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 사람의 입속에는 도끼가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구파리(瞿波離) 비구가 세존께서 계시는 곳을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目?連) 비구는 소행(所行)이 매우 나쁩니다. 저들은 온갖 악행(惡行)을 다 짓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너는 여래의 처소에서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는 소행이 순수하고 착하다. 저들은 아무런 악함도 없느니라."
그 때 구파리 비구가 두 번 세 번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의 말씀은 진실하여 거짓이 없습니다. 그러하오나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는 소행이 매우 나쁩니다. 저들은 선(善)한 근본이 조금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미련한 사람아, 너는 여래의 말을 믿지 못하느냐?
너는 방금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는 소행이 매우 나쁘다'고 말하였다.
너는 지금 악행을 지었다. 나중에 그에 대한 과보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자 그 비구는 그 자리에서 즉시 몸에 악성 종기[惡瘡]가 생겼는데, 그 크기가 처음에는 겨자씨 만하더니 차츰 커져서 콩 만해졌고, 또 점점 커져서 아마륵(阿摩勒) 열매 만해지더니 다시 호도(胡桃)만해졌고, 마침내는 합장(合掌)한 크기만 하게 되었다. 그 악성 종기에서 고름과 피가 흘러나오더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연화지옥(蓮華地獄)에 떨어졌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은 구파리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곧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잠시 뒤에 자리에서 조금 물러나 앉아서 세존께 아뢰었다.
"구파리 비구는 지금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죽어서 연화지옥에 태어났느니라."
이 때 목련이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그 지옥에 가서 그 사람을 교화하려고 하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목련아, 너는 거기 갈 필요가 없느니라."
목련은 거듭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그 지옥에 가서 그를 교화하고 싶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자 존자 대목건련이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사위성(舍衛城)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더니 곧 연화 대지옥에 이르렀다. 그 때 구파리 비구는 온 몸이 불에 타고 있었고, 또 백 마리 소가 그의 혀를 보습으로 갈고 있었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허공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손가락을 튀기면서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그 비구는 곧 우러러 보면서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목건련이 대답하였다.
"구파리여, 나는 바로 석가문(釋迦文) 부처님의 제자이며, 이름은 목건련이고 성은 구리타(拘利陀)라고 합니다."
그 때 비구는 목련을 보고 나서 곧 이런 욕을 하였다.
"나는 지금 이 나쁜 세계에 떨어져 있는데도 아직 네 앞을 벗어나지 못하였구나."
이렇게 말하자, 바로 그 때 천 마리 소가 보습으로 그의 혀를 갈았다. 목련은 그것을 보고 나서 근심이 갑절이나 더하고 답답해져서 후회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는 그곳에서 모습을 감춰 사위국으로 돌아와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서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목련은 그간에 있었던 인연사를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전에 너에게 '그곳에 가서 그 나쁜 사람을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대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도끼가 그 사람의 입 속에 있어
그것으로써 제 몸을 베나니
그것은 악한 말 때문이니라.
저의 숨길과 내 이 숨길
그것은 모두 착하건만
이미 나쁜 짓을 하였기 때문에
그는 나쁜 세상에 떨어졌다.
끝이 있거나 끝이 없거나
그곳은 가장 나쁜 곳이요
여래에 대해 나쁜 짓을 하면
그것은 가장 중한 죄이니라.
1만 3,061명이나 되는 이
회옥(灰獄)에 떨어졌네.
성인을 비방하여 저기에 떨어졌으니
몸과 입으로 지은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이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세 가지 법을 배워서 그 행을 성취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몸으로 짓는 착한 행과 입으로 짓는 착한 행과 뜻으로 짓는 착한 행이 그것이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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