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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29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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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
11. 대품(大品) 제 1 ① |
[이 품에는 모두 25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 이 품은 제3 일일송(一日誦)으로서 이 송의 이름은 염송(念誦)이다. 이 염송 안에는 두 개의 품(品)에 25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1)} |
유연경(柔軟經) 용상경(龍象經) 설처경(說處經)과 |
설무상경(說無常經) 청정경(請請經) 첨파경(瞻波經)이며 |
사문이십억경(沙門二十億經) 팔난경(八難經)과 |
빈궁경(貧窮經) 행욕경(行欲經) 복전경(福田經)일세. |
우바새경(優婆塞經) 원가경(怨家經)과 |
교담미경(敎曇彌經) 항마경(降魔經)이며 |
뢰타화라경(賴羅經) 우바리경(優婆離經)과 |
석문경(釋問經) 선생경(善生經)이네. |
상인구재경(商人求財經) 세간경(世間經) 복경(福經)과 |
식지도경(息止道經) 지변경(至邊經) 유경(喩經)이라네. |
1) 고려대장경에서는 이 제3 일일송(一日誦)에 2품 25경이 수록되었다 하였고, 송본 원본에서는 1품 반 25경이 수록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실재 조사해 보니 「대품(大品)」 27경과 「범지품(梵志品)」의 전반부 10경이 제3 일일송에 수록되어 있었다. 따라서 1품 반에 35경이 수록되었다고 해야 올바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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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유연경(柔軟經) 제 1 [제3 염송(念誦)]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옛날 출가하여 도를 배운 뒤로는 여유 있게 노닐며, 조용하고 한가하고 즐거워 매우 유연하였다. 내가 부왕 열두단(悅頭檀)2)의 집에 있을 때에는 나를 위해 여러 가지 궁전, 곧 봄 궁전 여름 궁전 겨울 궁전을 지었으니, 나를 잘 노닐게 하기 위해서였다. 궁전에서 멀지 않은 곳엔 다시 푸른 연꽃못 붉은 연꽃못 빨간 연꽃못 흰 연꽃못 등 여러 가지 꽃못을 만들고 그 못 가운데에는 푸른 연꽃 붉은 연꽃 빨간 연꽃 흰 연꽃 등 온갖 물꽃을 심어서 언제나 물이 있고 언제나 꽃이 있었으며, 사람을 시켜 지키게 해 일체 통행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나를 잘 노닐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못 언덕에는 또 수마나(修摩那)꽃 바사(婆師)꽃 첨복(瞻蔔)꽃 수건제(修揵提)꽃 마두건제(摩頭揵提)꽃 아제모다(阿提牟多)꽃 파라두(波羅頭)꽃 등 온갖 육지꽃을 심었으니, 나를 잘 노닐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네 사람을 시켜 나를 목욕시키고는 목욕 후에 붉은 전단향을 내 몸에 바르고 몸에 향을 바른 후에 새 비단옷을 입혔으니, 위아래나 안팎이나 겉과 속이 다 새 것이었다. 그리고 밤낮으로 언제나 일산을 내게 씌웠으니, 나[太子]로 하여금 밤에는 이슬에 젖지 않고 낮에는 볕에 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항상 다른 집에서는 밀기울 보리밥 콩국 새앙채를 제일가는 음식으로 삼는 것처럼 내 아버지 열두단의 집 가장 낮은 하인은 쌀밥과 기름진 반찬을 제일가는 음식으로 삼았다. 다시 다음에는 혹은 들짐승으로 최고로 맛있는 짐승들이 있었으니, 곧 제제라화타(提帝邏 ) 겁빈사라(劫賓闍邏) 혜미하리니사 |
2) 범어로는 Suddhodana라고 한다. 음역하여 수두단(輸頭檀) 수도타나(首圖馱那) 설두(屑頭) 등이라고도 하며, 의역하여 백정왕(白 王) 정반왕( 飯王)이라고도 한다. 사자협왕(師子頰王)의 아들. 구리성 임금 선각왕의 누이동생 마하마야를 왕비로 맞았으나 실달타를 낳고 죽었다. 그래서 그녀의 동생인 마하파사파제를 왕비로 정하여 기르게 하였고, 그 뒤에 난타(難陀)를 낳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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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미(奚米何犁泥奢施羅米)같은 들짐승으로, 가장 맛난 짐승은 언제나 나를 위한 요리가 되었었다. |
내가 옛날의 아버지 열두단의 집을 생각하면, 여름 4개월 동안은 정전(正殿) 위에 올라가 있었는데 남자는 없고 오직 기생만 있어서 스스로 즐기면서 애당초 내려오지 않았다. 내가 동산을 구경하러 나가려고 할 때에는 30명의 제일 훌륭한 기병을 뽑아 의장이 앞뒤에서 시종하고 인도하게 하였으니, 하물며 그 나머지였겠느냐? 나는 이런 여의족(如意足)이 있었으니, 이것이 가장 유연한 것이었다. |
나는 또 옛날을 생각하면, 농부가 밭 위에서 쉬는 것을 보고 염부(閻浮)나무 아래로 가서 결가부좌 하여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것을 여의며,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었다. 그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
'많이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범부는 스스로 병을 가지고 있어 병을 떠나지 못했으면서, 다른 사람의 병을 보고는 스스로 자기를 관찰하지 못한다 하여, 미워하고 천하게 여겨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다.' |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내 자신이 병을 가지고 있어 병을 떠나지 못했으면서, 만일 내가 남의 병을 보고 미워하고 천히 여겨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다면, 내게도 또한 이 병이 있기 때문에 나 또한 옳지 못하다.' |
이렇게 관찰한 뒤에는 병들지 않았다고 해서 일어나는 뽐내는 마음은 곧 저절로 없어졌다. |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
'많이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범부는 스스로 늙는 법이 있어 늙음을 떠나지 못했으면서, 남의 늙음을 보고 스스로 자기를 관찰하지 못한다 하여, 미워하고 천하게 여겨,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다.' |
나는 다시 이런 생각을 했다. |
'내 스스로 늙는 법이 있어 늙음을 떠나지 못했으면서, 만일 내가 남의 늙음을 보고는 미워하고 천하게 여겨,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다면, 내게도 또한 이 법이 있기 때문에 나 또한 옳지 못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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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관찰한 뒤에는 오래 산다고 하여 일어나는 뽐내는 마음은 곧 저절로 없어졌다. |
많이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범부는 병들지 않았다고 하여 뽐내고 거드름 피우며 방일하고, 욕심으로 말미암아 어리석음이 생겨 범행을 행하지 않는다. 많이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범부는 젊다고 하여 뽐내고 거드름 피우며 방일하고, 욕심으로 말미암아 어리석음이 생겨 범행을 행하지 않는다. 많이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범부는 오래 산다고 하여 뽐내고 거드름 피우며 방일하고, 욕심으로 말미암아 어리석음이 생겨 범행을 행하지 않느니라." |
이에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앓는 법과 늙는 법 |
또 죽는 법 |
그것은 으레 있는 법인데 |
범부는 그것 보고 미워하도다. |
만일 내가 미워만 하고 |
이 법을 건너가지 못하면 |
내게도 또한 이 법 있기에 |
나도 또한 옳지 못하네. |
그가 만일 이렇게 행하면 |
법을 알아 생을 떠나련만 |
병이 없는 젊은 사람은 |
오래 산다고 뽐내는구나. |
모든 뽐내는 마음 끊어 버리면 |
욕심이 없어 편안하게 되리라. |
그가 만일 이렇게 깨달으면 |
욕심에 대하여 두려움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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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 또한 없게 되어 |
깨끗한 범행을 할 수 있으리.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유연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총 791자이다.] |
118) 용상경(龍象經) [제3 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동원(東園)의 녹자모당( 子母堂)3)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해질 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당상에서 내려오셔서 말씀하셨다. |
"오다이(烏陀夷)여, 너와 함께 동하(東河)에 가서 목욕해야겠다." |
존자 오타이가 말했다. |
"예." |
이에 세존께서는 존자 오다이를 데리고 동하로 가셔서, 언덕 위에서 옷을 벗고 곧 물에 들어가 목욕하셨다. 목욕을 마친 뒤에 도로 나와 몸을 닦고 옷을 입으셨다. |
그 때 바사닉왕(波斯匿王)에게는 염(念)이라는 이름의 용상(龍象)이 있어, 갖가지 소리를 내며 씩씩하게 동하를 건너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
'이것은 용 중의 용으로서 대용왕(大龍王)이다. 이것은 이름이 무엇인가?' |
존자 오다이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사람들이 몸집이 큰 코끼리를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
'이것은 용 중의 용으로서 대용왕이다. 이것은 이름이 무엇인가?' " |
3) 사위성 기원정사(祇園精舍)의 동쪽에 위치한 2층의 큰 강당. 녹모(鹿母) 비사가(毘舍佉)가 180만금을 시주하여 목건련(目揵連)의 감독으로 지어 부처님께 공양한 정사. 동원정사(東園精舍)라고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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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그렇다. 오다이여, 그렇다, 오다이여. 사람들은 몸집이 큰 코끼리를 보고 이렇게 말하느니라. |
'이것은 용 중의 용으로서 대용왕이다. 이것은 이름이 무엇인가?' |
오다이여, 말 낙타 소 나귀 뱀 사람 나무로 큰 몸집을 가지면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느니라. |
'이것은 용 중의 용으로서 대용왕이다. 이것은 이름이 무엇인가?' |
오다이여, 만일 세간이나 하늘 마군 범(梵) 사문(沙門) 범지(梵志)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몸과 입과 뜻으로써 해치지 아니하면, 나는 그를 용이라고 말한다. |
오다이여, 여래는 세간이나 하늘 마군 범 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몸과 입과 뜻으로써 해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나를 용이라고 이름하느니라." |
이에 존자 오다이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제게 위력을 주소서. 선서(善逝)시여, 제게 위력(威力)을 주소서. 그리하여 저로 하여금 부처님 앞에서 용에 알맞은 노래로써 세존을 찬탄하게 하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
이에 존자 오다이는 부처님 앞에서 용에 알맞은 노래로써 세존을 찬탄하였다. |
정각(正覺)께서는 인간 세계에 나시어 |
스스로 제어하여 바른 선정 얻고 |
깨끗한 행을 닦아 익히고 |
마음을 쉬어 스스로 즐거워하시네. |
사람의 공경과 존중 받아 |
일체법을 뛰어 넘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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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하늘의 공경을 받나니 |
집착이 없는 지극히 참된 사람 |
일체의 번뇌[結]를 뛰어 넘어서 |
숲에서 숲을 버려 떠나고 |
욕심을 버려 무욕(無欲)을 즐기는 것 |
돌에서 황금이 나오는 것 같네. |
널리 듣고 바로 다 깨닫기는 |
마치 허공에 해가 돋는 듯 |
일체 용 가운데서 우뚝하기는 |
뭇 산 위로 솟은 멧부리 같네. |
일컬어 큰 용이라 말하지만 |
남을 해치지 않으시니 |
일체 용 중의 용으로서 |
진실로 참되어 위없는 용이시라. |
온화함과 해침이 없음 |
이 두 가지는 이 용의 발이요 |
고행과 범행 |
그것은 용의 행동이라네. |
큰 용은 믿음을 손으로 삼고 |
두 가지 공덕을 어금니로 삼으며 |
생각은 목이요 지혜는 머리로서 |
법을 깊이 생각하고 분별하시네. |
모든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은 배[腹]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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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남 즐기는 것은 두 팔 |
숨길의 드나듦에 잘 머물고 |
속마음은 지극히 잘 선정에 드시네. |
용은 다니거나 멈추거나 선정에 들고 |
앉아서도 누워서도 또한 선정에 들어 |
용은 모든 때에 선정에 드나니 |
이것을 용의 상법(常法)이라 하느니라. |
더러움 없는 집에서 음식을 받고 |
더러움이 있으면 곧 받지 않으며 |
나쁘고 깨끗하지 못한 음식 얻으면 |
그것 버림을 사자처럼 하시네. |
만일 공양을 얻게 되면 |
남을 자애롭고 가엾게 여겨 받나니 |
용은 남의 보시 받아먹으나 |
목숨을 보존함에 집착이 없으시네. |
크고 작은 번뇌를 끊어 없애고 |
일체의 속박에서 해탈하시어 |
어느 곳에 가서 노닐더라도 |
마음에는 얽매임과 집착이 없으시네. |
그것은 마치 새하얀 연꽃이 |
물에서 나고 물에서 자라도 |
진흙 물이 거기에 붙지 못하고 |
묘한 향기와 사랑스런 빛깔 가진 것 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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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최상의 깨달은 사람 |
세상에 나서 세상에서 살아도 |
욕심 때문에 물들지 않으시니 |
꽃이 물에 물들지 않듯이. |
마치 치성하게 타오르던 불길도 |
섶을 대지 않으면 곧 꺼지듯이 |
섶 없으면 불은 잇닿지 못해 |
이 불은 이 때문에 꺼지느니라. |
지혜로운 분께선 이 비유를 말해 |
그 뜻을 알리고자 하시니 |
이것이 용께서 아시는 바요 |
용 중의 용께서 말씀하시는 바라. |
음욕과 성냄을 멀리 여의고 |
어리석음을 끊어 무루(無漏) 얻은 뒤 |
용께선 그 몸을 버려 떠나나니 |
이것을 이 용의 멸함이라 한다네.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오다이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용상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730자이다.] |
119) 설처경(說處經) 제 3 [제3 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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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4도 아니고 5도 아닌, 3설처(說處)4)가 있다. 만일 비구가 그것을 본[見] 뒤에, 그것으로 말미암아 말하고 싶다면 '나는 보았다'고 말하라. 듣고[聞] 인식한 것[識]도 마찬가지며, 알고[知]나서 비구는 말할 때 '이것이 내가 아는 것이다'고 말하라. |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비구여, 과거 세상에 대해 말할 때는 '이러한 과거 세상이 있었다'고 말하라. 비구여, 미래 세상에 대해 말할 때는 '이러한 미래 세상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라. 현재 세상에 대해 말할 때는 '이러한 현재 세상이 있다'고 말하라. 이것을 4도 아니고 5도 아닌 3설처라고 하는 것이다. 만일 비구가 그것을 본[見] 뒤에, 그것으로 말미암아 말하고 싶다면 '나는 보았다'고 말하라. 듣고[聞] 인식한 것[識]도 마찬가지며, 알고[知]나서 비구는 말할 때 '이것이 내가 아는 것이다'라고 말하라. 그 말로 인해 다른 이들이 그 뜻을 잘 배워 얻을 것이며, 말하지 않으면 그 뜻을 잘 배워 익히지 못하게 되리라. |
현성의 제자들은 두 귀와 한마음으로 법을 듣는데, 그는 두 귀와 한마음으로 법을 들은 뒤에는 1법을 끊고 1법을 닦아 1법을 증득한다. 그는 1법을 끊고 1법을 닦아 1법을 증득한 뒤에는, 곧 바른 선정을 얻느니라. 현성의 제자는 마음에 바른 선정을 얻은 뒤에는 곧 일체의 음욕[淫]과 성냄[怒]과 어리석음[癡]을 끊는다. 현성의 제자는 이렇게 하여 심해탈(心解脫)을 얻고,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
그 말로 인해 4처(處)가 있으니, 그것으로써 사람을 관찰하여 이 사람은 함께 말할 수 있는가, 함께 말할 수 없는가를 살펴보라. 만일 그 사람이 일향론(一向論)에 일향으로 대답하지 않고, 분별론(分別論)에 분별로 대답하지 않으며, 힐론(詰論)에 힐(詰)로 대답하지 않고, 지론(止論)에 지(止)로 대답하지 아니하면, 그러한 사람은 함께 말할 수도 없고 또한 함께 의논할 수도 없다. 만일 그 사람이 일향론에 일향으로 대답하고, 분별론에 분별로 대답하 |
4) 설처(說處 : kathavatthu)는 말[言]의 소의(所依)라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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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힐론에 힐로 대답하고, 지론에 지로 대답하면, 그러한 사람은 함께 말할 수도 있고 또한 함께 의논할 수도 있느니라. |
또 그 말로 인해 다시 4처가 있으니, 그것으로써 사람을 관찰하여 이 사람은 함께 말할 수 있는가, 함께 말할 수 없는가를 살펴보라. 만일 그 사람이 처(處) 비처(非處)에도 머물지 않고 소지(所知)에도 머물지 않으며, 설유(說喩)에도 머물지 않고, 도적(道跡)에도 머물지 않으면, 그 사람은 함께 말할 수도 없고, 또한 함께 의논할 수도 없다. 만일 그 사람이 처 비처에도 머물고, 소지(所知)에도 머물며, 설유에도 머물고, 도적에도 머물면, 그러한 사람은 함께 말할 수도 있고, 또한 함께 의논할 수도 있느니라. |
그 말하는 때로 인해 입의 행[口行]을 쉬고, 자기의 소견을 버리고 원결(怨結)의 뜻을 버리며, 욕심을 버리고 성냄을 버리며, 어리석음을 버리고 거만을 버리며, 말하지 않음을 버리고 아낌과 질투함을 버리며, 이기기를 구하지 말고 남을 항복받으려 하지 말며, 남의 과실을 트집잡지 말고 이치를 말하고 법을 말하라. 이치를 말하고 법을 말한 뒤에는 가르치고, 가르친 뒤에는 그쳐, 스스로 기뻐하고 그를 기뻐하게 한다. 이렇게 이치를 말하고 이렇게 일을 말하나니, 이것이 거룩한 이치를 말하는 것이요, 이것이 거룩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서, 마지막에는 누가(漏) 다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느니라." |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만일 다투는 논란이 있고 |
잡된 생각으로 뽐내는 마음 품고 |
성인을 비방하고 덕을 헐뜯고 |
제각기 서로 틈만 엿보며 |
다만 남의 허물만 찾고 |
뜻은 남을 항복받으려 하며 |
다시 서로 이기기를 구하는 것 |
성인은 이렇게 말하지 않느니라. |
[829 / 1738] 쪽 |
만일 서로 논의코자 하거든 |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때를 아나니 |
법도 있고 또한 이치도 있어 |
모든 성인의 말씀은 이러 하느니라. |
지혜로운 사람은 이렇게 말하고 |
다툼도 없고 뽐냄도 없으며 |
마음에는 싫증을 내는 일 없고 |
맺음도 없고 또한 누(漏)도 없나니 |
이치를 따라 뒤바뀌지 않고 |
바르게 알아 말하며 |
잘 말하고 그렇게 옳게 여겨 |
끝내 악을 말하지 않느니라. |
다툼으로써 논란하지 않고 |
또한 남의 다툼을 받지도 않으며 |
다만 아는 것과 말해야 할 것 |
이것이 그가 논하는 바이니라. |
거룩한 사람은 이렇게 말하며 |
지혜로운 사람은 모두 그 뜻을 얻어 |
현재에서도 즐거움 얻고 |
또한 후세에서도 편안하니라. |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
총명하고 통달한 사람은 |
뒤바뀜도 아니고 |
항상한 것도 아니라고 말하느니라. |
[830 / 1738] 쪽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설처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723자이다.] |
120) 설무상경(說無常經) 제4 [제3 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색(色)은 무상(無常)이다. 무상은 곧 괴로움이요, 괴로움은 곧 신(神)이 아니니라. 각(覺)도 또한 무상(無常)이다. 무상은 곧 괴로움이요, 괴로움은 곧 신이 아니니라. 상(想)도 또한 무상이다. 무상은 곧 괴로움이요, 괴로움은 곧 신이 아니니라. 행(行)도 또한 무상이다. 무상은 곧 괴로움이요, 괴로움은 신이 아니니라. 식(識)도 또한 무상이다. 무상은 곧 괴로움이요, 괴로움은 곧 신이 아니니라. 이것을 색은 무상이요, 각 상 행 식도 무상이며, 무상은 곧 괴로움이요, 괴로움은 곧 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니라. |
많이 아는[多聞]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하고 7도품(道品)을 닦아 익혀 걸림이 없어 바른 생각[正思]과 바른 기억[正念]이 있느니라. 그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아 욕루(欲漏)에서 심해탈(心解脫)하고, 유루(有漏) 무명루(無明漏)에서 심해탈하며, 해탈한 뒤에는 해탈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서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後有]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만일 중생이 아홉 가지 중생 세계에서 곧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의 행(行)을 하여 제일유(第一有)에 이르게 되면, 그 중간에서 그는 제일이요, 그는 크며, 그는 훌륭하고, 그는 최상이며, 그는 제일 높고, 그는 묘하며, 곧 세간의 아라하(阿羅訶 : 아라한)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그 세간에서 아라하는 안온과 쾌락을 증득했기 때문이니라." |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831 / 1738] 쪽 |
집착이 없는 것은 제일의 즐거움 |
욕심을 끊고 애욕도 없으며 |
길이 아만(我慢)을 버리고 떠나 |
무명(無明)의 그물을 찢어 없애네. |
그는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게 되어 |
마음 속에는 더러움 없고 |
세간에도 또한 물들지 않아 |
범행으로써 무루(無漏)를 얻느니라. |
5음(陰)을 똑똑히 깨닫고 알아 |
일곱 가지 선법(善法)으로 경계를 삼았나니 |
대웅(大雄)은 노니는 어디에서도 |
일체의 두려움을 떠났느니라. |
7각(覺)의 보배5)를 이루어 마치고 |
세 가지 학문을 갖추어 배우면 |
묘한 최상의 벗이라 일컫나니 |
부처의 으뜸가는 참제자이니라. |
10지(支)의 도를 성취했나니 |
큰 용은 지극히 고요한 마음이라네. |
이는 세상에서 제일이니 |
그는 곧 다시 애욕이 없네. |
5) 팔리본에 의하면 7보(寶)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7각분(覺分)이라고도 한다. 7각분은 또 7각지(覺支)로 쓰기도 하는데 곧 택법각지(擇法覺支) 정진각지(精進覺支) 희각지(喜覺支) 경안각지(輕安覺支) 염각지(念覺支) 정각지(定覺支) 사각지(捨覺支)를 말한다. |
[832 / 1738] 쪽 |
세상 모든 일에 움직이지 않아 |
미래의 유(有)에서 벗어났으며 |
생 노 병 사를 끊어 버리고 |
할 일을 마치고 누(漏)를 멸했네. |
무학(無學)의 지혜를 떨쳐 일으켜 |
가장 마지막의 몸을 얻었고 |
범행을 제일로 갖추었나니 |
그의 마음은 다른 것을 연유하지 않네. |
상 하 사방의 모든 곳에 대해 |
그는 기쁨과 즐거움 없고 |
능히 사자처럼 포효하나니 |
세상에서 위없는 부처이니라.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설무상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총 413자이다.] |
121) 청정경(請請經)6) 제 5 [제3 염송] |
[위 경 이름의 뒷글자 청(請)은 자(慈)와 정(井)의 반절로 발음해야 한다.]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가란다(竹林 |
6) 이 경의 이역경으로는 송(宋)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해하경(佛說解夏經) 』과 동진(東晋)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불설신세경(佛說新歲經) 』 과 서진(西晋)시대 축법호(竺法護)가 한역한 『불설수신세경(佛說受新歲經) 』이 있으며, 비슷한 내용의 경전으로는 『잡아함경 』 제45권 1169번째 소경과 『별역잡아함경 』 제12권 228번째 소경, 그리고 『증일아함경 』「선취품(善聚品)」 5번째 경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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迦蘭哆園)에 계시며, 대 비구 대중 5백 명과 함께 여름 안거를 맞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달 15일에 종해탈(從解脫)7)을 말씀하시고 서로 청정(請請)8)할 때 비구들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범지로서 멸(滅 : 涅槃)을 얻어 마치고 위없는 의왕(醫王)이 되었다. 내가 지금 받은 이 몸은 최후의 몸이다. 나는 범지로서 멸을 얻어 마친 뒤에는 위없는 의왕이 되었다. 내가 지금 받은 이 몸은 최후의 몸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나의 참 제자이니, 내 입에서 나온 법으로 직접 교화되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나의 참 제자이니, 내 입에서 나온 법으로 직접 교화되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교화하여 서로 전하며 가르쳐야 하느니라." |
그 때 존자 사리자도 대중 가운데 있었다. 존자 사리자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나는 범지로서 멸을 얻어 마치고 위없는 의왕이 되었다. 내가 지금 받은 이 몸은 최후의 몸이다. 나는 범지로서 멸을 얻어 마친 뒤에 위없는 의왕이 되었다. 내가 지금 받은 이 몸은 최후의 몸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나의 참 제자이니, 내 입에서 나온 법으로 직접 교화되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나의 참 제자이니, 내 입에서 나온 법으로 직접 교화되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교화하여 서로 전하며 가르쳐야 하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세존이시여, 그 법은 모든 조복(調伏)되지 못한 자를 조복하여 제어하게 하였고, 모든 쉬지 못한 자를 그쳐 쉬게 하고, 모든 제도되지 못한 자를 제도되게 하였으며, 모든 해탈하지 못한 자를 해탈하게 하고, 모든 멸(滅)을 얻지 못한 자를 멸을 얻게 하고, 도를 얻지 못한 자를 도를 얻게 하며, 범행을 행하지 못하는 자를 범행을 행하게 하여, 도를 알고 도를 깨닫고 도를 판단하 |
7) 범어로는 Pratimok a라고 한다.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라고도 하며, 또는 별해탈(別解脫) 처처해탈(處處解脫) 별처처해탈(別處處解脫) 정순해탈(正順解脫) 해탈생사(解脫生死) 보득해탈(保得解脫) 등으로 의역하여 쓰기도 한다. 7중(衆)이 몸과 입으로 7지(支) 등의 잘못을 막아서 그치게 하고, 모든 번뇌와 혹업(惑業)을 멀리 여의고 해탈을 증득하기 위해 계율을 받아 지니는 것을 가리킨다. |
8) 범어로는 Pravara a라고 한다. 또는 자자(自恣) 수의(隨意) 만족(滿足)이라고도 한다. 여름 안거(安居)의 마지막 날 같이 공부하던 스님 대중이 모여 서로 보고 듣고 의문을 가진 세 가지 일을 가지고 그동안의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는 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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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도를 설명하게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자들은 뒷날에 법을 얻어 가르침을 받고 꾸짖음을 받으며, 가르침과 꾸짖음을 받은 뒤에는 세존의 말씀을 따라 곧 행하여, 그 뜻을 얻어 바른 법을 잘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세존이시여, 저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하여 싫어하시지는 않습니까?" |
그 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사리자여, 나는 너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하여 싫어하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사리자여, 너는 총명한 지혜 큰 지혜 빠른 지혜 민첩한 지혜 예리한 지혜 넓은 지혜 깊은 지혜 벗어나는 지혜 환하게 통달한 지혜가 있느니라. 사리자여, 너는 진실한 지혜를 성취하였다. 마치 전륜왕의 태자가 부왕의 가르침을 빠뜨리지 않고 그 전하는 바를 받아 숭배하고는 능히 다시 전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사리자여, 내가 굴리는 법의 수레바퀴[法輪]를 네가 다시 능히 굴렸느니라. 사리자여, 그러므로 네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하여 싫어하지 않느니라." |
존자 사리자가 다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그러면 세존이시여, 제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하여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세존께서는 이 5백 비구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해서도 싫어하시지 않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사리자여, 나는 또한 이 5백 비구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해서도 싫어하지 않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사리자여, 이 5백 비구 중에서 오직 한 비구만을 제외하고는 다 집착이 없게 되었고,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였으며,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이미 버렸고, 유결(有結)이 이미 다해 좋은 이치와 바른 지혜와 바른 해탈을 얻었기 때문이니라. 나는 또한 과거에 이미 '현세에서 구경(究竟)의 지혜를 얻어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음을 사실 그대로 알 것이다'라고 수기(授記)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이 5백 비구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해서도 싫어하지 않느니라." |
존자 사리자가 다시 세 번째로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제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하여 싫어하지 않으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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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5백 비구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대해서도 싫어하시지 않는다면 세존이시여, 이 5백 비구 중에 몇 비구가 3명(明)을 얻었고, 몇 비구가 구해탈(俱解脫)을 얻었으며, 몇 비구가 혜해탈(慧解脫)을 얻었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사리자여, 이 5백 비구 중에서 90비구는 3명을 얻었고, 90비구는 구해탈을 얻었으며, 그 나머지 비구는 혜해탈을 얻었느니라. 사리자여, 이 무리 중에는 가지도 없고 잎도 없으며, 또한 마디도 없어 청정하고 진실하며, 바르게 머물러 서게 되었느니라." |
그 때 존자 방기사(傍耆舍)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존자 방기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제게 위력(威力)을 주십시오. 오직 원하옵건대 선서(善逝)시여, 제게 위력을 주셔서 제가 부처님과 비구대중 앞에서 이치에 알맞은 게송을 짓게 하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방기사여, 네 하고 싶은 대로 하라." |
이에 존자 방기사는 부처님과 비구대중 앞에서 이치에 알맞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
오늘 15일 청정일(請請日 : 自恣日)에 |
모여 앉은 5백 대중은 |
모든 결박을 끊어 없애고 |
걸림이 없고 유(有)가 다한 신선일세. |
청정한 광명으로 비추어 |
일체의 유(有)를 벗어났나니 |
생 노 병 사가 다하고 |
누(漏)를 멸하고 해야 할 일을 마쳤다네. |
들뜸과 뉘우침과 의혹의 번뇌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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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과 유루(有漏) 이미 다하고 |
애욕의 번뇌 가시 뽑아낸 |
다시없는 최상의 의원이라네. |
사자처럼 용맹스럽고 |
일체의 두려움과 무서움 없으며 |
나고 죽음 이미 건너고 |
모든 번뇌 이미 멸해 다하셨도다. |
마치 저 전륜왕이 |
뭇 신하들에 둘러싸여 |
일체의 땅을 모두 통치해 |
대해에까지 미치는 것처럼 |
이렇게 용맹하여 모든 것 항복받고 |
다시 위없는 상인(商人)의 주인 |
제자들은 즐겁게 공경하나니 |
3달(達)로 죽음의 두려움 벗어났네. |
모두가 부처님 제자로서 |
가지와 잎과 마디 영원히 없애고 |
위없는 법의 바퀴를 굴리면서 |
제일 높은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네.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청정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013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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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첨파경(瞻波經)9) 제 6 [제3 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첨파국(瞻波國)을 유행하실 적에 긍가못[恒迦池] 가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달 15일에 종해탈(從解脫)을 말씀하시려고 비구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세존께서는 앉으신 뒤에 곧 선정에 들어 타심지(他心智)로써 대중의 마음을 관찰하셨다. |
대중의 마음을 관찰하신 뒤에 초야(初夜 : 오후 6시 오후 10시)가 끝나도록 끝내 잠자코 앉아만 계셨다. 이에 어떤 비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초야가 이미 끝났고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여 와 앉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종해탈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
이에 세존께서는 다시 중야(中夜)에 이르도록 잠자코 앉아만 계셨다. 그 때 한 비구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초야는 이미 지났고 중야도 곧 끝나려 하며, 부처님과 비구들은 모여 와 앉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종해탈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
세존께서는 또한 다시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
이에 세존께서는 다시 후야(後夜)에 이르도록 잠자코 앉아만 계셨다. 그러자 거기의 한 비구가 세 번째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초야도 이미 지났고 중야도 또 끝났으며, 후야도 다하려 합니다. 장차 먼동이 터서 해가 뜰 때도 얼마 남지 않았고,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여 와 앉은 지도 꽤 오래 되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종해탈을 |
9) 이 경의 이역경으로는 서진(西晋)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불설첨파비구경(佛說瞻波比丘經) 』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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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여 주십시오." |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
"이 대중 가운데 이미 청정하지 못한 한 비구가 있느니라." |
그 때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존자 대목건련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
'세존께서는 어떤 비구 때문에 이 대중 가운데 이미 청정하지 못한 한 비구가 있다고 말씀하시는가? 나는 차라리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가 타심지(他心智)로써 대중의 마음을 관찰해 보리라.' |
존자 대목건련은 즉시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가 타심지(他心智)로써 대중의 마음을 관찰해 보았다. 그리고 존자 대목건련은 곧 세존께서 어떤 비구 때문에 이 대중 가운데 이미 청정하지 못한 한 비구가 있다고 말씀하셨는지를 알았다. 이에 존자 대목건련은 곧 선정에서 일어나, 그 비구 앞으로 가서 그 팔을 잡고 끌어내 문을 열고 밖으로 밀어내면서 '이 어리석은 자야, 여기 머물지 말고 멀리 떠나라. 다시는 다른 비구들과 만나지 말라. 지금부터 너는 비구가 아니다' 하고는 문을 닫아 빗장을 걸었다. 그리고 부처님께 돌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이 대중 가운데 이미 청정하지 못한 한 비구가 있다고 말씀하신 자를 제가 이미 쫓아냈습니다. 세존이시여, 초야도 이미 지났고 중야도 이미 끝났으며, 후야도 다하려 하여 장차 먼동이 터서 해가 뜰 때도 얼마 남지 않았고,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여 와 앉은 지도 꽤 오래 되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종해탈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대목건련이여, 그 어리석은 자는 세존과 비구들을 희롱하였기 때문에 마땅히 큰 죄를 얻게 될 것이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여래가 청정하지 못한 무리가 있는 데서 종해탈을 말하면 그들은 곧 머리가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그러므로 대목건련아, 지금부터는 너희들이 종해탈을 말하라. 여래는 다시는 종해탈을 말하지 않으리라. 무슨 까닭인가? 이와 같이 대목건련이여, 혹 어떤 어리석은 사람은 드나드는 숨길을 바로 알고 잘 관찰하여 분별하며, 굽히고 펴기와 구부리고 우러르기의 몸가지는 태도와 승가리(僧伽梨)와 모든 옷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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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우를 잘 지니고, 다니고 서기와 앉고 눕기와 자고 깨기와 말하고 침묵할 줄을 다 바로 알아 마치 진정한 범행자처럼 보인다. 그런 자가 여러 진정한 범행자가 있는 곳에 가면 그들은 혹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그런 줄을 안다면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이것은 사문의 더러움이요, 사문의 욕이며, 사문의 미움이요, 사문의 비방[刺]이다.' |
그런 줄을 안 뒤에는 그들은 당장 그를 내쫓아 버릴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범행자들을 더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
대목건련이여, 마치 거사에게 좋은 벼논이나 보리밭이 있는데, 예맥(穢麥)이라는 풀이 거기 나는 것과 같다. 그 뿌리도 비슷하고, 줄기 마디 잎 꽃도 또한 비슷하지만 뒤에 열매를 맺었을 때에 거사는 그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한다. |
'이것은 보리의 더러움이요 보리의 욕이며, 보리의 미움이요 보리의 비방이다.' |
그는 그런 줄 안 뒤에는 곧 뽑아서 밭 밖에다 버릴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다른 순종의 좋은 보리를 더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이와 같이 대목건련이여, 혹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드나드는 숨길을 바로 알고 잘 관찰하여 분별하며, 굽히고 펴기와 구부리고 우러르기의 몸 가지는 태도와 승가리와 모든 옷과 발우를 잘 지니고, 다니고 서기와 앉고 눕기와 깨기와 말하고 침묵할 줄을 다 바로 알아 마치 진정한 범행자처럼 보인다. 그런 자가 여러 진정한 범행자가 있는 곳에 가면 그들은 혹 알지 못할 것이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그런 줄을 안다면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이것은 사문의 더러움이요, 사문의 욕이며, 사문의 미움이요, 사문의 비방이다.' |
그런 줄을 안 뒤에는 그들은 당장 그를 내쫓아 버릴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범행자들을 더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
대목건련이여, 마치 거사가 가을에 곡식을 흔들어 털 때 곡식 무더기 속에 만일 알찬 곡식이 있으면 흔들어 털어도 그 자리에 있겠지만 만일 알차지 못한 쭉정이나 껍질은 곧 바람을 따라 날아가는 것과 같다. 거사는 그것을 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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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는 곧 비를 가지고 가려 쓸어서 깨끗하게 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다른 깨끗하고 좋은 벼가 나쁜 것과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이와 같이 대목건련이여, 혹 어떤 어리석은 사람은 드나드는 숨길을 바로 알고 잘 관찰하여 분별하며, 굽히고 펴기와 구부리고 우러르기의 몸 가지는 태도와 승가리와 모든 옷과 발우를 잘 지니고, 다니고 서기와 앉고 눕기와 자고 깨기와 말하고 침묵할 줄을 다 바로 알아 마치 진정한 범행자처럼 보인다. 그런 자가 여러 진정한 범행자가 있는 곳에 가면 그들은 혹 알지 못할 것이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그런 줄을 안다면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이것은 사문의 더러움이요, 사문의 욕이며, 사문의 미움이요, 사문의 비방이다.' |
그런 줄을 안 뒤에는 그들은 당장 그를 내쫓아 버릴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범행자들을 더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
대목건련이여, 마치 거사가 샘물을 끌기 위하여 홈대를 만들려고 도끼를 가지고 숲으로 들어가 여러 나무를 두드려 보는데, 만일 단단하고 속이 찼으면 그 소리는 작고, 만일 속이 비었으면 그 소리는 클 것이다. 거사는 그것을 안 뒤에는 곧 베어서 마디를 다듬고 홈대[通水槽]를 만드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대목건련이여, 혹 어떤 어리석은 사람은 드나드는 숨길을 바로 알고 잘 관찰하여 분별하며, 굽히고 펴기와 구부리고 우러르기의 몸 가지는 태도와 승가리와 모든 옷과 발우를 잘 지니고, 다니고 서기와 앉고 눕기와 자고 깨기와 말하고 침묵할 줄을 다 바로 알아 마치 진정한 범행자처럼 보인다. 그런 자가 여러 진정한 범행자가 있는 곳에 가면 그들은 혹 알지 못할 것이다. 대목건련이여, 만일 모든 범행자가 그런 줄을 안다면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이것은 사문의 더러움이요, 사문의 욕이며, 사문의 미움이요, 사문의 비방이다.' |
그런 줄을 안 뒤에는 그들은 당장 그를 내쫓아 버릴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범행자들을 더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함께 모여 있거든 마땅히 알라. |
[841 / 1738] 쪽 |
나쁜 욕심 미움 성냄과 |
말하지 않음 맺음 원한 아낌과 |
질투와 아첨과 속임이 있으면서. |
대중 가운데선 간사한 말 않다가 |
은밀한 곳에서는 사문이라 일컬으며 |
남 몰래 모든 악을 행하여 |
나쁜 견해로써 수호하지 않으며 |
거짓으로 속이고 거짓말하거든 |
마땅히 그를 이렇게 알아 |
가서 모이어 사귀지 말고 |
내쫓아 버려 함께하지 말라. |
속이고 간사하고 거짓말 많고 |
그쳐 쉬지 못했으면서 쉬었다 일컬으며 |
남이 아는 때에만 청정한 행 갖추거든 |
내쫓아 버려 그를 멀리 떠나라. |
청정한 이와 같이 청정해지도록 |
언제나 마땅히 서로 화합하여라. |
화합은 진실로 안온함을 얻나니 |
이리하여 괴로움이 끝나느니라.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첨파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351자이다.] |
[842 / 1738] 쪽 |
123) 사문이십억경(沙門二十億經)10) 제 7 [제3 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존자 사문 이십억(二十億)11)도 또한 사위국을 유행하다가 암림(闇林)에 있으면서, 초야에도 후야에도 잠자지 않고 공부하며, 꾸준히 힘써 바르게 머물러서 도품(道品)을 닦아 익혔다. 이에 존자 사문 이십억은 편안하고 고요하게 혼자 있으면서, 연좌(宴坐)하여 깊이 생각하다가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
'만일 세존의 제자로서 꾸준히 힘써 바른 법률(法律)을 학습하는 자가 있다면 내가 제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내 마음은 모든 누(漏)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내 부모의 집은 아주 대부호로서 즐겁고, 돈과 재물이 많이 있다. 나는 이제 차라리 계를 버려 도행을 그만두고, 보시를 행하며 모든 복업을 닦는 것이 어떨까?' |
그 때 세존께서는 타심지로써 존자 사문 이십억이 마음으로 생각한 것을 아시고 곧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저기 가서 사문 이십억을 불러오라." |
이에 한 비구가 말했다. |
"예." |
그리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세 번 돌고는 곧 물러갔다. 그는 존자 사문 이십억에게 가서 그에게 말하였다. |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시오." |
10) 이 경과 관련된 경으로는 『잡아함경 』 제9권 256번째 소경(小經)과 『증일아함경 』「지주품(地主品)」 3번째 경이 있으며, 그리고 『사분율 』 제39권과 『오분율 』 제21권을 참조할 것. |
11) 팔리어로는 So a Koliv sa라고 한다. 중인도 이란나발벌다국(伊爛挐鉢伐多國) 장자의 아들. 거문고를 잘 타고 성문(聲聞) 가운데 4위의(威義)를 구족하고 대정진(大精進)을 한 비구가 되었다. 『오분율(五分律) 』 『사분율(四分律) 』 중에서는 모두 억이(億耳)로 번역되어 쓰였으나 한역 『증일아함경 』과 『잡아함경 』 중에서는 이십억이(二十億耳)로 되어 있다. |
[843 / 1738] 쪽 |
존자 사문 이십억은 비구의 말을 듣고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사문이여, 그대는 참으로 편안하고 조용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연좌하여 깊이 생각하다가, 마음으로 '만일 세존의 제자로서 꾸준히 힘써 바른 법률을 학습하는 자가 있다면, 내가 제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내 마음은 모든 누(漏)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내 부모의 집은 아주 대부호로서 즐겁고 돈과 재물이 많이 있다. 나는 이제 차라리 계를 버려 도행을 그만두고, 보시를 행하며 복업을 닦는 것이 어떨까'라고 생각하였는가?" |
그 때 존자 사문 이십억은 수치스럽고 부끄러워하면서 곧 무외(無畏)가 없어졌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내가 마음으로 생각한 것을 아셨구나'라고 하면서 곧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
"진실로 그렇습니다." |
"사문이여, 나는 이제 너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라.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너는 집에 있을 때에 거문고를 잘 탔었다. 거문고는 노랫소리를 따르고 노랫소리는 거문고를 잘 따랐는가?" |
존자 사문 이십억이 아뢰었다.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
부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거문고를 탈 때에 줄을 바짝 조인다면 그 화음(和音)이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겠느냐?" |
사문이 대답하였다.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거문고를 탈 때에 줄을 느슨하게 한다면 그 화음이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겠느냐?" |
사문이 대답하였다.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
[844 / 1738] 쪽 |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거문고를 탈 때에 줄이 골라 너무 조이지도 않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아 적당하면 그 화음이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겠느냐?"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이와 같이 사문아, 너무 지나치게 정진하면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너무 지나치게 정진하지 않으면 마음을 게으르게 한다. 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이 때를 분별하고 이 상(相)을 관찰하여 방일하게 하지 말라." |
그 때 존자 사문 이십억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지니고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는 부처님의 거문고 타는 비유의 가르침을 받고 멀리 떠나 혼자 지내면서, 마음에 방일함 없이 꾸준히 힘써 수행하였다. 그는 멀리 떠나 혼자 지내면서 마음에 방일함 없이 꾸준히 힘써 수행한 뒤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족성자가 해야 할 바인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으며, 스스로 체득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 그리고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았다. 존자 사문 이십억은 법을 알고 나서는 아라하(阿羅訶)를 증득하였다. |
그 때 존자 사문 이십억은 아라하가 된 뒤에 이렇게 생각하였다. |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나는 차라리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구경(究竟)의 지혜를 설명하면 어떨까?' |
이에 존자 사문 이십억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집착이 없게 되어 모든 누가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무거운 짐을 이미 버렸으며, 유(有)의 번뇌[結]가 이미 해결되어 스스로 좋은 이치를 증득해 해탈한 줄을 바로 알면, 그는 그 때에는 이 6처(處)를 즐거워합니다. 곧 욕심이 없는 것을 즐거워하고, 멀리 떠난 것을 즐거워하며, 다툼이 없는 것을 즐거워하고, 애욕이 다한 것을 즐거워하며, 집착이 다한 것을 즐거워하고,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세존이시여, 혹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
[845 / 1738] 쪽 |
'이 현자(賢者)는 믿음에 의지하기 때문에 욕심이 없는 것을 즐거워한다.' |
그러나 그렇게 관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탐욕이 다하고, 성냄이 다하고, 어리석음이 다해야만 욕심 없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
세존이시여, 혹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 현자는 이익과 명예(稱譽)를 탐하고, 공양을 구하려 하기 때문에 멀리 떠남을 즐거워한다.' |
그러나 그렇게 관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탐욕이 다하고, 성냄이 다하고, 어리석음이 다해야만 멀리 떠나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세존이시여, 혹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 사람은 계에 의지하기 때문에 다툼이 없는 것을 즐거워한다.' |
그러나 그렇게 관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탐욕이 다하고, 성냄이 다하고, 어리석음이 다해야만 다툼이 없는 것을 즐거워하고, 애욕이 다한 것을 즐거워하며, 집착이 다한 것을 즐거워하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집착이 없게 되어 모든 누가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고, 무거운 짐은 이미 버렸으며, 번뇌가 이미 해결되어, 스스로 좋은 이치를 증득해 해탈한 줄을 바로 알면, 그는 그 때 이 6처를 즐거워합니다. |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배워야 할 것을 아직 얻지 못하여 마음으로 위없는 안온과 열반을 원하여 구한다면, 그는 그 때 배워야 할 것이 있는 근(根)과 계(戒)를 성취하게 됩니다. 그는 그 뒤에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여 무루(無漏)를 증득하고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하여,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으며, 스스로 체득하여 성취하여 노닐게 됩니다. 즉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 때 배워야할 것이 없는 근(根)과 계(戒)를 성취할 것입니다. |
세존이시여, 마치 어린 아이와 같아서 그는 그 땐 작은 근과 작은 계를 성취하였다가 그 뒤에 배워야 할 근을 완전히 갖추면, 그는 그 때에는 배워야 할 근과 계를 성취합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배워야 |
[846 / 1738] 쪽 |
할 것을 아직 얻지 못하여 마음으로 위없는 안온과 열반을 원하여 구한다면 그는 그 때 배워야 할 근과 계를 성취하게 됩니다. 그는 그 뒤에 모든 누가 이미 다하여 무루(無漏)를 증득하고, 심해탈(心解脫)하고 혜해탈(慧解脫)하여,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으며, 스스로 체득하여 성취하여 노닐게 됩니다. 즉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음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그리고 그는 그 때 배워야 할 것이 없는 근과 계를 성취할 것입니다. |
그에게 혹 눈으로 지각되는 색(色)이 있어 눈과 마주하더라도 이 심해탈과 혜해탈을 잃게 하지 못하고, 마음은 안에 머물러 있어 잘 제어하고 잘 지켜 보호하면서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할 것입니다. 혹 귀로 지각되는 소리와 코로 지각되는 냄새와 혀로 지각되는 맛과 몸으로 지각되는 촉감이 있고, 나아가 뜻으로 지각되는 법이 있어 뜻과 마주하더라도 이 심해탈과 혜해탈을 잃게 하지 못하고, 마음은 안에 머물러 있어 잘 제어하고 잘 보호하면서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할 것입니다. |
세존이시여,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돌산이 있는 것과 같나니, 부서지지 않고 무너지지도 않으며, 뚫리지도 않고 든든하게 서서 속이 비지 않고 서로 붙어 있다면, 혹 동방에서 큰 폭풍우가 들이치더라도 흔들리게 하지 못하여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동풍(東風)만이 아니라, 옮겨 남방에 이르러 혹 남방에서 큰 폭풍우가 들이치더라도 흔들리게 하지 못하여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남풍만이 아니라, 옮겨 서방에 이르러 혹 서방에서 큰 폭풍우가 들이치더라도 흔들리게 하지 못하여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서풍만이 아니라, 옮겨 북방에 이르러 혹 북방에서 큰 폭풍우가 들이치더라도 흔들리게 하지 못하여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북풍만이 아니라, 옮겨 모든 방위에 이르러도 그렇습니다. |
이와 같이 그에게 혹 눈으로 지각되는 색이 있어 눈과 마주하더라도 이 심해탈과 혜해탈을 잃게 하지 못하고, 마음은 안에 머물러 있어 잘 제어하고 잘 지켜 보호하면서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할 것입니다. 혹 귀로 지각되는 소리와 코로 지각되는 냄새와 혀로 지각되는 맛과 몸으로 지각되는 촉감과 뜻으로 지각되는 법이 있어 뜻과 마주하더라도 이 심해탈과 혜해탈을 잃게 |
[847 / 1738] 쪽 |
하지 못하고, 마음은 안에 머물러 있어 잘 제어하고 잘 지켜 보호하면서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할 것입니다." |
이에 존자 사문 이십억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
즐거움은 욕심이 없는데 있나니 |
마음을 멀리 떠남에 두어 |
다툼 없음을 기뻐하고 |
집착이 다하여 기뻐하도다. |
또한 집착이 다함을 즐거워하고 |
마음이 이동하지 않아 |
모든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되니 |
그로 말미암아 심해탈 하게 되네. |
심해탈을 증득하고 나면 |
비구는 모든 근이 쉬게 되고 |
해야 할 일을 마치고 관찰하지 않나니 |
다시는 애써 구할 것 없네. |
그것은 마치 돌로 된 산은 |
바람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
빛깔과 소리와 냄새와 맛 |
몸의 촉감도 또한 그러하나니 |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법도 |
마음을 움직이진 못한다네. |
존자 사문 이십억은 부처님 앞에서 증득한 구경지(究竟智)를 설명한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존자 사문 이십억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 |
[848 / 1738] 쪽 |
씀하셨다. |
"모든 족성자들이여, 마땅히 이렇게 내 앞에서 구경의 지혜를 설명하라. 저 사문 이십억처럼 내 앞에 와서 구경의 지혜를 설명하되, 스스로 칭찬하지도 말고 남을 업신여기지도 말며, 현재에 가는 곳마다 이치를 설명하라. 그러나 어리석음과 증상만(增上慢)에 얽매인 자처럼 내 앞에 와서 구경의 지혜를 설명하지는 말라. 그런 자들은 이익은 얻지 못하고 그저 크게 피로해질 뿐이다. 사문 이십억은 내 앞에 와서 구경의 지혜를 설득하였지만 스스로 칭찬하지도 않고 남을 업신여기지 않으며, 현재에 있어서 가는 곳마다 이치를 설명한 것이니라."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사문이십억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739자이다.] |
124) 팔난경(八難經)12) 제 8 [제3 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과 여덟 가지 적당하지 않은 때[八非時]가 있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어느 때 여래(如來) 무소착(無所著) 등정각(等正覺) 명행성위(明行成爲)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도법어(道法御) 천인사(天人師) 불중우(佛衆祐)라고 불리는 분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법(法)을 설하시는데, 그 법(法)은 그쳐 쉼[止息]으로 나아가게 하고, 멸하여 끝남으로 나아가게 하며,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게 하고, 선서께서 설명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때 지옥 가운데 태어나니, 이것을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제1의 어려움과 제1의 적당하지 않은 때라고 하느니라. |
12) 이 경과 연관된 경으로는 『증일아함경 』 「팔난품(八難品)」 첫 번째 경이 있다. |
[849 / 1738] 쪽 |
또 어느 때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고 불리는 분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법을 설하시는데, 그 법은 그쳐 쉼으로 나아가게 하고, 멸하여 끝남으로 나아가게 하며,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게 하고, 선서께서 설명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때 축생 가운데 태어나고, 아귀 가운데 태어나며, 장수천(長壽天) 가운데 태어난다.13) 또 주변국[邊國]에 있는 오랑캐 가운데 태어나는데 그 곳엔 믿음도 없고 은혜도 없으며, 은혜를 갚음도 없고 혹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도 없다. 이것을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제5의 어려움과 제5의 적당하지 않은 때라 하느니라. |
또 어느 때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불리는 분이 세상에 나와 법을 설하시는데, 그 법은 그쳐 쉼으로 나아가게 하고, 멸하여 끝남으로 나아가게 하며, 깨달음의 도로 나아가게 하고, 선서께서 설명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때 비록 중앙국에 태어나더라도 귀머거리나 벙어리로 태어나 그 말이 염소가 우는 것 같고, 항상 손짓으로 말하며, 선악의 이치를 알거나 설명하지 못한다. 이것을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제6의 어려움과 제6의 적당하지 않은 때라 하느니라. |
또 어느 때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불리는 이가 세상에 나와 법을 설하시는데, 그 법은 그쳐 쉼으로 나아가게 하고, 멸하여 끝남으로 나아가게 하며, 깨달음의 도로 나아가게 하고, 선서께서 설명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때 중앙국에 태어나고, 귀머거리도 아니요 벙어리도 아니어서 염소가 우는 것 같지도 않고 손짓으로 말하지도 않으며, 또 선악의 이치를 설명할 줄도 알지만, 삿된 견해와 뒤바뀐 견해가 있어서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
'보시도 없고 재(齋)도 없으며, 또한 주문[呪說]도 없다. 선 악의 업도 없 |
13) 이 경에는 제2, 제3, 제4의 어려움과 적당하지 않은 때라고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았다. 『증일아함경 』「팔난품」 첫 번째 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출현하셨을 때 축생으로 태어나는 것을 두 번째 어려움, 아귀로 태어나는 것을 세 번째 어려움, 장수왕천에 태어나는 것을 네 번째 어려움이라고 하였다. |
[850 / 1738] 쪽 |
고 선 악의 업보도 없으며, 이 세상 저 세상도 없고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다. 이 세상에는 참 사람[眞人]이 좋은 곳으로 가고, 이 세상 저 세상으로 잘 가고 잘 향하며,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니는 일도 없다.' |
이것을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제7의 어려움과 제7의 적당하지 않은 때라고 하느니라. |
또 어느 때는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불리는 이가 세상에 출현하지 않으시고, 또한 그쳐 쉼으로 나아가게 하고, 멸하여 끝남으로 나아가게 하며,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게 하고, 선서께서 설명하는 것인 법을 설하지 않으신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때 중앙국에 태어나고, 귀머거리도 아니요 벙어리도 아니어서 염소가 우는 것 같지도 않고 손짓으로 말하지도 않으며, 또 선 악의 이치를 잘 알아 설명하고, 바른 견해와 뒤바뀌지 않은 견해가 있어서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
'보시도 있고 재도 있으며, 또한 주문[呪說]도 있다. 선 악의 업도 있고 선 악의 업보도 있으며, 이 세상 저 세상도 있고, 아버지도 있고 어머니도 있다. 세상에는 참 사람이 좋은 곳으로 가고, 이 세상 저 세상으로 잘 가고 잘 향하며,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니는 일도 있다.' |
이것을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제8의 어려움과 제8의 적당하지 않은 때라고 하느니라. |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한 가지 어렵지 않음과 한 가지 적당한 때가 있다. 어떤 것을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한 가지 어렵지 않음과 한 가지 적당한 때라고 하는가? |
어느 때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불리는 분이 세상에 나와 법을 설하는데, 그 법은 그쳐 쉼으로 나아가게 하고, 멸하여 끝남으로 나아가게 하며,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게 하고, 선서께서 설명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그 때 중앙국에 태어나고, 귀머거리도 아니요 벙어리도 아니라서 염소가 우는 것과도 같지 않고 손 |
[851 / 1738] 쪽 |
짓으로 말하지도 않으며, 또 선악의 이치를 잘 알아 설명하고, 바른 견해와 뒤바뀌지 않은 견해가 있어서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
'보시도 있고 재도 있으며 또한 주문도 있다. 선 악의 업도 있고 선 악의 업보도 있으며, 이 세상 저 세상도 있고 아버지도 있고 어머니도 있다. 이 세상에는 참 사람이 좋은 곳으로 가고, 이 세상 저 세상으로 잘 가고 잘 향하며,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험하여 성취하여 노니는 일도 있다.' |
이것을 사람이 범행을 행함에 있어서 한 가지 어렵지 않음과 한 가지 적당한 때라고 하느니라." |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만일 사람으로 태어난 자가 |
가장 미묘한 법 설하는데도 |
만일 그 과를 얻지 못한다면 |
다시는 그 때를 만나지 못하리. |
많이들 범행의 어려움을 말하나니 |
만일 사람이 후세에 가서 |
그런 때를 만날 수 있다면 |
이는 세상에서 매우 힘든 일이네. |
만일 다시 사람의 몸을 얻고 |
또 미묘한 법 들으려 하거든 |
마땅히 정근하여 배워야 하나니 |
자기를 가엾게 여기기 때문일세. |
많은 말에서 좋은 법 들어 |
그 때를 놓치지 말도록 하라. |
만일 그 때를 놓칠 양이면 |
[852 / 1738] 쪽 |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 근심하리. |
만일 그 때를 만나지 못하여 |
좋은 법 설하는 것 듣지 못하면 |
장사꾼이 재물을 잃은 것 같아 |
생 사를 받기 한량없으리. |
만일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 |
바르고 좋은 법 설하는 것 듣고 |
세존의 가르침 받들어 좇으면 |
반드시 그 때를 만나게 되리. |
만일 그 때를 만나게 되어 |
바른 범행을 견디어 내면 |
위없는 눈[眼]이신 세존의 |
말씀한 바를 성취하리라. |
그는 언제나 자신을 보호하고 |
나아가서는 모든 번뇌를 여의며 |
일체의 맺음을 끊어 없애 |
악마와 그의 권속 항복받으리 |
그는 이 세상을 건너갔나니 |
곧 모든 누를 다했느니라.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이 팔난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총 1,033자이다.] |
[853 / 1738] 쪽 |
125) 빈궁경(貧窮經) 제 9 [제3 염송]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세상에서 욕심이 있는 사람이 빈궁한 것은 큰 고통이겠는가?" |
비구들이 아뢰었다.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욕심 있는 사람이 빈궁하면 남의 집 재물을 빌린다. 세상에서 남의 집 재물을 빌리는 것은 큰 고통이겠는가?" |
비구들이 아뢰었다.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욕심 있는 사람이 남의 재물을 빌려 제 때에 갚지 못하면 날마다 이자가 늘어난다. 세상에서 이자가 늘어나는 것은 큰 고통이겠는가?"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만일 욕심 있는 사람이 이자가 늘어나도 갚지 못하면 빚쟁이는 꾸짖는다. 세상에서 빚쟁이가 꾸짖는 것은 큰 고통이겠는가?"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욕심 있는 사람이 빚쟁이가 꾸짖어도 갚지 못하면, 빚쟁이는 자주 그 집에 가서 독촉할 것이다. 세상에서 빚쟁이가 자주 그 집에 가서 독촉하는 것은 큰 고통이겠는가?"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만일 욕심 있는 사람이 빚쟁이가 자주 그 집에 가서 독촉하는데도 일부러 갚지 않으면, 곧 빚쟁이에게 결박된다. 세상에서 빚쟁이에게 결박되는 것은 큰 고통이겠는가?" |
[854 / 1738] 쪽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
"이것을 세상에서 욕심 있는 사람이 빈궁한 것은 큰 고통이요, 세상에서 욕심 있는 사람이 남의 재물을 빌리는 것은 큰 고통이며, 세상에서 욕심 있는 사람이 남의 재물을 빌려 이자가 늘어가는 것은 큰 고통이요, 세상에서 욕심 있는 사람이 빚쟁이의 독촉을 받는 것은 큰 고통이며, 세상에서 욕심 있는 사람이 빚쟁이가 자주 그 집에 가서 독촉하는 것은 큰 고통이요, 세상에서 욕심 있는 사람이 빚쟁이에게 결박되는 것은 큰 고통이라 하느니라. |
이와 같이 만일 이 거룩한 법 가운데, 선법(善法)에 믿음이 없고 금계(禁戒)가 없으며, 널리 들음이 없고 보시가 없으며, 선법에 지혜가 없으면, 그는 비록 금 은 유리 수정 마니(摩尼) 백가(白珂) 나벽(螺璧) 산호(珊瑚) 호박(琥珀) 마노(碼 ) 대모( 瑁)14) 자거(車渠) 벽옥(碧玉) 적석(赤石) 선주(琁珠) 따위가 많이 있더라도, 그는 짐짓 빈궁하여 아무 세력도 없게 될 것이다. |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 불선(不善)의 빈궁이라 하느니라. |
그는 몸의 악행과 입과 뜻의 악행이 있는데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 불선의 빚이라 하느니라. |
그는 그 몸의 악행을 숨기려고 하여 스스로 드러내지 않고, 도(道)를 말하려 하지 않으며, 남의 꾸지람을 받으려 하지 않고, 순종하여 구하지 않을 것이다. 또 입과 뜻의 악행을 숨기고자 하여 스스로 드러내지 않고, 도(道)를 말하려 하지 않으며, 남의 꾸지람을 받으려 하지 않고, 순종하여 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의 불선의 이자가 늘어가는 것이라 하느니라. |
그가 혹 마을이나 마을 밖으로 가면 모든 범행자들은 그를 보고 곧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여러분, 이 사람은 이렇게 일하고 이렇게 행하며, 이렇게 악하고 부정(不 )하다. 이 사람은 이 마을의 수치다.' |
14) 송(宋) 원(元) 명(明) 3본(本)에는 대모( )로 되어 있다. 대모( 瑁)는 또한 대모(玳瑁)로 쓰기도 하는데 거북 종류의 동물로서 몸 길이는 3척(尺) 남짓. 그 껍데기를 삶으면 매우 부드러워져 각종 장식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
[855 / 1738] 쪽 |
그러면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여러분, 나는 그렇게 일하지 않았고 그렇게 행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악하지 않고, 그렇게 부정하지 않으며, 또한 이 마을의 수치도 아니오.' |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의 불선의 꾸짖음이라 하느니라. |
그는 일 없는 곳에 있거나 산림이나 나무 밑에 있거나, 혹은 비고 한가한 곳에 있으면서도, 세 가지 착하지 않은 생각, 곧 욕심내는 생각[欲念] 성내는 생각[恚念] 해치는 생각[害念]을 한다.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의 불선이 자주 가서 독촉함이라 하느니라. |
그는 몸의 악행과 입과 뜻의 악행을 짓는다. 그는 몸의 악행과 입과 뜻의 악행을 지은 뒤에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 가운데 태어날 것이다. 이것을 우리 거룩한 법 가운데의 불선의 결박이라 하느니라. 나는 지옥 축생 아귀의 결박처럼 이처럼 괴롭고 이처럼 무거우며, 이처럼 추하고 이처럼 즐거워할 것이 못되는 결박은 보지 못하였다. 이 세 가지 고통의 결박을 누(漏)가 다한 아라하 비구는 이미 알아 멸해 다하고 그 근본을 뽑아, 다시 와서 태어나는 일이 없느니라." |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세상에서 빈궁은 고통이어서 |
다른 사람에게서 재물을 빌리고 |
남의 재물을 빌린 뒤에는 |
남에게 구박받아 고뇌가 되네. |
빚쟁이는 와서 독촉하다가 |
그 때문에 끝내는 결박하나니 |
그 결박 너무도 괴롭고 괴로워라. |
세상의 욕심을 즐거워했기 때문이네. |
거룩한 법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 |
만일 바른 믿음이 없으면 |
[856 / 1738] 쪽 |
제 부끄러움과 남 부끄럼 없고 |
악하여 착하지 않은 짓을 하네. |
몸으로도 착하지 않은 짓을 하고 |
입이나 뜻도 또한 함께 그러해 |
그것을 숨겨 말하려 하지 않고 |
또 바른 충고도 즐거워하지 않네. |
만일 그것을 되풀이해 행하면 |
뜻과 생각은 곧 고통이 되나니 |
마을에서나 혹은 고요한 곳에서나 |
그 때문에 반드시 뉘우침 있네. |
몸과 입으로 모든 행 익히고 |
또 뜻으로 온갖 것 생각하여 |
악한 업은 갈수록 많아지나니 |
무수히 되풀이해 짓고 또 짓네. |
그는 악한 업으로 지혜가 없어 |
착하지 않은 짓을 많이 지은 뒤 |
태어나는 곳을 따르다가 마지막에는 |
반드시 지옥의 결박으로 가나니. |
그 결박은 가장 심한 괴로움 |
용맹한 자만이 떠날 수 있네. |
법답게 재물과 이익을 얻어 |
빚지지 않으면 안온을 얻고 |
보시를 행하면 기쁨을 얻나니 |
[857 / 1738] 쪽 |
이 둘은 다 함께 이익을 가져오네. |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거사는 |
보시로 말미암아 복이 더욱 증가하네. |
이와 같이 거룩한 법 가운데서 |
만일 좋은 정성과 믿음 있고 |
제 부끄러움과 남 부끄러움 갖추면 |
거의 간탐이 없게 되리라. |
이미 5개(蓋)를 버려 떠나고 |
항상 즐겁게 정진을 행하여 |
모든 선정 이루어 마치고 |
마음을 오로지해 즐거움을 버리네. |
이미 무식(無食)의 즐거움 얻어 |
마치 물에 목욕하여 깨끗해짐 같네. |
동요됨 없는 심해탈로 |
일체 유(有)의 맺음 다했느니라. |
병이 없음으로 열반을 삼으니 |
이것을 위없는 등불이라 하고 |
걱정도 티끌도 없는 편안함 |
이것을 이동하지 않음이라 말하네. |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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