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원문과 해석

수선님 2024. 2. 10. 14:29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 해동사문 지눌 지음(海東沙門 知訥 述2)

夫初心之人, 須遠離惡友, 親近賢善, 受五戒十戒等, 善知持犯 開遮. 但依金口聖言, 莫順庸流妄說.

 

무릇 처음 발심한 사람은 반드시 악한 벗을 멀리 여의고 어질고 착한 이를 친히 가까이 하며, 오계(五戒)와 십계(十戒) 등을 받아서 지니고 범하고 열고 막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다만 부처님의 성스러운 말씀을 의지할지언정 용렬한 무리들의 망령된 말을 따르지 말라.

 

▶십계

① 생명을 죽이지 말 것[不殺生],

② 도둑질하지 말 것[不盜],

③ 음행하지 말 것[不淫],

④ 거짓말하지 말 것[不妄語],

⑤ 술 마시지 말 것[不飮酒],

⑥ 꽃다발을 쓰거나 향을 바르지 말 것[不着香華鬘 不香塗身],

⑦ 노래하고 춤추고, 풍류 잡히지 말며, 구경하지도 말 것[不歌舞倡伎 不往觀聽],

⑧ 높고 큰 평상에 앉지 말 것[不坐高廣大牀],

⑨ 때 아닌 때 먹지 말 것[不非時食],

⑩ 금이나 은이나, 다른 보물들을 가지지 말 것[不捉持生像金銀寶物]

旣已出家, 參陪淸衆, 常念柔和善順, 不得我慢貢高. 大者爲 兄, 小者爲弟. 儻有諍者, 兩說和合, 但以慈心相向, 不得惡語 傷人. 若也, 欺凌同伴, 論說是非, 如此出家, 全無利益. 財色之禍, 甚於毒蛇, 省己知非, 常須遠離.

 

이미 출가해서 청정한 대중에 참여하여 모신다면 항상 부드럽고 화합하고 착하고 따를 것을 생각하고 아만을 높이 세우지 말라. 큰 이는 형이 되고 작은이는 아우가 된다. 만일 다투는 사람이 있으면 두 말을 화합하여 다만 자비로운 마음으로 서로 향할지언정 악한 말로 사람을 상하게 하지 말라. 만약 같은 도반을 속이고 업신여겨 옳고 그름을 논하여 말한다면, 이와 같은 출가는 온전히 이익이 없다. 재물과 색(色)의 화는 독사보다 심하니 자기를 살펴 그름을 알아서 항상 반드시 멀리 여의어야 한다.

 

無緣事, 則不得入他房院, 當屛處, 不得强知他事, 非六日, 不得洗浣內衣, 臨盥漱, 不得高聲涕唾, 行益次, 不得搪突越序, 經行次, 不得開襟掉臂, 言談次, 不得高聲戱笑, 非要事, 不得出於門外, 有病人, 須慈心守護, 見賓客, 須欣然迎接, 逢尊長, 須肅恭迴避.

 

반연의 일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방이나 집에 들어가지 말며, 가려진 곳 에 이르러서는 억지로 다른 사람의 일을 알려고 하지 말며, 육일(六日) 이 아니면 내의를 세탁하지 말며, 양치하고 세수할 때 큰 소리로 코풀고 침 뱉지 말며, 행익(行益)할 때 당돌하게 차서를 넘지 말며, 경행(經行) 할 때 옷깃을 열고 팔을 흔들지 말며, 말을 할 때 큰 소리로 장난하거나 웃지 말며, 요긴한 일이 아니면 문 밖에 나가지 말며, 병든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자애로운 마음으로 지키고 보호하며, 손님을 보면 반드시 흔연히 맞이하여 접대하며, 웃어른을 만나면 반드시 정중하고 공경스럽게 돌아서 비켜야 한다.

 

▶ 육일(六日)은 매월 세 번의 6일, 즉 6일・16일・26일을 말한다. 출가자는 매월 이 여섯 날에 반드시 한 곳에 모여 포살을 하고 계를 설해야 하며, 재가자는 이 여섯 날에 팔관재계(八關齋戒)를 수지한다. 또한 이 여섯 날에 사천왕이 세상에 내려와 인간의 선악을 조사하여 목숨이 다하면 그 업에 따라 처분한다고 한다.[『잡아함경(雜阿含經)』

▶행익(行益)은 공양할 때 모인 대중에게 빠짐없이 음식을 나누는 것을 말한다.

 

辦道具, 須儉約知足, 齋食時, 飮啜不得作聲, 執放要須安詳, 不得擧顔顧視, 不得欣厭精麤, 須黙無言說, 須防護雜念, 須知 受食, 但療形枯, 爲成道業. 須念般若心經, 觀三輪淸淨, 不違道用.

 

도구를 마련하되 반드시 검소하고 절약하여 만족할 줄 알며, 밥 먹을 때 마시고 씹음에 소리를 내지 말며, [수저와 그릇 등을] 들고 놓음에 긴요하게 반드시 편안하고 자세히 하며, 얼굴을 들어 돌아보지 말며, 정미롭고 거친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지 말며, 반드시 묵묵히 말없이 하며, 반드시 잡념을 막아서 두호하며, 반드시 밥을 받는 것이 다만 몸이 마르는 것을 치료하여 도업을 이루기 위해서 임을 알아야 한다.) 반드시『반야심경(般若心經)』을 생각하고, 삼륜(三輪)이 청정함을 관하여 도의 쓰임을 어기지 말라.

 

▶ 삼륜청정(三輪淸淨)은 베푸는 사람[施者]과 받는 사람[受者]과 베푸는 물건[施物]의 셋이 청정한 것을 말한다. 『화엄경(華嚴經)』 「이세간품(離世間品)」

 

赴焚修, 須早暮勤行, 自責懈怠, 知衆行次, 不得雜亂, 讚唄祝願, 須誦文觀義, 不得但隨音聲, 不得韻曲不調, 瞻敬尊顔, 不得攀緣異境. 須知自身罪障, 猶如山海, 須知理懺事懺, 可以消除. 深觀能禮所禮, 皆從眞性緣起, 深信感應不虛, 影響相從.

 

예불하는 데[焚修]) 나아가되 반드시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행하여 스스로 게으름을 꾸짖으며, 대중이 행하는 차례를 알아 잡되고 어지러이 하지 말며, 기려[讚唄] 축원하되 반드시 글을 외우면서 뜻을 관할지언정 다만 음성만을 따르지 말며, 운율과 곡조를 고르지 않게 하지 말며,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 공경할 때에는 다른 경계를 반연하지 말라.

반드시 자기 자신의 죄와 업장이 산과 바다 같은 줄 알며, 반드시 이참(理懺)과 사참(事懺)으로 녹여 없앨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경하는 [나]와예경받는 [부처님]이 모두 참 성품으로부터 연기한 것임을 깊이 관하며, 감응이 헛되지 않아 그림자와 메아리가 서로 쫓음을 깊이 믿어야 한다.

 

▶ 분수(焚修)는 불전에 향을 사르고 의식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예불하는데 [焚修]’라고 번역하였다.

 

▶ 이참(理懺)과 사참(事懺)은 참회의 두 가지 방법이다. 이참은 실상의 이치를 관 찰하여 참회하는 것이며, 사참은 일에 따라 몸[身]・말[口]・뜻[意]의 세 가지 업으로 참회하는 것으로 수사분별참회(隨事分別懺悔), 사참회(事懺悔)라고도 한

 

居衆寮, 須相讓不爭, 須互相扶護, 愼諍論勝負, 愼聚頭閒話, 愼誤著他鞋, 愼坐臥越次. 對客言談, 不得揚於家醜, 但讚院門佛事, 不得詣庫房, 見聞雜事, 自生疑惑. 非要事, 不得遊州獵縣, 與俗交通, 令他憎嫉, 失自道情. 儻有要事出行, 告住持人, 及管衆者, 令知去處, 若入俗家, 切須堅持正念, 愼勿見色聞聲, 流蕩邪心. 又況披襟戱笑, 亂說雜事, 非時酒食, 妄作無礙之行, 深乖佛戒. 又處賢善人, 嫌疑之間, 豈爲有智慧人也.

중료(衆寮)에 거처하되 반드시 서로 양보해서 다투지 말며, 반드시 서로서로 돕고 보호하며, 말로 다투어 이기고 짐을 삼가며, 머리를 모아 쓸데없는 말을 삼가며, 남의 신을 잘못 신음을 삼가며, 앉고 누움에 차례를 넘음을 삼가며, 손님을 대하여 말을 함에 집안의 추한 일을 드러내지 말며, 다만 절의 부처님 일을 찬탄하며, 창고 방에 나아가서 잡된 일을 보거나 들어서 스스로 의혹을 내지 말라. 요긴한 일이 아니면 마을에 노닐고 고을을 찾아다니며 세속[의 사람]과사귀고 통해서 다른 이들이 미워하고 질투하게 하고 자기의 도의 뜻을 잃지 말라. 만일 요긴한 일이 있어서 나가면 주지하는 사람과 대중을 관장하는 사람에게 알려서 가는 곳을 알게 하며, 만약 속인의 집에 들어가게 되면 간절히 반드시 바른 생각을 굳게 지녀서 삼가 색을 보거나 소리를 듣고 삿된 마음이 흘러들지 말아야 한다. 또한 하물며 옷깃을 헤치고 장난하고 웃으며 잡된 일을 어지럽게 말하며, 때 아닌 때 술과 밥으로 망령되게 걸림 없는 행을 지어 깊이 부처님의 계를 어기겠는가. 또한 어질고 착한 이가 싫어하고 의심하는 사이에 처한다면, 어찌 지혜 있는 사람이라고 하겠는가.

 

▶중료(衆寮)는 대중이 거처하는 집을 말한다.

 

住社堂, 愼沙彌同行, 愼人事往還, 愼見他好惡, 愼貪求文字, 愼睡眠過度, 愼散亂攀緣. 若遇宗師, 陞座說法, 切不得於法, 作懸崖想, 生退屈心, 或作慣聞想, 生容易心, 當須虛懷聞之, 必有機發之時. 不得隨學語者, 但取口辦. 所謂蛇飮水成毒, 牛飮水成乳, 智學成菩提, 愚學成生死, 是也.

 

사당(社堂)26)에 머무르되 사미(沙彌)와 같이 다님을 삼가며, 인사로 가고 옴을 삼가며, 다른 이의 좋고 나쁜 것 봄을 삼가며, 문자를 탐구함을 삼가며, 잠자는 것이 정도에 지나침을 삼가며, 산란하게 반연함을 삼가라. 만약 종사가 법좌에 올라 설법하는 것을 만나면, 간절히 법에 대해서 낭떠러지에 매달린 듯) [어려운] 생각을 내어 물러나 굽히는 마음을 내거나 혹은 늘 듣는다는 생각을 지어 쉽다는 마음을 내지 말고, 마땅히 반드시 생각을 비워 법문을 들으면 반드시 근기가 드러날 때가 있을 것이다. 말만 배우는 사람을 따라서 다만 입으로 판단하는 것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들고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을 만드는 것과 같아서 지혜롭게 배우면 보리를 이루고 어리석게 배우면 생사를 이룬다.’라고 함이 이것이다.

 

▶ 사당(社堂)은 결사하는 장소인 선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눌스님 당시 의 수선사였던 현재의 송광사에서는 선원의 현판을 수선사(修禪社)라고 하고 있다.

▶ ‘낭떠러지에 매달린 듯’의 원문인 현애(懸崖)는 깎아지른 언덕, 낭떠러지라는 말

 

又不得於主法人, 生輕薄想. 因之於道有障, 不能進修, 切須愼 之. 論云,“ 如人夜行, 罪人執炬當路, 若以人惡故, 不受光明, 墮坑落塹去矣.” 聞法之次, 如履薄冰, 必須側耳目而聽玄音, 肅情塵而賞幽致. 下堂後, 黙坐觀之, 如有所疑, 博問先覺, 夕惕朝詢, 不濫絲髮. 如是, 乃可能生正信, 以道爲懷者歟.

또 법을 주관하는 사람에게 경박한 생각을 내지 말라. 그로 인하여 도에장애가 있어서 수행에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니 간절히 반드시 삼가야 한다. 논에서 말하기를, “어떤 사람이 밤길을 가는데 죄인이 횃불을 들고 길에 나타나면, 만약 사람이 나쁜 것 때문에 빛을 받지 않는다면 구덩이에 떨어지고 개천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법을 들을 때에는 마치 얇은 얼 음을 밟는 듯이 해서 반드시 귀와 눈을 기울여서 현묘한 말씀을 들으며, 생각의 티끌을 맑혀서 그윽한 이치를 맛보아야 한다. 법당에서 내려온 후에는 묵묵히 앉아서 그것을 관하되, 만일 의심나는 바가 있으면 먼저 깨달은 이에게 널리 물으며, 저녁에는 삼가고 아침에는 물어서 실오라기나 터럭만큼도 넘치지 말라. 이와 같이 하여야 바른 믿음 을 낼 수 있어서 도로써 마음에 품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無始習熟, 愛欲恚癡, 纏綿意地, 暫伏還起, 如隔日瘧, 一切時中, 直須用加行方便智慧之力, 痛自遮護, 豈可閒謾, 遊談無根, 虛喪天日, 欲冀心宗, 而求出路哉. 但堅志節, 責躬匪懈, 知非遷善, 改悔調柔. 勤修而觀力轉深, 鍊磨而行門益淨. 長起難遭之想, 道業恆新, 常懷慶幸之心, 終不退轉. 如是久久, 自然定慧圓明, 見自心性, 用如幻悲智, 還度衆生, 作人天大福 田, 切須勉之.

 

비롯함이 없이 익혀온 애착과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뜻에 얽혀서 잠깐 숨었다가 다시 일어남이 마치 하루걸이 학질과 같으니, 모든 때 가운데 바로 반드시 가행방편(加行方便)31)의 지혜의 힘을 써서 통절하게 스스로 막아서 두호할지언정 어찌 한가하게 게으름을 부리고 근거 없는 말이나 하며 날을 헛되이 보내면서, 마음의 근본을 바래서 벗어날 길을 구하고자 할 수 있겠는가. 다만 뜻과 절개를 굳건히 하여 자기 몸이 그릇되고 게으름을 꾸짖으며 그름을 알아 선으로 옮겨서 고치고 뉘우치고 조절하고 부드럽게 하라. 부지런히 닦으면 관하는 힘이 더욱 깊어지고 갈고 닦으면 행하는 문이 더욱 맑아질 것이다. 길이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일으키면 도업이 늘 새로워지고, 항상 경사스럽고 다행하다는 마음을 품으면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오래하고 오래하면 자연히 선정과 지혜가 두렷이 밝아 서 자기의 심성을 보며, 환(幻)같은 자비와 지혜를 써서 돌이켜 중생을 제도하여 인간과 천상의 큰 복밭을 지을 것이니, 간절히 반드시 부지런히 해야 한다.

 

▶ 가행방편(加行方便)은 지혜를 짜낸 한층 더 높은 방편행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가르침을 듣고 사유하고 수행하는 등의 후천적인 노력을 한층 더한 것이다.

 

붓다의 옛길 http://blog.daum.net/gikoship/15783063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원문과 해석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해동사문 지눌 지음(海東沙門 知訥 述2)夫初心之人, 須遠離惡友, 親近賢善, 受五戒十戒等, 善知持犯 開遮. 但依金口聖言, 莫順庸流妄說.무릇 처음 발심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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