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왕문경

[스크랩] 3. 데바닷타(提婆達多)는 어찌하여 출가하게 되었는가

수선님 2018. 12. 30. 11:50

3. 데바닷타(提婆達多)는 어찌하여 출가하게 되었는가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데바닷타를 출가시킨 이는 누구였습니까. 

[존자] 대왕이여, 6명의 귀족(크샤트리아) 청년 즉, 밧디야, 아누룻다, 아아난다, 바구, 킴빌라, 데바닷타와 일곱번째 이발사인 우파알리등, 이들은 모두 세존께서 깨침을 얻었(覺證)을 때, 마음 속에 환희를 느끼고 샤카 족 가문을 떠나 세존을 따라 출가했습니다. 

[대왕] 그러나, 출가한 뒤 승단(和合僧)에 분열을 일으킨 것은 데바닷타가 아니었습니까. 

[존자] 그렇습니다. 데바닷타는 출가한 뒤 승단에 분열을 일으켰습니다. 속인도 비구니도 사미(沙彌)도 승단에 분열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그런 일을 하는 자는 일정한 계율 아래서 공동으로 생활하고, 일정하게 제한된 지역, 즉 결계(結界, 즉 攝僧界와 攝衣界와 攝食界)에서 생활하는 정규 비구입니다. 

[대왕] 승단을 분열시키는 자는 어떤 업보(業報)를 받습니까. 

[존자] 1겁(劫, 칼파) 동안 줄곧 계속되는 업보(業報)를 받습니다.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러면 부처님은 데바닷타가 출가 한 뒤, 승단에 분열을 일으키고, 그 행위의 과보로 1겁 동안 지옥고(地獄苦)를 받을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존자] 그렇습니다. 부처님은 그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만일 부처님이 데바닷타가 출가한 뒤 승단에 분열을 일으킬 것이오, 그 과보로 1겁 동안 지옥고를 받을 것을 알고 계셨다면, `부처님은 모든 생명체(有情)를 불쌍히 여기고, 동정하고, 이롭게 하고, 해로운 것을 없이해 유익하게 하여 준다.'고 한 말씀은 잘못입니다. 

또, 만일 그러하리라는 것을 모르고 데바닷타를 출가시켰다면, 부처님은 전지자였을리가 없습니다. 이 양도논법(兩刀論法)의 난문이 또 하나 그대에게 제출되었습니다. 이 난문을 풀어 반대자의 논난을 타파해 주십시오. 여기에서 그대의 역량을 보여 주십시요. 

[존자] 대왕이여, 세존께서는 자비롭고 전지 전능하신 분입니다. 세존께서는 데바닷타가 어떻게 업 위에 또 업을 쌓아왔다는 그의 생애(生涯)를 아셨습니다. 또 자비와 전능하신 지혜로 그가 1겁 동안 지옥에서 지옥으로 지옥고를 치르리라는 것도 아셨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출가한다면, 그의 끝없는 업(業)은 종막을 고할 것이며, 전생에 지은 업에 의지하는 고통도 종막을 고할 것도 아셨습니다. 그러나, 출가하지 않는다면, 그 어리석은 자는 1겁 동안 업고를 받을 것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자비심으로 그의 출가를 허용했습니다.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렇다면 부처님은 사람에게 먼저 상처를 입힌 다음, 기름약을 발라 주고, 벼랑에서 떨어뜨린 다음 도움의 손 길을 펴 주시며, 죽인 다음 소생하기를 구합니다. 즉 부처님은 먼저 고통을 준 다음 그 결과로 오는 즐거움을 더해 주십니다. 

[존자] 대왕이여, 부처님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벼랑에서 떨어뜨리고, 사람의 목숨을 끊는 까닭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대왕이여, 마치 부모가 자식의 이익될 날을 생각하여 그들을 때리고 넘어뜨리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만일 데바닷타가 출가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속인으로서 많은 악업을 짓고, 십만 겁(劫) 동안 지옥에서 지옥으로 전전하며 더 많은 지옥고를 받게 됩니다. 세존은 그의 운명을 알고 자비를 내려 출가시켰습니다. 또 출가한다면 데바닷타는 괴로움에 종막을 고할 날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지비를 내려 무거운 괴로움을 가볍게 하는 방법을 택하신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를테면 재산,명성,명예,가문 좋고, 권세 있는 사람이, 친구나 친척이 무거운 형벌을 받았을 때, 왕이 자기를 대단히 신임하는 덕으로 무거운 형벌을 가볍게 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은 데바닷타가 십만 겁 동안 지옥고를 받을 것을 아시고, 그를 출가시켜 계행(戒)과 마음의 통일(定)과 지혜(慧)와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힘(解脫力)을 얻게 하여, 십만 겁 동안 치뤄야 할 무거운 고통을 가볍게 해 주셨습니다. 대왕이여, 또, 이를테면 독 있는 화살에 맞은 상처를 잘 치료하는 의사가, 화살을 맞고 중태에 빠진 환자에게 유효한 약을 써서 거뜬히 낫게 해 주는 것처럼, 세존께서는 데바닷타가 막중한 고통을 받을 것을 아시고, 그 고통을 가볍게 해주는 방법을 아시기 때문에, 그를 출가시켜 진리의(法) 약을 가지고 그의 고통을 가볍게 해 주셨습니다. 대왕이여, 데바닷타에게 막중하게 받아야 할 고통을 가볍게 해 주심으로써, 세존은 무슨 잘못(非福)을 범하셨습니까. 

[대왕]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여, 부처님은 추호도 잘못을 범하지 않았습니다. 

[존자] 그렇다면, 대왕은 이것이 세존께서 데바닷타를 출가시킨 이유라고 충분히 믿으시오. 


대왕이여, 세존께서 데바닷타를 출가시킨데 대한 또 하나의 이유를 들으시오. 사람이 어떤 강도를 붙잡아와서, `대왕이여, 이 사람은 강도입니다. 적절한 처벌을 내려 주소서'라고 했다 합시다. 그래서 왕은 그들에게 `여봐라, 이 강도를 교외로 끌어 내다 목을 베어라'고 분부했습니다. 그러면 부하들은 왕의 분부대로 그 사람을 교외 참수대로 끌고 갈 것입니다. 그런데, 왕의 총애를 받고 있으며, 명성과 재산이 있고, 말에 무게가 있고, 하고자 하는 일을 강력히 실행하는 한 대신이 그 광경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일어나, 끌고 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게들, 잠깐 자네들은 그 사람의 목을 잘라서 무슨 좋은 일이 있지. 그 사람의 손이나 발이나 자르고 목숨은 살려주게. 내가 그 사람을 위해서 대왕께 말씀 올릴 터이니.'라고. 그래서 그들은 유력한 대신의 말대로 강도의 손이나 발만을 자르고 목숨은 살려 주었다고 합시다. 대왕이여, 강도에 대하여 그렇게 해준 유력한 대신은, 강도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했습니까. 

[대왕] 존자여, 대신은 강도의 생명을 건져 주었습니다. 생명을 건져 주었는데 해서는 안 될 일을 했겠습니까. 

[존자] 그러나, 유력한 대신은 강도가 손이나 발을 잘리는 고통을 받은(感受) 데 대하여 무엇인가 잘못(非福)을 범하지 않았습니까. 

[대왕] 존자여, 강도는 자기 자신이 잘못한 결과로 그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의 생명을 건져 준 대신은 강도에게 아무런 해도 주지 않았습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세존은 자기 가르침에 따라 출가한다면, 데바닷타의 고통은 경감(輕減)되리라 하여 사랑(慈悲)으로 그를 출가시키셨습니다. 대왕이여, 그리하여 데바닷타의 고통은 경감되었습니다. 그리고, 데바닷타는 임종할 때, 


최상자 중의 최상자(最上者)이시고, 

신 중의 신이시고, 

신과 인간의 도사(導師)이시며, 

세계를 두루 보시는 눈을 가진 분이시고, 

백 개의 선복의 특징을 지니신 분인, 부처님께, 

생명이 존속하는 한 

신명(全身全靈)을 다하여 귀의(歸依)합니다.


하고 자기 생명이 존속하는 한 부처님께 귀의했습니다. 대왕이여, 1겁을 6등분 한다면 데바닷타가 승단을 분열시킨 것은 첫 1분의 시기에 해당합니다. 나머지 5등분 시기 동안 지옥에서 지옥고를 치르고, 그는 앗티사라라고 하는 스스로 깨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세존은 데바닷타에게 커다란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부처님은 데바닷타를 위해서 잘못하신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존자] 대왕이여, 그러나, 데바닷타는 승단을 분열시킨 뒤, 지옥에서 지옥고를 받았습니다. 세존께서는 그가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하여 무슨 잘못(非福)이라도 범하지 않았습니까. 

[대왕] 아닙니다. 존자여, 데바닷타는 자기가 지은 죄과로 1겁 동안 지옥에서 지옥고를 치뤘습니다. 그의 고통을 경감시켜 준 세존은 조금도 그를 해롭게 하지 않았습니다. 

[존자] 그렇다면, 대왕은 이것을 세존께서 데바닷타를 출가시킨 이유라고 충분히 믿으십시오. 


대왕이여, 데바닷타를 출가시킨 이유를 또 하나 들으십시오. 이를테면, 독시(毒矢)의 상처를 잘 치료하는 의사가 있다고 합시다. 그 의사는 화살이 오목한 곳에 꽂혀 고름과 피 범벅이된 상처(풍과 담즙(膽汁)과 가래(痰)가 화합된 것, 계절의 변화,불규칙한 생활,심한 상처를 입고 썩은 시체와 같은 악취로 찬 상처)를 치료할 때, 그는 상구(傷口)에 강력하고 극렬한 약을 발라 부풀어 오르게 한 다음, 말랑말랑해진 상구를 칼로 째고, 부식침(腐蝕針)으로 태우고, 그 다음 알카리 액을 뿌려 약을 발라 상처를 완치합니다. 대왕이여, 말해 보시오. 그 의사가 극약을 바르고, 칼로 째고, 부식침으로 태우고, 알카리 액을 뿌리고 한 것이 잔인하기 때문입니까. 

[대왕]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환자를 생각하는 친절한 마음으로 상처를 치료해 주려고 그러한 처치를 한 것입니다. 

[존자] 그러한 처치를 하므로 환자가 고통을 받는다면, 그 의사는 그 점에서 무슨 잘못이라도 있겠습니까. 

[대왕]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그는 상처를 치료해 주고 환자를 행복하게 해 주려는 친절한 생각에서 그러한 처치를 했습니다. 어찌 거기에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는 오히려 천국에 태어날 축복을 받을 만합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세존께서는 데바닷타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출가시키셨습니다. 


대왕이여, 데바닷타를 출가시킨 데 대한 이유를 하나 더 들으시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가시에 찔렸다고 합시다. 다른 사람이 친절한 마음으로 그를 치료해 주려고, 날카로운 침이나 칼로 찔린 곳을 째고 피를 흘리게 해서 그 가시를 빼 냈다면, 그는 잔인한 생각으로 그러했겠습니까. 

[대왕]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친절한 마음으로 남을 이롭게 해 주기 위하여 가시를 빼내 주었습니다. 만일, 가시를 빼내 주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은 죽었거나 죽을 만한 고통을 받았을 것입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여래의 자비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데바닷타를 출가시켰습니다. 만일 그가 데바닷타를 출가시키지 않았더라면, 데바닷타는 십만 겁(劫) 동안 세세 생생(世世生生) 지옥에서 고통을 받았을 것입니다.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여래는 번뇌의 흐름에 휩쓸려 가는 데바닷타를 그 흐름에 거슬러 올라가게 하시고, 밀림(密林) 속에서 길을 잃은 그에게 길을 가르켜 주시고, 벼랑에서 떨어진 그에게 발 디딜 곳을 마련해 주시고, 파멸의 구렁에 떨어진 그에게 평화를 안겨 주셨습니다. 그러나,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 같이 지혜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어떤 출가자도 거기 대한 이유와 의미를 교시해 줄 수 없습니다. 

출처 : 붓다의 옛길
글쓴이 : 실론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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