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스님 2

지리산 오두막 수행자가 보내는 산중편지, 조용한 행복 2 / 도현 스님

한적 아득히 저 멀리서 들려오는 한 밤중의 소쩍새 울음소리, 새벽이면 새들의 지저귐, 건너 산에서 곰들이 다투는 소리, 계곡물 흘러가는 소리가 그윽한 산중... 초록 산색에 밤나무 꽃꿀 향기 달콤하다. 대나무 죽순은 쑥쑥 자라 낚싯대 보다 긴 장대가 되었다. 마당에 비질을 하면서 들여 쉬는 산소와 피부에 스치는 산뜻한 감촉, 누구와 나눌까 돌아보아도 더불어 나눌 이 없어 아쉬운 날들이다. 이 쪽 마당 끝과 저 쪽 마당 끝에 반환점을 두고 뒷짐을 지고 왔다 갔다 일 없이 소요하니, 사노라 분주한 이들에겐 미안하기도 하지마는, 누가 한가하게 못 살도록 훼방하는 이도 없건마는 세상사 번다하다 못해 눈 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이는, 언제 해가 뜨고, 달이 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나름대로 다..

선지식 2023.09.24

“자비심 한 송이씩 꽃 피우면 화장장엄 세계 이룹니다” / 지리산 연암토굴 도현 스님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지리산 화개동천 산골에서 조촐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스님입니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소개된 존중·칭찬·베풂·참회·겸손 열 가지 마음의 실천 여부 중요 불교, 행복한 삶 고민하는 종교 한 사람이라도 고통 덜 받도록 원력 세우는 불자들 많아져야 산 불태우는 것은 성냥 한개비 선한 의지 하나로도 큰 나눔행 오늘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용심(用心)에 대하여’입니다. 낙엽을 쓸려면 빗자루를 찾아야 합니다. 그처럼 우리도 마음을 쓰기 위해서는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하겠지요. 잠깐 눈을 감고 호흡을 챙기면서 자신의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한번 찾아보십시오. 들숨. 앉아있음. 날숨. 눈을 뜨십시오. 지금 여러분의 현 위치가 어디입니까. 몸 있는 곳에 마음이 있으면 ..

선지식 202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