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불교 1. 나의 아버지 백운암 거사 나의 아버지는 평생 염주를 걸고 사신 가라월(거사)이셨다. 법호를 백운암(白雲庵)이라 했다. 우리 집안은 내 조부 대까지는 볏백이나 거두는 유족한 집이어서, 할아버지는 독사장(獨師丈)을 모셔놓고 외아들인 내 아버지에게 사서삼경을 가르치게 하셨다. 그런데 문제의 아버지였다. 20대 초반부터 가출을 해서 낭인 생활을 한 것이다. 수소문해서 찾아다 놓으면 또 나가곤 했다. 집에서 농감이나 하고 있으면 가족과 당신이 편할 것인데, 온 집안에 걱정을 끼쳤다. 편한 것을 귀찮게 여기는 젊은이였다. 아버지가 주로 머문 곳은 우리 마을인 의성 땅에서 백릿길이 훨씬 넘는 상주 남장사(南長寺)였다. 아버지는 여기서 불도의 경전을 공부하고 참선을 하셨다. 아버지가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