 불설미륵하생경(佛說彌勒下生經) : 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내용은 미륵보살이 당래에 도솔천에서 하생하여 간밤에 집을 나서 용화수 아래서 성도(成道)한 뒤, 3회설법으로 부처님의 교화에서 구제받지 못한 중생을 모두 제도하는데, 첫 법째 법회에서 96억 인을, 두 번째 법회에서 94억 인을, 세 번째 법회에서 92억 인을 제도하게 된다는 내용이 설해져 있다.
③ 미륵하생성불경(彌勒下生成佛經) : 미륵하생경이라고도 하며 내용엔 미륵보살의 국토, 출가, 성도, 전법륜(轉法輪), 도인, 견가섭 등에 대해 자세히 설해져 있다.
5) 미륵사상의 발전
① 미륵 사상은 최초 석가부처님께서 당시 제자들 중 자비제일, 공덕제일의 제자였던 아일다에게 미래세 미륵불 출현에 대한 예시에서 당래불(當來佛)로 수기한 것이 그 출발 기점이다.
② 미륵신행은 석가모니 부처님 입멸 후 약 20년간 유행되다 300∼500년 정도에 인도 전역에 발생하기 시작했고 기원 후 2∼3세기경에 유식법상학을 근간으로 대승수행자들에 의하여 크게 성행하였다.
③ 인도에서 유식학과 미륵신행을 근간으로 하는 인도의 법상종이 대체로 4세기경에 중국에 전해져 유행하기 시작했다.
④ 한국에 미륵신행이 전해진 것은 법상종이 신라에 전해진 것과 같이 하고 있다.
⑤ 신라의 진표율사에 의해 미륵신행이 부흥하다가 고려조에 넘어오면서 선종(禪宗)이 유행하자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⑥ 고려조이후 선종이 도입되면서 승려사이에선 미륵신행을 비롯한 유식학보다 선(禪)이 유행하였고, 기존에 유행하던 미륵신행은 민간으로 유입되어 유행하게 되었다.
⑦ 미륵신행이 민간으로 유입되어 명맥을 유지하던 조선말 증산대성에 의해 발전된 미륵사상에 의한 신행이 크게 부흥하였다.
⑧ 발전된 미륵사상을 일으켰던 증산대성이 입멸하자 이후 그 제자들에 의한 대소 미륵신행단체의 활동으로 이어져갔다. 그 단체로는 "보천교", 수제자 김형렬의 "미륵불교", 김종용의 "용화사", 정수산의 "미륵불교", "태극도", "증산교", "증산법종교", "대순진리회", "증산진법회", "증산도" 등 외 많은 군소 단체의 미륵신행이 있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이들 단체 중에는 혹세무민적인 신행으로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⑨ 현재 미륵신행과 사상은 역사상의 풍상을 겪는 동안 환경상 일체의 사상이 포용되는 여정을 겪게 되어 종교 중 가장 광범위한 사상체계를 이루고 있다. 하나 아직 완전히 그 골격이 잡혀진 상태는 아닌 가운데 미륵사상이 흘러가고 있다.
한국의 미륵신앙
서강대학교 대학원, 한국민족종교연구(1999년 9월 28일) 발제
한국의 미륵신앙---담당교수 : 김성례, 발표자 : 정경일
종교 사상은 고정불변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에 구속당하는 현실적 삶의 조건에서 신앙하는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변용된다. 미륵신앙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불교의 미륵신앙은 "text"와 "context"의 간극이 매우 크다. 한국 미륵 신앙은 context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하여 현실변혁성과 현세성을 특징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성격은 한국 민족종교에 중요한 모티브를 부여했다. 그러므로, 한국 미륵 신앙은, 불교라는 특정 종교전통에서가 아니라, 민중의 종교적 기대와 행동의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불교 미륵 사상의 일반적 내용
미륵(산스크리트어 Maitreya, 팔리어 Metteya, 중국어 慈氏, 慈尊)은 일반적으로 현재불인 석가에 이어서 나타나게 될 當來佛이다. 미륵은 현재도 도솔천에서 수행하면서 많은 天衆들을 위해 설법중이라고 한다. 이 미륵이 장차 지상에 하생하여 來世를 구원한다고 한다.
석가 멸후 56억 7천만년에 도솔천의 수명이 다할 때 미륵은 하늘에서 내려와 바라문의 梵摩波提에 托生하여 부처가 되고, 용화수 아래에서 3회에 걸쳐 인연있는 사람들에게 설법을 행한다(龍華三會). 그러나 우리는 말법에 생을 받아 석가의 설법을 들을 수는 있지만 그 化度에 제대로 접할 수 없으므로, 미륵을 믿고 수행하며 善根을 쌓아 용화삼회의 설법에 참가(三會値遇)하여 구원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삼회 설법은 우리 생존중에 있기 어려우므로, 사후 도솔천에 올라가 그곳에서 미륵 보살 옆에서 56억여년을 지나, 이윽고 미륵이 하생시 미륵을 따라 지상으로 돌아와 삼회 중 初會의 설법을 듣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후에 도솔천에 올라갔다가 이 후 다시 미륵과 같이 하생하여 삼회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신앙은 미륵상생신앙이고, 도솔 상생과 관계없이 미래세의 삼회의 설법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신앙을 미륵하생신앙이라고 한다. 상생신앙은 上根幾人의 신앙으로 발전하고, 하생신앙은 下根幾人의 타력적, 易行的 신앙으로 발전하고, 다시 이와같은 하근기인을 대상으로 한 하생신앙이 말법사상과 결부되면서 민간신앙적인 미륵신앙으로 전개되었다.
한국 미륵신앙의 전개과정
고구려는 현세적 성격이 강했던 중국 북위불교와 비슷한 미륵신앙을 보이고 있어서, 미륵과 아미타 신앙(서방정토 신앙)이 혼동된 신앙형태였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 역사적 사료는 단편적이다.
신라 미륵 신앙의 특성은 미륵을 신봉하고 도를 구하면, 그 몸이 그대로 미륵불이 된다는 미륵 성불 사상과, 미륵이 화랑으로 출현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륵이 인간계의 이상에 응하여 현실화한다는 미륵의 "인격적 구현"을 이상으로 삼는 것이다. 이 역시 하생 신앙이지만, 신라의 하생 신앙은 정치적, 종교적 통제 목적에서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
백제 불교는 계율주의적 경향에서 미륵신앙을 발전시켰다. 백제 미륵신앙의 특징은 현실국토를 미륵국토화하려는 "국토적 구현"을 특징으로 하는 하생 신앙을 보여준다. 이것이 이 땅에 미륵불의 용화세계를 실현하려는 신앙이다.
통일신라시대의 미륵신앙은 백제땅의 미륵신앙 전통을 계승하여, 그것을 토대로 신라의 미륵신앙을 가미하여 인격적인 구현을 위한 실천운동을 전개한 특징을 가진다.
고려 왕조는 왕권강화의 방편으로 민중과 직접적인 조우를 꾀했고, 따라서 대승보살계 사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즉, 왕은 보살이고, 백성은 일반 신도라는 王卽佛 사상이 그것이다. 그러나, 고려 중기 사회적 혼란의 시기에 민중은 말법사상과 일치된 하생신앙에 이끌려 미륵의 출현을 고대했다. 한편, 주술의존성이 강했던 고려 불교의 미륵신앙은 민간신앙으로서의 국면을 전개하여, 득남, 금기, 기복, 치병, 수호 등 무속과의 습합현상을 보였다.
조선 개창 세력은 유교적 지배질서 확립을 위해 불교를 억압해서, 중기 이후에는 불교의 공인된 종파가 거의 소멸되었다. 그러나 억불정책은 오히려 미륵신앙과 민중의 관계를 더욱 밀착시켰다. 조선시대 미륵신앙은 불교의 민간화를 심화시켜 현세이익적 성향을 강화했다. 조선후기 사회적 혼란기에 미륵하생에 대한 갈망이 확산되었지만, 아직 사회개혁의 주도적 역할을 할 민중의식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구한말, 사회적 혼란기에, 현실에 무력한 기존종교는 민중으로부터 괴리되고, 내,외적 위기 상황에서 민중의 종교적 기대는 팽창했다. 이에 호응하여 일어난 신흥종교들은 그 교리적 근거에 있어 대부분 미륵신앙을 표방했거나, 그 영향을 받았다.
증산계의 경우, 증산은 "나는 미륵불이니, 나를 보고 싶거든 금산사 미륵불을 보라" 라고 하여, 당래불인 미륵으로 자신을 표명하고, 천지공사도 이상적 불국토인 용화세계의 건설과정으로 표방했다. 그는 천지공사를 했던 용화동을 미륵불의 會上인 龍華道場이라고 했으며, 묘사했던 선경의 모습도 미륵 경전들에 나오는 용화회상과 흡사하다. 유병덕은 이러한 증산교파의 미륵하생신앙은 첫째, 미륵으로 나타날 인물을 찾으려는 태도, 둘째, 미륵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잇는 선택된 땅을 찾으려는 것, 셋재, 미륵 하생의 시기를 정하고 기다리는 태도, 넷째, 미륵이 하생하기 위해서 극도의 위기를 맞게 된다는 태도, 넷째, 대망의지로 현실을 부정하며 요행을 찾는 태도의 특성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원불교는 미륵신앙을 재해석했다. 유병덕에 따르면 원불교 미륵하생신앙의 특징은 첫째, 法身佛(이를 一圓相으로 상징함)을 믿게 함으로써, 전통불교의 實大乘佛敎와 일치시키려고 했고, 둘째, 一圓相 진리를 스스로 터득해서 깨쳐야 스스로 우주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며, 셋째, 미륵불은 객관적으로 따로 모셔지는 대상적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며, 넷째, 누구나 모두 깨치면 상호 미륵불로 존숭된다는 것이며, 다섯째, 서로가 서로의 존재근거가 되고 있음을 아는 지혜선명이 서로를 비쳐주는 세계가 용화회상이라는 해석 등이다.
이 외에도 구한말 대두된 종교들 대부분은 미륵신앙의 말세인식, 구세주 기대, 이상세계 실현이라는 사상을 내포했고, 이것이 사회변혁의 기대와 실천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구한말 미륵신앙의 역사적 의의는 민중화된 미륵신앙이 사회변혁의 이념 체계로서 일익을 담당하였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미륵신앙의 종합적 평가
1. 시간 - "지금"
한국 민중은 불교신앙중 유독 미륵신앙에 매달렸지만, 미륵사상 원래 내용은, "시간"의 문제에 있어서 민중에게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경전의"56억 7천만년"이라는 시간은 아득한 미래적 시간이다. 그러나 하생신앙을 중심으로 한 한국 미륵신앙은, 빈곤과 압박에 시달리는 "지금"이 미륵이 하생하여 지상 정토를 건설하는 시기라고 천명했다.(궁예,증산)
2. 공간 - "여기"
삼국시대 불교에서 근대 민족종교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륵신앙은 한반도를 미륵 출현의 공간으로 인식해왔다. "공간"의 차원에 있어서, 한국인이 살아가는 "여기"가 용화세계구현의 장소라는 이상을 제시한 것이다(금산미륵사, 금산사, 증산의 용화도장).
이것은 한국이 용화세계의 인연공덕을 쌓아, 용화세계의 터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이의 기층에는 외침과 내적 억압으로 점철된 고난의 역사를 살아온 민중을, 현실 공간속에 이상세계를 이룩한다는 희망으로 이끌어낸 역설적 신앙일 것이다.
3. 주체 - "인격"
한국 미륵신앙의 특징은 자신이 미륵이라고 자처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종교현상이다.
또한 그리스도교의 교리적 바탕에서 메시아의 유일인격성을 강조하는 "예언자운동"의 성격의 서구 메시아니즘과도 다르다. 한국 미륵 신앙이 미륵의 실제적 현현이라는 성격을 갖는 것은, 인본주의적 종교성과, 신라시대 이후 미륵의 "인격적 구현"이라는 종교문화의 산물일 것이다.
참고문헌
김삼룡, [한국의 미륵신앙 연구], 동화출판사, 1983
김호성, "불교 경전이 말하는 미륵사상",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동국사상], pp.64-83.
목정배, "미륵신앙의 현대적 의의", 동국대학교불교문화연구원 편, [한국미륵사상], 불교학술연구소, 1997, pp.335-371.
백승종, "한국에서의 미륵신앙의 역사적 전개", 원불교사상, 1997
유병덕, "일제시의 미륵하생신앙", [한국미륵사상], pp.205-269.
출처 http://blog.naver.com/venusl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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