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렇게 읽는다
간경자 혜안통투 (看經者 慧眼通透) 라 경전을 보는 사람은 지혜의 눈이 크게 열린다는
뜻이다. 경전을 읽는 방법에는 독경, 간경, 전경 이라고 하는데-----
(1)독경 (讀經) : 소리를 내어 크게 읽는것
(2)간경 (看經) : 그 뜻을 음미 하면서 읽는것
(3)전경 (轉經) : 자신의 마음으로 경전을 굴리면서 읽는 것이다
전경은 그 내용이 본래 자신의 마음속에 갖추어져 있슴을 알고 한자,
한자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보는 법이다.
예를들어 <반야심경>을 읽되 <반야심경>글자에만 치우쳐 읽는 것이 아
니라 자신의 마음이 곧 반야임을 알고 읽는다
<반야심경>속에는 반야가 없고 반야에 의해서 <반야심경>이 나왔다
반야는 읽는 사람 자신의 마음에 본래 깃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독송하면 좋다는 온갖 경전을 하루종일 외워 대면서도 작은 경계에 따른 마음 조절하나
제대로 못하고 툭하면 화내고, 분별하고, 아상에 빠진 예가 허다하다.
욕심 채우려고 경전에 매달려 있는 사람은 믿음의 견고함은 바위 같을지 모르나 방향이
거꾸로 틀어져 있기 때문에 하행선을 타고 서울을 가려는 꼴이 된다.
진정 경전을 수지 독송하고 익히는 까닭은 경전속의 선지(禪旨) [참마음을 드러내기 위
한 수행법]를 발견하고 실천하여 그 경전의 큰뜻을 깨치기 위해서 이다.
경전을 수지 독송 하기에 앞서, 경전에 대한 믿음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경전에 대한 바른 이해는 중생의 잘못된 가치관을 바로 잡아주고 불자가 도달 해야될
목표가 어디 있는지를 확실하게 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경전의 내용을 잘 파악해서 이해하는 것은 정견(正見)에 해당된다. 정견이 없다면 정정
(正定)[바른 마음 집중]이 이루어 지지못하고, 정정이 없다면 정지(正智)[바른지혜]가
열리지 않는다.
경전의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 보지도 않고 좋다니까 무작정 읽어대면 동서남
북도 모르는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삿된 신앙에 흘러들 수있다
경전 공부는 처음부터 독학할수 없는 일이다 선지식을 찾든지, 경전을 바르게 지도할
스승을 찾아 가든지 하여 경전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습득한후 수지 독송 함이 좋다.
* 간경 (看經) *
부처님께서 경전을 수지 독송 하라고 하신 까닭은 간경을 통하여 중생심을 깨뜨릴수 있
다고 보셨기 때문이다. 경전에 대한 바른 이해로 인한 정견은 집중적인 수지 독송을 통
하여 정정을 수반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경전에 대한 바른 이해는 정견이 되고, 수지 독
송은 정정이 되어 마음의 지혜인 정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상(我相)[나 라는 집착과 환상]을 깨뜨리는 삶이 불교의 삶이진대, 정견에 입각한 경전
의 수지 독송이야 말로 또 하나의 선(禪)이라고 말할수 있다. 문자를 통해 문자가 끊어
진 마음을 꿰뚤을수 있다면 경이 곧 선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 될수있지 않겠는가 ?
만약 그렇게 되면 독송을 위한 독송이 아닌, 독송을 벗어나기 위한 독송이 될것이다.
경전을 통해서 경전너머의 세계를 보는일, 이것이야 말로 간경 수행의 목적이라 할수있
다. 그렇다면 간경은 어떤 자세로 행해야 하는가
* 첫째는 : 몸을 단정히 하고 바로 앉되 불경을 부처님이나 임금님을 대한 것처럼 존중히
하여 신업을 맑힐 것이요
* 둘째는 : 경전을 읽는 도중 입으로 잡된 말이나 우스갯 소리를 끊어 구업을 맑힐 것이며
* 셋째는 : 경전을 새기는 그뜻이 어지럽지 않고 난잡하지 않아 만가지 인연이 아울러 쉬
어 뜻의 업을 맑힐 것이다
속 마음이 이미 고요하고 바같 경계를 함께 버려야 바야흐로 경전이 깊은뜻과 하나가
되어 진리를 규명하게 되니, 비유하면 물이 맑으면 빛이 어리고 구름이 흩어지면 달이
밝게 빛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될때 경전의 바다와 같은 뜻이 가슴에 용솟음 치고 산
과 같은 지혜가 귀와 눈에 역렬할 것이다.
부디 가볍게 보지 말라 !
경전을 보는것은 진실로 작은 인연이 아니다.
경전이 있는곳에 부처님이 계신 곳이며 호법신중들이 있는 곳이라고 <금강경>에서도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경전을 공부 할때는 반드시 부처님을 직접 뵙고 가르침을 듣는
마음가짐으로 읽어야 한다.
읽을때 한글자 한글자의 뜻을 음미하고, 이해하면서 또박 또박 읽어 내려간다.
경전은 삼보 가운데 법보에 해당하는 귀중하고 성스러운 의지처이다.
경전은 항상 깨끗하게 취급 해야하고 세속의 잡서나 외도 경전이 있는곳에 함께 비
치 하거나 꽂아 두어서는 안된다. 경전 주위는 항상 청결하게 하고 잡다한 도구들을
올려 놓거나 낙서를 해서는 안된다.
너무 엄격한 얘기 같지만, 과거 선지식들은 경을 읽을때 잡념이 생기거나, 기침이
나거나, 사람이 찾아오면 경전을 덮었고, 아무리 부피가 작은 경이라 할지라도 두손
으로 받들거나 머리에 이고서 이동 하였다.
경전에 대한 존중심이 없다면 독송을 제아무리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경전은 한자 한자의 뜻을 깊이 음미하고 이해하되 자신의 마음이 관조 되도록
읽어야 한다.
경전에 보면 "佛告 ㅇㅇ" 가 나온다 <금강경>에는 수보리가, <원각경>에는 문수보살및
열두 제자가, <반야경>에는 사리불 등이 교화 대상의 대표로 나오는데 이것을 대고중
(對告衆)이라 한다.
경전마다 이런식으로 나오는 수많은 대고중의 이름이 나올때 경전을 보는 사람은
그 이름이 자기 자신을 가리키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부처님께서 수보리나, 문수보살,
사리불, 아난다 등에게 설하고 계신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경전을 보고 있는 "나" 자신
에게 말씀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리고 또 지금 읽고 있는 이설법이 과거 2500년 전에 인도에서 하신 설법이라고 여기
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서 부처님께서 나의 입을 빌려 나의 귀에 설하고 계신 것이라고
여겨야 한다.
이렇게 몸과 눈과 입과 귀와 뜻과 법문이 일체가 되어 경전을 읽을 때에 비로소 지혜
가 열리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불자들이 경전을 읽는데 그방법과 목적을 잘못 이해하여 주술화되고
신비화된 가피력 중심의 독송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승이나 인도자도 없이 혼자 속사포 처럼 읽어 내려가는 독송이 과연 법을 깨닫고
해탈을 성취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는지 스님이나 법사, 그리고 신도가 함께 돌아볼
일이다.