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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인지과학 *인지심리학과 뇌(이정모)

수선님 2023. 6. 11. 13:02

마음의 비밀을 밝히는 뇌인지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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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비밀을 밝혀내는 뇌인지과학

고대로부터 인간이 몸과 마음으로 이뤄진 실체라는 사실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 연구에 대한 과학자들의 끈질긴 집념은 분자수준으로까지 몸의 비밀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 나머지인 마음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현대과학은 인간의 육체를 넘어 마음의 실체마저 밝혀내려 도전하고 있으며 그 선두에 ‘뇌인지과학(Brain & Cognitive Science)’이 있다.

특히, 근래에 들어서 마음의 병이라 일컬어지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그 원인과 기전 이해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되면서 뇌인지과학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과학 선진국에서는 벌써부터 뇌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뇌와 인지과학의 융합을 향한 학문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자유의지에 대한 연구

 

 

[Science토크] 철학자와 과학자들 인간의 자유의지 실체 밝힌다

‘왼손을 올리거나 손가락 하나를 두드리는 행동을 하기 전에 뇌에서 먼저 신호가 만들어질까. 신호가 만들어진다면 행동을 하기 전 얼마나 짧은 시간에 신호가 생성돼 시냅스를 타고 근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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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 것인지, 만일 있다면 자유의지를 갖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또 인간은 자유의지에 필요한 것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이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신경과학자와 철학자들이 사상 첫 협력 연구를 시작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18. 3월 말 최근 2개의 민간 재단이 700만달러(약 8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전세계에서 온 17명의 신경과학자와 철학자들이 인간의 자유의지가 어디서 왔는지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인지심리학과 뇌 : 이정모

인지심리학과 뇌 과학사상29호(1999년-여름) : 이정모 (성균관대 교수 · 심리학), 범양사 출판부, Page 64~92 1. 고전적 인지주의와 인지심리학 2. 인지 신경심리학의 형성 3. 인지 신경심리학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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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과 뇌

과학사상29호(1999년-여름) : 이정모 (성균관대 교수 · 심리학), 범양사 출판부, Page 64~92

1. 고전적 인지주의와 인지심리학
2. 인지 신경심리학의 형성
3. 인지 신경심리학의 연구 예
4. 맺는 말 :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의 실과 허


1. 고전적 인지주의와 인지심리학
20 세기 후반에 대두된 하나의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을 인지주의 (cognitivism) 라고 할 수 있다. 정보처리적 패러다임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틀은 과학에서 하나의 혁명을 초래했다. 분할 뇌연구로 1981 년에 의학 · 생리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신경심리학자 스페리 (R. Sperry) 는 인지혁명 (cognitive revolution) 이 20 세기 후반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과학적 사건이라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1)

인지주의 과학혁명의 영향으로 인해 일어난 기본적 변화란 수준간 인과적 결정론에 대한 상이한 패러다임의 출현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전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결정된다는 전통적 가정 대신에 우리는 역방향적, 하향적 결정론을 전제하는 것이다. 전통적, 상향적 입장과 인지주의의 하향적 입장의 조합된 '이중 방향' , '이중 결정' 모형은 과학으로 하여금 인간 자신과 자연의 질서 전체를 지각하고, 설명하여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양식-진정한 쿤 (Kuhn) 의 세계관적 패러다임의 전이로서-을 부여했다. 이전에 양자역학에 돌렸던 세계관적 의의의 대부분이 이 새로운 거시적, 심리적 패러다임에서는 창발적, 하향적 제어에 의해 무가치하게 된다. 우리는 더 이상 현실의 궁극적 본질을 최소의 물리적 요소에서 찾으려 하지도 않으며, 가장 깊은 심층적 진수에서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 대신 탐색의 방향은 요소들의 패턴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지고, 차별적 시공간화, 점진적 패턴의 상위 패턴으로의 복합과, 그것의 발전전개적 본질과 복잡성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그 결과로, 과학이 이전에 유지해온 바인 순전히 전적으로 물리적이고, 가치 결여적이며, 마음이 없던 우주가 이제 인지적이고 주관적인 질적 특성과 가치, 그리고 모든 유형의 풍부한 창발적, 거시적 현상이 주입되게 된 것이다. 과학이 상징하던 바, 과학이 지지해오던 바, 과학의 현실 신조와 세계관들이 급진적으로 수정되는 것이다. 아마도 더욱 중요한 것은, 이렇게 수정되고 강화된 과학 패러다임이 일련의 새로운 가치-신념 지침과 새로운 도덕적 조망을 지지한다는 것이며, 이것이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세계적 질서로 구현될 경우, 이는 현재 인류의 자기파괴적 경향성을 인간적으로 비파국적인 양식으로 교정하기까지도 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많은 논제들이 아직 논란 가능하고 결코 단순하지는 않다.

인지혁명은 정보적 세상을 가능하게 했고, 인간의 삶과 그에 대한 이해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인지혁명을 통해 인지주의가 학문적 틀로서 구현된 것이 종합적, 학제적 과학인 인지과학 (congnitive science) 이며, 이 인지과학의 핵심학문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인지심리학 (cognitive psychology) 이다.

인지주의는 1950 년대부터 1980 년대 중반까지의 고전적 인지주의와, 1980 년대 중반 이후의 신인지주의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둘을 가르는 분기점은 뇌가 마음의 연구에서 지니는 중요성에 대한 관점의 변화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고전적 인지주의는 본질적으로 컴퓨터 유추에 기초하여 마음과 인간에 대한 설명을 구성하려 했고신인지주의는 뇌 유추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려는 것이다.

고전적 인지주의는 마음을 컴퓨터에 유추하여 이들의 정보체계적, 공통적 특성을 규명하여, 거기서 얻어지는 개념적 틀에 의해 인간과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을 재구성하려 했다. 끊임없이 자극을 제공하는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적응하며, 각종 의미 정보를 파악하여 앎을 획득하고, 이를 저장 · 활용하여 삶을 영위하는 인간의 심적 과정들을 정보처리적 관점에서 설명함으로써 인간을 이해하고자 한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정보처리 체계로 보는 정보처리적 (infornation processing), 접근적 인지주의의 주요 기본 주장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2)

첫째, 심리적 사건은 정보적 사건으로서 기능적 (functional) 으로 기술될 수 있다. 기능적 의미란 마음이 환경적 맥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자극, 또는 입력과 반응, 또는 출력 사이의 대응관계에서 분석한다는 것이며, 심리적 현상을 정보와 정보처리의 조작 (연산) 의 둘로 분해 · 기술한다는 것이다. 정보처리 과정이란 본질적으로 내용이 있으며 목적적이다. 정보란 세상에 대한 것이며, 의미가 있고 지향적 (intentional) 이며, 그 정보를 처리하는 체계란 환경에 맞는 적응과 같은 목적에 입각해서 정보를 처리한다.

둘째, 정보처리 과정은 표상적 (representational) 이다. 세상의 대상들 자체를 조작하거나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상징으로 표상화하여 정보를 처리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어떤 표상적 관계성을 지니고 있는 내적표상, 즉 상징구조에 정보처리적 조작 (연산) 을 가하여 인간이나 컴퓨터라는 체계가 의미 있는 행동 또는 출력의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정보처리 과정은 정형적으로 (formally)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상되는 정보의 상징적 구조들이 지니는 내용, 즉 의미는 그 상징구조의 통사체계에 의해 규정된다. 이는 곧 입력된 정보의 통사적 구조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되는 출력의 통사적 구조를 형성해내는 정보처리 과정, 즉 알고리듬들에 의하는 것이며, 알고리듬이란 본질적으로 형식적 절차에 의해 규정되기에 정보처리 과정은 형식적으로 기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이러한 정보처리 과정과 상징구조는 인간의 생물적 세포이건 컴퓨터 칩이건 간에 어떠한 물리적 매체로 구현되어야 가능해진다. 그러나 동일한 추상적 정보처리 원리를 구현하는 한 그 하드웨어가 무엇이냐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드웨어의 특성에 관계없이 정보처리적 원리를 분석, 기술할 수 있다.

다섯째, 이러한 정보처리 과정에 대한 이해와 설명은 하나의 정보 사건을 더 간단하고 단순한 정보 사건들로, 계속 더 작은 단위로의 반복적 분해 (decomposition) 를 통하여, 즉 기능 요소들의 재귀적 분석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어떤 체계를 그 하위체계로 계속 쪼개어 분석하여 복잡한 체계의 속성과 능력을 설명하는 데 널리 사용되어온 분해분석 (decompositional analysis) 이라는 설명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처리적 접근의 전통적 인지주의의 핵심은 심리현상을 다른 자연 현상과 마찬가지로 자연화하여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간의 마음을 정보와 정보처리의 개념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으며. 이를 술어논리나 프로그래밍 언어라든가 정보흐름도나 자료구조도와 같은 형식화된 개념적 도구를 사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연구할 수 있다. 이렇게 분석된 정보처리의 구조와 과정에 상응되는 심리적 내용이나 과정을 실험실 실험이나 자연관찰을 통해 경험적으로 관찰하거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성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객관성과 증거라는 과학적 방법의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인지주의의 입장은 다시 계산주의와 표상주의로 요약된다.

1) 계산주의 (computationalism) 에 의하면 정보처리의 과정은 그 체계가 컴퓨터이건 마음이건 그 체계 내에 내장된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진행된다. 내장된 규칙에 따라 한 정보를 다른 유의미한 정보로 전환시키는 것이 바로 계산 (computation) 이다. 어떤 과정이 '계산적' 이라는 의미는 산술적 의미의 계산이 아니라, 그 과정의 세부절차 단계들을 명확히 규정할 수 있으며 형식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effectively or algorithmically computable).3)
따라서 정보처리 과정, 즉 계산과정의 세부절차 단계들을 명확히 규정하여 형식화할 수 있다면 인간의 마음, 인지의 과정들을 컴퓨터에서와 같이 형식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2) 표상주의에 의하면 인간과 컴퓨터가 자극 정보를 기억에 저장한다는 것은 자극 자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극에 대한 표상 (representation) 을 저장하는 것이며, 마음과 컴퓨터 모두가 자극 정보를 내적 상징으로 변화시켜 기억에 보유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이들 표상간의 연관을 찾거나 새로운 관계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지에 대한 연구는 자극들이 어떻게 상징표상들로 전환되고 활용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전통적 인지주의에서 사용하는 '인지' 의 개념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의 한 부분인 사고능력만을 의미하는 그런 좁은 의미가 아니다. 또한 수동적 앎이 강조되는 상식적 의미의 '인식' 이라는 좁은 의미의 개념도 아니며, 상식적 의미의 지능 (intelligence) 이라는 개념도 넘어선다. 전통적으로 생각했던 바, 즉 '지식' 과 '의식적 지식' 을 동일시하고, 의식적 지식의 과정을 사고와 동일시하고, 사고를 인지 (또는 지) 와 동일시했던, 또한 행위와는 분리된 그런 제한된 의미의 인지가 아니다. 의식적, 하(무)의식적 '앎' 을 포괄하는, 그리고 지각, 기억, 느낌 등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앎의 과정' 이며, 주의라든가 운동기술 등을 계획, 조직, 제어하는 등의 '능동적' 활동 (activities) 의 측면들을 포괄하는 의미의 '인지', '지' 인 것이다.

인지와 정보처리에 대하여 이러한 기본적 개념들을 전제한다면, 이러한 입장에서 출발한 학문인 인지과학의 본질이 드러난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환경에서 자극을 입력받아 이에 대해 출력을 내놓는 체계에 (인간이건, 컴퓨터이건 간에) 대하여, 그러한 정보처리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 구현 수준 (physical level) 과, 이러한 자극이 정보로서 표상된 표상구조, 즉 지식수준 (knowledge level) 과, 이 둘을 연결하는 형식적 정보처리 수준 (formal information processes level) 의 세 수준 각각의 특성과 관계성을 분석하여 실제로 어떠한 내용 (의미) 정보가 어떠한 처리과정을 통해 처리 (생성, 저장, 해석, 변환, 활용) 되는가를 밝히는 다수준적, 학제적 과학이 필요하게 되는데, 인지과학이 바로 그러한 종합과학인 것이다. 마음의 각 설명 수준에서 적절한 설명을 도출하기 위하여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인공지능학, 언어학, 철학, 사회-문화과학 등이 학제적으로 종합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바로 인지과학인 것이다. 이러한 연관에서 인지과학은 낡은 학문 분류체계인 종래의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분류체계를 허무는, 어쩌면 이를 뛰어넘는 과학이 된다.

인지과학을 구성하는 핵심 학문의 하나로서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정보처리 체계로 간주하는 정보처리적 관점에서 인간의 내외적 정보의 처리과정과 지식 표상의 본질을 경험적으로 탐구하는 심리학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전의 행동주의자가 주장하듯이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행동이 심리학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이끌어내게 하는 심적 구조와 과정의 연구가 심리학의 본령이라고 본다. 따라서 인지심리학은 주의, 형태지각, 학습, 기억, 언어처리, 문제해결적 사고, 추리, 판단과 결정 등의 인지과정들을 중심으로 인간 마음의 과정적, 표상적 본질을 경험적 방법을 주로 사용하여 연구한다. 인지심리학의 방법론적 주요 가정의 하나는 '인지는 시간이다' 라는 것이다. 정보처리의 단계와 처리 특성들의 내용들이 정보처리 시간에 반영되기 때문에, 자극 제시에서부터 반응까지의 시간을 측정하여 이 반응시간의 특성으로부터 정보처리 과정의, 즉 인지의 특성을 추론한다. 따라서 인지심리학적 연구에서는 정보처리와 관련된 반응시간 (RT : reaction time) 이 주요 종속변수로 사용된다. 즉 정보처리 반응시간의 차이에 의해 인지의 기능적 요소들을 분해,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어떻게 마음이란 시스템이 이러저러한 특성을 가지게 되었는가 하는 물음을 분해 · 분석적 방법을 통해 접근하는 설명 전략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분해 · 분석적 설명전략은 인공지능학의 접근 전략과 부합되기 때문에, 1980 년대까지의 인지심리학은 인공지능학 연구와 연결되어 많은 경험적, 이론적 연구결과들을 산출해냈다. 그러나 인지심리학적 접근은 컴퓨터 유추적 기본가정에서부터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문제점에 대한 개념적 논의를 넘어선 경험적 자료에 바탕한 논의는 바로 인지과학과 인지심리학에서의 뇌연구, 뇌유추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이루어졌다.

2. 인지 신경심리학의 형성

20 세기 전반에 심리학의 이론적 틀을 장악하고 있던 행동주의에 대항하여 출발한 인지주의는 행동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외형적 행동과 단순한 '자극-반응' 연결의 강조 대신에 내적 · 고차원적 인지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인지의 신경생물적 기반의 중요성을 무시했다. 즉 신경생물적 기초 없이도 순수 인지과정을 이해 가능하다는 관점을 전개했던 것이다. 1950 년대 후반에서 1980 년대까지 이와 같이 인지주의가 신경과학을 무시하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그 하나는 그 당시의 신경과학적 연구 도구와 연구 물음이 인지과학, 특히 인지심리학적 연구와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분자수준과 생물적 구조 중심의, 그리고 감각-운동 기관 중심의 신경과학적 연구들은 고차 인지과정을 분석 · 설명하려는 인지주의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되는 연구로 비쳐졌다. 연구 물음의 이러한 편협성은 일편 당시 신경과학의 방법론적, 기법적 한계에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고차 인지과정을 연구하기에는 적절하고 세련된 방법론이 결여되어 있었던 것이다. 둘째 이유는 기능주의의 영향이다. 고전적 인지주의를 지배해온 심리철학적입장이 퍼트남 (Putnam)의 기능주의였는데기능주의에는 인간이나 컴퓨터 하드웨어의 세부가 어떠하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기능주의자들은 기능적 원리가 동일하면 그 기능을 구현하는 하드웨어적 특성의 고려 없이도 정보처리 체계의 특성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인공지능을 가능하게 하는 컴퓨터의 하드웨어나 자연적 인지를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인 두뇌의 특성이 인지 현상의 설명에 주요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1980 년대 이전의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은 상호작용이 없이 독립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경향이 1980 년대 중반에 이르러 변화하기 시작했다. 기능주의에 대한 반론과 도전이 시작되고, 인지 현상의 설명에서 뇌 연구의 중요성과 두 분야의 생산적 연결 가능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자각과 구체적 연구의 결과로, 넓게 보아서는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이 연결된 '인지신경과학 (congnitive neuroscience)' 이 형성되었고, 좁게 보아서는 심리학 내에서 인지심리학과 신경심리학, 생리심리학 연결된 인지신경심리학 (congnitive neuropsychology) 이라는 새 학문 분야가 형성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신경망적 접근, 병렬 분산처리적 접근이라고 부르는 신연결주의의 부상이다. 심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기본단위들이 뇌의 시냅스 같은 연결과 활성화 특성을 지닌다고 보는 신연결주의는 인지얼개 (congnitive architecture) 를 뇌 신경망 특성에 기초함으로써, 컴퓨터 유추적 접근이 지니는 제한점을 뇌 유추로 극복하려 한 것이며, 이것은 인지과학의 이론적 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신경과학적 연구가 도입될 수 있는 길을 인지과학 안에서 터놓은 것이다. 이러한 연결주의 모델의 왕성한 발전은 다른 한 면으로는 이러한 모델을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구현하여 검증 가능하다는데 있었다. 이러한 연결주의적 접근은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4)

인지과학 밖에서는 신경과학 자체의 변화가 있었다. 전통적인 분자 수준의 접근에서 탈피하여 뇌의 시스템 수준 중심으로 접근하는 시도들이 성공을 보였다. 기억체계와 시각체계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 시도들이 그 예이다. 이러한 시도들은 뇌의 서로 다른 영역 또는 신경전달 경로가 서로 다른 인지기능에 특성화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방법론적으로도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해부학적 기법에 추가하여 인지심리학에서 발전시킨 행동관찰법을 도입한 것이 변화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기억 등 인지기능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지심리학적 이론이 타당화되거나 수정될 수 있을 가능성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그동안의 정보 처리적 패러다임하에서 인지과학적 연구가 초기의 활발한 이론전개와 경험적 자료의 축적에서 어떤 한계에 도달했음을 자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결주의 모델이나 신경과학의 경험적 자료들은 전통적 인지실험보다 신경적 방법이 더 많은, 그리고 더 좋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인식을 생기게 했다. 이는 인지 현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하나의 틀로 분석해갈 수 있으리라는 시사를 준 것이다.

심리학 내에서의 한 변화는 그동안 독립적으로 진행되던 인지심리학과 임상 신경심리학 연구의 상호작용에 대한 변화이다. 임상 신경심리학이 과거에 많은 연구를 해왔으나, 이것은 주로 이상인의 심적 기능의 특성에 관한 연구였지, 정상인의 정상적 심적 기능과 뇌 구조 / 과정사이의 연결에 대한 잘 정리된 세분화된 모델이 없었다. 그런데 정보처리적 틀의 인지심리학적 대두와 이의 이론적 · 경험적 발전은 인지심리학의 이론적 모델들을 정상적 인지기능에 대한 임상신경적 모델로서 도입하여 검증할 수 있는 개념적 틀을 제공했으며, 또한 인지심리학의 반응시간 기법 등은 정상 인지과정 모델을 신경학에서 검증하는 방법을 제공했다. 즉 그동안 뇌손상 환자들의 심적 기능의 이상을 관찰하면서도 그를 포괄적으로 분해 · 분석적으로 개념화할 수 있는 이론적 개념이나 이론적 모델이 부족했던 임상신경심리학자들에게 현상을 더 정교하게 개념화, 분해, 검증, 설명할 수 있는 세련된 이론적 언어와 모델, 부가적 방법이 제공된 것이다. 인지심리학과 신경심리학의 이러한 연결을 통해 뇌의 손상 특수 영역과 특수 인지기능의 연결 확인 작업이 활발해진 것이다. 물론 역으로 인지심리학자들은 장 / 단기 기억체계 특성이라든가 암묵적 기억특성과 같은 인지심리학적 이론에 대한 보다 신뢰성이 높은 경험적 검증을 받는 한 방편으로 신경심리학과의 연계를 능동적으로 모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는 동물실험에서 사용하던 신경화학적 방법을 인간의 고등 인지기능 연구에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었던 것도 한 요인이 되었다. 동물에게 적용했던 단일세포 기록방법을 인간에게 적용하면서, 인간의 상이한 인지기능에 참여하는 신경회로와 구조에 대한 정보와 그러한 기능 구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영향보다도 더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을 사상 관련전위 (ERP) 기법, 뇌영상화 기법 등의 발전 영향이다. 이러한 연구기법의 기본 방법들은 이전에도 알려져 있었고 사용되었으나 최근에 컴퓨터와 조합 · 연결됨으로써 기법의 폭발적 발전을 가져와 연구자들이 방대한 양의 자료를 기록, 조합 가능하게 했고, 이전에는 대개 획득 불가능했던 유형의 뇌의 공간 및 시간적 측면의 자료들을 습득, 처리 가능하게 했다. 일반적으로 단일한 방법보다도 여러 연구방법들의 결과가 수렴되는 것에 더 신뢰를 두는 자연과학자로서의 신경과학자들의 경향성에 부합되었다고도 하겠다. 특히 뇌영상화법의 영향이 컸다. 이 책의 이경민 교수의 글에서 자세히 언급된 바와 같은 배경에서 발전된 뇌영상화 기법들은 뇌의 여러 기능 영역들에서 특정 인지기능을 수행할 때 관여하여 활성화되는 수준을 계측할 수 있게 했다. 즉 특정 영역 세포나 영역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체계가 어떠한 인지기능 관련 정보처리를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를 파악 가능하게 된 것이다. 뇌의 상이한 영역이 인지기능 수행에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다른 정보처리를 함을 드러내게 한 것이다. 뇌의 구조적 변화 파악에 국한되었던 초기 뇌영상화 기법이 개선되어 후에 개발된 PET, FMRI 등은 뇌의 기능까지도 공간적 · 시간적으로 영상화를 가능하게 했고, 개선된 ERP기법이 시간적 해상도를 보완해줌에 따라 뇌기능에 대한 시공간적 특성 파악 방법은 큰 진척을 보게 되었다. 이러한 영상화 방법은 정산인과 뇌손상자의 인지과제 수행 상황의 세부를 포착하며, 인지신경 모델의 검증을 세련화했다.

이러한 변화의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심리학자들로는 포스너 (M. Posner), 가자니가(M. Gazzaniga)5) 같은 인지심리학자를 들 수 있다.특히 포스너는 반응시간법, 즉 심리시간계측법 (mentalchronometry) 을 정교화하고6) 이를 적용하여 주의과정 등을 연구해오던 중, 신경과학적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심리시간계측법과 ERP, PET와 같은 신경과학 방법을 연계하여 인지과정을 분석하는 연구를 시도했다. 단순히 인지적 과정의 시간적 경과 파악 중심의 연구를 뇌인지기능의 공간적 파악 연구로 전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형성될 인지 신경심리학을 요약하여 표현하자면, 인지심리학의 행동적 연구방법과 신경과학의 기능적 방법을 조합하여, 특정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뇌영역과 신경적 과정을 확인함으로써, 독자적으로 인지정보처리 체계의 하위 처리구조와 처리과정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제시 · 검증하며 또한 인지심리학에서 일차적으로 제시한 이론, 모형, 모수치, 개념들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세련화하는 작업을 한다고 하겠다.

3. 인지 신경심리학의 연구 예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한 인지 신경심리학의 주요 연구주제는 뇌의 해부학적 구조의 탐색이 아니라, 뇌의 각 부분이 어떠한 기능적 전문화와 기능적 조직화를 이루고 있는가 하는 뇌기능 지도의 탐색이다. 따라서 좌우 뇌반구의 기능 분화와 통합의 기전이 연구되고, 지각적 특징의 탐지와 지각적 형태 재인의 신경기전, 운동행동의 조직과 분화 및 통제의 기정, 학습의 생화학적 변화 기전과 학습에 의한 신경적 가고성 (plasticity) 의 기전, 기억의 소재와 표상형성 및 이상 기억의 기전, 주의와 의식의 신경적 기전, 그리고 언어, 사고, 정서, 등의 신경적 ·기능적 구조와 기전 등이 주요 연구주제가 된다. 물론 정산인과 뇌 손상환자의 인지신경적 특성이 모두 연구된다. 이 외에도 신경계의 진화와 인지의 진화관계에 대한 연구와 계산신경과학 (computational neuroscience) 연구도 진행된다. 후자는 인지심리학에서 인지과정에 계산적 모델을 적용하여 시뮬레이션하던 방법과 마찬가지의 방법을 신경체계 과정에서 적용하여 계산적 모델을 구성하는 접근이다. 특정 신경처리 과정에 대한 연결주의 모델과 같은 인공모델의 구성이 그 한 예이다.

지난 20 여 년간의 연구결과들의 전범위를 열거하고 그 내용과 그 의의를 모두 논한다는 것은 본 논문의 범위를 벗어난다. 이 글에서는 그동안에 추적된 연구들 중에서 인지심리학과 상호작용이 두드러진 연구결과 일부를 중심으로 그 내용과 의의를 기술해보겠다. 먼저 그동안의 인지 신경심리적 연구에서 중요한 업적으로 인정되는 것들을 필자의 주관적 기준에 의해 열거한다면 다음과 같다.7)

첫째는 좌우 뇌의 일반적 특성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재개념화이다. 이에 대하여는 후에 부연하겠다.

다음은 시지각 연구분야에서 형태인식 (재인) 에서의 인지심리학적 · 계산적 모델의 신경학적 검증, 부분과 전체 정보처리의 상호의존성의 신경학적 이해, 감각기관에는 이상이 없는데도 대상 인식에 실패하는 실인증 (agnosia) 의 다양성과 정보처리적 특성의 이해, 얼굴 인식 정보처리 메커니즘의 독특한 지위확인 등이다.

주의 분야에서는 선택적 주의가 뇌의 어떤 구조에서 일어나며, 언제 선택이 일어나는가의 이해, 공간위치 정보 중심주의와 대상정체 중심주의 분할 / 공조 메커니즘의 이해, 주의를 주고 떼는 (engage-disengage) 과정과 관련 신경구조의 확인, 손상 뇌의 대칭 시야 자극 및 특정 범주 자극에 대한 무시 (hemineglect) 현상의 이해 등이다.

언어 분야에서는 실어증의 다양한 유형의 발견에 초점을 두었던 신경학적 연구와 실어증의 특정 언어과정의 손실 측면을 강조한 인지심리 모델 사이의 통합 시도, 언어를 주로 담당하는 좌뇌 내의 앞-뒤 부분간의 차이 규명, 시각적 어휘 자극에서부터 기억 내 의미표상에 접근하는 신경적 통로 분할 / 공조의 이해, 우뇌의 화용론적 정보처리 역할의 중요성 이해 등이다.

기억 분야에서는 기억상실증에 대한 신경과학-인지심리학 통합 모델의 구성, 단일 체계가 아닌 다원적 체계로서의 기억 모델에 대한 인지심리학적-신경과학적 통합적 모형의 발전, 이와 관련하여 암묵적 (implicit) 기억 체계 특성의 이해 및 이것의 의식학적 주의, 학습과 관련성 이해 및 절차적 (procedural) 기억과 서술적 (declarative) 기억 구분과의 연관성 이해, 해마가 장기기억 저장고가 아닐 가능성의 확인과 이것이 분산표상 모델에 주는 의의 이해. 작업기억의 하위체계 구분과 기전 이해 등이다.

행위를 계획, 집행하는 집행기능 (executive function) 연구 분야에서는 전두엽의 손상과 관련하여 소위 '자유의지' 와 관련된 인지기능에서의 자발성, 반복-집착성, 주의 및 마음 갖춤새를 바꾸거나 적응전략을 모니터링 · 수정하는 등의 인지기능의 신경적 · 정보처리적 특성들이 밝혀지고 있다.

정서에 관한 신경심리적 연구는 컴퓨터 유추 모델을 채택하며 정서를 연구주제에서 거의 배제했던 인지심리학에 정서 연구를 부활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뇌피질과 피질하 구조 사이의 일반적 정서 경험 및 정서적 의사소통 처리 대 긴급 정서반응 처리의 분담, 정서 의사소통에서의 얼굴 표정 표현 / 이해의 중요성과 우뇌의 이 기능 담당 특성 규명, 부정적 및 긍정적 기분 상태와 좌우뇌 기능의 분담 / 공조 및 좌우뇌 전후 영역의 기능 분할 탐색 연구등이다. 정서에 대한 이러한 연구들은 인지심리학으로 하여금 이러한 연구결과와 기존의 동기-정서심리학에서 제기된 개념과 이론을 통합하여 새로운 이론적 모형을 형성하게끔 촉진하고 있다.

사고와 관련해서는 인지 신경과학적 연구는 괄목할 만한 어떤 자료나 이론을 내놓고 있지 못한다. 일반적 좌우뇌 기능의 차이, 주의, 작업기억, 언어이해 등과 관련하여 사고의 신경학적 기초가 연구되고 있으나 인지심리학에서 도입하여 사고이론 구성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만한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대체로 논리적 추리는 좌뇌에서 우수하나 암묵적 추론, 화용론적 추론, 담화의 의미 추론 등은 우뇌가 더 우월한 것 같다는 정도이다. 뇌 손상자의 경우 특정범주 대상을 인식, 기억 못하는 현상이 발견되었지만 이것이 사고과정과 연결된 이론적 모델로 발전되지는 못했다.

1. 시지각 과정에 대한 계산모델의 검증과 보완

인지심리학과 인공지능학을 연결하는 접점에서 가장 세련된 '계산적 시각 이론' 을 제시한 것이 마 (D. Marr)이다.8) 마는 신경생리학, 형태심리학, 생태학적 광학 등의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입력된 시각 자극이 잇달은 단계적 정보처리 계산과정에 의해 분석되어 대상에 대한 점진적 스케치 (표상) 들이 형성되는 과정과 이를 도출, 활용하는 구체적 실행 알고리듬을 기술한 인지심리학적 계산이론을 제시했다. 그에 의하면 입력 자극의 단계적 표상 (스케치) 들은 크게 나누어 먼저 빛의 밝기와 경계선 등 지엽적 지각 특질 중심의 조야한 초벌 스케치로, 다음에 보는 사람 관점 중심의 표상인 2-1/2 차원 스케치,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의 방향에 관계없는 대상 중심의 항상성 있는 표상인 3-차원 스케치로 점진적으로 세련화된다. 시지각 과정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 마의 이론의 타당성과 보완 필요성이 제시되었다. 예를 들어 통각실인증 (apperceptive agnosia) 환자의 경우에 지각적 유사성에 의해 대상자극들을 범주화할 수 있으나. 비전형적 위치에서 본 모양이나 대상의 두드러진 특질이 극소화된 모양의 대상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이는 초벌 스케치는 가능하나 대상의 기본 축 도출과 3-차원 스케치 도출의 실패로 해석되어 마의 이론을 지지해준다. 대상을 전혀 또는 거의 인식 못하거나 지엽적 특질 중심으로 그룹짓기를 못하는 통각적 실인증 환자의 경우도 초벌 스케치를 도출해내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마의 계산이론을 지지해준다.

한편 마의 이론에 맞지 않는 신경학적 결과도 나타났다. 마의 이론은 기본적으로 '상향적 (bottom-up )', 자료주도적 처리 입장이었다. 지엽적 시각 자극특질 (명암 등) 의 파악에서부터 점진적으로 대상의 전체 모양을 형성해 올라가는 정보처리의 입장이다. 그러나 신경과학적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이러한 지엽적 정보처리 (local processing)가 먼저 일어나는 것이 아닌, 전체적 정보처리 (global processing)의 선행 현상이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마의 상향적 정보처리 계산 모형의 한계와 그동안에 진행되었던 'bottom-up ' 순서와 'top-down' 순서 처리의 어느 것이 선행되느냐의 논쟁이 의미가 없음을 드러내준 것이다. 왜냐하면 시각에서 지엽적 부분정보처리 담당 뇌신경구조와 전체 정보처리 담당 뇌신경구조가 서로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로버트슨 (L. Robertson)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뇌는 형태의 전체적 분석 중심의, 좌뇌는 지엽적 특성 분석 중심의 처리를 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복측 (ventral)시각체계의 일부인 우측 측두엽의 손상은 대상의 전체적 모양 지각의 이상을 가져오는 것이 전자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서전트 (Sergent) 등의 모델에 의하며, 우뇌는 저공간빈도 정보처리를 , 좌뇌는 고공간빈도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것 같다. 저공간빈도 자료는 거친 윤곽선적 정보와 관련 있는 것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은 인간이 시각 정보처리시에 부분 정보를 먼저 처리하고 그 결과들을 조합하여 전체적 패턴을 도출하는 순서의 정보처리를 하기보다는 지엽적 부분 정보처리와, 전체적 정보처리가 양쪽 뇌에서 서로 다른 측면에 초점을 두어 동시에 병렬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시사하며, 이러한 측면을 보완한 인지심리 이론의 형성을 촉진시켰다.

2. 주의과정에 대한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적 접근의 상호작용

인지심리학자들은 주의과정에서 정보처리를 행동적으로 측정하는 여러 유형의 실험과제들을 사용하여 선택적 주의, 분리주의 및 경계주의의 특성들을 규명해왔다. 한편 주의의 신경심리적 모델을 발전시키는 인지 신경심리학자들은 뇌손상 환자들에게 인지심리학자들이 개발한 과제를 사용하여 특정 주의과정의 신경구조 및 과정적 근거를 찾아냈다.

주의 연구의 대표적 심리학자인 포스너는 전통적 인지심리학자에서 인지 신경심리학자로 전환한 대표적 심리학자로서, 인지행동적 연구를 위한 실험과제를 개발했으며, 신경학적 연구결과에 바탕한 주의 이론을 제시하고, 이를 또한 인지행동적 측면과 신경학적 측면을 연결하여 검증했다. 그의 인지심리 이론에 의하면 주의에는 정향주의 (orienting attention-특정 위치에 주의하는) 체계와 집행주의 (executive attention-심리과정들의 진행을 제어하는) 체계가 있다. 정향주의 체계의 경우, 사람이 대상에 주의를 주게 되면 주의는 그 표적이 있는 위치에 몰입 (engage) 된다. 그러나 표적이 다른 위치에 나타날 경우, 이미 주의가 가 있는 위치에서 떨어져나온 (disengage) 다음, 새로운 위치로 주의를 이동해야 (shift) 한다.

포스너 등은 이러한 이론을 정상인을 중심으로 검증한 후에 뇌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했다. 우뇌 두정엽 손상자들은 왼쪽 시야에 제시된 물체들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즉 무시하는 (hemineglect) 경향을 보임을 발견했다. 이전 위치의 대상에서부터 주의를 떼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무시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또한 중뇌의 상구가 손상된 환자들은 이미 주의를 준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주의를 이동시키는 과정이 크게 장애를 보였다. 시상의 시상침이 손상된 환자들은 손상된 부위의 반대편에 타당한 표적이 제시되었을 때 매우 느린 탐지반응시간을 보였다. 이 결과는 주의를 몰입시킴에 있어 장애를 겪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의해 인지심리학자 포스너 등은 자신의 인지이론이 지지되었다고 보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주의과정에서 정향망은 두정엽, 상구체, 시상이 관여하며 눈동자를 움직인다거나 머리를 움직인다거나 하는 외현적 주의과정과 눈동자를 움직이기 전에 일어나는 내현적 주의과정에 관여하여 공간적 주의 기능을 수행한다. 두정엽은 주의를 떼는 (disengage) 과정과, 시상은 공간적 대상에 대한 주의를 증대시키는 과정과 관련있다고 본다. 중뇌의 상구체는 안구운동과 내현적 주의에 관여한다. 상구체가 손상되면 주의이동과 안구 움직임의 장애를 보인다. 시상, 특히 시상침 영역은 새로운 정보나 유관정보에 대하여 이를 더 깊이 정보처리하기 위하여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한편 집행망은 전두엽, 특히 전대상회 (anterior cingurate gyrus) 에 해당하는데, 이는 목표 사건 탐지와 관련된 주의 통제를 담당한다. 새 위치로 주의가 일단 옮겨지고 자극대상이 시각뇌에 전달된 후 집행망이 작동하여 대상을 의식의 초점으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자극에 대하여 주의를 돌리면 그 자극에 대한 감각적 활동이 향상된다는 결과도 ERP 연구에서 얻어졌다.

이와 같은 포스너 그룹의 연구는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이 어떻게 상호 공조하여 보다 경험적으로 타당하고 좋은 이론과 설명을 도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인지행동적 주의 연구가 시간차원상에서 정보처리의 단계를 주로 밝혀내는 반면, 인지신경과학적 주의 연구는 공간차원에서 정보처리의 해부학적 구현을 밝혀낸다. 따라서 전통적 인지심리학과 인지신경심리학의 두 접근은 서로의 제약이나 한계를 보완하여, 주의 연구에서 방법론적, 이론적 돌파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9)

3. 기억 : 다원체계 이론의 형성과 검증

기억 연구에서 인지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의 상호작용 관계는 한쪽에서 어떤 자료나 이론을 내놓으면 다른 쪽에서 그것을 보다 세련되게 이론화하거나 더 정교한 자료를 획득하고, 이를 다른 쪽에서 다시 그렇게 하는 끊임없이 활발한 되먹임 (feedback) 사슬로 이어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억상실증 환자들에게서 드러나는 여러 가지 기억 현상 자료들을 축적하긴 했으나 이에 대한 정교한 인지이론 체계 (예 : 정보처리이론) 가 없던 신경과학자들에게서, 인지심리학자들은 그들의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일차적으로 이론을 세우고, 실험적 자료를 획득하여 기억체계의 구조와 과정에 대한 정보처리적 개념과 이론을 확장하여 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경과학자들은 인지심리학의 방법론을 신경적 방법론에 추가했고, 동물이나 인간에게서 인지심리학자들의 기억 정보처리 과정적 또는 구조적 개념에 상응하는 기억 관련 뇌신경 부위와 과정을 탐색하며, 인지심리학 이론의 타당성을 검증하며, 동시에 신경과학이론적 규명을 발전 시켜왔다. 그 결과를 다시 인지심리학자들이 도입하여 신경구조와 신경기전에 바탕을 둔 기억체계 이론을 발전 시켜온 것이며, 지금 현 시점에서는 인지 신경심리학의 발전과 더불어 이제는 많은 경우에 인지심리학자, 신경과학자의 구분이 부적절한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끊임없는 상호작용에 의해 얻어진 연구 결과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기억이라는 인지기능이 단일과정, 단일체계가 아니라 여러 하위 기억체계들의 복합이라는 것이다. 인지심리학자들은 동물 기억 및 뇌 손상자 기억에 대한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서 착상하여 기억의 지속시간을 중심으로 기억을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으로 구분하고, 이후 심적 처리과정의 집행을 관리하는 작업 (working) 기억을 추가하고, 기억의 경험적 특성을 중심으로 일화 (episodic) 기억과 일반의미 (semantic) 기억을 구분하고, 다시 내용 중심으로 서술 (declarative <what>)기억과 절차 (procedural <how>) 기억 체계를 구분하고, 다시 의식되는가 여부를 중심으로 외현 (explicit) 기억과 암묵 (implicit) 기억을 구분했다.10) 이러한 구분 후에 정상인의 인지행동적 관찰을 통해 가 기억체계의 특성에 대한 개념적 모델을 제시하면, 신경과학자들은 이러한 개념적 모델을 검증하여 확인, 또는 반증, 수정, 확대해야 할 신경학적 증거를 제시하여 주었다. 기억체계에 대한 최근의 이론모델은 두 영역의 학자들이 공동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상호작용에서 인지심리학이 신경과학에 제공한 바는 이론적, 개념적 틀과 점화기법 (priming methods) 같은 행동연구기법이었다고 하겠다. 특히 점화기법은 수많은 인지신경과학적 연구에서 뇌 부위간의 미세한 기능의 차이를 발견해내는데 중요한 방법으로 기여하고 있다.

인지심리학 내의 오랜 논쟁거리를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을 통해서 어느정도 마무리지은 주제 중의 하나는 심상 (imagery) 표상의 본질 문제였다. 디지털 컴퓨터에서 그림이 그림 (아날로그) 으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좌표 상에서의 1 또는 0 의 값으로 저장되듯이, 인간의 심상 표상도 아날로그가 아닌 명제적 (propositional) 표상으로 저장되는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은 1970 년대 초 이래 심리학 내에서, 그리고 인지과학에서 철학자들까지 가세하여 계속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인지신경심리적 연구에서 우리가 대상을 눈으로 직접 응시할 때나 머리 속으로 심상을 떠올릴 때 관여하는 뇌의 부위가 동일하다는 연구결과는 명제적 표상 입장이 부적합함을 보여주며 논쟁을 잠재우고 있다.

기억과 관련하여 인지심리학자와 신경과학자 사이의 다소 강조의 차이가 있었던 주제는 장기기억의 저장장소였다. 신경과학자들에게는 장기기억이 어디에 저장되느냐 기억 연구에서 가장 큰 연구문제의 하나였고, 얼마전까지도 해마 (hippocampus) 를 장기기억 저장소로 간주해왔다. 그동안 인지심리학자들은 마치 뇌 내에 기억저장고의 부위가 어디이냐는 인지심리학 이론에 별 관련이 없는 듯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기억저장소 부위에 관계없이 기억의 인지심리이론을 전개할 수 있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해, 해마가 기억의 저장소가 아니라 피치질 영역임이 드러나고, 서술기억은 해마의 참여에 의해 여러 신피질 영역에 저장되며, 하나의 사건이나 장면의 여러 의미적 · 지각적 요소들은 그것을 담당하는 다른 피질 처리부분에 저장되기에 피질 전반에 분산 저장되는 반면, 절차기억은 해마와 관련이 없고, 특정 행위를 수행하는데 관여되었던 특정 피질처리체계에 저장된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인지심리학자들은 이제 그들의 기억 이론의 구성에서 기억저장고에 관한 신경학적 이론을 참고하여 이론을 재구성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엇다. 적어도 분산표상 연결주의적, 자극 속성의 벡터적 계산모형의 타당성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게 되었다.

4. 뇌 좌우반구 기능 특성의 재개념화

스페리 (R. Sperry) 등의 연구 이래, 좌우뇌 기능 차이의 연구는 초기에는 좌우뇌가 각각 어떤 (what) 다른질의 정보를 담당하는가를 밝히는데 초점이 주어졌었다. 이러한 연구들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의 초점은 그보다는 좌우뇌가 정보를 어떻게 (how) 달리 처리하는가를 밝히는데 더 초점이 모아지고 있으며, 한쪽 뇌에서 특정 기능이 있는데 다른 쪽 뇌에는 없다는 점의 강조보다는 한 인지기능 (예 : 언어이해) 의 여러 측면, 여러 정보처리 양식을 좌우뇌가 어떻게 분담하여 상호 보완하는가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잇다. 예를 들어 시각적 처리에서, 위계적으로 조직된 그림자극 (예 : 작은 원들의 연결이 만들어낸 큰 삼각형) 을 제시한 결과, 좌뇌는 시간적 관계성에 강조를 두고, 단편적 · 분석적으로 처리하며, 세부 측면에 강조를 두어 처리하는 반면, 우뇌는 공간적 관계에 특별한 강조가 주어지며 형태적 · 총체적으로 처리하진 못하지만 부분적 정보처리에는 이상이 없고, 좌측뇌 손상환자들은 전체적 형태처리에는 이상이 없으나 부분적 정보처리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좌우뇌가 시지각 정보를 처리함에서 달리 작용함을 보여준다숲과 나무의 관계에서 우뇌는 '숲' 중심으로, 좌뇌는 '나무' 중심으로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좌뇌는 선형적으로 (linear) 처리하나. 우뇌는 전체 모양 (configuration) 중심을 처리한다든지, 우뇌는 새 정보처리에, 좌뇌는 친숙한 정보처리에 더 잘 반응한다든지, 우뇌가 복잡한 정보를 더 잘 통합하며, 언어처리에 있어서 언어표현의 억양과 운율에 더 민감하고, 맥락과 정서적 적절성 중심의 화용적 처리를 한다는 등, 그리고 공간정보 처리를 우뇌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좌뇌도 담당하는데, 좌뇌는 두 점 사이의 범주적 관계 (위, 아래, 좌, 우 등의 관계) 결정을 담당하고 우뇌는 두 점 사이의 좌표적 (거리) 공간관계 중심으로 처리한다는 것 등은 모두 '어떻게' 처리하느냐에서의 차이와 하나의 인지과제 수행에서 좌우뇌 공조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이러한 좌우의 차이가 절대적이고 불변적이 아니라 과제의 성질, 피험자들의 경험, 기존의 전략 등의 여러 변인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음도 보고되고 있다.

4. 맺는 말 :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의 실과 허
1) 실

1. '두뇌는 마음과 인지를 어떻게 가능하게 하는가?' 하는 물음을 갖고 출발한 인지신경과학적 연구는 많은 것을 제공했다. 심신관계론에 대한 심리철학적 이론이 보다 견고한 신경적 자료와 개념 위에서 재구성되었고, 인지심리학이론의 정보처리 하위구조의 실재성과 처리 (계산) 과정의 타당성을 확인하게 했고, 인공지능학의 계산모델의 구현 가능성을 검증하게 했고, 인공지능학의 계산모델의 구현 가능성을 검증하게 댔고, 인기심리학과 인공지능학에 병행분산처리의 신연결주의를 제공했고, 또한 계산신경과학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기존의 성과를 넘어서서 인지신경과학이 앞으로도 계속 좋은 연구결과를 내어놓을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뇌-인지기능 연구에서 다양한 학제적 협동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는 것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신경과학을 중심으로 한 인지심리학, 인공지능학, 컴퓨터공학, 심리약학, 유전학 등의 여러 학문 영역간의 공동전선적 · 통합적 분석-설명 접근의 노력은 뇌영상화 방법과 같은 민감한 연구방법을 계속적이고 빠르게 개선시키며, 현상에 대한 보다 적절한 개념화 및 이론화의 정교화 작업이 빠른 속도로 높은 수준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을 낳는 것이다.

2. 인지산경과학에 부정적인 사람은 인지신경과학이 전통적 심리학의 행동과학적 실험법 및 인지심리학의 반응시간 기법 중심의 방법론과 신경과학의 방법론을 단순히 조합하여 이루어진 것에 지나지 않다고 비판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인지신경과학 나름대로 방법론의 수준을 넘어서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인지신경과학이 단일 설명수준에 머물렀던 인지심리학이나 신경과학과는 달리 단일 설명수준에 집착하지 않고 생리적, 기능적 개념을 조합하여 설명 모델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즉 다원적 분석-설명 접근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잡한 현상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은 보다 성숙한 학문일수록 다원적 분석-접근을 취한다는 명제를 우리가 받아들인다면, 신경적 인지과학은 단일 설명수준적 접근보다 설명적 차원에서 진일보 성숙한 과학이라고 하겠다.

3. 인지의 신경과학적 접근은 인간의 마음이 두뇌에 의해 가능해지니까 두뇌를 통해 접근 설명해야 한다는 원론적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좋은 탐구전략이다. 전통적 정보처리 패러다임의 인지주의는 입력자극과 그에 대한 출력반응 사이에 개재하는 마음을 하나의 능동적 처리 상자로 보고, 이상자 내에서 이루어지는 계산과정, 즉 정보처리 과정들을 추정하여 마음을 설명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자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계산적 연결의 유형 집합은 거의 무한하다. 만일 인지심리학이 신경과학적 연구에 바탕하지 않고 이 계산적 연결과정을 이론화한다면 추론된 처리과정이 틀릴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신경과학적 자료에 근거하여, 즉 뇌의 구조적 · 기능적 특성에 근거하여 이들이 제시하는 제약 범위 내에서 내적 과정을 추론, 모델링한다면 그 추론 집합의 범위는 상당히 줄어들어 보다 타당한 추론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더구나 신경적 자료는 계산 유형 후보 집합에 단순한 제약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무엇이 진행되며 어떠한 계산이 이루어질지에 대하여 상당히 좋은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신경과학적 접근의 또 다른 이점은 인지심리학적 · 설명적 접근의 단점의 뒷면이기도 하다. 심적 과정인 인지의 여러 수준에서는 실제적으로 작동하는 기능적 범주가 무엇인지, 범주간 경계가 어디인지가 구명 안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 보다 구체적이며 하위수준인 뇌수준에서 신경적 기능이론이 제시된다면, 상위의 인지 수준에서 기능의 범주와 조직화를 발견하기 쉽게 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인지과정에 대한 이론을 구성함에 있어서 신경적 연죽에 바탕을 둔다는 것은 실용적으로도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2) 허

그러나 이렇게 접근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 인지현상을 신경 수준으로 환원하여 그 바탕으로 이론을 구성한다 하여 마음의 모든 현상을 신경생리학적 · 신경생화학적 사건으로 환원시켜 설명할 수 있으며, 인지심리학 · 철학 · 인공지능학 등이 없이도 신경과학이 독자적으로 충분히 마음을 설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아닌 이유와 인지신경 과학적 접근의 그늘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심리학에서의 연구전략에 대한 철학자 쿠민스 (R. Cummins) 의 다음과 같은 진술은 사람의 인지적인 활동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에도 그대로 해당된다. "어떤 시스템 S가 P라는 속성 (property) 혹은 능력 (capacity) 을 어떻게 가지게 되는가를 설명하려는 분석은 S의 구성요소들의 속성과 그들의 조직된 형태에 의해 이루어진다."11) 다만, 인지심리학에서의 연구가 인지의 하위 체계들을 개개의 과정이나 기능에 따라 개별화하는 반면에, 신경과학에서의 연구는 그에 덧붙여 물리적으로 규정된 단위 (예를 들어 해부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신경회로와 같은)를 경계로 하위체계를 개별화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두 분석 수준간에 원활한 연결이 없다면, 신경과학은 '두뇌를 비롯한 신경계에 대한 과학' 일 수는 있지만, '마음에 대한 과학' 에 참여하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신경과학이 신경계에 대한 연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 연구를 통한 마음에 대한 탐구로서 자리매김을 하자면 부딪히게 되어 있는 첫 번째 어려움이 이곳에 있다. 이 어려움은 두 분석 수준간에 원리적으로 다음과 같은 어긋남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① 인지심리학적 연구에서와 같은 기능분석 (functional analysis) 을 통해 얻어진 기능적으로 규정된 구성요소가 신경과학에서의 구조분석 (structure analysis) 을 통해 얻어진 해부학적으로 규정된 구성요소와 일 대 일로 대응되리라는 법은 없고 (하나의 기능적인 구성요소가 다양한 물리적 구성요소들에 걸쳐서 나타나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② 하나의 단일한 물리적인 구성요소가 하나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12)

인지적인 능력이나 속성 C를 측정하면서, 이와 함께 그 능력과 동시에 발생하는 두뇌의 처리과정 B를 포착하고, B라는 두뇌의 처리과정이 C라는 인지적인 능력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임으로써-혹은 어떤 두뇌영역의 손상이나 부재를 경험적인 증거를 삼아 다음과 같은 추론이 빚어지기도 한다 : 특정한 두뇌영역 A는 어떤 능력 C의 중추이다. 왜냐하면 ① Y 환자에 있어 A 영역이 손상되었고, ② Y 환자는 C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론 또한 기본적으로 상관관계에 의존하고 있다는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 경우를 앞의 추론방식과 구별해서 '손상으로부터의 추론' 이라고 부를 수 있다.-어떤 능력 C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려는 것이 신경과학 연구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는 추론의 줄기이다. 과학적 탐구에서 그 지위가 다소 허약하다고 할 수 있는 상관관계를 통해 설명을 제공하려 한다는 점을 문제삼지 않더라도 (이는 아래에 다시 이야기된다), 신경과학 연구는 C라는 인지적인 능력에 대한 상세한 기술과 함께, 그 능력을 검출해낼 수 있는 방법을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인지적인 능력이나 속성은 '직접' 그 모습을 드러낼 수가 없다. 바로 이러한 연구대상의 특수성과 싸워온 학문이 심리학이라면, 신경과학 연구는 '마음에 대한 과학' 이기 위해 ('신경계에 대한 과학' 만이 아니라) 심리학의 연구결과에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이와 거울상으로 심리학자들 또한 당연히 신경과학자들과 비슷하게 어느 정도 강제적인 연구상의 요구를 갖게 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놓인 자리가 결국 두뇌가면, 그것과 무관한 심리학이론이란 마음에 대한 과학적 이론이 충족시켜야 할 필수적인 제약조건 하나를 그냥 무시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러한 상호의존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주제가 바로 '의식' 에 대한 연구이다신경과학자들은 소위 NCC (neural correlates of consciousness) 를 찾아내려고 매진하고 있다주로 시간과 피질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이 연구들은 '의식' 에 대해 저마다의, 측정방식을 가지고, 그것과 공변하는 두뇌의 처리과정을 밝혀내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많은 연구들은 좀 과장을 보태자면, 각자 다른방식으로 의식을 말하고 다른 방식으로 의식을 포착한다. 이러한 혼란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의식' 에 대한 개념적인 분석과 함께 의식현상에대한 인지심리학적인 연구결과가 동원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개념적인 분석에서의 오류와 인지심리학적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이 드러날 가능성도 열려 있음은 물론이다.

신경과학적 분해 · 분석적 접근의 다른 가능한 하나의 문제점으로 다음을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복잡한 상위구조를 하위요소 기전으로 분해하는 접근은 주로 선형적 분해로 진행되지만 상하위 신경적 구조와 기전의 관계에 대한 본질은 실제는 선형적 구조가 아닐 수 있다. 한 기능이 여러 부위에 분산되어 있는 경우에는 상위구조를 선형적으로 분해해도 그 구성요소 기전을 파악할 수 없을 수 있다. 더구나 뇌의 다원적 연결구조에서는 특정부위에 대해 간접적 증거만 가능한 경우도 잇기에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2. '마음에 대한 과학' 으로서 신경과학이 맞닥뜨리게 되는 두 번째이자 보다 근본적인 어려움은 어떤 두뇌의 처리과정이나 영역과 이러저러한 인지적인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해서 마음에 대한 설명을 주곤 하는 신경과학 연구의 추론방식에 자리잡고 있다. 어떤 시스템을 하위 시스템으로 분석하는 것은 그러한 하위 시스템들이 전체 시스템의 행동을 인과적으로 야기하기 위해 움직이고 상호작용한다는 가정에 기반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신경과학적인 연구의 경우 실질적인 탐색의 대상은 대개 인과관계라고 하기보다는 상관관계인 경우가 많다. 이는 마음-몸 문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설명적인 틈 (explanatory gap) 이다. 결국 신경과학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이러저러한 두뇌상태가 이러저러한 마음상태와 신뢰할 정도로 상관되어 있다는 것뿐이지만, 그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앞서 말한 가정에 기반해서 자신들 분석의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는 인과적인 설명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러한 설명전략이 어떻게 옹호될 수 있을지는 아직 철학적으로 많은 논란을 빚고 있다. 이는 신경과학을 통해 전형적으로 드러나는, 하지만 마음에 대한 과학적 연구라면 어떤 것이든 피해가기 힘든 난제라고 할 수 있다.

3. 다음은 마음의 본질과 마음 내용의 의미와 관련된 어려움이다. 신경과학적 연구가 지각, 기억, 언어, 사고 등과 연관된 신경구조와 기전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러한 인지적 활동 자체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이론과 개념적 틀이 있어야 한다. 이는 학문의 본질상 신경과학에서 제공되기 곤란하다. 보다 상위 추상수준의 인접 학문에서 주어져야 한다. 심적 활동의 본질과 이를 기술하는 개념들의 의미와 범주적 한계 등의 규정이, 그리고 심적 현상의 '무엇' 을 탐색할 것인가의 틀이 신경과학이 아닌 인지심리학이나 다른 상위 추상수준의 접근을 하는 학문에서 주어져야 한다. 신경과학적 연구들은 마음이, 인지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이론과 자료를 제공해주었지만 과연 무엇인가, 왜 있는가,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거나 답을 주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생태학이나 진화론적 측면에서 본다면 한 유기체의 생물적 구조나 내적 기전을 올바로 이해 ·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가, 어떠한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기전인가에 대한 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인지과학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지' 의 재개념화 작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인지과학적 논의들은 기존의 관점인 환경과는 독립적으로 인간의 뇌 내에서 일어나는 과정으로서의 인지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의 마음이, 인지가 물리적 · 사회적 환경에 확장되어 있으며, 환경에 신체로 체화된 개체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지, 인공물 등에 확장된, 분산된, 사회적으로 공유된 인지의 본질을 거론하고 있다. 13) 따라서 인지신경과학은 인지과학 내에서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이를 어떠한 형식으로 도입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해야 할 것이며, 그와 관련하여 마음 내용의 의미적 측면에 대하여 어떠한 접근을 할 것인가가 개념화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마음 개념' 의 확장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마음을 두뇌에 가두어 두지 않는다. 이러한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의미의 문제는 아직 마음에 대한 과학으로서 신경과학의 지위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인지의 본질에 대한 이러한 개념적 재구성이 타당하다면, 당연히 뒤따라 거론되어야 하는 것이 인지 연구의 분석 단위의 문제이다. 마음이, 인지가 단순히 뇌 내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확장 · 분산된 과정이라면, 인지 연구의 기본 분석단위는 '뇌-환경 상호작용' 이 분석단위가 되어야 한다. 이는 뇌와는 관계없이 '마음' 만을 탐구하던 전통적 인지과학이 신경과학에 의해 뇌라는 물질적 기반 구조의 '아래로 끌음 (downward-pull)' 에 의해 그 분석-설명 접근이 수정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14) 이러한 '밖으로의 끌음' 은 하위 추상수준에서는 동역학 체계적 접근과의 연결을 의미하고, 상위 추상수준에서는 인류학, 문화-사회학, 나아가서는 화용론적 텍스트 언어학과의 연결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다시 마음 내용의 의미의 문제를 인지신경과학에서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된다. 현재의 인지신경과학에서는 이에 대해 설명적 접근의 틀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4. 이와 관련하여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것이 사고과정 설명의 어려움이다. 지금까지의 인지신경과학 연구의 한계 중 하나는 사고과정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사고과정은 인지심리학의 연구영역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개념적 및 범주적 사고, 연역적 추리, 결정과 선택, 문제 해결, 지능과 창의성 등의 하위 사고과정들 뿐만 아니라 언어이해의 상위과정과 관련된 사고과정에 대하여도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은 뇌부위 확인이나 신경과학적 특성에 대하여 이론적 의의가 큰 자료를 별로 내지 못하고 있다. 신경과학적 접근이 사고과정 설명에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는 상위수준의 사고과정 자체가 위에서 제기한 바와 같이 신경적 수준을 넘어서는 상위 의미적 설명접근을 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평범한 사고과정에 관여되는 뇌의 부위와 과정이 순차적으로 고립시켜볼 수 있는 소수의 단원적인 부위와 과정이 관여한다기보다는 상당히 넓은 뇌부위와 동시적 · 병렬적으로 작용하는 여러 정보처리과정의 협동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동시적으로 공변하거나 공동결정 변수가 되는 신경구조나 과정을 시간적으로 분리시키거나 그 영향을 고립시키기 곤란한 것이다.

5. 끝으로 이분법적 사고의 경계의 문제이다. 이것은 비단 인지신경과학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과학 전반에 걸친, 더 나아가 인간사고 일반에 걸친 문제이기도 하다. 뇌연구와 관련되어 초기에 나타난 두드러진 한 현상은 뇌연구자의 이분법적 이론화 경향이었다. 좌뇌는 무엇 담당, 우뇌는 무엇 담당 등의 배타적 · 이분법적 개념화에 의해 뇌현상을 설명하려 했는데, 이것이 인지심리학자나 신경과학자나 일반인들 모두에게 호소력이 있었다. 그러나 후의 연구결과들에 의해 서서히 드러난 것은 뇌구조 요소들의 기능은 이러한 성급한 이분법적 개념화는 현상의 오해를 오도한다는 것이다.

좌뇌는 언어와 논리, 우뇌는 공간처리의 이분법적 · 배타적 특성이 아니라 좌뇌에서의 중요한 공간정보 처리, 우뇌에서의 중요한 언어정보 처리 기능이 있음이 밝혀졌다. 더구나 좌우뇌의 기능들이 여러 피질하 신경구조와의 다양한 연결선상에서 가능함을 고려할 때, 인지신경과학 초기에 나타난, 그리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이러한 성급한 단정적 이분법화는 지양해야 할 접근태도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단정적 이분화는 뇌를 연구하고 있는 인지신경과학자들 자신의 뇌의 인지적 특성에 기인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인지심리학자 카네만 (Kahneman) 과 트베르스키 (Tversky) 등은 인간이 판단과 결정을 함에 있어서 논리적 정확성을 기하기보다는 휴리스틱스적 전략에 의함을 보여주었다. 추리심리 연구자인 에반스 (Evans) 등은 인간이 논리적 타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믿을 만한가 (believability) 를 따지는 것이 인간 추리의 특성이며, 인간이 논리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존재이기보다는 논리적 오류를 무릅쓰고서라도 인지적 경제성 (최소한의 정보처리적 노력을 들여 최소한의 시간에 최적의 적응반응을 내놓는) 을 추구하는 실용적 합리성 추구의 인지적 존재라고 논했다.15) 이분법을 받아들여 인용한다면 최근의 연구에 의해 우뇌가 맥락적, 화용적, 실용적, 암묵적 의미 추론 기능과 사건들을 이야기적 구조로 짜넣는 정보처리에서 우세하다고 한다. 질서와 합리를 추구한다는 선형적이고 논리적인 우뇌의 적응적 한계를 좌뇌가 보완하여 어떤 실용적 휨을 부여하고 있다고 상식적 수준에서 과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뇌의 인지기능을 연구하는 인지신경과학자가 뇌-인지 기능을 개념화함에 있어서, 이미 진화적으로 결정된 인간의 휘어진 (우뇌적인) 인지적 정보처리 특성에서 자유롭지 않음에 대해서 우리가 이분법적으로 개념화하는 인간의 인지 특성 (나아가 이성의 합리성) 에 대한 이론적 틀이 자연적이 아니라 그러한 휘어짐 속에서 일어나는 인공적인 것일 가능성에 대해서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있어야 하리라 본다.



1) R. W. Sperry, "The Future of Psychology," American Psychologist, 50, 7 (1995), pp. 505 ~ 506.

2) N. A. Stillings, S. E. Weisler, C. H. Chase, M. H. Feinstein, J. L. Garfield, & E. L. Rissland, Cognitive Science : An Introduction, 2nd Ed. (Cambridge, MA : MIT Press, 1995).

3) N. Cutland, Computabilitu : An Introduction to Recursive Function Theory (Cambridge :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0).

4) 이정모, 「연결주의 : 이론적 특성과 문제점」, 이정모 편, 『인지심리학 제문제Ⅰ: 인지과학적 연관』(서울 : 성원사, 1996), pp.115 ~ 129.

5) M. S. Gazzaniga, Cognitive Neuroscienc (Cambridge, MA : MIT Press, 1995).

6) M. I. Posner, Chronometric Explorations of Mind (New York : Oxford University Press, 1995).

7) M. T. Banich, Neuropsychology : The Neural Basis of Mental Function (Boston : Houghton Mifflin, 1997).

8) D. Marr, Vision (San Francisco, CA : Freeman).

9) 김정오, 「주의」, 이정모 외 지음, 『인지심리학』(서울 : 학지사, 1999).

10) 이정모 · 이재호, 「기억체계 이론」, 이정모 편, 『인지심리학의 제문제 Ⅰ: 인지과학적 연관』(서울 : 성원사, 1996), pp. 159 ~ 197.

11) R. Cummins, The Nature of Psychological Explanation (Cambridge, MA : MIT Press / Bradford Books, 1983), p.15.

12) D. C. Dennett, Consciousness Explained (Boston : Little, Brown & Co, 1991), p. 273에서 데넷은 " multiple, superimposed functionality "라고 말하기도 했다.

13) 이정모, 「인지과학 : 개념적 기초」, 이정모 편, 『인지심리학의 제문제Ⅰ: 인지과학적 연관』(서울 : 성원사, 1996), p. 47. 이 외에 관련문헌으로는 다음을 열거할 수 있다. A. Clark, Being there : Putting Brain, Body, and World Together Again (Cambridge, MA : MIT Press, 1997) ; R. Harré & G. Gillett, The Discursive Mind (London : Sage, 1994) ; E. Hutchins, Connition in the Wild (Cambridge, MA : MIT Press, 1995) ; R. McClamrock, Existential Cognition : Computational Minds in the World (Chicago : Chicago University Press, 1995) ; G. Salomon, (Ed.), Distributed Cognitions : Psychological and Educational Considerations (Cambridge :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3) ; T. van Gelder, " The Dynamical Alternative, " in D. M. Johnson & C. E. Erneling (Eds.), The Future of the Cognitive Revolution (Oxford : Oxford University Press, 1997) ; F. J. Varela, E. Thompson & E. Rosch, The Embodied Mind : Congnitive Science and Human Experience (Cambridge, MA : MIT Press, 1991).

14) W. Bechtel, A. Abrahamsen & G. Graham, " The Life of Cognitive Science, " In W. Bechtel & G. Graham (Eds.), A Companion to Cognitive Science : (Oxford : Blackwell, 1998), pp. 1 ~ 104.

15) 이정모 · 방희정, 「이성의 합리성과 인지심리학 연구의 의의」, 이정모 편, 『인지심리학의 제문제 Ⅰ: 인지과학적 연관』(서울 : 성원사, 1996), pp. 285 ~ 302.

 

 

 

 

 

 

 

 

 

뇌인지과학 *인지심리학과 뇌(이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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