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왕문경

[스크랩] 7. 부처님 가르침(正法)의 존멸(存滅)

수선님 2019. 1. 6. 12:43

7. 부처님 가르침(正法)의 존멸(存滅)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아난다(阿難)야, 이제 올바른 가르침(正法)은 5백년간 존속할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세존께서는 완전한 열반(般涅槃)에 드실 때(즉 임종시에), 수밧다(須跌陀)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밧다야, 만일 비구들이 이러한 조직을 가지고 완전한 생활을 한다면 이 세상은 아라한(聖者)을 잃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절대적이고 포괄적이고 결정적인 말씀인데, 잘 분별할 수 없습니다. 존자여, 만일 첫 번째 말씀이 옳다면 두 번째 말씀이 잘못이오, 만일 두 번째 말씀이 옳다면 첫 번째 말씀은 잘못입니다. 이것도 양도논법의 난문으로서, 밀림보다도 빽빽하고 강자보다도 강력하고 얽힌 매듭보다도 더 얽혀 있습니다. 이 난문이 이제 그대에게 제출되었습니다. 태양에 있는 마카라바다에 사는 거대한 짐승처럼 그대의 지력(智力)이 광대함을 보여 주십시오. 

[존자] 대왕이여, 세존께서는 그대가 이용한 두 가지 말씀을 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양자는 뜻으로나 문장상으로 나 각기 다릅니다, 하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존속할 기간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이오, 또 하나는 종교적 생활의 실천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입니다. 즉 양자는 크게 다릅니다. 이를테면 하늘과 땅이 현격하고, 지옥과 천상(天界)이 현격하고, 선과 악이 현격하고, 환락과 고통이 현격하게 다른 것처럼. 그러나, 그대의 질문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나는 본질 문제에 관련시켜 그것을 설명하겠습니다. 

세존께서`아아난다야, 이제 올바른 가르침은 5백년간 존속할 것이다'고 말씀하신 것은 올바른 가르침이 다하는 시기를 언명함으로써 앞으로 그 가르침이 존속할 나머지 기간을 한정하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아아난다야, 만일 여자가 출가하지 않았더라면 올바른 가르침은 천년간 존속할 것이다. 그러나, 아아 난다야, 여자가 부처님의 가르침(法)과 규율(律)에 의하여 출가했으므로, 이제 올바른 가르침은 5백년간만 존속할 것이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올바른 가르침이 없어진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겠습니까. 아니면 올바른 가르침을 깨치는 것을 책망한 것이겠습니까. 

[대왕]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 대왕이여,그것은 이미 없어진 것을 언명하심으로써 올바른 가르침이 존속할 나머지 기간을 한정한 것입니다. 이를테면 재산이 줄어진 사람이 남은 재산을 확인하고, `내 재산은 이만큼 없어지고 아직도 이만큼 남아 있다'고 사람들에게 공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찬 가지로 세존께서는 이미 없어진 것을 언명하심으로써 올바른 가르침이 5백년 밖에 존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모든 신(神)과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대왕이여, 세존께서 `아아난다야, 이제 올바른 가르침은 단지 5백년 간만 존속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존속할 기간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대왕이여, 세존께서 완전한 열반에 드실 때, 수밧다의 질문을 받고 `수밧다야, 만일 비구들이 바른 조직을 가지고 완전한 생활을 한다면, 이 세상은 아라한을 잃지 않을 것이다'고 출가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것은 종교적인 생활실천, 즉 종교의 존재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대는 종교적 생할의 실천을 말씀하신 것과 올바른 가르침이 존속할 기간과 혼동했습니다. 그대가 원한다면 두 가지를 같은 성질의 것으로 다루어 설명하겠습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명심해서 내 말을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이를테면 신선한 물이 가장자리까지 가득 차 있는 저수지가 있다고 합시다. 그 저수지는 튼튼한 뚝으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그 물이 마르기 전에 큰 비가 계속 내려 고인다면 저수지 물은 닳아 없어지겠습니까. 

[대왕] 존자여, 그럴 리가 없습니다. 

[존자] 대왕이여, 어째서 그 저수지 물은 닳아 없어지지 않습니까. 

[대왕] 비가 계속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최상승자(勝者, 즉 부처님)에 의한 올바른 가르침의 저수지는, 의무와 덕과 도덕과 청정한 생활의 실천이라는 깨끗하고 신선한 물로 가득차 있고, 계속 넘쳐 흘러 최상의 천계(天界)에 까지 넘칩니다. 만일 거기에다 부처님의 제자들이 의무와 덕과 도덕과 청정한 생활의 실천이라는 비를 더 계속해서 내리게 한다면, 최상승자의 올바른 가르침은 오래 오래 존속할 것이며, 또 이 세상은 아라한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이런 뜻으로 `수밧다야, 만일 비구들이 바른 조직을 가지고 완전한 생활을 한다면이 세상은 아라한을 잃지 않을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왕이여, 이를테면 커다란 불덩어리가 타고 있을 때, 사람들이 마른 잎과 마른 나무와 마른 쇠똥을 갖다 댄다면 그 불덩어리는 꺼지겠습니까. 

[대왕] 아닙니다. 존자여, 불덩어리는 더욱 더 타오르고 빛날 것입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최상승자의 올바른 가르침은 의무와 덕과 도덕과 청정한 생활의 실천에 의하여 일만 세계에 타오르고 빛날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 위에 또 만일 부처님의 아들이 열심히 힘써야 할 다섯 가지 덕목(五支精勤 또는 四正斷)을 갖추고 언제나 부지런히 힘쓰면, 계행(戒)과 마음의 통일(定)과 지혜(慧) 등 세 가지 길(三學)을 열심히 익히며, 선을 짓는 계행(作持戒)과 악을 짓지 않는 계행(止持戒)을 환전하게 지킨다면, 최상승자의 올바른 가르침은 더욱 더 오래 존속할 것이며, 이 세상은 아라한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부처님께서는 이 뜻으로 `수밧다야 비구들이 이러한 조직을 가지고 완전한 생활을 한다면 이 세상은 아라한을 잃지 않을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왕이여, 이를테면 반들 반들하고 반듯하고 잘 갈아져 있어 반짝거리고 때가 묻지 않은 거울을, 부드럽고 결이 가는 분가루로 닦는다면 그 거울은 표면에 더럼이나 때나 먼지 같은 것이 생기겠습니까.

[대왕] 아닙니다. 존자여, 정말 전보다 더 깨끗해질 것입니다. 

[존자]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최상승자의 가르침은 본래 때가 없으며, 번뇌의 때나 먼지가 묻어 있지 않습니다. 

만일 부처님의 아들들이 의무와 덕과 도덕과 청정한 생활과 번뇌를 끊는 실천을 함으로써 최상승자의 가르침을 익힌다면, 최상승자의 가르침은 오래오래 존속할 것이며, 또 이 세상은 아라한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이런 뜻으로 `수밧다야, 비구들이 바른 조직을 가지고 완전한 생활을 한다면, 이 세상은 아라한을 잃지 않을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왕이여, 부처님의 가르침은 실천을 근본으로 하고, 실천을 본질로 합니다. 실천이 없어지지(隱沒) 않는 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존속할 것입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올바른 가르침이 없어진다고 할때, 그 없어짐이란 무엇을 뜻합니까. 


대왕이여, 거기에는 세 가지 양상이 있습니다. 세 가지란 올바른 가르침(正法)에 대한 깨침(證得)이 없어지는 것, 올바른 가르침에 대한 실천(行道)이 없어지는 것, 올바른 가르침에 대한 외적 특징(外相)이 없어지는 것 들입니다. 올바른 가르침에 대한 깨침이 없어질 때는 가르침을 잘 실천하는 사람도 그 가르침을 깨치지 못합니다. 또 올바른 가르침에 대한 실천이 없어질 때는 승단 생활의 규율(學處의 制定)은 없어지고 그 가르침의 모양만이 남습니다. 또 올바른 가르침에 대한 외적 특징이 없어질 때는 전통의 상속이 끊어집니다. 이것들이 세가지 양상입니다. 

[대왕]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는 심오한 난문을 잘 설명해 주고 맺혀진 매듭을 풀어 주었습니다. 또 모든 학파의 지도자들 중에 최상자인 그대는 모든 반대자들의 논의를 타파하여 산산 조각이 나게 하고, 그들의 의론이 잘못임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출처 : 붓다의 옛길
글쓴이 : 실론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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