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파불교가 논(論)으로 난해한 교리를 확충하고 있는 사이에 불교인들에 의해 일종의 새로운 불교 개혁운동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마하[크다]와 야나[탈것 또는 가르침]를 의미하는 대승불교(大乘佛敎)가 그것입니다.
부파불교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대승불교는 불법에 대한 해석은 물론이고 실천에 있어서도 계율과 논의를 일삼는 부파불교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부파불교에서는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세속을 벗어나는데 두며, 열반(涅槃)을 절대적 세계로 설정, 여기에 도달되는 아라한(阿羅漢)을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삼고 있으나, 대승불교에서는 깨달음을 구하고 중생을 구제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을 두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이 보살(菩薩)이며, 보살을 대승불교의 이상적 수행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승불교에서는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열반이 아니라 성불(成佛)이며, 추구해야 할 인격은 아라한이 아니라 보살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승불교의 정신으로 볼 때 부파불교는 교법에 대한 이해나 추구하는 목적이 자기자신의 이상실현과 편협한 이익만을 위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소승(小乘)이라고 불렀습니다. 모든 중생을 다 함께 깨달음의 세계로 태우고 가는 "큰 수레"가 아니라, 개인의 열반을 궁극의 목적으로 하는 "작은 수레"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하여, 대승불교와 부파불교는 이념의 실천측면에서 날카롭게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가르쥬나(龍樹, 약 150∼250), 아르야테바(提婆, 170∼270)와 같은 대학자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승경전의 기본이 되는 "공(空) 사상"을 학문적으로 완성하여 대승사상을 선양시켰습니다.
이후 인도불교학계에서는 이런 공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중관철학(中觀哲學)이 크게 일어났습니다.
한편 4세기 후반에는 다시 아상가(無着, 310∼390), 바스반두(世親, 320∼400)등이 나타나 대승불교가 지나치게 공사상에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였습니다. 이들은 인간의 주관적인 인식을 중심으로한 사상 체계를 완성하였다. 이 새로운 사상을 유식철학(唯識哲學)이라 합니다.
중관·유식철학의 발전으로 대승불교는 그 내용이 더욱 풍부해졌으나, 성격이 판이한 두 학파의 발전은 결국 학문적으로 심한 대립적 양상을 띄었고, 이처럼 두 학파의 지나친 철학이론 대립은 부파불교의 전철을 밟는 듯하여 대승불교의 새로운 문제점이 되었습니다.
소승과 대승사상이 첨예하게 격돌하는 7세기경에 밀교(密敎)가 일어나 9세기 이후 인도의 대승불교계를 휩쓸었습니다. 밀교는 중관·유식의 두 대승불교 철학을 하나의 이론적 체계로 결합하여 진언(眞言)·인계(印契)·만다라(曼陀羅)를 포함한 의식(儀式)을 통해 종교적 경지를 실현해 보려는 것입니다.
원시불교 이후 기원전 2세기경부터 일어난 부파불교와 대승불교는 변천을 거듭하다가 13세기 이슬람의 침입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된 불교는 남쪽으로는 스리랑카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에서 소승불교라는 상좌부의 전통이 이어지고 대승불교는 티베트,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 선사상과 함께 발전을 거듭하였습니다.
대승불교가 중국으로 들어온 시기는 서기 67년경 후한의 명제(明帝)가 서역으로 사절을 보내 불교를 들여왔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그것은 기원전 2세기경, 한(漢)나라 무제(武帝)의 서역경영으로 통로가 열린 실크로드를 따라 인도의 불교가 북·동진할 수 있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이질적인 중국 문화와 융화되는 과정은 중국 왕실중심의 기득권 층에 유포되기 시작한 것이 오히려 손쉽게 산스크리트어나 서역어로 된 경전을 한문으로 옮기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인도보다 문화가 더 출중한 중국 땅에 건너온 불교가 공고히 자리매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크게 발전한 대승불교 사상을 관찰해 보면 중국의 토속신앙과 어울리면서도 학문적으로 도가, 유가와의 반목을 거듭한 흔적이 뚜렷하며, 서기 520년경에 보리달마의 선(禪)불교가 중국에 다시 전파되면서 수많은 학파와 종파를 탄생시킨 불교백화시대가 펼쳐졌습니다.
오늘날 불교영역과 모습은 계율에 얽매인 동남아 지역의 상좌부, 소승불교와 기복과 토속신앙으로 전이된 중국불교,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가 판치는 조계의 선(禪)불교라는 한국불교, 교리와 선 이론만을 내세우는 일본의 조상불교를 굳이 대승불교라 할 수 있을 것이며, 또 티베트 지역에서 안스러운 관행과 고행을 일삼는 빗나간 불교, 밀교주의, 현대에 들어와 유럽과 미국 등지에 급속히 전파되어 상류사회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선(禪)사상이 21세기 초입 牛谷 禪門에서 내다본 불교의 현주소입니다.
인생은 고귀하고 단 한번이며, 종교적 관행이라는 미명아래 고행과 기복을 내세우는 것은 불교 본래 가르침도 아니거니와 또 불교 집안에서 온갖 주술과 낮 뜨거운 의례를 만들어 그것을 위하여 기도하고 염불하는 것은 성불은커녕 임의로 인생을 낭비하는 어리석음입니다.
무소유의 삶을 시연한 석가세존(釋迦世尊)의 심인(心印)을 그대로 이어받는 참선수행으로 분별과 집착에서 멀어지고, 그러므로 가장 올곧은 심신에너지를 가다듬은 입전수수(入廛垂手)의 삶이 곧 보살의 실사구시(實事求是)이며 대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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