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하고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하고
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五十而知天命하고 六十而耳順하고 七十而從心所欲하야 不踰矩니라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
열다섯에는 학문을 하고자 뜻을 두었고,
서른에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자 하겠다는 뜻을 세웠고
마흔에는 사리를 알아 마음에 혼란스러움이 없었으며,
쉰에는 천명을 알게 되었고
예순에는 무슨 말을 들어도 의문점이 없었으며,
일흔에는 내 마음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
해설
'15세 무렵 학문에 뜻을 두었다.' 라고 시작되는 위 구절은 공자 자신의 일생을 나이대로 나누어 회고한 구절로 공자의 경험적 가르침이 담긴 구절입니다. 오늘날의 15세란 나이는 중학교 2학년생 정도의 나이지만, 위대한 사상가들이 많이 탄생된 기원전 500년 전후의 15세란 나이는 정신적 나이로 보아, 지금의 나이로 환산해보면 아마 약 22세~25세가량 될 것 같습니다. 대학을 막 졸업할 무렵의 나이겠죠. 대학이란 학문을 탐구하는 곳입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 되어서도 학문에 뜻을 두지 못하고 또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조금은 곤란하지 않을까요? 반신반의하는 분들도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과거 제가 탄허 스님을 시봉할 당시(제 나이 17세-26세)에 탄허 스님께서는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유가에서 사서(四書)를 마치고, 불교 강원에서 사교(四敎, 능엄경, 기신론, 금강경, 원각경)를 마치고도 공부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가르친 스승이나 배운 학인이나 모두 매질해야 한다."
이 말을 들을 당시 본인 또한 탄허 스님의 말씀이 지나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40세쯤 되어보니 그 말이 수긍되었습니다.
자, 30대에는 적어도 30대 중반에는 뜻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뜻이란 인생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올바르게 확립된 인생관과 인생 경험이 바탕이 된다면 '사리를 알아 마음에 혼란스러움이 없었다'는 공자처럼 40대에 우리 또한 욕망이 앞서는 무지를 벗어나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갖게 될 것입니다.
50세 공자는 천명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합니다. 천명(天命)은 사명(使命)이고 사명은 역할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알고 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60세, 공자는 60세에 무슨 말을 들어도 의문이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구절을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마음에 분노가 일지 않는다'라고 불교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60세정도가 되고 공자의 가르침과 같은 인생의 과정을 거친다면 세상의 이치, 인간과 자연의 심오한 이치(天理)는 어느정도 터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떠한 상황과 조건 속에도 쉽사리 마음이 일지 않게 되는 거겠죠. 분노하지 않는 것, 이 또한 나이 먹어서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자세로 살다보면 70세에는 어떠한 행동을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되는 것 아닐까요? 이 경지가 유가에서 말하는 성인의 경지라고 보입니다. 더 확대하면 만물과 내가 둘이 아닌, 그와 내가 차별됨이 없는 물아일여(物我一如)의 경지이고 불교적(禪)으로 말하면 '번뇌(煩惱)즉보리' 이며, '중생즉불(衆生卽佛)'이며, 유마경에서 말하는 '불이(不二)'와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이상 내용은 누구나 노력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 아무리 천재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언젠가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위 공자의 말씀이 특수한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누구라도 가능한 사실임을 깊이 생각하며 노력해야겠습니다. 인간은 자기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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