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 1738] 쪽 |
중아함경 제 11 권
|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
6. 왕상응품(王相應品) ① |
[이 「왕상응품」에는 모두 7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 본래는 14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뒷편 7개의 소경은 제 2 송(誦)인 일송(日誦)에 소속시켰다.] |
칠보경(七寶經) 삼십이상경(三十二相經) 사주경(四洲經)과 |
우분유경(牛糞喩經) 마갈왕경(摩竭王經)과 |
비바려릉기경( 婆麗陵耆經)이며 |
천사경(天使經)은 가장 뒤에 있다. |
58) 칠보경(七寶經)1) 제 1 [초 1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전륜왕(轉輪王)이 세상에 나올 때에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곧 7보(寶)가 세상에 나올 것이다. 어떤 것이 7보인가? 윤보(輪寶) 상보(象寶) 마보(馬寶) 주보(珠寶) 여보(女寶) 거사보(居士寶) 주병신보(主兵臣寶) 등을 7보라고 한다. 만일 전륜왕이 세상에 나오면 이 7보가 세상에 나온 |
1) 이 경의 이역본으로는 송(宋)시대 시호(施護)가 한역한 『불설윤왕칠보경(佛說輪王七寶經) 』이 있으며, 참고 경문으로는 『잡아함경 』 제27권 733번째 소경과 『증일아함경 』 제33권 「등법품(等法品)」 7번째 소경이 있다. |
[327 / 1738] 쪽 |
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여래 무소착(無所着) 등정각(等正覺)께서 세상에 나오실 때에도 또한 7각지보(覺支寶)가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7각지보인가? 염각지보(念覺支寶) 택법각지보(擇法覺支寶) 정진각지보(精進覺支寶) 희각지보(喜覺支寶) 식각지보(息覺支寶) 정각지보(定覺支寶) 사각지보(捨覺支寶)를 7각지보라고 한다.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세상에 나올 때에도 이 7각지보가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칠보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82자이다.] |
59) 삼십이상경(三十二相經) 제 2 [초 1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이 점심 식사를 한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함께 이런 일을 이야기하였다. |
"여러 현자들이여, 참으로 기이하고 너무도 특이한 일입니다. 대인(大人)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으리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습니다. 만일 속세에 있으면 틀림없이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을 것이며,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한다. 그 7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한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는데, 그들의 얼굴이 다 단정하고 용맹스러워 두려워함이 없어서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전부 다스리게 되는데 그 때에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한다. 그리고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배우는 이가 되면 틀림없이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되어 |
[328 / 1738] 쪽 |
그 명성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
그 때에 세존께서 연좌(燕坐 : 坐禪)에 계시면서 사람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이(天耳)로써 비구들이 점심을 먹고 강당에 모여 앉아 함께 이런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셨다. |
"여러 현자들이여, 참으로 기이하고 너무도 특별한 일입니다. 대인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으리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습니다. 만일 속가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아들 천 명을 두는데, 그 얼굴이 모두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 다 다스리게 되는데, 그 때에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닦는 사람이 되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
세존께서 이상과 같은 공론을 들으시고 나서 해질 무렵에 연좌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신 다음 여러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
"너희들은 오늘 강당에 모여 앉아 무슨 일을 이야기했느냐?" |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이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강당에 모여 앉아 이런 일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
'여러 현자들이여, 참으로 기이하고 너무도 특별한 일입니다. 대인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으리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습니다. 만일 속가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 |
[329 / 1738] 쪽 |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아들 천 명을 두는데, 그 얼굴이 모두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 다 다스리게 되는데, 그 때에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닦는 사람이 되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다.' |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상과 같은 일을 이야기하느라고 강당에 모여 있었습니다." |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비구들아, 너희들은 여래로부터 서른두 가지 상호에 대해 듣고 싶으냐? 곧 대인으로서 서른두 가지 상호를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으리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다. 만일 속가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니라. 그 7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이다.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는데, 저마다 얼굴이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다 다스리게 되는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하느니라.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나와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도를 닦으면 그는 틀림없이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되어 이름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니라." |
그 때에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선서(善逝)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32상을 말씀하시면,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질 것입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330 / 1738] 쪽 |
"비구들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기억하여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여 말하리라." |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대인(大人)은 발바닥이 편편하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大人相)이라 고 한다. 대인은 발바닥에 바퀴 같은 무늬가 있고,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어 일체를 두루 갖추고 있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발가락이 가늘고 긴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또 대인은 발 둘레가 네모지고 곧은데[正直],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고 한다. 대인은 발꿈치 양쪽이 편편하고 융만(隆滿)한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두 복사뼈가 융만한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의 털이 위로 향해 나있는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마다 얇은 막이 있어 마치 기러기의 발과 같은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손과 발이 극히 아름답고 부드럽고 연하기가 마치 도라화(兜羅華)와 같은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피부가 연하고 부드러워서 티끌이나 물이 묻지 않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또 대인은 한 구멍에 하나의 털이 나 있다. 하나의 구멍마다 털이 나 있다고 하는 말은 온몸의 한 구멍마다 하나의 털이 나 있다는 말이며 그 색갈은 검푸르고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돌 말려 있는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장딴지가 마치 사슴 장딴지와 같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남근(男根)이 감추어진 것이 마치 말[馬]의 생식기가 감추어져 있는 것과 같은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 모양이 둥글고 아름다운 것이 마치 니구류(尼拘類)나무와 같이 위아래 둥글기기 서로 꼭 맞는데,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을 굽히지 않는다. 몸을 굽히지 않는다는 말은 꼿꼿이 서서 팔을 펴면 몸을 구부리지 않고도 그 팔이 무릎을 만질 수 있는 것을 말함이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이 황금색으로서 자마금(紫磨金)과 같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몸의 일곱 군데가 원만하다. 일곱 군데가 원만하다는 말은 두 손바닥 두 발바닥 두 어깨와 목부분이 원만한 것을 말함이니, 이것을 대인의 |
[331 / 1738] 쪽 |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윗몸이 커서 마치 사자와 같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뺨이 사자와 같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등이 편편하고 곧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두 어깨가 위로 목과 연이어져서 두둑하고 편편하고 원만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이가 마흔 개나 되고 이가 고르고 이가 성글지 않으며 이가 희고 제일 맛있는 것을 맛보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맑고 깨끗한 음성[梵音]이 사랑할 만한데 그 음성은 마치 가라비가(加羅毗伽)와 같나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혀가 넓고 길다. 혀가 넓고 길다는 것은 혀가 입에서 나와 온 얼굴을 두루 덮을 수 있기 때문이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눈물 받는 곳이 꽉 차서 마치 소의 그것과 같으니,2)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눈동자가 검푸르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정수리에 살상투[肉髻]가 있는데 둥근 모습으로 되어 있고, 머리카락은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돌 말려 있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한다. 대인은 두 눈썹 사이에 깨끗하고 흰 털이 났으며 오른쪽으로 감겨져 있으니, 이것을 대인의 대인상이라 하느니라. |
모든 비구들이아, 대인으로서 대인으로서 이 32상을 성취한 사람이면, 반드시 두 곳에서의 역할이 있으리니 그 진리는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다. 만일 세속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하리라. 그 7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이니, 이 일곱 가지를 7보라고 말한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는데, 저마다 얼굴이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사람을 항복시킬 수 있다. 그는 반드시 이 모든 땅과 나아가 큰 바다에 이르기까지 다 다스리되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니라. 그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수행하면 반드시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되어 그 명성이 시방에 두루 퍼지게 될 것이니라." |
2) 다른 경에는 "속눈썹이 소와 같이 수려하고 가지런하여 잡되고 혼란스럽지 않다[眼睫如牛王相]"고 한 데도 있다. |
[332 / 1738] 쪽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삼십이상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608자이다.] |
60) 사주경(四洲經)3) 제 3 [초 1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아난은 고요한 곳에서 편안히 앉아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세상 사람은 너무나 적구나. 능히 탐욕하는 것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을 느끼는 자 적고, 탐욕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 적구나.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하고, 탐욕에 대하여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구나.' |
아난은 해질 무렵에 연좌(燕坐)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고요한 곳에 편안히 앉아 사색에 잠겨 있다가 '세상 사람들 중에는 너무나 적구나. 능히 탐욕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할 줄 아는 이 적고, 탐욕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 적구나.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에 만족할 줄 알고, 탐욕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구나' 하고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그렇다, 그렇다. 세상 사람들 중에는 너무도 적다. 능히 탐욕에 대하여 마음 속으로 만족할 줄 아는 자도 적고, 욕심을 싫어하며 걱정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도 적다.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 속으로 만족하고, |
3) 이 경의 이역경으로는 서진(西晋) 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불설정생왕고사경(佛說頂生王故事經) 』과 북량(北涼) 시대 담무참(曇無讖)이 한역한 『문타갈왕경(文陀竭王經) 』이 있으며, 참고할만한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 제 7 권 제17 「안반품(安般品)」 중 일곱 번째 소경이 있는데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
[333 / 1738] 쪽 |
욕심을 싫어하며 걱정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다. 아난아, 세상 사람들 중에서는 지극히 얻기 어렵다. 세상 사람들 중에 탐욕에 대하여 마음 속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을 얻기가 너무도 어렵고 욕심을 싫어하고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도 지극히 얻기 어렵다. 아난아, 다만 세상 사람들 중에 너무도 많고 너무도 흔한 것은 탐욕에 대하여 마음 속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없는 것과, 욕심을 싫어하고 근심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이니라. 왜냐 하면 아난아, 옛날에 정생(頂生)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전륜왕이 되었는데 총명하고 지혜가 있었으며, 네 종류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잘 다스리고,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寶)를 갖추었었다. 그 7보란 윤보(輪寶) 상보(象寶) 마보(馬寶) 주보(珠寶) 여보(女寶) 거사보(居士寶) 주병신보(主兵臣寶)이다. 그는 아들 천 명을 두었는데, 저마다 얼굴이 단정하며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대중들을 조복시킬 수 있었다. 그는 반드시 일체의 땅과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모두 다스리게 되지만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하였다. |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매우 커서 풍부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소유하고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도 천 명이나 두었다. 그런데도 나는 궁중에 7일 동안 보물을 비처럼 내리게 하여 무릎까지 쌓이게 하고 싶다.' |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었고 큰 위덕[威德]이 있었으며, 큰 복[福祐]이 있었고 큰 위신[威神]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곧 궁중에서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아난아, 저 정생왕은 뒷날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 때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소유하고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일찍이 옛 사람에게 들은 것을 기억한다. 서방에는 구타니(瞿 尼)라는 주(洲)가 있는데, 지극히 |
[334 / 1738] 쪽 |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이 살고 있다고 하니, 나는 지금 구타니주에 가서 그 주를 다스려보고 싶다.' |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다. 네 종류의 군사들도 허공을 타고 그 뒤를 따라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곧 그곳을 떠나 구타니주에 이르렀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거기서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백천 만세 동안 구타니주를 다스렸다. |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도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내려 무릎까지 쌓였고, 나는 또 이런 구타니주까지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또 일찍이 옛사람에게서 들으니 동방에는 불바비타제(弗婆 提)라는 주가 있는데,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제 불바비타제주에 가서 그 주를 다스려 보고 싶다.' |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다. 또 4종(種)의 군사도 허공을 타고 따라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곧 이곳에서 떠나서 불바비타제주에 이르렀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거기서 머무르면서 백천만 세 동안 불바비타제주를 다스렸다. |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 매우 오랜 세월을 지나 어느 땐가,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있다. 나는 7보(寶)를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또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여 있다. 나는 또 구타니주도 가지고 있고 불바비타제주까지도 가지고 있다. 내가 일찍이 옛사람에게서 들으니 북방에는 울단왈(鬱單曰)이라는 주가 있는데,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들도 있다고 한다. 거기는 비록 남이니 나니 하는 생각이 없고 또한 느낌도 없다고 하지만, 나는 이제 울단왈주에 가서 그곳을 다스리고, 또 모든 |
[335 / 1738] 쪽 |
권속을 거느려 보고 싶다.' |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따라 갔다. 또 4종(種)의 군사도 허공을 타고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멀리서 평퍼짐한 땅이 하얀색으로 되어 있음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
'그대들은 울단왈의 평퍼짐한 땅이 하얀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가?' |
모든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
'보입니다. 천왕이여.' |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울단왈 사람들을 위해 저절로 생겨난 멥쌀로써 울단왈 사람들이 항상 먹는 주식이다. 그대들도 또한 저것을 먹게 될 것이다.' |
아난아, 그 정생왕은 다시 멀리서 울단왈주 안에 몇 종류의 나무들이 있다. 깨끗하고 아름답게 장식된 그 나무들이 온갖 찬란한 채색을 갖춘 채 난간 사이에 있는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
'그대들은 울단왈주를 살펴 볼 적에 그 주 안에 몇 종류의 나무들이 있다. 깨끗하고 아름답게 장식된 그 나무들이 온갖 찬란한 채색을 갖춘 채 난간 사이에 있는 것이 보이느냐?' |
'보입니다. 천왕이여.' |
왕이 다시 말하였다. |
'그대들은 아는가? 저것은 울단왈 사람들의 옷나무[衣樹]이다. 울단왈 사람들은 저 나무 껍질을 취해다가 옷을 만들어 입는다. 그대들도 또한 저 나라 사람들이 입는 저 옷을 입게 될 것이다.' |
아난아, 저 정생왕은 즉시 이곳에서 떠나 저 울단왈주에 이르렀다. 아난아, 저 정생왕은 곧 울단왈주에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백천 만세 동안 울단왈주를 다스리고 모든 권속들까지 거느렸느니라. |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매우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땐가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도 있다. 나는 7보(寶)도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또 궁중에는 7일 |
[336 / 1738] 쪽 |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여 있다. 나는 다시 구타니주를 가졌고, 또한 불바비타제주를 가졌으며, 또한 울단왈주도 가졌다. 나는 또 일찍이 옛사람에게서 들으니 33천(天)이라는 하늘이 있다고 한다. 내 이제 33천을 가 보고 싶구나.' |
아난아, 그 정생왕에게는 큰 여의족이 있었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큰 복이 있었고 큰 위신이 있었다. 마침 그런 마음을 내자마자 여의족으로써 허공을 타고 갔는데, 또 4종(種)의 군사들도 햇빛을 향하여 따라 갔다. 아난아, 그 정생왕은 멀리서 33천 안에 있는 수미산 윗부분이 마치 큰 구름 같음을 보고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
'그대들은 33천 안에 있는 수미산 윗부분이 마치 큰 구름과 같은 것이 보이느냐?' |
'보입니다. 천왕이여.' |
왕이 다시 말하였다. |
'그대들은 저것이 33천에 있는 주도수(晝度樹)라는 것임을 아느냐? 33천의 천인들은 저 나무 밑에서 기거하면서 여름 넉 달 동안 5욕(欲)을 풍족하게 갖추어 가지고 스스로 즐기느니라.' |
아난아, 저 정생왕은 다시 멀리서 33천에 있는 수미산 꼭데기 남쪽 가까이에 마치 큰 구름 같은 것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
'그대들은 33천에 있는 수미산 꼭데기 남쪽 가까이에 큰 구름 같은 것이 보이느냐?' |
'보입니다. 천왕이여.' |
왕이 다시 말하였다. |
'그대들은 아는가? 이것은 33천의 정법당(正法堂)이다. 33천의 천인들은 이 법당 안에서 8일 14일 15일에 하늘과 사람을 위해 법(法)을 생각하고 이치[義]를 생각한다.' |
아난아, 그 정생왕은 곧 33천으로 갔다. 그 정생왕은 33천에 이르자마자 곧바로 법당으로 들어갔다. 이 때 제석천은 곧 정생왕에게 자신의 자리 반을 내주고 앉게 하였다. 그러자 정생왕은 곧 제석천이 내준 반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정생왕과 제석천은 조금도 차별이 없었다. 광명도 다름이 없었고 빛 |
[337 / 1738] 쪽 |
깔도 다름이 없었으며, 얼굴도 다름이 없었고, 위의와 예절과 그리고 의복도 또한 다름이 없었는데, 오직 눈을 깜빡이는 모양[眼眴] 만이 다를 뿐이었다. |
아난아, 그 정생왕은 뒷날에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자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
'나는 염부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도 있다. 나는 7보(寶)도 가졌고 아들 천 명도 두었으며, 또 궁중에는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여 있다. 나는 또 구타니주도 가졌고, 또 불바비타제주도 가졌으며, 또한 울단왈주까지 가졌다. 나는 또 33천에서 천인들이 구름처럼 모인 큰 법회도 보았다. 나는 이미 그 하늘의 법당에 들어갔었는데, 또 제석천이 내게 자리를 반쯤 내 주어 나는 제석천이 내어준 반쯤의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나는 제석과 조금도 차별이 없었으니 광명도 다름이 없었고 빛깔도 다름이 없었으며, 얼굴도 다름이 없었고, 위의와 예절과 또 옷도 다름이 없었다. 오직 눈을 깜빡이는 모양만이 다를 뿐이었다. 나는 지금 차라리 제석을 몰아내고 나머지 반 자리마져 빼앗아 천인(天人)의 왕이 되어 내 자신이 자유롭고 싶다.' |
아난아, 그 정생왕이 마침 이런 생각을 내자, 갑자기 염부주에 떨어지고 어느새 여의족마져 잃고는 매우 심한 중병이 생겼느니라. 장차 목숨이 끝나려 할 때 모든 신하들이 정생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
'천왕이여, 만일 범지 거사 신하 백성들이 우리에게 와서 (정생왕은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 하고 물으면 천왕이여, 우리들은 그 범지 거사 신하 백성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
그 때 정생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
'만일 범지 거사 신하 백성들이 그대들에게 와서 (정생왕이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 하고 묻거든, 그대들은 (정생왕은 염부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7보(寶)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아들 천 명을 두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7일 동안 보물이 비처럼 내렸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구타니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고 정생왕은 불바비타제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 |
[338 / 1738] 쪽 |
다. 정생왕은 울단왈주를 얻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정생왕은 모든 천인들의 모임을 보았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 정생왕은 5욕(欲)의 쾌락인 빛깔 소리 냄새 맛 촉감을 두루 갖추었지만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대답하라. 만일 범지 거사 신하 백성들이 그대들에게 와서 (정생왕은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 어떤 일을 말하였는가?) 하고 묻거든, 그대들은 위에서와 같이 대답하라'고 말하였느니라." |
그리고는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
하늘이 묘한 보배 비처럼 내려 주었건만 |
욕심 많은 자는 만족함이 없구나. |
욕심이란 괴로움만 있을 뿐, 즐거움은 없나니 |
지혜로운 사람들은 마땅히 알아야 하리. |
또한 황금을 쌓아 놓은 더미가 |
마치 설산(雪山)과 같았건만 |
그 어느 하나에도 만족함이 없었나니 |
지혜로운 사람들 이렇게 생각하라. |
하늘의 묘한 5욕(欲) 얻을지라도 |
이 5욕을 즐거워하지 않고 |
애욕을 끊고 애욕에 집착하지 않으면 |
그 사람 등정각(等正覺)의 제자이니라. |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아난아, 옛날의 정생왕을 너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는 곧 지금의 나이다. 나는 그 때에 내 자신도 요익(饒益)했지만 남도 요익하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다. 또 세상을 가엾이 여기고, 하늘을 위하며,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였다. 그 때에는 법을 설해 완성하지 못했고, 청 |
[339 / 1738] 쪽 |
정함[白淨]을 완성하지 못하였으며, 범행을 완성하지 못했었다. 범행을 완성하지 못한 채 명을 마치고 말았다. 그 때에는 남과 늙음과 병과 죽음과 울음과 걱정과 슬픔을 여의지 못했고, 또한 일체의 괴로움을 미처 벗어나지 못했었다. 아난아, 나는 이제 세상에 나와 여래 무소착(無所着) 등정각(等正覺) 명행성위(明行成爲)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도법어 (道法御) 천인사(天人師) 불중우(佛衆祐)라 부른다. 나는 이제 내 자신도 요익하고 남도 요익하게 하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고 세상을 가엾이 여기며, 하늘과 사람을 위하여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법을 설하여 완성하게 되었고 깨끗함을 성취하였으며, 범행(梵行)을 완성하였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쳤다. 나는 이제 남 늙음 병 죽음 울음 걱정 슬픔을 여의었고, 나는 이제 이미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났다."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사주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353자이다.] |
61) 우분유경(牛糞喩經)4) 제 4 [초 1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고요한 곳에서 연좌(燕坐)하고 사유(惟思)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
'색(色)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常住]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또는 각(覺 : 受) 상(想) 행(行) 식(識)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
그 비구는 해질 무렵 연좌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 |
4) 이 경에 참고가 되는 경문으로는 『잡아함경 』 제 2 권 41번째 소경인 오전경(五轉經)이 있다. |
[340 / 1738] 쪽 |
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고요한 곳에서 편안히 앉아 사색에 잠겨 있다가 생각하기를, '색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또는 각 상 행 식인 채로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말입니다." |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
"어떤 색(色)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각 상 행 식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
그리고는 세존께서 손가락으로 쇠똥을 조금 집어들고 말씀하셨다. |
"비구야, 너는 지금 내가 손가락으로 쇠똥을 조금 집은 것이 보이느냐?" |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
"비구야, 이와 같이 조그마한 색[少色]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각 상 행 식도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고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왜냐 하면 비구야, 내가 옛날을 생각해 볼 때, 오랫동안 복을 짓고 복을 지은 뒤에는 오래도록 즐거운 과보를 받았다. 비구야, 내가 옛날에 7년 동안 자심(慈心)을 행하고, 세상이 일곱 번 이룩되고 무너지는 동안에도 이 세상에 오지 못하다가, 세상이 무너질 때에는 황욱천(晃昱天)에 태어났고, 세상이 이루어질 때에는 공범천(空梵天) 궁전에 태어나, 그 범천에서 대범천(大梵天)이 되었었다. 다른 곳에서는 천 번을 자재천왕(自在天王)이 되었고, 서른 여섯 번을 천제석(天帝釋)이 되었으며, 또 한량없이 반복해서 찰리(刹利) 정생왕(頂生王)이 되었었다. |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頂生王)이 되었을 때에는 큰 코끼리 8만 4천 마리가 있었다. 좋은 승구(乘具)를 갖추었었는데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으며, 백주(白珠)로 엮어 덮었으며, 우사하상왕(于娑賀象王)을 우두머리로 삼았었느니라.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마리 말이 있었다. 좋은 승구를 갖추었었는데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으며, 금 은으로 엮어 |
[341 / 1738] 쪽 |
덮었고, 모마왕(馬王)을 우두머리로 삼았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대의 수레가 있었다. 네 가지로 장식하고 온갖 좋은 장식품과 사자 호랑이 표범의 알록달록한 가죽으로 장식하였으며, 또한 여러 가지 빛깔로 짠 천으로 장식하였다. 그것은 지극히도 빨랐는데, 낙성차(樂聲車)를 우두머리로 삼았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개의 큰 성이 있었다.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안락하였으며 많은 백성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구사화제(拘舍堤)왕성이 으뜸이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개의 다락이 있었다. 금 은 유리 수정, 이 네 가지로 누각을 지었는데, 그 중에 정법전(正法殿)이 제일이 되었었느니라. |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개의 자리[御座]가 있었다. 네 가지 보배인 금 은 유리 수정으로 만든 자리에 양탄자[] 모포[]를 깔고, 금(錦) 기(綺) 나(羅) 곡(縠)으로 만든 이불을 덮었으며, 비단 속이불[襯體被] 양두안침(兩頭安枕)인 가증가파화라(加陵伽波邏) 파차실다라나(波遮悉多羅那)가 있었느니라.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벌의 쌍의(雙衣)가 있었는데, 초마의(草摩衣) 금의(錦衣) 증의(繒衣) 겁패의(劫貝衣) 가릉가피화라의(加陵伽波邏衣) 등이 그것이었다. 비구야, 내가 찰리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명의 여자가 있었다. 그들의 몸에는 광택이 있고 희고 조촐하고 밝고 깨끗하며, 그 아름다움은 어떤 사람보다 뛰어났으나 천녀에게는 조금 미치지 못하였다. 모습은 단정하여 보는 사람마다 기뻐하였고, 온갖 보배와 영락으로 만든 장식을 두루 갖추었는데, 찰리 종족의 여자 이외에 다른 종족도 한량없이 많았다. 비구야, 내가 찰리의 정생왕이 되었을 때에는 8만 4천 가지 음식이 밤낮으로 항상 공급되어, 나를 위해 차려져 있어 나로 하여금 늘 먹을 수 있도록 하였다. 비구야, 그 8만 4천 가지 음식 가운데 한 가지 음식만은 지극히 아름답고 깨끗하며, 한량없는 맛이 있었는데, 나는 항상 그것을 먹었다. 비구야, 그 8만 4천 명의 여자 중에는 오직 찰리 여자가 가장 단정하고 아름다워 항상 나를 받들어 모셨었느니라. 비구야, 그 8만 4천 쌍 중에 하나의 쌍의가 있었는데, 혹은 초마의, 혹은 금의, 혹은 증의, 혹은 겁패의, 혹은 |
[342 / 1738] 쪽 |
가릉가파화라의였느니라. 나는 항상 그것을 입었느니라. 비구여, 8만 4천 자리 중에는 하나의 어좌(御座)가 있었으니, 혹은 금으로 만들었고 혹은 은으로 만들었으며, 혹은 유리로 만들었고, 혹은 수정으로 만들었느니라. 그 위에 구루([)와 탑등()을 깔고 금 기 나 곡 등 여러 가지 비단 이불을 덮고, 비단 속이불 양두안침(兩頭安枕)인 가릉가파화라와 피차실다라나가 있었는데, 나는 항상 거기에 누웠다. 비구야, 저 8만 4천 개의 다락 중에 어떤 다락 하나가 있었는데, 혹은 금으로 만들었고 혹은 은으로 만들었으며, 혹은 유리로 만들었고, 혹은 수정으로 장식한 것으로서 그 이름은 정법전(正法殿)이라 하였다. 나는 항상 거기에서 머물렀다. |
비구야, 저 8만 4천 큰 성 중에 한 성이 있었는데, 지극히 커서 풍족하고 안락하였으며, 많은 백성들이 있었다. 그 성의 이름은 구사화제(拘舍堤)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거기서 살았다. 비구야, 저 8만 4천 대의 수레 중에 한 수레가 있었는데, 온갖 좋은 물질인 사자 호랑이 표범 등 알록달록한 가죽으로 장식하였고, 여러 가지 빛깔로 짜서 만든 천으로 장식하였다. 지극히 빨랐는데, 그 수레의 이름을 낙성차(樂聲車)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다니면서 공원을 구경하였다. 비구야, 저 8만 4천 마리 말 가운데 한 말이 있었으니, 몸은 검푸른 빛이었고 머리 모양은 까마귀 같았는데, 그 말의 이름은 모마왕(馬王)이라고 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다니면서 공원을 구경하곤 하였다. 비구야, 저 8만 4천 마리 큰 코끼리 중에는 한 코끼리가 있었는데, 온몸이 하얗고 7지(支)가 모두 정상적인 것으로서 그 이름은 우사하상왕(于娑賀象王)이라 하였다. 나는 항상 그것을 타고 다니면서 공원을 구경하였다. |
비구야, 나는 '이것은 어떤 업의 과(果)이며 어떤 업의 보(報)이기에, 나로 하여금 오늘 이러한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게 되었는가?' 하고 생각하였다. 비구야, 나는 또 '이것은 3업(業)의 과(果)이며 3업의 보(報)로서 나로 하여금 오늘 이러한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게 한 것이다. 3업이란 첫째는 보시(布施)요, 둘째는 조어(調御)요, 셋째는 수호(守護)이다'라고 생각하였다. |
비구야, 너는 저 일체의 소유(所有)가 다 멸하고 여의족도 또한 없어지는 |
[343 / 1738] 쪽 |
것을 보았다. 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색은 유상(有常)한 것이냐, 무상(無常)한 것이냐?" |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이것은 괴로움인가, 괴로움이 아닌가?" |
"괴로운 것이며, 변역(變易)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만일 무상한 것이요, 괴로운 것이요, 변역하는 것이라면, 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多聞聖弟子]로서 혹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느냐?"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각(覺) 상(想) 행(行) 식(識)은 유상한 것이냐, 무상한 것이냐?" |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이것은 괴로운 것이냐, 괴롭지 않은 것이냐?" |
"괴로운 것이요, 변역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만일 무상한 것이요, 괴로운 것이요, 변역하는 것이라면, 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느냐?"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그러므로 비구야, 너는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만일 색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저 일체는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말이니라. 지혜로운 관찰로써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한다. '만일 각 상 행 식이 혹은 과거나 미래나 현재이거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성글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지혜로운 관찰로써 그러한 진실 그대로 알아야 한다. 비구야,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그는 곧 색을 싫어할 것이요, 각 상 행 식을 싫어할 것이다. 그렇게 싫어한 뒤에는 곧 욕심이 없을 것이요, 욕심이 없어진 뒤에는 곧 해탈할 것이며,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 |
[344 / 1738] 쪽 |
(生)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이미 확립되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다음 세상에서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알게 될 것이니라. |
이 때에 저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가지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나서 물러갔다. 그 비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은 뒤에 속세를 멀리 떠나, 혼자 있으면서 마음에 게으름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런 뒤에 족성자가 한 것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웠다. 오로지 위없는 범행을 다하여,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확립되어 할 일을 이미 마쳤으므로, 다시는 다음 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알았다. 이렇게 그 비구는 법을 안 뒤에 아라하가 되었다."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우분유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633자이다.] |
62) 빈비사라왕영불경(頻裨娑邏王迎佛經)5) 제 5 [초 1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타국(摩竭陀國)에 유행하실 적에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는데, 비구 1천 사람은 모두 집착이 없는 지진(至眞 : 아라한)으로서 원래는 다 머리를 땋았었다. 일행은 왕사성 밖에 있는 마갈타읍으로 갔다. 이 때에 마갈타왕 빈비사라는 세존께서 큰 비구들과 함께 마갈타국에 머물고 계시는데, 그 비구 1천은 모두 무착(無著) 지진으로서 원래는 다 머리를 땋았었다. 그 일행이 왕사성 밖에 있는 마갈타읍으로 오셨다는 말을 들었다. 빈 |
5) 이 경의 이역경전으로는 유송(劉宋)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빈비사라왕경(佛說頻毘沙羅王經) 』과 오(吳)시대 지겸(支謙)이 한역한 『찬집백연경(撰集百緣經) 』 제 2 권 중 19번째 소경인 「빈바사라왕청불연(頻婆娑羅王請佛緣)」이 있으며, 참고 경문으로는 『십송율 』 제24권과 『오분율 』 제16권, 그리고 『잡아함경 』 제38권 1,062번째 소경과 『별역잡아함경 』 제 1 권 13번째 소경이 있다. |
[345 / 1738] 쪽 |
비사라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상군(象軍) 마군(馬軍) 차군(車軍) 보군(步軍) 등 4군을 모집한 뒤에, 수없이 많은 무리들과 함께 1유연(由延)이나 되는 거리에 머물고 계시는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갔다. 이 때에 세존께서 멀리서 마갈타왕 빈비사라가 오는 것을 보시고, 곧 길을 피하셔서 머물기 좋은 니구류(尼拘類)나무 밑으로 가셔서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으셨다. 비구들도 또한 그렇게 하였다. 마갈타왕 빈비사라는 세존께서 멀리 숲 사이에 계시는 것을 보니 그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고, 광채가 찬란하며 그 밝기가 금산과 같으며, 상호가 구족하고 위신(威神)이 당당하며,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장애가 없으며, 조어를 성취하여 마음이 쉬어 고요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서 왕은 수레에서 내렸다. |
만일 모든 왕족의 찰리들이 물을 정수리에 붙는 의식을 마치고 왕[人主]이 되어 대지(大地)를 다스리려면 다섯 가지 의식(儀式)6)이 있으니, 첫째는 칼이요, 둘째는 일산이며, 셋째는 천관(天冠)이요, 넷째는 구슬자루로 이루어진 불자(拂子)며, 다섯째는 장엄하게 장식한 신[]이다. 그러나 왕은 이와 같은 일체를 다 물리치고 또 네 종류의 군사도 물리친 채 걸어서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세 번 자기의 성명을 일컬었다. |
"세존이시여, 저는 마갈타국의 왕 세니빈비사라(洗尼頻 娑邏)입니다." |
이와 같이 세 번 외쳐대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대가 바로 마갈타왕 세니 빈비사라입니다." |
이에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는 두 번 세 번 자기 성명을 외쳐댄 다음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모든 마갈타 사람들은 더러는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기도 하고, 혹은 부처님께 문안을 드린 뒤 물러나 한쪽에 앉기도 하였으며, 혹은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기도 했고, 혹은 멀리서 부처님을 본 뒤에 잠자코 앉아 있기도 하였다. 그 때에 존자 울비라가섭(鬱毗邏迦葉)도 대중 속에 있었다. 존자 울비라가섭은 마갈타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는 이른바 대존사(大尊師)로서, 집 |
6) 『증일아함경 』 제13권 「지주품(地主品)」의 첫 번째 소경과 『잡아함경 』 제40권 1,103번째 소경에는 모두 오식(五飾)으로 되어 있다. |
[346 / 1738] 쪽 |
착이 없는 진인(眞人)이었다. 이에 마갈타 사람들은 모두 '사문 구담이 울비라가섭으로부터 범행을 배우려고 하는건가, 아니면 울비라가섭이 사문 구담으로부터 범행을 배우려고 하는건가' 하고 생각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 마갈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곧 존자 울비라가섭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울비라여, 어떤 것을 보았기에 |
불[火] 섬기던 일을 끊고 이 곳으로 왔는가? |
불을 섬기지 않는 그 까닭을 |
가섭아, 나에게 설명해보라. |
여러 가지 음식의 맛 |
그 욕심 때문에 불을 섬겼네. |
생(生) 가운데서 이러함을 보았기에 |
그 때문에 불 섬기기 좋아하지 않았네. |
음식의 여러 가지 맛들을 |
가섭은 마음으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
어찌하여 천인(天人)을 좋아하지 않는가 |
가섭아, 나에게 설명해 보라. |
고요하고 사라져 다한 것 보니 |
함이 없어 욕계의 존재 아니었네. |
더이상 높은 하늘 없을 것 같아 |
그 때문에 불을 섬기지 않습니다. |
세존은 가장 훌륭하시고 |
세존은 삿된 생각 아니하시며 |
분명히 알아 모든 법 깨달았으니 |
[347 / 1738] 쪽 |
나는 가장 훌륭한 법 받았다네. |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가섭아, 너는 이제 이 대중을 위하여 여의족(如意足)을 나타내어 이 대중들로 하여금 다 믿음을 내고 즐거움을 얻게 하라." |
이에 존자 울비라가섭은 곧 여기상(如其像)으로 여의족을 실행하여 앉아 있던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동방으로부터 나와서 허공에 날아 올라 네 가지 위의를 나타내었다. 첫째는 다니는 것[行]이요, 둘째는 머무는 것[住]이며, 셋째는 앉는 것[坐]이요, 넷째는 눕는 것[臥]이었다. 다음에는 화정(火定)에 들어갔다. 울비라가섭존자가 화정에 들자, 몸에서 청 황 적 백의 여러 가지 불꽃이 나왔는데, 그 중에는 수정빛도 있었다. 하체에서는 불을 내고 상체에서는 물을 내는가 하면 상체에서는 불을 내고 하체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남 서 북방에서도 각각 허공에 날아 올라 네 가지 위의를 나타내었으니, 첫째는 다니는 것이요, 둘째는 머무는 것이며, 셋째는 앉는 것이요, 넷째는 눕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화정에 들었다. 존자 울비라가섭이 화정에 들어 몸에서 청 황 적 백의 여러 가지 불꽃을 내었는데, 그 중에는 수정빛도 있었다. 하체에서는 불을 내고 상체에서는 물을 내는가 하면, 상체에서는 불을 내고 하체에서는 물을 내기로 하였다. 이에 존자 울비라가섭은 여의족을 멈춘 다음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곧 저의 스승이시고 저는 세존의 제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지(一切智)가 있고, 저에게는 일체지가 없습니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렇다. 가섭이여, 그렇다. 가섭이여, 내게는 일체지가 있지만 너에게는 일체지가 없다." |
그 때에 울비라가섭이 자기 지신에 대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
옛날 아무것도 몰랐을 때에는 |
해탈하기 위하여 불을 섬겼었네. |
아무리 늙어가도 눈 뜬 장님 같아 |
[348 / 1738] 쪽 |
사특하여 참 이치[眞際] 보지 못했네. |
내 이제 훌륭하신 자취를 보매 |
위없는 용(龍)께서 하신 말씀 |
함이 없는 것 괴로움 벗어나는 진리로서 |
그것을 깨닫자 나고 죽음 다하였네. |
모든 마갈타 사람들은 이러한 일을 보자, '사문 구담이 울비라가섭에게서 범행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울비라가섭이 사문 구담으로부터 범행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모든 마갈타 사람들의 생각을 아시고 곧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를 위하여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시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모든 부처님의 법에서와 같이 먼저 단정법(端正法)을 말씀하시니, 듣는 사람들마다 다 기뻐하였다. 곧 보시를 말씀하시고, 계를 말씀하시고, 천상에 나는 법을 말씀하셨다. 탐욕은 재앙이 되는 것이며, 나고 죽는 것을 더러움이라고 훼자(毁咨)하시고, 욕심이 없는 것을 묘도품(妙道品)의 백정(白淨)이라고 칭송하셨다. 세존께서 그 대왕을 위하여 이렇게 설법하셨다. 부처님께서 이미 그의 기뻐하는 마음, 두루 갖춘 마음, 부드럽고 연한 마음, 참고 견디는 마음, 위로 오르는 마음, 한결같이 향하는 마음, 의심이 없는 마음, 덮임이 없는 마음이 있고, 재능이 있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만한 사람임을 아시고, 이른바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른 진리인 고(苦) 집(集) 멸 (滅) 도(道)의 진리를 말씀하셨다. |
"대왕이여, 색은 났다가 없어집니다. 그대는 마땅히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각 상 행 식도 났다가 없어집니다. 그대는 마땅히 각 상 행 식도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비유하면 마치 큰비가 내릴 때 물 위의 거품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대왕이여, 색이 났다가 없어지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그대는 마땅히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각 |
[349 / 1738] 쪽 |
상 행 식도 났다가 없어집니다. 그대는 마땅히 각 상 행 식도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은 났다가 없어지는 것임을 안다면, 다시 미래에 색으로 나지 않아야 한다는 이치를 알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 상 행 식이 났다가 없어지는 줄을 안다면, 다시 미래에 각 상 행 식으로 나지 않아야 한다는 이치를 알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의 진실된 그대로를 안다면, 곧 색에 집착하지 않고 색을 꾀하지 않을 것이며, 색에 물들지 않고 색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색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 상 행 식에 대하여 진실된 그대로를 안다면, 곧 각 상 행 식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헤아리지 않을 것이며, 그것에 물들지 않고 그것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색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색에 집착하지 않고 색을 헤아리지 않으며, 색에 물들지 않고 색에 머물지 않으며, 색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미래의 색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족성자가 각 상 행 식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헤아리지 않으며, 그것에 물들지 않고 그것에 머물지 않으며, 그것들이 곧 나라고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미래 세상에서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족성자들이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한계가 없으며, 식적(息寂)을 얻어, 만일 이 5음(陰)을 완전히 버린다면 다시는 음(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
그 때 모든 마갈타 사람들은 '만일 색이 무상(無常)한 것이고 각 상 행 식도 다 무상한 것이라면, 누가 활동하고 누가 고락을 받을 것인가' 하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곧 마갈타 사람들의 마음 속을 아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어리석은 범부는 들은 것이 없어 나를 나라고 인식하므로 나에 대하여 집착한다. 그러나 필경 나라는 것도 없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나니, 나라는 마음도 비우고 내 것이라는 마음도 비워야 한다. 법이 생기면 생기는 것이고, 법이 멸하면 멸하게 되니, 다 인연 때문에 모여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다. 만일 인연이 없으면 모든 괴로움은 곧 멸하고 말 것이다. 중생은 인연이 모여 서로 이어지면서 곧 모든 법을 내나니[生], 여래는 중생이 서로 이어가면서 |
[350 / 1738] 쪽 |
나는[生] 것을 보고 곧 '남[生]이 있으면 죽음이 있다'고 그렇게 말하셨다. 나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이 나는 때와 죽는 때,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 좋은 곳과 나쁜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이것들이 스스로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르는 것이다'라는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았다. '만일 이 중생이 몸으로 짓는 악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거나, 삿된 소견으로써 삿된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런 인연 때문에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게 되나니, 저 지옥 같은 곳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 만일 이 중생이 몸으로 짓는 선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행을 성취하여 성인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으로써 바른 소견의 업을 성취하면, 그는 이런 인연 때문에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게 되나니, 곧 천상 같은 곳에 오르게 될 것이다'라는 것을 안다. 나는 그가 이렇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내가 능히 깨닫고 능히 말하고 어떤 일을 시켜서 하게 하고 일을 일으켰기 때문에 곧 여기 저기서 선악의 과보를 받는다'고 하면, 그 중에는 혹 '이것은 맞지 않는다. 여기에는 머무를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행은 법과 같아서 이것으로 인하여 저것이 생긴다. 만일 이 인(因)이 없으면 곧 저것이 생기지 않고, 이것으로 인하여 저것이 있게 된다. 만일 이것이 멸하면 저것도 곧 멸한다. 그래서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생을 인연하여 노 사가 있는 것이다. 만일 무명이 멸하면 행이 곧 멸하고 내지 생이 멸하면 곧 노 사도 멸한다고 말한 것이다. |
대왕이여, 당신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색은 유상한 것입니까, 무상한 것입니까?" |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또 물으셨다. |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까, 괴롭지 않은 것입니까?" |
"괴로운 것이요 변역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또 물으셨다. |
"만일 무상한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이라면 많이 들어 아는 거 |
[351 / 1738] 쪽 |
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 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대왕이여, 당신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각 상 행 식은 유상한 것입니까, 무상한 것입니까?" |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또 물으셨다. |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까, 괴롭지 않은 것입니까?" |
"괴로운 것이요 변역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
"만일 무상한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변역하는 것이라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나는 저의 것이다'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가 있겠습니까?"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대왕이여, 그러므로 당신은 마땅히 '만일 색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혹은 거칠거나 가늘거나, 혹은 좋거나 밉거나, 혹 가깝거나 멀거나 간에 저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그렇게 배워야 합니다. 마땅히 지혜로 관찰하여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만일 각 상 행 식도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있어서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혹은 거칠거나 가늘거나, 혹 좋거나 밉거나, 혹 가깝거나 멀거나 간에 저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는 저의 것도 아니다'라고 마땅히 지혜로 관찰하여 그 진실 그대로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
대왕이여,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이렇게 관찰한다면, 그는 곧 색을 싫어하고, 각 상 행 식을 싫어하며, 싫어한 뒤에는 욕심이 없어질 것이요, 욕심이 없어진 뒤에는 해탈을 얻을 것이며, 해탈한 뒤에는 해탈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확립되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다음 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 것입니다." |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을 때,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는 티끌을 멀리하고 때[垢]를 여의어 모든 법의 법안(法眼)이 생겼고, 또 8만의 천인과 마 |
[352 / 1738] 쪽 |
갈타 사람 1만 2천도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모든 법의 법안이 생겼다. 이에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는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백정(白淨)의 법을 깨달았고, 의심을 끊고 의혹을 벗어나 더 이상 높이 존경해야 할 다른 이가 없어 그 누구도 따르지 않았으며, 망설임이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러 세존의 법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이 몸을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에게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받아 들여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마갈타왕 세니빈비사라와 8만의 천신(天神)과 마갈타 사람 1만 2천과 또 1천(千)의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메모 :
'중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중아함경 제 13 권 (0) | 2019.01.27 |
---|---|
[스크랩] 중아함경 제 12 권 (0) | 2019.01.20 |
[스크랩] 중아함경 제 10 권 (0) | 2019.01.20 |
[스크랩] 중아함경 제 9 권 (0) | 2019.01.13 |
[스크랩] 중아함경 제 8 권 (0) | 2019.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