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멸과 차이의 철학 / 김영진 -타니 타다시(谷貞志), 《무상의 철학》 (권서용 옮김, 산지니, 2008) 1. 무상과 죽음 극복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제도권 학문 분류를 따르면 중국불교 전공자이다. 책 보는 것도 훈련이나 관성이 필요한지라 일삼아 하지 않으면 멀어지기 일쑤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때부턴가 필자는 인도불교 관련 논문 읽기가 무척 힘들다. 전공이라는 벽에 갇혔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때론 이런 벽을 부수고 들이닥치는 놀라운 책이 있다. 타니 타다시의 《무상의 철학》이 그렇다. 이 책의 부제는 ‘다르마키르티와 찰나멸’이다. 제목만 들어도 무시무시하다. 주인공 다르마키르티(Dharmaki죚rti, 法稱)는 7세기 인도에서 활동한 불교논리학자이다. 그는 찰나멸의 논증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