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이장경(불조삼경)
(四十二章經)
(四十二章經)
《유교경(遺敎經)》 《위산경책(위山警策)》과 함께 《불조삼경(佛祖三經)》이라고 불리는 이 경전은 단권(單券)의 매우 짧은 경인데, 후한의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함께 번역했다고 하나, 이 경은 5세기경 중국에 이미 번역된 경전에서 윤리적, 실천적인 구절들을 가려 뽑아 사십이장(四十二章)으로 정리한 것이다. 주로 소승불교의 실천덕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苦), 무상(無常), 무아(無我)의 교리와 애욕의 단절, 자비, 보시 등의 행위를 적절한 비유로써 설하고 있으므로 내용이 쉽고 간명하여 불교입문서로서 널리 애독되고 있다.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에 수록된 경전의 서두에는 《사십이장경》이 중국에 들어오게 된 연유를 밝히고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에 따르면 후한의 효명제(孝明帝 A.D. 58~75 재위)는 어느 날 온 몸이 황금색으로 빛나는 신인(神人)이 궁전으로 날아 들어오는 꿈을 꿨다고 한다. 효명제는 그 꿈이 신기해서 다음날 신하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고선, 그 신인이 도대체 누구일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한 신하가 “저 멀리 천축이라는 나라에 부처님이라는 성인이 계신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신인은 부처님인 것 같습니다.’하고 대답했다. 이에 명제는 대월지국(大月氏國)에 사신을 보내 불경을 얻어오도록 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사십이장경》이라고 한다.
이 경전은 여러 경전에서 요지를 추려 뽑아 조립한 것으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초기 경전답게 고(苦), 무상(無常), 무아(無我) 등의 문제를 주로 설하고 있다. 그리고 보시의 공덕과 보살정신에 관한 언급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은 경전으로도 생각된다. 이 《사십이장경》은 각 장마다 알기 쉽게 비유를 들어 그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총론-깨달음을 성취한 여래
제 1 장 - 네 가지 깨달음
제 2 장 - 참된 이치에는 차별이 없다.
제 3 장 - 애욕을 버려 도를 이룬다.
제 4 장 - 착함과 악함은 오직 업에 달렸다.
제 5 장 - 허물을 고쳐 착한 길로 나가라.
제 6 장 - 선은 악을 이기고 악은 선을 이기지 못한다.
제 7 장 - 인욕의 본보기
제 8 장 - 착한 사람은 해치면 죄가 크다.
제 9 장 - 수행의 바른 길
제 10 장 - 남의 착한 일을 보고 기뻐하라
제 11 장 - 공양의 공덕
제 12 장 - 20가지의 경계
제 13 장 - 숙명과 지극한 도
제 14 장 - 착한 것과 큰 것
제 15 장 - 힘센 것과 밝은 것
제 16 장 - 애욕을 버리고 참된 도를 보라
제 17 장 - 도를 보면 무명이 없어진다.
제 18 장 - 생각 없는 생각
제 19 장 - 도를 얻는 길
제 20 장 - 무아의 가르침
제 21 장 - 명예의 해악
제 22 장 - 재물과 색의 해악
제 23 장 - 처자와 가옥의 번뇌
제 24 장 - 색은 중생의 가장 큰 병
제 25 장 - 애욕을 멀리 하라
제 26 장 - 애욕을 물리친 붓다
제 27 장 - 모든 장애를 떠나라
제 28 장 - 마음을 믿지 말라.
제 29 장 - 여색을 멀리하라
제 30 장 - 욕심을 멀리하라
제 31 장 - 마음을 끊어라
제 32 장 - 사랑 때문에 걱정 근심이 생긴다.
제 33 장 - 계, 정, 혜를 닦으라
제 34 장 - 중도를 따르라
제 35 장 - 번뇌를 버려라
제 36 장 - 아흡 가지 경계
제 37 장 - 계율의 소중함
제 38 장 - 목숨은 덧없는 것
제 39 장 - 경전을 믿고 따르라
제 40 장 - 마음의 도를 행하라
제 41 장 - 항상 도를 생각하라
제 42 장 - 평등한 지견
이 경은 매우 쉽고 간결한 불교의 요긴한 덕목들을 담은 입문서로서 널리 애독되어 왔기 때문에 이본(異本)이 약 10여종이나 된다. 그러한 이본(異本)들을 대별하면 세 가지 계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첫째로 고려대장경, 송(宋)대장경 및 원(元)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는 것인데, 그 내용과 성격으로 보아 가장 오래된 것으로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번역한 원형에 가깝다고 단정되어 있다.
둘째는 명(明)대장경에 수록된 것으로 권두(卷頭)와 권말에 서분(序分)과 유통분(流通分)이 있고, 본문 자체도 고려대장경본 계통에 비해 증광(增廣), 발전된 흔적이 현저하다. 송(宋) 진종(眞宗)의 《주사십이장경(註四十二章經)》은 이를 저본으로 삼아 지어졌다. 셋째는 송대(宋代) 이후 선가(禪家)에서 유행된 것으로 서분이 있는 것은 명장본(明藏本)과 비슷하나 권말에 유통분이 없고, 본문의 문구(文句)도 앞의 두 계통본에 비해 현격하게 달라서 아마도 최후로 보정(補訂)이 가해진 듯하다.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총서(總序)
부처님께서 도를 이루시고 생각하시되 중생을 제도함에는 먼저 욕심과 번뇌를 제거하고 적멸의 자리에 듦이 최상의 방법이라 하시고 곧 선정에 드시사 욕심, 번뇌의 모든 마군들을 항복 받으신 후 녹야원에 계시어 고집멸도 사제법문을 설하시고, 교진여 등 다섯 사람들을 제도하시여 도를 얻게 하시며 다시 모든 제자들의 의심 있는 곳을 이해하시고 일일이 깨쳐 알게 해 주시니 모든 제자가 다 환희하여 합장 공경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존중히 받들어 가졌다.
제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집을 떠나 도를 배울진대 자기 마음을 알아 그 근본을 요달하고 함이 없는 법을 알아 가지는 것이 가로되 불제자라, 항상 모든 계를 지키고 또한 참된 도를 행하여 뜻을 청정하게 하면 곧 아라한을 이루리라."
제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배우는 이는 욕심과 애착을 끊어 버리고 불법의 깊은 이치를 깨쳐야 할 것이니 안으로 얻을 바가 없고 밖으로 구할 바도 없으며 마음이 도에도 얽매이지 아니하고 또한 업에도 얽매이지 아니하여 생각할 것도 없고 지을 것도 없고 닦을 것도 없고 밝힐 것도 없어서 모든 계단을 밟지 않고도 홀로 높고 청정한 것을 이르되 도라 하나니라."
제3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불법을 배워 도를 지키는 이는 세상의 향락을 버리고 빈한에 안분하며 도를 이루기 위하여는 비록 천만 고통이 있다 할지라도 다시 욕심을 부리지 말라. 사람으로 하여금 어리석고 어둡게 하는 것은 다만 애착과 욕심이니라."
제4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중생은 열 가지 계문을 지킴으로써 선을 삼고 또한 열 가지 계문을 범함으로써 악을 삼나니 무엇이 열 가지냐 하면 몸으로 셋이요, 입으로 넷이요, 뜻으로 셋이라. 몸으로 셋이라 함은 살생, 도적, 간음이요, 입으로 넷이라 함은 망어, 기어(綺語), 양설(兩舌), 악구(惡口)요, 뜻으로 셋이라 함은 탐심, 진심, 치심이니 이 계문을 범하여 도를 거스린 사람을 십악을 행한다 이름하고 이 계문을 지켜서 도를 순하게 받은 이를 십선을 행한다 이름하나니라."
제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여러 가지 허물이 있으되 스스로 회개하여 그 허물을 고치지 아니하면 죄가 몸에 돌아오는 것이 물이 바다에 돌아오는 것과 같아서 점점 깊고 넓음을 이루리니 어찌 능히 그 죄를 벗어나리요. 만일 허물이 있을진대 그 그름을 알고 악을 고쳐서 선을 행하면 죄업이 날로 소멸하여 반드시 청정함을 얻으리라."
제6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 나에게 악을 행하면 나는 반드시 자비심으로써 보호하여 건지리라. 그리하여도 저 사람이 또한 나에게 악을 한다면 나는 도리어 선으로 대하리라. 이러하면 복덕의 기운은 항상 내게 있고 재앙의 기운은 도리어 저 사람에게 있나니라."
제7장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 부처님이 크게 인자하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의 뜻을 시험코자 욕하고 꾸짖거늘 부처님께서 묵연하여 대답하지 아니하시고 다만 그 어리석고 악한 것을 민망히 여기시더니, 그 사람이 악설을 그치매 물으시되, "그대가 예로써 사람에게 물건을 주되 그 사람이 받지 아니하면 어찌하려는가?" 대답하되, "도로 가지고 가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이제 그대가 악으로써 나를 대하되 내 또한 받지 아니하면 그대 스스로 가지고 갈 터이니 그런다면 도리어 그대 몸에 재앙이 될 것이 아닌가. 비유컨대 그림자가 형상을 따름과 같아서 마침내 여의치 못하리니 삼가 악을 짓지 말지니라."
제8장
ㄷ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악한 사람이 어진 사람을 해하는 것은 하늘을 치어다 보고 침을 뱉는 것이라 침이 하늘에는 가지 않고 도리어 자기 몸에 떨어지며 또는 바람을 안고 티끌을 날리는 것이라 티끌이 저리로는 가지 않고 도리어 자기 몸을 더럽히나니 어진 사람을 해코자 하는 것은 도리어 제 몸을 망치는 일이니라."
제9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오직 널리 듣고 많이 보는 것만으로써 도를 사랑하는 이는 도리어 도를 얻기가 어려울 것이요, 먼저 신(信)을 세우고 뜻을 지켜서 천만 경계에 능히 흔들리지 아니함으로써 도를 가진 후에야 그 도가 크게 되리라."
제1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사람이 도를 행할진대 널리 불쌍히 여기고 널리 사랑하기를 힘써라. 남에게 덕을 베푸는 것은 보시 외에 더 큼이 없나니 뜻을 세워 그 도를 행하면 복이 심히 크리라. 또 다른 사람이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써 도와주면 또한 많은 복을 얻으리라." 한 사람이 질문하되, "그러면 저 사람의 복이 마땅히 감해지지 않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시되, "그는 비유컨대 저 횃불과 같아서 비록 수천 백인이 와서 그 불을 붙여 간다 할지라도 저 횃불은 그로 인하여 조금도 적어지지 아니하고 그대로 있을 것이니 복도 또한 그러하나니라."
제1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범상한 사람 백을 공양하는 것이 착한 사람 하나를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착한 사람 천을 공양하는 것이 다섯 가지 계행 지키는 사람 하나를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다섯 가지 계행을 지키는 사람 만(萬)을 공양하는 것이 수다원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수다원 백만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사다함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사다함 천만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아나함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아나함 일억만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아라한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아라한 십억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벽지불 한 분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벽지불 백억 분을 공양하는 것이 부처님 한 분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부처님 천억 분을 공양하는 것이 생사고락의 모든 차별법을 초월하여 닦을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는 자성을 깨침만 같지 못하나니라."
제1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천하에 스무 가지 어려운 일이 있으니, 가난함에 보시하기가 어렵고, 호귀함에 도를 배우기가 어렵고, 정의의 죽음을 당하여 무난히 죽기가 어렵고, 부처님의 경전을 얻어 보기가 어렵고,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를 만나기가 어렵고, 색을 참고 욕심을 참기가 어렵고, 좋아하는 물건이나 일을 보고 구하지 않기가 어렵고, 욕함을 듣고 성내지 않기가 어렵고, 좋은 세력에 끌리지 않기가 어렵고, 일을 당해서 무심하기가 어렵고, 널리 배우고 널리 연구하기가 어렵고, 아만심 없애기가 어렵고, 배우지 못한 사람을 가벼이 아니하기가 어렵고, 마음에 평등을 행하기가 어렵고, 시비를 말하지 않기가 어렵고, 선지식을 만나기가 어렵고, 성품을 보아 도를 배우기가 어렵고, 때를 따라 사람을 제도하기가 어렵고, 경계를 대하여 동하지 않기가 어렵고, 잘 방편을 알기가 어렵나니라."
제13장
한 제자가 있어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되, "어떠한 인연으로써 도를 얻으며 또 어떻게 하여야 전생 일을 알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는 현묘하여 범상한 생각으로써 가히 알지 못할지니 오직 뜻을 지켜 마음이 청정한 후에야 가히 도를 얻을 것이요. 따라서 전생 일을 알게 될지라 비유컨대 거울에 있는 때만 닦아 버리면 스스로 밝은 빛이 나타나는 것과 같나니라."
제14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무엇을 선이라 하는가 오직 참을 지키고 도를 행하는 것을 선하다 하나니라. 무엇을 제일 크다 하는가? 뜻이 도로 더불어 합한 것을 크다 하나니라. 무엇을 가장 힘이 많다 하는가? 욕된 것을 참는 것을 제일 힘이 많다 하나니라. 무엇을 제일 밝다 하는가? 마음에 때가 다 없어지고 악행이 또한 다 멸하여 안과 밖이 맑고 맑아 마음 가운데 조금도 티끌이 없어서 천지가 생기기 전부터 오늘까지 이 우주 안에 벌여 있는 것을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고, 보이지 않는 것도 없고, 들리지 않는 바도 없어서 모든 것을 당하는 대로 막히는 곳이 없고, 보면 가히 이르되 밝다 하리라."
제1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가 무엇을 생각할꼬? 도를 생각하리라. 내가 무엇을 행할꼬? 도를 행하리라. 내가 무엇을 말할꼬? 도를 말하리라 하여, 잠깐 사이라도 도 생각하는 마음을 잊지 말지니라."
제16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애착과 탐욕을 품어 도를 보지 못하는 것은 비유컨대 탁한 물 가운데 다섯 가지 물감을 풀어 힘대로 저어 놓으면 비록 사람이 그 물 위에 다다를지라도 능히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것과 같나니 사람도 애착과 욕심이 서로 얽혀져 마음이 맑지 못한 고로 또한 도를 보지 못하나니라. 또는 가마솥에 물을 붓고 불로써 끓이고 보면 그 물이 펄펄 뛰어 비록 사람이 그 물을 들여다볼지라도 또한 그림자가 보이지 아니하나니 사람의 마음 가운데에도 본래 삼독이 있어서 항상 펄펄 끓고 또는 다섯 가지 욕심이 밖을 덮어 마침내 도를 보지 못하나니라. 그러나 사람이 만일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안으로 삼독심을 끊어 버리고 밖으로 오욕 경계에 물들지 아니하여 마음만 청정히 하고 보면 곧 도를 보아 혼령의 소종래와 만물의 죽고 나는 이치와 제불 국토를 다 알으리라."
제17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도를 닦는 것은 비유컨대 횃불을 들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그 어둠이 곧 없어지고 밝은 것만 있게 되는 것 같아서 도를 배워 진리를 알고 보면 무명 번뇌가 자연히 소멸되어 밝지 아니함이 없으리라."
제18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 법은 함이 없는 생각을 생각하고 함이 없는 행을 행하고 함이 없는 말을 말하고 함이 없는 법을 닦는 것이니 아는 이는 곧 당처를 떠나지 아니하나 미(迷)한 이는 천리나 멀어지나니라. 만일 도를 닦는 사람이 진리에 호리(毫釐)라도 어긋남이 있다면 잠깐 사이라도 능히 본심을 지키지 못하리라."
제19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천지를 볼 때에도 무상(無常)으로 생각하고 만물을 볼 때에도 무상으로 생각하고 세계를 볼 때에도 무상으로 생각하라. 그 중에 오직 영각(靈覺)의 성품이 무상하지 아니하여 여여 자연 하나니라. 이와 같은 관법(觀法)을 가진다면 곧 빨리 도를 얻으리라."
제2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항상 자기 몸을 연구해 보라. 비록 부르는 이름은 있으나 그는 다만 이름뿐이요, 실상이 없는 것이며, 육신은 흙과 물과 불과 바람 네가지의 합한 바라 또한 오래지 아니하여 흩어질 날이 있으리니 실상은 나라는 것이 없고 이 몸은 실로 물 위에 거품같은 것이니라."
제2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욕심을 따라 명예를 구하는 것은 비유컨대 향을 태우는 것과 같아서 여러 사람은 그 향내를 맡고 좋아하나 그 향 자체에 있어서는 제 향내로 인하여 제 몸이 타게 되나니, 어리석은 사람이 외면의 명예를 탐하여 안으로 참 도를 지키지 못하면 그 얻은 명예로 인하여 몸에 재앙이 한량없을지라 어찌 뒷날에 후회가 없으리요."
제2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재물과 색을 탐하는 사람은 비유컨대 어린 아이가 칼날에 묻은 꿀을 탐하는 것과 같나니, 한 때도 족히 달게 먹을 것은 없고 도리어 혀를 끊을 염려가 있나니라."
제23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처자와 집에 걸려 있음이 감옥보다 심하니 감옥은 나올 기약이 있으나 처자의 정욕은 죽어도 오히려 달게 아는 고로 그 옥을 벗어날 날이 없나니라."
제24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애욕은 색에 더 심함이 없나니 색으로부터 나는 욕심이 그 큼이 가히 없나니라. 사람, 사람이 그 하나 있음이 다행이요, 만일 둘을 가졌다면 천하에 도를 행할 이가 하나도 없으리라."
제2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애욕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비유컨대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려 가는 것과 같나니, 어리석은 사람은 그 횃불을 놓지 아니하고 스스로 손을 태우는 환(患)이 있을 것이요, 애욕이 많은 사람은 그 착심을 놓지 아니하고 스스로 그 몸을 멸하는 환이 있으리라."
제26장
한 때에 천신이 있어 옥녀를 부처님께 바쳐서 부처님의 뜻을 시험하고자 하거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가죽 주머니 모든 더러운 것으로 네가 와서 무엇을 하려 하느냐? 가히 범상한 사람은 속일지언정 나의 청정한 뜻은 움직이기 어려울지니, 가라, 내 너를 쓰지 아니하리라." 천신이 더욱 부처님을 공경하고 인하여 도의 뜻을 묻거늘 부처님께서 일일이 해석해 주시어 곧 수다원을 얻게 하시니라.
제27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도를 닦는 이는 나무 토막이 움틀굼틀한 좁은 내를 지나 큰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나니 나무가 물결을 따라서 떠나가되 두 언덕에 닿지도 아니하고 사람이 건지지도 아니하고 무엇이 막지도 아니하고 웅덩이에 머물지도 아니하고 또한 썩지도 아니하면 나는 이 나무가 결정코 바다에 들어가리라고 보증하노라. 도를 배우는 사람도 이 나무와 같아서 색에도 미혹하지 않고 재물에도 미혹하지 않고 사도에도 미혹하지 않고 기타 여러 가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아니하고 오직 함이 없는 법에 정진하여 어느 곳에든지 걸리지만 아니하면 나는 이 사람이 반드시 도를 얻으리라고 보증하노라."
제28장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에게 말씀하시되, "삼가 네 뜻을 믿지 말라. 네가 네 뜻을 믿지 못할진대 삼가 색으로 더불어 만나지 말라. 만일 색으로 더불어 만난즉 곧 재앙이 생기리라. 그러나 법이 강하여 모든 마군을 확실히 항복 받은 후에는 가히 네가 네 뜻을 믿을 것이요, 비록 색을 대할지라도 재화가 나지 아니하리라."
제29장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에게 말씀하시되, "삼가 여인을 보지 말라. 만일 볼지라도 보지 않은 것 같이 하여 삼가 더불어 말하지 말라. 만일 더불어 말을 하게 되면 곧 마음을 가다듬고 몸을 단정히 하여 스스로 생각하되 '나는 도를 닦는 사람이라 비록 탁한 세상에 처하나 마땅히 연꽃과 같이하여 진흙의 더럽히는 바가 되지 아니하리라.' 하여 늙은 여인은 어머니 같이 생각하고 젊은 여인은 누이 같이 생각하고 어린 여자는 딸 같이 생각하여 예로써 공경할지니라. 또는 이 몸이 필경에 공한 것과 현재에 부정한 것을 보아서 곧 그 색심을 놓을지니라."
제3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정욕 보기를 마른 섶 같이 볼지니 마른 섶은 불을 만나면 곧 위험해 질 것이요, 정욕이 많은 사람은 경계를 만나면 또한 위험해지므로 처음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먼저 그 욕심 경계를 멀리할지니라."
제31장
한 사람이 색욕이 그치지 않음을 걱정하여 칼날로써 그 음(陰)을 끊으려 하거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그 음을 끊음이 그 마음을 끊음만 같지 못하나니 마음은 곧 운전사라 운전만 그치면 모든 기관은 스스로 다 쉴 것이어 늘 사심은 제하지 아니하고 그 음만 끊은들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하시고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설하시되, "욕심은 네 뜻에서 나오고, 뜻은 생각에서 나도다. 뜻과 생각을 끊으면, 색과 행에 안 끌리리라."
제3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은 애욕으로부터 근심이 생기고 근심으로 좇아 무서움이 생기나니 애욕이 없으면 곧 근심이 없고 근심이 없으면 곧 무서움이 없으리라."
제33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도를 닦는 이는 비유컨대 한 사람이 만인으로 더불어 싸우는 것과 같아서 갑옷을 입고 병기를 잡아 문에 나가 싸우고자 할새 혹 겁내어 달아나는 이도 있고 혹 중도에 퇴보하는 이도 있고 혹은 싸우다가 죽는 이도 있고 혹은 크게 승전을 하여 큰 공을 이룬 이도 있나니 공부하는 사람이 마땅히 그 뜻을 굳게 하고 더욱 용맹심을 발하여 앞으로 나아가서 모든 경계를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기어이 뭇 마군을 항복 받으면 반드시 도를 얻으리라."
제34장
한 제자가 있어 공부를 급히 하고자 하여 밤에 경을 외울새 필경에 기운이 다하여 그 소리가 매우 가쁘고 장차 퇴보(집으로 돌아감.)할 생각을 내거늘 부처님께서 그 제자를 불러 물으시되,
"네가 집에 있을 때에 무엇을 많이 해 보았느냐?"
대답하되, "거문고를 많이 타 보았나이다."
"거문고 줄이 늦으면 어떠하더냐?"
"소리가 나지 않더이다."
"또 거문고 줄이 된 즉 어떠하더냐?"
"소리가 끊어지더이다."
"완급이 골라 맞은즉 어떠하더냐?"
"그러면 모든 소리가 다 골라 맞더이다."
부처님께서 그 제자에게 말씀하시되,
"도를 배우는 것도 또한 그러하여 너무 급히 하지도 말고 너무 게을리 하지도 말고 오직 중도로써 마음을 골라 써야만 몸에 병듦이 없고 마음에도 병듦이 없어서 청정 안락하여 마침내 도를 얻으리라."
제3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도를 닦는 것은 쇠를 단련하는 것과 같아서 불에 녹이고 망치로 때려서 그 잡철을 다 빼어 버린 후에야 비로소 좋은 그릇을 이루는 것이니 사람이 도를 배울 때에도 점점 그 마음 가운데 때를 제거하면 행실이 곧 청정하여 스스로 불과를 얻으리라.
제36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삼악도'를 떠나서 '사람 몸' 받기가 어렵고, '사람 몸'을 받는 중에도' 남자' 되기가 어렵고, 비록 '남자'가 되었을지라도 '육근이 완비'하기가 어렵고, '육근이 완비'하였을지라도 '좋은 국토'에 나기가 어렵고, '좋은 국토'에 났을지라도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가 어렵고, '부처님 세상'을 만났을지라도 '직접 부처님 회상'에 들어오기가 어렵고, '부처님 회상'에 들어 왔을지라도 '신심 내기'가 어렵고, '신심'을 내었을지라도 '보리심'을 발하기가 어렵고, '보리심'을 발하였을지라도 '무상대도의 성품'을 보기가 어렵나니라."
제37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너희들 중에 나를 떠나서 수천 리 밖에 있다 할지라도 항상 내가 준 계문을 잘 지켜서 계행을 청정히 하면 이는 곧 나를 가까이하는 사람이라 반드시 도를 얻을 것이요, 비록 나의 좌우에 있어서 항상 나를 보고 같이 있다 할지라도 계행이 바르지 못하면 이는 곧 나를 멀리하는 사람이라 마침내 도를 얻지 못하리라."
제38장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에게 물으시되,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한 제자 대답하되, "수일 사이에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너는 도가 능하지 못하다."
다시 다른 제자에게 물으시니 그 제자 대답하되, "밥 먹는 사이에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너도 도가 능하지 못하다."
다시 다른 제자에게 물으시니 그 제자 대답하되, "숨 한 번 쉬는 사이에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착하고 착하다. 네가 도를 알았도다."
제39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배우는 이는 나의 말하는 바를 다 믿고 순종하라. 비유컨대 꿀을 먹음에 가운데나 가(邊)나 그 맛이 다 단 것과 같아서 나의 말도 또한 그러하나니라."
제4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도를 행할진대 맷돌 돌리는 소같이 하지 말지니, 소가 사람에게 이끌려 몸은 비록 돌기는 하나 마음에는 조금도 이해가 없는 것 같이 도를 닦는 이가 만일 형식에 의지하여 도를 행하고 마음 가운데 실지의 깨침과 실지의 정성이 없다면 어찌 참 도를 행하리요. 그러므로 도를 행하는 이가 먼저 마음의 도를 행하면 몸은 자연히 따르게 되나니라."
제4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깊은 진흙 가운데를 밟아 가는 것과 같이할지니,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그 진흙 가운데를 밟아 가매 극히 고되고 가빠서 능히 좌우를 돌아보지 못하다가 그 진흙을 벗어난 뒤에야 비로소 숨을 내 쉬나니라. 우리도 도를 닦을진대 인간의 모든 세욕을 저 진흙보다 더 심한 줄 알아서 조금도 그 세욕을 돌아보지 말고 오직 일심으로써 정진하면 가히 고를 면하리라."
- 終 -
제4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가 왕후의 위(位) 보기를 과객 같이 하며, 금옥의 보배 보기를 자갈 같이 하며, 좋은 비단 보기를 헌 걸레 같이 하노라."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에 수록된 경전의 서두에는 《사십이장경》이 중국에 들어오게 된 연유를 밝히고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에 따르면 후한의 효명제(孝明帝 A.D. 58~75 재위)는 어느 날 온 몸이 황금색으로 빛나는 신인(神人)이 궁전으로 날아 들어오는 꿈을 꿨다고 한다. 효명제는 그 꿈이 신기해서 다음날 신하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고선, 그 신인이 도대체 누구일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한 신하가 “저 멀리 천축이라는 나라에 부처님이라는 성인이 계신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신인은 부처님인 것 같습니다.’하고 대답했다. 이에 명제는 대월지국(大月氏國)에 사신을 보내 불경을 얻어오도록 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사십이장경》이라고 한다.
이 경전은 여러 경전에서 요지를 추려 뽑아 조립한 것으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초기 경전답게 고(苦), 무상(無常), 무아(無我) 등의 문제를 주로 설하고 있다. 그리고 보시의 공덕과 보살정신에 관한 언급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은 경전으로도 생각된다. 이 《사십이장경》은 각 장마다 알기 쉽게 비유를 들어 그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총론-깨달음을 성취한 여래
제 1 장 - 네 가지 깨달음
제 2 장 - 참된 이치에는 차별이 없다.
제 3 장 - 애욕을 버려 도를 이룬다.
제 4 장 - 착함과 악함은 오직 업에 달렸다.
제 5 장 - 허물을 고쳐 착한 길로 나가라.
제 6 장 - 선은 악을 이기고 악은 선을 이기지 못한다.
제 7 장 - 인욕의 본보기
제 8 장 - 착한 사람은 해치면 죄가 크다.
제 9 장 - 수행의 바른 길
제 10 장 - 남의 착한 일을 보고 기뻐하라
제 11 장 - 공양의 공덕
제 12 장 - 20가지의 경계
제 13 장 - 숙명과 지극한 도
제 14 장 - 착한 것과 큰 것
제 15 장 - 힘센 것과 밝은 것
제 16 장 - 애욕을 버리고 참된 도를 보라
제 17 장 - 도를 보면 무명이 없어진다.
제 18 장 - 생각 없는 생각
제 19 장 - 도를 얻는 길
제 20 장 - 무아의 가르침
제 21 장 - 명예의 해악
제 22 장 - 재물과 색의 해악
제 23 장 - 처자와 가옥의 번뇌
제 24 장 - 색은 중생의 가장 큰 병
제 25 장 - 애욕을 멀리 하라
제 26 장 - 애욕을 물리친 붓다
제 27 장 - 모든 장애를 떠나라
제 28 장 - 마음을 믿지 말라.
제 29 장 - 여색을 멀리하라
제 30 장 - 욕심을 멀리하라
제 31 장 - 마음을 끊어라
제 32 장 - 사랑 때문에 걱정 근심이 생긴다.
제 33 장 - 계, 정, 혜를 닦으라
제 34 장 - 중도를 따르라
제 35 장 - 번뇌를 버려라
제 36 장 - 아흡 가지 경계
제 37 장 - 계율의 소중함
제 38 장 - 목숨은 덧없는 것
제 39 장 - 경전을 믿고 따르라
제 40 장 - 마음의 도를 행하라
제 41 장 - 항상 도를 생각하라
제 42 장 - 평등한 지견
이 경은 매우 쉽고 간결한 불교의 요긴한 덕목들을 담은 입문서로서 널리 애독되어 왔기 때문에 이본(異本)이 약 10여종이나 된다. 그러한 이본(異本)들을 대별하면 세 가지 계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첫째로 고려대장경, 송(宋)대장경 및 원(元)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는 것인데, 그 내용과 성격으로 보아 가장 오래된 것으로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번역한 원형에 가깝다고 단정되어 있다.
둘째는 명(明)대장경에 수록된 것으로 권두(卷頭)와 권말에 서분(序分)과 유통분(流通分)이 있고, 본문 자체도 고려대장경본 계통에 비해 증광(增廣), 발전된 흔적이 현저하다. 송(宋) 진종(眞宗)의 《주사십이장경(註四十二章經)》은 이를 저본으로 삼아 지어졌다. 셋째는 송대(宋代) 이후 선가(禪家)에서 유행된 것으로 서분이 있는 것은 명장본(明藏本)과 비슷하나 권말에 유통분이 없고, 본문의 문구(文句)도 앞의 두 계통본에 비해 현격하게 달라서 아마도 최후로 보정(補訂)이 가해진 듯하다.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총서(總序)
부처님께서 도를 이루시고 생각하시되 중생을 제도함에는 먼저 욕심과 번뇌를 제거하고 적멸의 자리에 듦이 최상의 방법이라 하시고 곧 선정에 드시사 욕심, 번뇌의 모든 마군들을 항복 받으신 후 녹야원에 계시어 고집멸도 사제법문을 설하시고, 교진여 등 다섯 사람들을 제도하시여 도를 얻게 하시며 다시 모든 제자들의 의심 있는 곳을 이해하시고 일일이 깨쳐 알게 해 주시니 모든 제자가 다 환희하여 합장 공경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존중히 받들어 가졌다.
제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집을 떠나 도를 배울진대 자기 마음을 알아 그 근본을 요달하고 함이 없는 법을 알아 가지는 것이 가로되 불제자라, 항상 모든 계를 지키고 또한 참된 도를 행하여 뜻을 청정하게 하면 곧 아라한을 이루리라."
제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배우는 이는 욕심과 애착을 끊어 버리고 불법의 깊은 이치를 깨쳐야 할 것이니 안으로 얻을 바가 없고 밖으로 구할 바도 없으며 마음이 도에도 얽매이지 아니하고 또한 업에도 얽매이지 아니하여 생각할 것도 없고 지을 것도 없고 닦을 것도 없고 밝힐 것도 없어서 모든 계단을 밟지 않고도 홀로 높고 청정한 것을 이르되 도라 하나니라."
제3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불법을 배워 도를 지키는 이는 세상의 향락을 버리고 빈한에 안분하며 도를 이루기 위하여는 비록 천만 고통이 있다 할지라도 다시 욕심을 부리지 말라. 사람으로 하여금 어리석고 어둡게 하는 것은 다만 애착과 욕심이니라."
제4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중생은 열 가지 계문을 지킴으로써 선을 삼고 또한 열 가지 계문을 범함으로써 악을 삼나니 무엇이 열 가지냐 하면 몸으로 셋이요, 입으로 넷이요, 뜻으로 셋이라. 몸으로 셋이라 함은 살생, 도적, 간음이요, 입으로 넷이라 함은 망어, 기어(綺語), 양설(兩舌), 악구(惡口)요, 뜻으로 셋이라 함은 탐심, 진심, 치심이니 이 계문을 범하여 도를 거스린 사람을 십악을 행한다 이름하고 이 계문을 지켜서 도를 순하게 받은 이를 십선을 행한다 이름하나니라."
제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여러 가지 허물이 있으되 스스로 회개하여 그 허물을 고치지 아니하면 죄가 몸에 돌아오는 것이 물이 바다에 돌아오는 것과 같아서 점점 깊고 넓음을 이루리니 어찌 능히 그 죄를 벗어나리요. 만일 허물이 있을진대 그 그름을 알고 악을 고쳐서 선을 행하면 죄업이 날로 소멸하여 반드시 청정함을 얻으리라."
제6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 나에게 악을 행하면 나는 반드시 자비심으로써 보호하여 건지리라. 그리하여도 저 사람이 또한 나에게 악을 한다면 나는 도리어 선으로 대하리라. 이러하면 복덕의 기운은 항상 내게 있고 재앙의 기운은 도리어 저 사람에게 있나니라."
제7장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 부처님이 크게 인자하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의 뜻을 시험코자 욕하고 꾸짖거늘 부처님께서 묵연하여 대답하지 아니하시고 다만 그 어리석고 악한 것을 민망히 여기시더니, 그 사람이 악설을 그치매 물으시되, "그대가 예로써 사람에게 물건을 주되 그 사람이 받지 아니하면 어찌하려는가?" 대답하되, "도로 가지고 가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이제 그대가 악으로써 나를 대하되 내 또한 받지 아니하면 그대 스스로 가지고 갈 터이니 그런다면 도리어 그대 몸에 재앙이 될 것이 아닌가. 비유컨대 그림자가 형상을 따름과 같아서 마침내 여의치 못하리니 삼가 악을 짓지 말지니라."
제8장
ㄷ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악한 사람이 어진 사람을 해하는 것은 하늘을 치어다 보고 침을 뱉는 것이라 침이 하늘에는 가지 않고 도리어 자기 몸에 떨어지며 또는 바람을 안고 티끌을 날리는 것이라 티끌이 저리로는 가지 않고 도리어 자기 몸을 더럽히나니 어진 사람을 해코자 하는 것은 도리어 제 몸을 망치는 일이니라."
제9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오직 널리 듣고 많이 보는 것만으로써 도를 사랑하는 이는 도리어 도를 얻기가 어려울 것이요, 먼저 신(信)을 세우고 뜻을 지켜서 천만 경계에 능히 흔들리지 아니함으로써 도를 가진 후에야 그 도가 크게 되리라."
제1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사람이 도를 행할진대 널리 불쌍히 여기고 널리 사랑하기를 힘써라. 남에게 덕을 베푸는 것은 보시 외에 더 큼이 없나니 뜻을 세워 그 도를 행하면 복이 심히 크리라. 또 다른 사람이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써 도와주면 또한 많은 복을 얻으리라." 한 사람이 질문하되, "그러면 저 사람의 복이 마땅히 감해지지 않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시되, "그는 비유컨대 저 횃불과 같아서 비록 수천 백인이 와서 그 불을 붙여 간다 할지라도 저 횃불은 그로 인하여 조금도 적어지지 아니하고 그대로 있을 것이니 복도 또한 그러하나니라."
제1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범상한 사람 백을 공양하는 것이 착한 사람 하나를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착한 사람 천을 공양하는 것이 다섯 가지 계행 지키는 사람 하나를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다섯 가지 계행을 지키는 사람 만(萬)을 공양하는 것이 수다원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수다원 백만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사다함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사다함 천만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아나함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아나함 일억만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아라한 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아라한 십억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벽지불 한 분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벽지불 백억 분을 공양하는 것이 부처님 한 분을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부처님 천억 분을 공양하는 것이 생사고락의 모든 차별법을 초월하여 닦을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는 자성을 깨침만 같지 못하나니라."
제1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천하에 스무 가지 어려운 일이 있으니, 가난함에 보시하기가 어렵고, 호귀함에 도를 배우기가 어렵고, 정의의 죽음을 당하여 무난히 죽기가 어렵고, 부처님의 경전을 얻어 보기가 어렵고,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를 만나기가 어렵고, 색을 참고 욕심을 참기가 어렵고, 좋아하는 물건이나 일을 보고 구하지 않기가 어렵고, 욕함을 듣고 성내지 않기가 어렵고, 좋은 세력에 끌리지 않기가 어렵고, 일을 당해서 무심하기가 어렵고, 널리 배우고 널리 연구하기가 어렵고, 아만심 없애기가 어렵고, 배우지 못한 사람을 가벼이 아니하기가 어렵고, 마음에 평등을 행하기가 어렵고, 시비를 말하지 않기가 어렵고, 선지식을 만나기가 어렵고, 성품을 보아 도를 배우기가 어렵고, 때를 따라 사람을 제도하기가 어렵고, 경계를 대하여 동하지 않기가 어렵고, 잘 방편을 알기가 어렵나니라."
제13장
한 제자가 있어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되, "어떠한 인연으로써 도를 얻으며 또 어떻게 하여야 전생 일을 알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는 현묘하여 범상한 생각으로써 가히 알지 못할지니 오직 뜻을 지켜 마음이 청정한 후에야 가히 도를 얻을 것이요. 따라서 전생 일을 알게 될지라 비유컨대 거울에 있는 때만 닦아 버리면 스스로 밝은 빛이 나타나는 것과 같나니라."
제14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무엇을 선이라 하는가 오직 참을 지키고 도를 행하는 것을 선하다 하나니라. 무엇을 제일 크다 하는가? 뜻이 도로 더불어 합한 것을 크다 하나니라. 무엇을 가장 힘이 많다 하는가? 욕된 것을 참는 것을 제일 힘이 많다 하나니라. 무엇을 제일 밝다 하는가? 마음에 때가 다 없어지고 악행이 또한 다 멸하여 안과 밖이 맑고 맑아 마음 가운데 조금도 티끌이 없어서 천지가 생기기 전부터 오늘까지 이 우주 안에 벌여 있는 것을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고, 보이지 않는 것도 없고, 들리지 않는 바도 없어서 모든 것을 당하는 대로 막히는 곳이 없고, 보면 가히 이르되 밝다 하리라."
제1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가 무엇을 생각할꼬? 도를 생각하리라. 내가 무엇을 행할꼬? 도를 행하리라. 내가 무엇을 말할꼬? 도를 말하리라 하여, 잠깐 사이라도 도 생각하는 마음을 잊지 말지니라."
제16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애착과 탐욕을 품어 도를 보지 못하는 것은 비유컨대 탁한 물 가운데 다섯 가지 물감을 풀어 힘대로 저어 놓으면 비록 사람이 그 물 위에 다다를지라도 능히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것과 같나니 사람도 애착과 욕심이 서로 얽혀져 마음이 맑지 못한 고로 또한 도를 보지 못하나니라. 또는 가마솥에 물을 붓고 불로써 끓이고 보면 그 물이 펄펄 뛰어 비록 사람이 그 물을 들여다볼지라도 또한 그림자가 보이지 아니하나니 사람의 마음 가운데에도 본래 삼독이 있어서 항상 펄펄 끓고 또는 다섯 가지 욕심이 밖을 덮어 마침내 도를 보지 못하나니라. 그러나 사람이 만일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안으로 삼독심을 끊어 버리고 밖으로 오욕 경계에 물들지 아니하여 마음만 청정히 하고 보면 곧 도를 보아 혼령의 소종래와 만물의 죽고 나는 이치와 제불 국토를 다 알으리라."
제17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도를 닦는 것은 비유컨대 횃불을 들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그 어둠이 곧 없어지고 밝은 것만 있게 되는 것 같아서 도를 배워 진리를 알고 보면 무명 번뇌가 자연히 소멸되어 밝지 아니함이 없으리라."
제18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 법은 함이 없는 생각을 생각하고 함이 없는 행을 행하고 함이 없는 말을 말하고 함이 없는 법을 닦는 것이니 아는 이는 곧 당처를 떠나지 아니하나 미(迷)한 이는 천리나 멀어지나니라. 만일 도를 닦는 사람이 진리에 호리(毫釐)라도 어긋남이 있다면 잠깐 사이라도 능히 본심을 지키지 못하리라."
제19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천지를 볼 때에도 무상(無常)으로 생각하고 만물을 볼 때에도 무상으로 생각하고 세계를 볼 때에도 무상으로 생각하라. 그 중에 오직 영각(靈覺)의 성품이 무상하지 아니하여 여여 자연 하나니라. 이와 같은 관법(觀法)을 가진다면 곧 빨리 도를 얻으리라."
제2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항상 자기 몸을 연구해 보라. 비록 부르는 이름은 있으나 그는 다만 이름뿐이요, 실상이 없는 것이며, 육신은 흙과 물과 불과 바람 네가지의 합한 바라 또한 오래지 아니하여 흩어질 날이 있으리니 실상은 나라는 것이 없고 이 몸은 실로 물 위에 거품같은 것이니라."
제2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욕심을 따라 명예를 구하는 것은 비유컨대 향을 태우는 것과 같아서 여러 사람은 그 향내를 맡고 좋아하나 그 향 자체에 있어서는 제 향내로 인하여 제 몸이 타게 되나니, 어리석은 사람이 외면의 명예를 탐하여 안으로 참 도를 지키지 못하면 그 얻은 명예로 인하여 몸에 재앙이 한량없을지라 어찌 뒷날에 후회가 없으리요."
제2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재물과 색을 탐하는 사람은 비유컨대 어린 아이가 칼날에 묻은 꿀을 탐하는 것과 같나니, 한 때도 족히 달게 먹을 것은 없고 도리어 혀를 끊을 염려가 있나니라."
제23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처자와 집에 걸려 있음이 감옥보다 심하니 감옥은 나올 기약이 있으나 처자의 정욕은 죽어도 오히려 달게 아는 고로 그 옥을 벗어날 날이 없나니라."
제24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애욕은 색에 더 심함이 없나니 색으로부터 나는 욕심이 그 큼이 가히 없나니라. 사람, 사람이 그 하나 있음이 다행이요, 만일 둘을 가졌다면 천하에 도를 행할 이가 하나도 없으리라."
제2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애욕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비유컨대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려 가는 것과 같나니, 어리석은 사람은 그 횃불을 놓지 아니하고 스스로 손을 태우는 환(患)이 있을 것이요, 애욕이 많은 사람은 그 착심을 놓지 아니하고 스스로 그 몸을 멸하는 환이 있으리라."
제26장
한 때에 천신이 있어 옥녀를 부처님께 바쳐서 부처님의 뜻을 시험하고자 하거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가죽 주머니 모든 더러운 것으로 네가 와서 무엇을 하려 하느냐? 가히 범상한 사람은 속일지언정 나의 청정한 뜻은 움직이기 어려울지니, 가라, 내 너를 쓰지 아니하리라." 천신이 더욱 부처님을 공경하고 인하여 도의 뜻을 묻거늘 부처님께서 일일이 해석해 주시어 곧 수다원을 얻게 하시니라.
제27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도를 닦는 이는 나무 토막이 움틀굼틀한 좁은 내를 지나 큰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나니 나무가 물결을 따라서 떠나가되 두 언덕에 닿지도 아니하고 사람이 건지지도 아니하고 무엇이 막지도 아니하고 웅덩이에 머물지도 아니하고 또한 썩지도 아니하면 나는 이 나무가 결정코 바다에 들어가리라고 보증하노라. 도를 배우는 사람도 이 나무와 같아서 색에도 미혹하지 않고 재물에도 미혹하지 않고 사도에도 미혹하지 않고 기타 여러 가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아니하고 오직 함이 없는 법에 정진하여 어느 곳에든지 걸리지만 아니하면 나는 이 사람이 반드시 도를 얻으리라고 보증하노라."
제28장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에게 말씀하시되, "삼가 네 뜻을 믿지 말라. 네가 네 뜻을 믿지 못할진대 삼가 색으로 더불어 만나지 말라. 만일 색으로 더불어 만난즉 곧 재앙이 생기리라. 그러나 법이 강하여 모든 마군을 확실히 항복 받은 후에는 가히 네가 네 뜻을 믿을 것이요, 비록 색을 대할지라도 재화가 나지 아니하리라."
제29장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에게 말씀하시되, "삼가 여인을 보지 말라. 만일 볼지라도 보지 않은 것 같이 하여 삼가 더불어 말하지 말라. 만일 더불어 말을 하게 되면 곧 마음을 가다듬고 몸을 단정히 하여 스스로 생각하되 '나는 도를 닦는 사람이라 비록 탁한 세상에 처하나 마땅히 연꽃과 같이하여 진흙의 더럽히는 바가 되지 아니하리라.' 하여 늙은 여인은 어머니 같이 생각하고 젊은 여인은 누이 같이 생각하고 어린 여자는 딸 같이 생각하여 예로써 공경할지니라. 또는 이 몸이 필경에 공한 것과 현재에 부정한 것을 보아서 곧 그 색심을 놓을지니라."
제3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정욕 보기를 마른 섶 같이 볼지니 마른 섶은 불을 만나면 곧 위험해 질 것이요, 정욕이 많은 사람은 경계를 만나면 또한 위험해지므로 처음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먼저 그 욕심 경계를 멀리할지니라."
제31장
한 사람이 색욕이 그치지 않음을 걱정하여 칼날로써 그 음(陰)을 끊으려 하거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그 음을 끊음이 그 마음을 끊음만 같지 못하나니 마음은 곧 운전사라 운전만 그치면 모든 기관은 스스로 다 쉴 것이어 늘 사심은 제하지 아니하고 그 음만 끊은들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하시고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설하시되, "욕심은 네 뜻에서 나오고, 뜻은 생각에서 나도다. 뜻과 생각을 끊으면, 색과 행에 안 끌리리라."
제3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은 애욕으로부터 근심이 생기고 근심으로 좇아 무서움이 생기나니 애욕이 없으면 곧 근심이 없고 근심이 없으면 곧 무서움이 없으리라."
제33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대저 도를 닦는 이는 비유컨대 한 사람이 만인으로 더불어 싸우는 것과 같아서 갑옷을 입고 병기를 잡아 문에 나가 싸우고자 할새 혹 겁내어 달아나는 이도 있고 혹 중도에 퇴보하는 이도 있고 혹은 싸우다가 죽는 이도 있고 혹은 크게 승전을 하여 큰 공을 이룬 이도 있나니 공부하는 사람이 마땅히 그 뜻을 굳게 하고 더욱 용맹심을 발하여 앞으로 나아가서 모든 경계를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기어이 뭇 마군을 항복 받으면 반드시 도를 얻으리라."
제34장
한 제자가 있어 공부를 급히 하고자 하여 밤에 경을 외울새 필경에 기운이 다하여 그 소리가 매우 가쁘고 장차 퇴보(집으로 돌아감.)할 생각을 내거늘 부처님께서 그 제자를 불러 물으시되,
"네가 집에 있을 때에 무엇을 많이 해 보았느냐?"
대답하되, "거문고를 많이 타 보았나이다."
"거문고 줄이 늦으면 어떠하더냐?"
"소리가 나지 않더이다."
"또 거문고 줄이 된 즉 어떠하더냐?"
"소리가 끊어지더이다."
"완급이 골라 맞은즉 어떠하더냐?"
"그러면 모든 소리가 다 골라 맞더이다."
부처님께서 그 제자에게 말씀하시되,
"도를 배우는 것도 또한 그러하여 너무 급히 하지도 말고 너무 게을리 하지도 말고 오직 중도로써 마음을 골라 써야만 몸에 병듦이 없고 마음에도 병듦이 없어서 청정 안락하여 마침내 도를 얻으리라."
제35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도를 닦는 것은 쇠를 단련하는 것과 같아서 불에 녹이고 망치로 때려서 그 잡철을 다 빼어 버린 후에야 비로소 좋은 그릇을 이루는 것이니 사람이 도를 배울 때에도 점점 그 마음 가운데 때를 제거하면 행실이 곧 청정하여 스스로 불과를 얻으리라.
제36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삼악도'를 떠나서 '사람 몸' 받기가 어렵고, '사람 몸'을 받는 중에도' 남자' 되기가 어렵고, 비록 '남자'가 되었을지라도 '육근이 완비'하기가 어렵고, '육근이 완비'하였을지라도 '좋은 국토'에 나기가 어렵고, '좋은 국토'에 났을지라도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가 어렵고, '부처님 세상'을 만났을지라도 '직접 부처님 회상'에 들어오기가 어렵고, '부처님 회상'에 들어 왔을지라도 '신심 내기'가 어렵고, '신심'을 내었을지라도 '보리심'을 발하기가 어렵고, '보리심'을 발하였을지라도 '무상대도의 성품'을 보기가 어렵나니라."
제37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너희들 중에 나를 떠나서 수천 리 밖에 있다 할지라도 항상 내가 준 계문을 잘 지켜서 계행을 청정히 하면 이는 곧 나를 가까이하는 사람이라 반드시 도를 얻을 것이요, 비록 나의 좌우에 있어서 항상 나를 보고 같이 있다 할지라도 계행이 바르지 못하면 이는 곧 나를 멀리하는 사람이라 마침내 도를 얻지 못하리라."
제38장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에게 물으시되,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한 제자 대답하되, "수일 사이에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너는 도가 능하지 못하다."
다시 다른 제자에게 물으시니 그 제자 대답하되, "밥 먹는 사이에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너도 도가 능하지 못하다."
다시 다른 제자에게 물으시니 그 제자 대답하되, "숨 한 번 쉬는 사이에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착하고 착하다. 네가 도를 알았도다."
제39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배우는 이는 나의 말하는 바를 다 믿고 순종하라. 비유컨대 꿀을 먹음에 가운데나 가(邊)나 그 맛이 다 단 것과 같아서 나의 말도 또한 그러하나니라."
제40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사람이 도를 행할진대 맷돌 돌리는 소같이 하지 말지니, 소가 사람에게 이끌려 몸은 비록 돌기는 하나 마음에는 조금도 이해가 없는 것 같이 도를 닦는 이가 만일 형식에 의지하여 도를 행하고 마음 가운데 실지의 깨침과 실지의 정성이 없다면 어찌 참 도를 행하리요. 그러므로 도를 행하는 이가 먼저 마음의 도를 행하면 몸은 자연히 따르게 되나니라."
제41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깊은 진흙 가운데를 밟아 가는 것과 같이할지니,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그 진흙 가운데를 밟아 가매 극히 고되고 가빠서 능히 좌우를 돌아보지 못하다가 그 진흙을 벗어난 뒤에야 비로소 숨을 내 쉬나니라. 우리도 도를 닦을진대 인간의 모든 세욕을 저 진흙보다 더 심한 줄 알아서 조금도 그 세욕을 돌아보지 말고 오직 일심으로써 정진하면 가히 고를 면하리라."
- 終 -
제42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가 왕후의 위(位) 보기를 과객 같이 하며, 금옥의 보배 보기를 자갈 같이 하며, 좋은 비단 보기를 헌 걸레 같이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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