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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25권 |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
640. 법멸진상경(法滅盡相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그 때 세존께서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이 마투라국(摩偸羅國)에 미래 세계에 어떤 상인(商人)이 아들을 둘 터인데, 그 아들의 이름은 굴다(掘多)라고 할 것이다. 그 굴다도 아들을 둘 것이니, 그 아들의 이름은 우파굴다(優波掘多)라고 할 것이다. 우파굴다는 내가 죽은 뒤 백 년 후에 마땅히 불사(佛事)를 짓되, 법을 가리키는 스승[敎授師]들 가운데 제일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
아난아, 너는 저 멀리 푸른 총림(叢林)이 보이느냐? |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예.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
아난아, 저 산은 우유만다산(優留曼茶山)이라고 하는데, 여래가 죽은 뒤 백 년 후에 저 산에는 나타발치가(那跋置迦)라는 절이 세워질 것이다. 그곳은 순조롭고 고요하기로 으뜸이 될 것이다. |
그 때 세존께서 이런 생각을 하셨다. |
'내가 만일 교법(敎法)을 사람들에게 부촉(付囑)한다면, 아마 내 교법은 오래 머물지 못할 것이요, 하늘에게 부촉하더라도 내 교법은 오래 머물지 못할까 걱정이 되는구나. 그러면 세상 사람들은 법을 받을 이가 없게 될 것이다. 나는 이제 바른 법을 사람들과 하늘에 부촉하여,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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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함께 법을 거두어 받으면 내 교법은 천 년 동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
그리고는 세존께서 세속의 마음을 일으키시자, 그 때 제석천(帝釋天)과 네 큰 천왕(天王)들은 부처님께서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을 알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
그 때 세존께서 제석천과 네 큰 천왕들에게 말씀하셨다. |
여래는 머지않아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반열반(般涅槃)하리라. 내가 반열반한 뒤에 너희들은 내 바른 법을 보호해 지키도록 해야 하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동방 천왕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동방에서 바른 법을 보호해 지키도록 하라. |
다시 남방·서방·북방 천왕에게 말씀하셨다. |
너희들은 각각 남방·서방·북방에서 바른 법을 보호해 지키도록 하라. 천 년이 지나 내 교법이 멸할 그 때에는 반드시 법 아닌 것이 세상에 출현(出現)해 열 가지 착한 법은 모두 무너질 것이다. 그리하여 이 염부제(閻浮提)에는 나쁜 바람이 사납게 일어나고, 때 아닌 때에 비가 내려, 세상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게 될 것이다. 우박의 재앙은 비 쏟아지듯 내리고 강물이 마르며, 꽃과 열매가 여물지 않고 사람들은 광택이 없으며, 벌레와 귀신에게 마을들은 모두 망할 것이다. 음식은 맛을 잃고 보배들은 침몰(沈沒)하며, 사람들은 모두 거칠고 떫은 것을 먹고 초목으로 옷을 만들어 입을 것이다. 그 때 석가왕(釋迦王)·야반나왕(耶槃那王)·발라바왕(鉢羅婆王)·도사라왕(兜沙羅王)들은 많은 권속을 데리고 여래의 정수리뼈와 부처님의 치아와 부처님의 발우를 동방에 잘 보관할 것이다. |
서방에 있는 발라바왕은 백 천 권속들을 데리고 탑과 절을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요, 북방(北方)에 있는 야반나왕도 백 천 권속들을 데리고 탑과 절을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다. 남방에 있는 석가왕도 백천 권속들을 데리고 탑과 절을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요, 동방에 있는 도사라왕도 백천 권속들을 데리고 탑과 절을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다. 그리하여 사방이 모두 어지럽게 되면 여러 비구들은 중국(中國)으로 모여 올 것이다. |
그 때 구섬미국(拘睒彌國)의 마인다라서나(摩因陀羅西那)라는 왕이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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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낳았는데, 그 왕자의 손은 피를 바른 것 같았고 몸은 갑옷을 입은 것 같았으며 큰 용맹과 힘이 있었다. 그가 태어나던 날 5백 명의 대신들도 5백 명의 아들을 낳았는데, 모두 왕자와 같이 핏빛을 띤 손과 갑옷을 걸친 듯한 몸이었다. 그 때 구섬미국에는 하루 동안 피 비[血雨]가 내렸다. 구섬미국의 왕은 그 불길한 광경을 보고 매우 두려워하여 관상가[相師]를 청해 물었다. |
관상가가 왕에게 아뢰었다. |
왕이 지금 낳으신 아들은 장차 염부제의 왕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죽일 것입니다. |
왕은 아들을 낳은 지 이레만에 이름을 난당(難當)이라고 지었다. 그 아이는 해가 갈수록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 때 사방(四方)의 나쁜 왕들은 사방에서 들어와 백성들을 죽였다. 마인다라서나왕은 그 소문을 듣고 매우 두려워하였다. |
그 때 어떤 천신이 왕에게 말하였다. |
대왕이여, 우선 난당을 옹립하여 왕으로 삼으면 충분히 저 네 나쁜 왕을 항복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러자 마인다라서나왕은 천신의 지시를 받고 즉시 왕자에게 왕위를 내어주고 상투에 꽂은 밝은 진주 동곳을 아들 머리에 꽂고, 모든 대신들을 모으고 향내나는 물을 정수리에 부었다. |
그리고 같은 날 태어난 5백 대신들의 아들들을 불러, 몸에 갑옷을 입고 왕을 따라 전쟁터에 나가 네 나쁜 왕의 대중과 싸워 이기고는 적을 남김없이 다 죽여버리고, 염부제의 왕이 되어 구섬미국을 다스리고 있었다. |
그 때 세존께서 네 큰 천왕들에게 말씀하셨다. |
파련불국(巴連弗國)에 아기니달다(阿耆尼達多)라는 바라문이 있는데, 그는 베다[比陀] 경론(經論)을 통달하였다. 그 바라문은 장차 아내를 맞이할 것인데, 그 때 중음(中陰)1) 중생이 와서 그의 아들이 될 것이요, 그것이 어머니의 태(胎)에 들어가 있을 때, 그 어머니는 사람들과 논의하기를 좋아할 것이다. 그래서 그 바라문은 여러 관상가들에게 물어보면 관상가들은 이 |
1) 중유(中有)라고도 함. 죽은 후에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의 중간상태(中間狀態)를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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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대답할 것이다. |
'이 태(胎) 안에 들어있는 중생은 장차 일체 경론을 밝게 통달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 어머니에게 그렇게 논의할 마음을 내게 한 것입니다.' |
이리하여 달이 차서 어머니 태에서 나와 소년이 되자 일체 경론을 밝게 깨알아 항상 그 경론으로써 5백 바라문의 아들들을 가르치고, 또 다른 여러 논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의약 방문으로 의사들을 가르칠 것이다. |
그리하여 많은 제자를 두게 될 것이요, 많은 제자를 두게 되기 때문에 그 이름을 제자(弟子)라고 할 것이다. 다음에는 그 부모를 따라 출가(出家)하여 도를 배우기를 청할 것이요, 마침내 부모는 그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것이다. 그러면 그는 곧 우리들의 법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삼장(三藏 : 經·律·論)을 통달할 것이고, 법을 잘 설할 것이며, 훌륭하고 묘한 말솜씨가 있어 말과 이야기로 많은 권속을 거둘 것이다. |
세존께서는 다시 네 큰 천왕들에게 말씀하셨다. |
또 이 파련불읍국(巴連弗邑國)에는 장차 수다나(須陀那)라는 상인의 우두머리가 있을 텐데, 중음(中陰) 중생이 와서 그 어머니의 태에 들 것이다. 그 중생이 어머니 태에 들면 그 때, 그 어머니를 순박하고 정직하며 부드럽게 만들어, 어떤 삿된 생각도 없고 모든 감관이 다 고요해질 것이다. 그 때 그 상인의 우두머리가 곧 관상가에게 물어보면 관상가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태 안에 있는 중생이 지극히 선량하기 때문에 어머니를 그렇게……(내지)……모든 감관이 고요해진 것입니다.' |
달이 차서 아들을 낳으면 그 아이의 이름을 수라타(修羅他)라고 할 것이요, 나이 들어 점점 장성하면……(내지)……부모에게 아뢰어 출가하여 도를 배우기를 청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곧 허락하면 우리들의 법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되는데, 그는 부지런히 정진(精進)하고 도업(道業)을 닦고 익혀, 곧 번뇌가 다하게 되어 아라한(阿羅漢)의 과위[果]를 증득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들은 것이 적고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며, 또 아는 친구도 적어 산림 속에 살게 되는데, 그 산의 이름은 건타마라(揵陀摩羅)라고 할 것이다. 그 때 그 성인은 항상 와서 난당왕을 위해 설법할 것이다. 그 부왕이 죽을 때가 되어, 그 죽는 날에 다달으면, 난당은 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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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보고, 두 팔로 아버지의 시체를 끌어안고 슬피 울부짖으면서 번민하고 상심할 때, 저 삼장(三藏)2) 이 많은 권속들을 거느리고 왕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왕을 위해 설법할 것이다. 왕은 그 설법을 듣고는 근심과 괴로움이 곧 그치고, 불법(佛法)에 대해 크게 공경하고 믿는 마음이 생겨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칠 것이다. |
'지금부터 나는 여러 비구들에게 보시하고 두려움을 주지 않아 뜻을 따라 즐겁게 해주리라.' |
여러 비구들에게 물을 것이다. |
'이전에 네 명의 나쁜 왕들이 부처님의 법을 헐어 없앤 지가 몇 해나 되었습니까?' |
모든 비구들이 대답할 것이다. |
'12년이나 지났습니다.' |
그러면 왕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서 사자처럼 외칠 것[師子吼]이다. |
'나는 장차 12년 동안 다섯 대중을 공양할 것이고,……(내지)…… 모든 공양거리를 마련할 것이다.' |
그리고서 곧 보시를 행하면, 그 보시하는 날 하늘은 염부제에 골고루 향기롭고 은혜로운 비를 내려 모든 열매와 종자가 다 잘 자라나게 할 것이요, 4방 백성들은 모두 공양(供養)거리를 가지고 구섬미국으로 와서 여러 비구들을 공양하게 되어, 여러 비구들은 많은 공양을 받게 될 것이다. |
그러나 그 여러 비구들은 남의 보시를 받으면서도 경서(經書)를 읽거나 외우지도 않고, 홀로 있으면서 선정에 들어 사유(思惟)하지도 않으며,3) 도를 행하지도 않으며, 실없는 이야기로 날을 보내고 누워 잠자는 것으로 밤을 새운다. 이양(利養)을 탐하고 집착하며 제 자신을 꾸미기만 좋아하여 몸에 |
2) 경(經)·율(律)·논(論)의 3장(藏)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3장을 통달한 상좌(上座)를 가리키는 것으로 즉 아기니달다(阿耆尼達多)의 아들을 지칭한 말이다. |
3) 이 부분이 고려대장경에는 불살사위인수경(不薩闍爲人受經)으로 되어 있는데, 무슨 뜻인지 의미가 매끄럽지 못하다. 대만 발행 불광장경 각주에 의하면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 제183권에는 불락독처정려사유(不樂獨處精慮思惟)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그를 따라 번역해 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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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아름다운 옷을 입고 온갖 번뇌를 벗어나는 방법과 고요함과 출가한 뜻과 삼보리(三菩提)의 즐거움을 잃고 만다. 그들은 이렇게 꼴만 닮은 비구들은 사문의 공덕을 여의고 말 것이니, 그들은 이 법 안의 큰 도적일 따름이니라. 그들은 말세(末世)에 있어서 바른 법의 깃대 부수는 일을 도와 악마(惡魔)의 깃대를 세우며, 바른 법의 횃불을 죽이고 번뇌의 불을 붙이며, 바른 법의 북[鼓]을 부수고 바른 법의 바퀴를 깨뜨리며, 바른 법의 바다를 말리고 바른 법의 산을 무너뜨리며, 바른 법의 성(城)을 깨뜨리고 바른 법의 나무를 뽑으며, 선정(禪定)의 지혜를 헐고 계율의 영락(瓔珞)을 끊으며, 바른 도를 더럽힐 것이다. 그 때엔 저 하늘·용·귀신·야차(夜叉)·건달바(乾闥婆)들은 모든 비구들에 대해 나쁜 마음을 내어 비구들을 헐뜯고 비방하며, 싫어하고 미워해 멀리 떠나 서로 친하지 않으며, 모두 꼭 같은 소리로 '아아, 저런 나쁜 비구들은 여래의 법에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
좋지 않은 행과 나쁜 행으로 |
모두 삿된 견해의 법을 행하네. |
저러한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 |
바른 법의 산을 쳐 무너뜨리네. |
온갖 나쁜 계법(戒法)만 행하고 |
법다운 행(行)은 모두 버리며 |
훌륭하고 묘한 법 다 버리니 |
이제 저 부처님 법을 뽑아 없애는구나. |
믿지 않고 자기를 항복 받지도 않으며 |
모든 나쁜 행을 즐겨 행하네. |
아첨과 거짓으로 세상을 속여 |
저 모니(牟尼)의 법을 부숴 버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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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을 허물고 온갖 악을 익혀 |
흉하고 모진 행위 천 가지에 미치네. |
법을 빙자하여 세상 사람 속이되 |
원통하고 분해하고 스스로 뽐내네. |
명예와 이익을 탐하고 집착하여 |
온갖 나쁜 짓이란 빠짐없이 다하네. |
부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보면 |
법이 망하려면 이런 꼴이 있다고 하셨다. |
이제 그것을 모두 이미 다 보았거니 |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천하게 여기네. |
이제 이미 이런 법이 나타났으니 |
무니(牟尼)의 정법(正法)의 바다가 |
오래지 않아 장차 말라 없어지리. |
지금은 바른 법 조금 남았으나 |
장차 나쁜 사람들 다시 일어나 |
우리의 바른 법을 헐어 없애리. |
그 때 저 모든 하늘·용·귀신들은 모두 불쾌한 마음을 내어 다시는 비구들을 보호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같은 소리로 이렇게 외칠 것이다. |
'부처님 법은 지금부터 이레 뒤에는 다 멸해 없어지고 말 것이다.' |
같은 소리로 이렇게 외치면서 슬피 울부짖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 말하기를 '비구들에게 계(戒)를 연설하는 날에 이르러서는 서로 싸움이 일어날 것이니, 여래의 바른 법은 거기서 멸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여러 하늘들은 슬피 울며 괴로워할 것이다. |
그 때 구섬미국 성 안에 있는 5백 명의 우바새(優婆塞)들은 모든 하늘들의 말을 듣고, 모든 비구들에게 나아가, 비구들의 싸움을 간(諫)하는 게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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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읊을 것이다. |
아아, 몹시도 괴로운 해[歲]이어라. |
모든 중생들 삶을 가엾게 여기던 |
석사자왕(釋師子王)의 법 |
그 법이 이제 갑자기 멸하는구나. |
나쁜 수레바퀴가 법의 수레바퀴 부수리니 |
이와 같이 금강 같으신 몸도 사라졌거늘 |
어찌 능히 견뎌 부서지지 않으리. |
안온한 때는 이미 다하고 |
위험한 법은 이미 일어나 |
지혜로운 사람은 이미 떠나갔구나. |
이제 이러한 조짐을 보고 |
마땅히 알아야 하리, 오래지 않아 |
모니(牟尼)의 법은 끊겨 없어져 |
이 세상에 다시는 밝음 없으리. |
더러운 번뇌를 여의신 고요한 입 |
모니의 태양이 이제 지고 말았으니 |
세상 사람들 부처님의 가르침을 잃고 |
선과 악의 차별도 없어졌구나. |
만일 선악의 차별이 없어지고 나면 |
그 어느 누가 바른 깨침 얻으리. |
그러나 법등(法燈)이 아직 세상에 남았으니 |
때를 놓칠세라 모든 착함 행하라. |
한량없는 온갖 복전(福田)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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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도 이제 소멸되리라. |
그러므로 이제 여기 우리들 |
재물의 든든한 것 아님을 알고 |
지금 이 때에 단단한 알맹이 취해야 하리. |
그리고 보름날이 되어 계(戒)를 설명할 때 법은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니, 그 날 5백 우바새들은 하루 동안에 5백 개의 불탑(佛塔)을 만들 것이다. 그러나 그 때 모든 우바새들은 저마다 다른 일이 있어 다시는 여러 스님들의 모임에 왕래하지 않을 것이다. 그 때 건타마라산(揵陀摩羅山)에 있던 수라타(修羅他) 아라한은 '오늘 어디서 비구들의 계율 설명이 있는가?' 하고 염부제(閻浮提)를 관찰하다가, 구섬미(拘睒彌)국에서 여래의 제자들이 계를 설명하여 포살(布薩)하는 것을 보고 곧 구섬미국으로 나아갈 것이다. |
그 때 저 스님 대중들 백천 명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오직 한 아라한만 수라타일 것이고, 또한 한 명의 삼장(三藏)은 그 제자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래 제자들의 최후의 큰 모임이 될 것이다. 그 때 유나(維那)4)는 사라주(沙羅籌)5)를 놀리고 삼장 상좌에게 아뢸 것이다. |
'비구들 백천 사람이 다 모였습니다. 그들을 위해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설명해 주십시오.' |
그 때 그 상좌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염부제의 여래 제자 백천 사람이 다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 대중들 가운데 제가 상수(上首)입니다. 저는 삼장을 밝게 통달하였으나 아직 계율(戒 |
4) karmad na라고 한다. 도유나(都維那)라고도 함. 절 안의 대중(大衆) 업무를 맡아 관리하고 또 그들을 지도 감독하는 직책에 있는 사람. 큰 사찰에서는 상좌(上座)·사주(寺主)·도유나, 이 세 사람이 모든 승려들을 통제한다. 유(維)는 한자로 강유(綱維)라는 의미이고, 나(那)는 갈마다나(羯磨陀那)의 나(那)를 취한 것. 또 강유(綱維)·차제(次第)·수사(授事)·지사(知事)·열중(悅衆)·사호(寺護)라고도 부른다. |
5) al k 라고 함. 목주(木籌)·할부(割部)라고 함. 계산하는 사람이 수를 헤아리는 공구를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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律)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더구나 나머지 배울 것이 있는 사람이겠습니까? 그러면 지금은 마땅히 누구를 위해 계율을 설명해야 하겠습니까?' |
그리고 게송을 말할 것이다. |
오늘은 보름날 |
밤은 고요하고 달은 밝은데 |
이러한 모든 비구들은 |
이제 계 설하는 것을 들으러 모였네. |
이 염부제의 |
모든 비구들 최후로 모였네. |
나는 그 비구 대중의 상수인데도 |
계율의 법은 배우지 못했거늘 |
하물며 배워 익혀야 할 것이 있는 |
다른 비구들이겠는가? |
석가 종족인 사자왕의 |
모니의 법 어느 누가 능한가? |
그 분의 계율 누가 잘 지니고 있는지 |
그 사람만이 설명할 수 있으리. |
그 때 저 수라타 아라한은 상좌 앞에 서서 합장하고 상좌에게 말할 것이다. |
'상좌여, 다만 바라제목차만 말씀하시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사리불이나 목건련 같은 큰 비구들이 배운 법 따위는 우리들도 이미 다 배운 것입니다.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이제 이미 천 년이나 되었지만, 그분께서 제정하셨던 율의(律儀)는 우리도 모두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
그리고 게송을 말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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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좌여, 이제 내 말 들으시오. |
내 이름은 수라타라고 하오. |
번뇌가 이미 다한 아라한으로 |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후(獅子吼)라 합니다. |
저 모니의 진정한 제자와 |
부처님을 신봉하던 모든 귀신들 |
그 성인께서 하셨던 말씀 듣고 |
슬피 울면서 눈물 흘렸다오. |
머리를 떨구고 법 멸함을 염려하며 |
지금부터 이 뒤로는 |
더 이상 법을 연설할 이 없고 |
계율과 별해탈(別解脫)도 |
이 세상에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으리니 |
법의 다리는 이제 이미 무너졌고 |
법의 물은 다시는 흐르지 않으며 |
법의 바다는 이미 말라버렸네. |
법의 산도 이미 무너져 내리고 |
법 모임은 이제부터 끊어질 것이다. |
법 깃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고 |
법 발[足]로 다시 걸을 수 없으리. |
계율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요 |
법 등불 다시는 비치지 않으리. |
법 바퀴 다시는 구르지 않고 |
감로의 문은 영원히 닫기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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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스승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아 |
착한 사람이 묘한 도(道) 말해주어도 |
중생들 그 착함 분별하지 못하리니 |
들짐승과 무엇이 다르랴? |
그 때 부처님의 모후(母后)이신 마하(摩訶) 마야부인(摩耶夫人)이 천상에서 내려와 여러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울부짖으면서 '아아! 괴로워라. 바로 이 분은 내 아드님이시다. 여러 아승기(阿僧祇) 겁(劫) 동안 온갖 고행(苦行)을 닦으면서 수고로운 몸을 돌보지 않고 덕을 쌓아 부처가 되었건만, 이제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구나.' |
그리고 게송을 말할 것이다. |
'내가 바로 부처님의 친 어미라네. |
내 아드님 고행(苦行)을 쌓으며 |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지내고서야 |
마침내 참 도[眞道]를 이루셨다네. |
그 슬픔 주체할 길 없나니 |
이제 그 법 갑자기 사라졌구나'라고 하였네. |
아아! 슬프다 지혜로운 사람이여 |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온 |
법을 지닌 채 다툼을 버렸는가? |
더할 나위 없이 높으신 모든 왕으로 |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
두타(頭陀)의 묘한 행 닦으면서 |
숲 덤불 속에 머물고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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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같은 진정한 부처님 제자 |
지금은 어디에 있다 하리요. |
이제 다시 이 세간에는 |
위엄과 그 덕은 아주 없어졌으니 |
넓은 들판이나 산 수풀 속에 |
모든 신들 잠자코 말이 없어라. |
보시와 계율로 중생을 보살피고 |
계율을 믿어 스스로 장엄하며 |
욕됨을 참고 순박하며 곧게 수행하고 |
모든 착함과 악함을 관찰했건만 |
이와 같이 훌륭한 법들이 |
이제 갑자기 아주 없어졌구나. |
그 때 그 상좌인 제자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저 수라타 비구는 스스로 말하기를 (여래께서 제정하신 계율을 나는 다 갖추어 가졌다)고 하는구나.' |
그 때 상좌에게는 안가타(安伽陀)라는 제자가 있으리니, 그는 차마 하지 못할 마음을 일으키고 매우 원통하고 분해하여,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성인을 꾸짖고 욕할 것이다. |
'그대는 바로 하좌(下座) 비구로서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주제에 우리 화상(和上)을 꾸짖고 욕하다니.' |
그리고는 곧 날카로운 칼을 들고 그 성인을 죽이고, 게송을 말할 것이다. |
내 이름은 안가타로서 |
실사(失沙)의 제자이다. |
그대가 스스로 덕이 있다 하기에 |
날카로운 칼로써 그대를 죽인 것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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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대제목가(大提木佉)라는 귀신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세상에는 오직 이 한 명의 아라한만 있었는데 악한 비구 제자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구나.' |
그리고는 예리한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그 금강저 머리 부분에 불을 붙여 가지고 그의 머리를 깨부수면 그는 곧 죽고 말 것이다. 그러면 게송을 말할 것이다. |
나는 나쁜 귀신으로 |
이름은 대제목라 한다. |
이 금강저로써 |
그대의 머리 부수어 일곱 조각 내었다. |
그 때 아라한의 제자는 그 제자가 자기 스승을 죽이는 것을 보고 분함을 참지 못해 곧 삼장을 죽일 것이다. 그 때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슬피 울면서 '아아! 괴롭구나. 여래의 정법(正法)이 이제 갑자기 아주 사라지고 말았구나'라고 하면, 이내 이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할 것이고,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이 울부짖으면서 몹시 근심하고 괴로워할 것이다. |
'아아! 오늘부터 정법(正法)은 세상에 다시 나타나지 않겠구나.' |
이렇게 말하고는 제각기 흩어져 떠나갈 것이다. |
그 때 구섬미국의 5백 명 우바새는 이 말을 듣고 절에 나와, 손을 들어 머리를 치고 높은 소리로 통곡하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아아! 슬프다. 여래께서는 세상을 불쌍하게 생각하시고 모든 중생들을 건져주실 때 크고 작은 구별이 없으셨는데, 이제는 누가 우리들을 위해 법의 이치를 말해 줄 것인가? 이제는 사람이나 하늘 중에서 해탈할 사람이 다시는 없겠구나. 오늘날 중생들은 아직 어둠 속에 있건만 인도해줄 사람이 없으니, 오래도록 온갖 악한 짓을 익혀 그것으로 즐거움을 삼는 것이 마치 들짐승과 같구나. 모니의 묘한 법을 듣지 못하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세 갈래 길에 떨어지고 만다. 비유하면 마치 유성(流星 : 별똥별)과 같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지금부터 이후로는 다시는 지혜[慧]·적정함[寂靜]·삼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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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昧)·열 가지 힘[十力]의 묘한 법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
그 때 구섬미국의 왕은 모든 비구들이 진인(眞人)인 아라한과 삼장법사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 마음에 슬픔과 고뇌가 생겨 앉아서 한숨지을 것이다. 그 때 모든 삿된 견해를 가진 무리들이 서로 다투어 탑묘(塔廟)를 부수고 또 비구를 해칠 것이다. 이로부터 불법(佛法)은 아득히 다 사라지고 말 것이니라. |
그 때 세존께서 석제환인(釋提桓因)과 사천왕(四天王)들과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죽은 뒤에 법이 멸하는 모습은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지금 부지런히 노력하고 더욱 정진하여, 정법(正法)을 보호해 지녀서 이 세상에 오래 남아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되느니라. |
그 때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제각기 슬픈 얼굴에 손으로 눈물을 이리저리 훔치며, 부처님 발에 정수리를 대어 예배하고 물러갔다. |
641. 아육왕시반아마륵과인연경(阿育王施半阿摩勒果因緣經) |
아육왕은 여래의 법을 매우 공경하고 믿게 되었다. 그 때 왕이 모든 비구들에게 물었다. |
여래의 법 안에서 큰 보시를 행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
비구들이 왕에게 말했다. |
급고독(給孤獨) 장자가 가장 큰 보시를 행하였습니다. |
왕이 또 물었다. |
그는 얼마만큼의 보물을 보시하였습니까? |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억천금을 보시하였습니다. |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
'그는 장자임에도 억천금을 버렸는데, 하물며 나는 지금의 왕인 처지로 어찌 또 억천금으로 보시할 수 있겠는가? 마땅히 억백천금으로 보시해야 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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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
그 때 왕은 8만 4천 불탑(佛塔)을 일으키고, 그 각각의 탑 속에 다시 백천금을 넣었고 다시 5년 동안 큰 모임을 열었다. 그 모임에 3백 천 명의 비구들이 모이자, 3백 억금을 들여 그 비구 대중들에게 공양하였는데, 제1분은 아라한이요, 제2분은 학인(學人)이요, 제3분은 진실한 범부들이었다. |
그는 자기 개인 창고만은 제외하고, 이 염부제의 부인(夫人)·채녀(女)·태자(太子)·대신(大臣)들을 거룩한 스님들에게 보시했다가 다시 40억금을 갚고 도로 찾았으니, 이렇게 계산하면 96억천금을 썼던 것이다. |
이윽고 왕이 중병을 얻게 되었을 때 왕은 목숨이 끝나려 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았다. |
그 때 라다굴다(羅陀崛多)라는 대신이 있었는데, 그는 왕이 과거 세상에 부처님께 땅을 보시할 때의 어린 친구였다. 그 때 그 대신 라다굴다는 왕이 중병(重病)으로 목숨이 끝나려 하는 것을 보고, 머리를 조아리며 게송으로 왕에게 물었다. |
얼굴은 언제나 곱고 빛나고 |
백천 채녀들 둘러쌌을 때에는 |
비유하면 마치 저 연꽃에 |
꿀벌들이 모인 것 같았었는데 |
이제 거룩한 왕의 모습 뵈오니 |
그 곱고 빛남 흔적도 없구나. |
왕이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나는 지금 재물과 왕의 자리와 |
내 이 몸과 또 많은 친족과 |
그리고 또 갖가지 보배를 잃더라도 |
걱정될 것 조금도 없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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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제 다만 근심스러운 것은 |
다시 또 현성들을 뵙고 |
네 가지 일로 공양하지 못함일세. |
나는 지금 오직 이런 생각으로 |
얼굴빛은 자꾸만 변해 바뀌어가니 |
마음이 편할 날이 없노라. |
또 내가 항상 원한 것은 억백천금으로써 공덕을 지으려 한 것이었는데, 이제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가게 된 지금에, 그 동안[前後] 보시한 금·은의 보배를 계산해 보면 다만 4억에도 차지 않는구나. |
그리고 왕은 곧 온갖 보배를 마련하여 계작사(鷄雀寺)6)로 보냈다. 법익(法益)의 아들 삼파제(三波提)는 태자와 여러 신하들을 위해 태자에게 아뢰었다. |
대왕께서는 오래지 않아 돌아가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보배들을 절로 보내버리면 창고의 재물은 다 고갈되고 말 것입니다. 대개 왕들의 법은 재물이 있어야 존귀해지게 마련이니, 태자께서는 이제 이것을 중단시켜서 대왕께서 다 써버려 소진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
그러자 태자는 곧 창고지기에게 다시는 대왕이 쓸 물품을 꺼내 주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
그 때 대왕은 어떤 물품을 구하더라도 다시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자기가 사용하던 금 밥그릇을 절로 보냈다. 그러자 태자는 금 밥그릇의 공급을 끊고 은 밥그릇을 주었다. 왕은 그것으로 밥을 먹고는 다시 절로 보냈다. 그러자 또 은 밥그릇의 공급도 끊고 구리 밥그릇을 주었는데, 왕은 또 그것을 절로 보냈다. 그러자 또 구리 밥그릇의 공급을 끊고 옹기 밥그릇을 주었다. 그 때 대왕의 손에는 아마륵(阿摩勒) 열매가 있었다. 왕은 슬피 울며 여러 대신들에게 말했다. |
지금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 |
6) 마갈타국의 파탈리푸트라(p aliputra)성에 위치한 사찰로 아육왕(阿育王)이 세운 세운 것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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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여러 대신들이 왕에게 말했다. |
대왕께서 이 땅의 주인이십니다. |
그러자 왕은 곧 게송으로 말했다. |
그대들이 내 마음을 받들어 살핀다면 |
어느 틈에 거짓말을 할 수 있겠는가? |
나는 지금 왕의 자리에 앉았어도 |
조금도 자유롭지 못한다. |
아마륵 열매 반 조각이 |
지금 여기 내 손에 놓여 있으니 |
이것이야말로 내 소유물로서 |
나는 이것에 대해서만 맘대로 할 수 있다. |
아아! 높고 부하고 또 귀한 것 |
그것은 싫어하고 버려야 할 것이라네. |
전에는 염부제를 통치했건만 |
이제 하루 아침에 가난한 처지가 되었구나. |
저 항하(恒河)의 빨리 흐르는 물이 |
한 번 가버리면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
부함과 귀함도 또한 그러하나니 |
가버린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네. |
또 부처님 게송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았다. |
무릇 성하던 것도 반드시 쇠하나니 |
쇠함으로 인해 마지막이 되느니라. |
여래의 신묘하신 말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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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하여 조금도 틀리지 않다. |
예전에는 내가 한 번 영(令)을 내리면 |
신속하고 어겨본 적이 없더니 |
지금은 비록 내 요구 있어도 |
누구도 내 명령 좇는 이 없네. |
마치 바람이 산에 막히고 |
비유하면 물이 언덕에 막히듯 |
내 지금 명령하는 것 |
이제는 아주 단절되고 말았구나. |
한량없이 많은 무리 거느리고 |
북을 치고 또 고동을 불며 |
항상 온갖 풍류 울리면서 |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만끽할 때 |
수백 명의 채녀(女)들과 |
밤낮을 스스로 즐겨했거늘 |
이제 그것들 모두 없어진 것 |
나무에 꽃과 열매 없는 것 같네. |
얼굴은 갈수록 말라빠지고 |
빛깔과 힘도 또한 그러하거니 |
고운 꽃 하염없이 시들어가듯 |
내 지금 그와 같구나. |
그 때 아육왕이 시자(侍者)를 불러 말했다. |
네가 지금 내 은혜를 기억하거든 이 아마륵 열매 반쪽을 계작사(鷄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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寺)로 가지고 가서 내 뜻이라고 하고 여러 비구들 발에 예배하고 아뢰어라. |
'아육왕께서 여러 큰 스님 대중들께 문안드리며 하시는 말씀이 (나는 아육왕으로서 이 염부제를 통치(統治)하여 이 염부제는 내 소유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 없어져 여러 스님 대중들께 보시할 보물과 재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재물에 있어서 자유가 없고, 지금은 오직 이 반쪽의 아마륵 열매에 대해서만 저는 자유로울 뿐입니다. 이것이 최후의 보시 바라밀입니다. 저를 가엾게 여기신다면 이 보시를 받아들여, 저로 하여금 스님들께 공양하는 복을 얻게 하소서)라고 하셨습니다.' |
그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
이 반쪽의 아마륵 열매 |
이것만이 내 소유라서 |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니 |
그러므로 이제 스님대중께 드리나이다. |
바라는 마음 성인께 있지만 |
다시는 나를 제도할 이 없어라. |
저를 가엾게 여기신다면 |
아마륵 열매를 받아주소서. |
저를 위해 이 보시 받아주시면 |
그로 인해 제 복은 한량이 없어 |
태어나는 세상마다 묘한 즐거움 받아 |
누리고 누려도 다함 없으리. |
그 때 그 사자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그 아마륵(阿摩勒) 열매 반쪽을 가지고 계작사로 가서, 상좌(上座) 앞에 나아가 온몸으로 땅에 엎드려 절한 뒤에,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상좌를 향해 게송으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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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부제를 온통 통치해 |
한 일산에 한 북을 매고 |
돌아다님에 걸림 없는 것 |
마치 해가 온 세상 비추는 듯하였네. |
그런 업행(業行)의 과보도 이미 다 되어 |
이 세상에도 오래 살지 못하고 |
왕의 위엄과 덕망도 없어져 |
마치 해가 구름에 가리운 것 같아라. |
그 이는 이름하여 아육왕(阿育王) |
머리 조아려 스님 발에 예배하고 |
이 보시물(布施物) 여기에 보내왔으니 |
이른바 아마륵 반 조각이네. |
미래 세상의 복을 원하여 구하나니 |
저 왕을 불쌍하고 가엾게 여기소서. |
거룩한 대중들이여, 그 분을 가엾게 여기시어 |
이 반쪽 과일의 보시를 받으소서. |
그 때 그 상좌가 여러 대중들에게 말했다. |
누가 이 말을 듣고 세간(世間)을 싫어하지 않겠는가? 우리들은 이 일을 듣고는 세상을 싫어해 떠날 생각을 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부처님 경전에 말씀하신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의 쇠하는 일을 보거든 마땅히 세상을 싫어해 떠날 생각을 내어야 한다. 만일 알음알이가 있는 중생으로서 이런 일을 듣는다면 어떻게 세상을 버리지 않겠는가? |
그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
세상에서 최고인 사람의 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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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阿育)의 성은 공작(孔雀)으로서 |
염부제(閻浮提)에서 자재한 이었건만 |
이제는 아마륵의 주인 되었네. |
그 태자와 여러 대신들 |
다함께 대왕의 보시를 빼앗았기에 |
반쪽의 아마륵 열매 보내어 |
재물로 교만한 자 항복 받고 |
그에게 싫어하는 마음 내게 하였으니 |
어리석은 사람은 보시의 인과로 |
묘한 즐거움 받는 것 모르기에 |
반쪽의 아마륵 보내어 그것을 보였네. |
그 때 그 상좌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
'어떻게 이 반쪽의 아마륵을 여러 비구들이 갈라먹을 수 있을까?' |
그리고는 그것을 곧 갈아서 석류(石榴)국에 넣어 비구 대중들에게 돌려 다 함께 골고루 먹게 하였다. |
그 때 왕은 곁의 신하에게 다시 물었다. |
누가 이 염부제의 왕인가? |
신하가 왕에게 말했다. |
바로 대왕이십니다. |
그러자 왕은 곧 누웠던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사방을 돌아보고 합장해 예를 올리고, 모든 부처님의 덕을 생각하면서 마음속으로 말했다. |
'저는 이제 다시 이 염부제를 삼보(三寶)께 보시하나이다. 마음대로 쓰소서.' |
그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
지금 이 염부제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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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귀한 보배 장식 많이 있으니 |
좋은 복전에 이것을 보시하면 |
그 과보 저절로 얻어지리. |
나는 이 보시의 공덕으로써 |
저 천제석(天帝釋)이건 |
범왕(梵王)이건 또 인간의 왕이건 |
이 세상의 온갖 즐거움 구하지 않네. |
그러한 따위의 과보들 |
나에겐 모두 필요 없나니 |
나는 이 보시의 공덕으로써 |
하루 빨리 불도(佛道)를 이루어 |
이 세상 존경과 우러름 받고 |
일체 지혜를 이룩하여 |
이 세상의 좋은 벗이 되고 |
가장 제일가는 길잡이 되리. |
그 때 왕은 이 말을 모두 종이에 쓰고 그것을 봉한 뒤에, 이 도장[齒印]으로 도장을 찍었다. 이렇게 하기를 마치고 이내 세상을 떠났다. |
그 때 태자와 여러 대신·궁인(宮人)·채녀(女)들과 나라 안의 백성들은 갖가지 공양을 마련하여 장사를 치르고, 왕의 법을 따라 화장[闍維]하였다. |
그 때 여러 대신들은 태자를 옹립해 왕위를 잇게 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그 가운데 아누라타(阿누?羅陀)라는 대신이 여러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
태자를 왕으로 옹립할 수 없소. 왜냐 하면, 대왕 아육이 살아 계실 때 본래 10만억 금을 채워 모든 공덕을 지으려고 서원을 세웠었는데, 다만 4억 금이 모자라 10만을 채우지 못했었소. 그래서 이 염부제를 희사(喜捨)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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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三寶)에게 보시함으로써 그것을 완전하게 채우고자 하셨소. 때문에 이제 이 대지는 삼보에 소속된 것인데 어떻게 왕을 옹립할 수 있단 말이오? |
그 때 여러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 곧 4억 금을 내어 절에 보내주고, 법익(法益)의 아들 삼파제(三波提)를 왕으로 옹립하였다. 그 다음에는 그의 태자 비리하파저(毘梨訶波低)가 왕위를 이었고, 그 다음에는 비리하파저의 태자 비리하서나(毘梨訶西那)가 왕위를 이었으며, 그 다음에는 비리하서나의 태자 비사수마(沸沙須摩)가 왕위를 이었고, 그 다음에는 비사수마의 태자 비사밀다라(沸沙蜜多羅)가 왕위를 이었다. 그 때 비사밀다라가 여러 대신들에게 물었다. |
내 마땅히 무슨 일들을 해야 내 이름과 덕망을 세상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하겠는가? |
그 때 삼보(三寶)를 믿고 좋아하는 어질고 착한 여러 대신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
아육 대왕은 바로 왕의 조상입니다. 그 왕이 세상에 계실 때 8만 4천 개의 여래탑(如來塔)을 세우고 다시 갖가지 공양(供養)을 일으켜, 그 이름과 덕이 서로 전승(傳承)되어 지금에 이른 것입니다. 왕께서도 그런 명성을 얻고 싶으시면 8만 4천 개의 탑을 세우고 갖가지 공양을 하십시오. |
왕이 말했다. |
아육 대왕은 큰 위엄과 덕이 있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지만 나는 할 수 없다. 다시 다른 일을 생각해 보라. |
그러자 그 가운데 부처님을 믿지 않는 나쁜 신하가 왕에게 아뢰었다. |
세상에는 오래도록 전해져서 사라지지 않는 두 가지 법이 있습니다. 첫째 착한 일을 하는 것이요, 둘째는 악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육 대왕은 온갖 착한 일을 하셨사오니 왕께서는 지금 악한 일을 행하여 8만 4천 개의 탑을 부숴 버리소서.' |
그 때 왕은 그 간사한 신하의 말을 따라, 곧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절로 가서 모든 탑과 절을 부수기로 하였다. 왕은 맨 먼저 계작사로 갔는데, 절 문 앞에 있던 돌사자가 곧 사자의 소리를 포효하였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여 '산 짐승이 아닌데 능히 포효하는 소리를 낸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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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인가?' 하면서 성으로 도로 들어갔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거듭하면서 그 절을 부수려고 하였다. |
그 때 왕은 모든 비구들을 불러들였다. 그리고는 그 모든 비구들에게 물었다. |
나를 시켜 탑을 부수는 것이 좋겠소, 절을 부수는 것이 좋겠소? |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
둘 다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러나 왕께서 부수고 싶거든 차라리 절을 부수고 불탑은 부수지 마십시오. |
그러자 왕은 비구들을 죽이고 또 탑과 절을 파괴하였다. 이렇게 하여 차츰 바가라국(婆伽羅國)에 이르러 또 소리 높여 명령하였다. |
만일 누구든 석가 제자인 사문(沙門)의 머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상으로 천 금을 주리라. |
그 때 그 나라에는 한 아라한이 있었는데 신통으로 많은 비구의 머리를 만들어 백성들에게 주어, 왕에게 가져가게 하여 왕의 창고에 있던 재물을 다 고갈되게 하였다. 그 때 그 왕은 아라한이 그와 같은 일을 꾀했다는 말을 듣고, 갑절이나 성을 내면서 그 아라한을 죽이려고 하였다. 그 때 그 아라한은 멸진정수(滅盡正受 : 滅盡三昧)에 들어 있었는데, 왕은 한량없는 방편을 써서 그 성인을 죽이려 하였으나 끝내 이루지 못하였다. 그것은 아라한이 멸진정에 든 삼매의 힘으로 그 몸을 상하게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차츰 나아가 불탑 문 곁에 이르렀다. 그 탑 안에는 한 귀신이 살면서 그 탑을 보호하고 있었는데, 그 귀신의 이름은 아치(牙齒)라고 하였다. 그 귀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나는 부처님 제자로서 중생을 죽이지 말라는 금계(禁戒)를 받아 지키고 있으니, 내가 지금 저 왕을 죽일 수는 없다.' |
그는 또 생각하였다. |
'저 위충(爲蟲)이라는 귀신은 흉악하고 사나우며 용맹스럽고 건장하여 온갖 악한 짓을 다 행한다. 그는 내 딸을 요구했지만 나는 주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바른 법을 보호하기 위해선 그에게 딸을 시집보내 부처님의 법을 수호하게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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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곧 그 귀신을 불러 말했다. |
내 이제 내 딸을 너에게 주리라. 그러나 함께 서약(誓約)할 것이 있다. 너는 반드시 저 왕을 항복 받아, 온갖 악행을 저질러 우리의 바른 법을 파괴하여 멸하지 못하게 하라. |
그 때 왕에게도 오다(烏茶)라는 큰 귀신이 있었는데, 위엄과 덕을 갖추었기 때문에, 저 위충 귀신도 그 왕을 어쩌지 못했다. |
그러자 아치 귀신은 방편을 쓰기로 하였다. |
'오늘날 이 왕의 위세는 오로지 이 귀신 때문이니, 나는 이제 거짓으로 서로 친한 체 하리라.' |
이렇게 하여 그 귀신과 친구[知識]가 되었다. 매우 절친한 사이가 되자 곧 그 귀신을 남쪽 큰 바다로 데리고 갔다. 그 때 그 위충 귀신은 큰 산을 밀어 왕과 네 군사를 매우 친하게 되자 곧 귀신을 데리고 남쪽 큰 바다로 갔다. 그 때 저 위충 귀신은 큰 산을 밀어 왕과 네 군사들을 덮어 모두 죽여버리니, 여러 사람들은 '유쾌하구나[快哉], 유쾌하구나'라고 외쳤다. 그리하여 이것을 세상 사람들이 서로 전해 그 이름을 쾌재(快哉)라고 하였다. |
그 왕은 마침내 멸망하고, 공작의 후손도 여기서 아주 끊어졌다. 그러므로 이 세상 부귀와 쾌락이란 탐할 것이 못된다. |
아육 대왕은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이 세상은 덧없는 것이어서 몸과 목숨도 보전하기 어렵고, 오가(五家)7)의 재물도 허깨비 같은 것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법을 밝게 깨달아 부지런히 행하고 꾸준히 정진하여 온갖 공덕을 짓고, 죽음에 다다라서는 삼보(三寶)에 마음을 매어 생각 내내 끊어짐이 없었으며, 아무 것도 아끼지 않고 오직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완전히 이루기를 원하였던 것이다. |
7) 준말로 세상재물은 왕(王)·도적[賊]·불[火]·물[水]·못된 자식[惡子]의 다섯 가지 것[五家]의 공유물로, 그것들을 따로 떼어서 혼자서 사용할 수 없다라는 의미이다. 이 다섯 가지는 세상 재물을 손감(損減)시킬 수 있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CD굽던노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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