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랑 3

승가화합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이자랑

승가화합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이 자랑/동국대학교 Ⅰ. 서론 한국불교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불교권에서는 계 (界, sīmā), 즉 경계가 승가공동체의 생활에서 필수적인 개념은 아 니다. 그러나 율장에 의하면, 승가의 성립은 경계의 설정[結界]부 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방으로 산이나 바위 등의 표식 을 정해 이를 기준으로 형성된 하나의 경계는 현전승가(現前僧伽, sammukhībhūtasaṃgha)1)라 불리는데, 이 개개의 현전승가야말로 율장 건도부에 기술된 모든 규정이 그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 기본 단위 이다. 따라서 경계의 설정 없이는 승가의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1) 현전승가란 지금 여기 성립하고 있는 승가, 즉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한정되는 승가이다. 사방으로 ..

계율, 무엇을 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계율, 무엇을 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열린논단 101회(2019년 5월 23일) 발제문 [0호] 2019년 05월 23일 (목) 이자랑 동국대 불교학술원 HK교수 -반성적으로 살펴보는 재가불자의 지계 생활- 1. ‘나는 재가불자인가?’ ‘나는 재가불자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또한 이 글을 읽을 재가불자들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무엇을 근거로 자신을 재가불자라고 생각하십니까?’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계율을 강의할 기회가 생기면, 필자는 강의 첫 시간에 이 질문을 던져보곤 한다. ‘여러분은 재가불자이신가요?’ 모두 큰 소리로 ‘예∼∼’라고 대답한다. 이어 ‘그렇다면 여러분은 왜 자신을 재가불자라고 ..

율장을 통해 본 성욕과 성윤리 / 이자랑

불교평론[74호] 2018년 06월 01일 (금) 율장을 통해 본 성욕과 성윤리 이자랑 jaranglee@hanmail.net 1. 서론 동국대 불교학술원 HK교수 ‘나도 그랬어’, 일명 ‘미투(Me too) 운동’이 최근 들어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주변 곳곳에서 성과 관련하여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사안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무언가 모를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성추행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온 것 같다는 누군가의 푸념이 어찌 한 사람만의 일일까. 일상에서 겪게 되는 비교적 가벼운 언어적 · 신체적 성적 수치심까지 감안한다면, 우리는 거의 무방비한 상태로 성폭력의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성욕은 식욕이나 수면욕처럼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